맛있는 러시아
시베리카코 지음, 김진희 옮김 / 애니북스 / 201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러시아 음식에 관한 만화인데 작가는 러시아인이 아니었네요! 그녀는 러시아 남편을 둔 일본인 여성이었습니다. 남편과 함께 일본에 거주하다가 러시아의 상테페테르부르크에 살게 되면서 겪게 된 맛있는 이야기를 이 책에 담았다고 합니다. 비러시아인이 들려주는 러시아 음식이야기인 만큼 관찰자이자 체험자로서의 음식담이 무척 기대되었는데요. 역시나 읽어보니 그녀의 솔직하고도 대담한 음식 행보가 아주 재미있게 펼쳐졌습니다.

 

소치동계올림픽과 러시아 월드컵을 지나면서 러시아 음식을 소개하는 방송이 꽤 있었고 그중 몇몇은 시청한 적도 있었는데 책에 등장하는 음식들을 보고있노라니 다 새롭더군요! 이런! 러시아는 그저 보드카만 떠오른다랄까요.. 어쨌든 이 책을 통해 그래도 대중적이고 서민적인 러시아 음식에 대해서 많이 알게 된 거 같습니다. 심지어 이 책은 요리법까지 담은 충실한 요리책이기도 해서 러시아 음식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합니다!

 

그래서 소개된 음식 중에 가장 손쉽게 재료를 구할 수 있는 '블리니'를 직접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블리니는 묽은 반죽을 프라이팬에 얇게 펴서 만드는 일종의 크레이프 같은 음식을 말하는데요. 잼이나 연어 같은 것들을 곁들여 먹는다고 합니다. 책 속의 레시피를 보니 밀가루, 우유, 계란, 설탕, 소금, 식용유가 재료로 나오네요. 와! 놀랍게도 밖에 나가서 사야할 재료가 하나도 없습니다. 다 집에 있는 재료더군요. 당장 재료를 꺼내서 만들 준비 시작~!

 

책 속에도 등장하지만 반죽을 묽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하네요. 저 역시 재료를 잘 섞은 뒤 되도록 묽게 만들려고 우유로 양을 조절했습니다. 그런데 반죽을 만드는 과정에서 잘 섞이지 않고 덩어리 지는 게 나오더군요. 그래서 반죽을 체에 한번 걸렀습니다. 그러니 묽으면서도 깔끔한 반죽이 되었네요. 처음에는 만든 반죽을 식용유를 두른 프라이팬에 구웠는데요. 예쁜 원형의 블리니를 만들기에는 프라이팬이 너무 큰 것 같아서 두 번째 반죽부터는 궁중팬에다 구웠습니다.

(궁중팬은 입구는 넓지만 재료가 닿는 면적은 좁으니까요!)

 

생각대로 동그랗게 된 반죽이 서서히 맛있게? 익어갔습니다. 다만 뒤집어야 할 타이밍을 잡기가 좀 어려웠네요! 가장자리 쪽을 연신 들여다봤습니다. 그리고 뒤집었을 때! 뭔가 느낌이 오더군요. 이후부터는 어렵지 않았고 큰 실수없이 몇 장의 블리니를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딸기잼을 바른 뒤 돌돌 말아서 한입~!

 

 

사진은 꼭 넓은 호떡처럼 나왔네요... 그런데 맛은 전혀 다릅니다! 훨씬 부드럽고 달달한... 정말 맛있는 간식이었습니다! 몇 장의 블리니가 금세 뚝딱 없어지네요. 양조절을 한답시고 적은 양의 블리니를 만들었던 게 실수였네요. 아쉽지만 직접 만들어서 맛체험을 했다는 거에서 만족합니다. 다음에는 블리니와 상당히 유사한 재료 조합인 '시르니키'를 만들어볼 생각입니다. 시르니키는 블리니에 들어가는 우유 대신에 코티지 치즈가 들어갑니다.

 

블리니가 러시아식 크레이프라면 스메타나는 러시아식 사워크림이라고 합니다. 스메타나에 관한 이야기는 책 속 여기저기에서 발견할 수 있는데요. 스메타나는 수프며 케이크며 러시아의 많은 음식에 꼭 들어가는 감초였습니다. 책에는 플레인 요거트와 생크림으로 만드는 '스메타나 대용품' 요리법도 있었는데요. 직접 한번 따라해볼 수도 있었는데 미처 그러지 못햇네요. 블리니에 딸기잼이 아닌 손수 만든 스메타나를 올릴 수도 있었는데 아쉽습니다.

 

맛있는 러시아 이야기는 케밥과 비슷한 샤와르마 라는 간식을 소개로 끝을 맺습니다. 러시아 음식을 소개하는 만화이지만 음식을 통해 소소한 러시아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더 큰 만화랄까요? 일본인으로서는 낯설기만 한 러시아의 생생한 풍경들이 잘 그려져 있네요. 그리고 무엇보다 이 책을 통해 가장 가까운 유럽, 러시아에 대해서 좀더 많이 알게 된 것 같습니다. 특히 먹거리에 대해서 많이 많게 되었는데요. 그 음식들을 언젠간 제대로 즐길 날이 찾아오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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