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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네 기생
장혜영

우리는 기생 하면 흔히 매춘과  패륜을 떠올린다.

그러나 소설  "카이네 기생"을 읽다 보면 전통 성문화에 반하는 삶을 살았던 기생의 존재가 근대사에 미친 역할을 폄하할 일만은 아님을 알게 된다.

 기생의 존재는 성문화와 이데올로기 그리고 사회 관습은 물론, 여성의 삶의 변화에도 홀시할 수 없는 영향을 주었다.

전근대적인 여성의 활동반경은 가무와 생육 그리고 노동이었다. 여성은 단순한 노동력이었고 생육의 도구였다. 들녘에 나가 일하고 가사를 돌보고 아이를 낳아 기르는 일은 여성의 몫이었다. 
 

그러나 근대를 서막으로 화려하게 등장한(유곽은 1900년 초에 등장)기생은 물질적인 생존을 위한 소비재에 불과하던 여성의 이미지를 순식간에 미학적 등급으로 격상시킨다. 고된 노동과 가무, 생육의 압박에서 해방시켜 꽃단장에 예쁜 화장을 하므로서 여성을 아름다움의 왕위에 추대한 것이다. 남성을 유혹하기 위한 교태와 요염함은 눈부신 여성미와 섹시미를 탄생시켰다.

소설에 등장하는 평양 명기 월아의 눈부신 화용월태는 피어나는 꽃도 무색할 정도이다. 주인공 행화의 청초함과 풋풋한 미모는 죽은 언어에 숨결을 불어 넣어주고 소설에 우아함과 화려한 배경을 설치해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생의 등장은 노동과 생육의 도구에 불과하던 천박한 전통여성을 시를 짓고 노래를 부르고 가락을 연주할 줄 아는 직업예인의 탄생을 가능하게 한 자궁 역할을 놀았다. (물론 여성의 직업예인의 탄생에는 민간무속인과 현대교육을 받은 모던여성들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지만...)이는 여성의 신분을 노동력에서 예인으로 상승시킨 것이다.

소설속의 평양기생 월아와 행화는 모두 거문고와 가야금연주에 능할 뿐만 아니라 서도명창에 시서까지 잘하는 당대 여성엘리트 예인이었다.

호미를 들고 밭에서 기음만 매던 여성, 아이를 낳고 방아를 찧고 밥만 짓던 여성이 시를 짓고 가락을 울린다는 것은 여성의 지위를 미천한 존재에서 일약 지성과 교양을 겸비한 문화인으로 업그레이드 시킨 역사적 사건이기도 하다.

소설속의 월아는 어린 나이에 상경하여 "기생서재"에서 거문고와 시서, 서도창을 배운다. 행화도 월아를 스승으로 모시고 창과 기악, 시서를 사사받고 보통학교에 들어가 글공부를 한다. 

기생은 예인일 뿐만 아니라 글을 짓고 그림을 그릴 줄 아는 지식인이었으며 당대의 명인들이나 식자들과 상종하며 풍월을 주고 받는 지성인이기도 했다. 그리하여 그네들은 생육이나 집안 살림 걱정을 하는 여염집 아낙들과는 달리 사회문제와 국가와 민족의 운명에도 관심이 많았다. 적장을 부둥켜 안고 남강에 뛰어든 기생 논개가 이와 같은 추론을 잘 입증해 준다.

실제로 소설속의 주인공 행화도 독립운동가를 구해 주기 위해 일본수비대 장교를 칼로 찔러 죽인다.

이밖에도 우리는 이 소설속에서 기생과 관련된 더욱 많은 흥미진진한 정보들을 얻을 수 있지만 여기서는 섣부른 설명을 삭제하고 독자들 스스로 책을 읽고 감상하기 바란다.

 
출처: 파란 블로그 태양은 여기서 뜬다 



제목 /  카이네 기생                                                            
부제 /  구슬픈 거문고소리에 살구꽃송이가 무심히 흐드러진다
저자 /  장혜영
펴낸곳/ 어문학사
발행일/ 2010년 6월 28일
분류 /  인문-소설-한국소설 
가격 /  13,000원 
쪽수 /  356쪽 
책사양 /  신국판/무선제본/1도
ISBN /  978-89-6184-126-9  0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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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붉은 아침 1 
 저자: 장혜영 저 | 출판사: 어문학사 | 출판일: 2008-05-30
 최저가: 9,000원 | 리스트 가기
 
 도서  붉은 아침 2 
 저자: 장혜영 저 | 출판사: 어문학사 | 출판일: 2008-05-30
 최저가: 9,000원 | 리스트 가기
 

1부 목차

작가의 말
1장_안개 내린 서울
2장_고요한 은파강
3장_뜨거운 호수
4장_꿈틀거리는 은파강
5장_사랑과 이별
6장_붉은 홍수
7장_그윽한 여름
8장_안개 짙은 서울
9장_압록강을 넘어서
10장_지리산의 정한

2부 목차

작가의 말
1장_수난의 땅
2장_영웅과 죄인
3장_만리장성
4장_뜨거운 여름
5장_불행한 사람들
6장_사랑과 증오
7장_혈육과 사랑
8장_눈물 젖은 38선
9장_평화의 전쟁
에필로그

책 속으로
“최덕구 그놈 내 손으로 죽여 버리지 못한 게 평생 한인데 그놈 씨알머리한테 전쟁담을 들려주라고? 내 몸에는 아직도 그놈의 삽날에 찍힌 상처자국이 있다. 어디 눈 똑바로 뜨고 봐!”
한상권은 옷자락을 부득부득 걷어 올리며 상처의 흔적들을 보여주었다.
준호는 갑작스런 상황에 당혹하여 몸 둘 바를 몰라 했다.
“그리구 이 배와 다리엔 북괴군 놈들의 총에 맞은 철환이 아직도 박혀있다. 그러니까 당장 나가! 다신 내 집에 코빼기도 드러내지 마.”
노인의 눈에서 불꽃이 튀겼고 이마의 상처는 독기 오른 구렁이처럼 꿈틀거렸다.
궁지에 빠진 준호는 난감한 표정을 지은 채 엉거주춤 그 자리에 서 있었다.
p.38

각목으로도 난타하고 숯불에 벌겋게 달군 쇠꼬챙이로도 벌거벗은 등짝을 때렸다. 쇠꼬챙이가 살갗에 닿을 때마다 찌르륵- 찌르륵- 살타는 냄새가 풍겼다.
모진 고문에 견디다 못해 거듭 실신하던 덕민은 물을 끼얹어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나중에는 콘크리트바닥에 똥오줌까지 배설했다. 전신은 피투성이가 되었고 뼈가 부서지고 살이 찢기고 멍이 들었다.
종수와 매질을 하던 순사들도 기진맥진하여 여기저기 너부러졌다.
그러나 이튿날에도 야마토는 한종수더러 덕민을 끌어내어 매질을 하게 했다.
덕민은 걸음을 걷지도 못해 두 순사가 개 끌 듯 질질 끌어왔다. 척추가 부러졌는지 콘크리트바닥에 늘어진 채 일어나지 못했다. 가죽채찍으로 몇 번 내리치자 금방 정신을 잃었다. 반듯하게 눕혀 놓고 콧구멍에 고춧가루 물을 퍼부었다. 한참 캑캑거리더니 다시 졸도하고 말았다. 만신창이가 된 그는 이미 죽은 사람이나 다름없었다.

출판사 리뷰

한국으로 유학 온 중국인 유학생 최준호가 저서 「6.25 참전자 실록」을 쓰기 위해 한종수를 찾아가며 이야기는 전개된다. 그는 가장 객관적인 시선으로 자신의 할아버지 세대가 겪은 6.25라는 민족 전쟁사를 적기 위해 그 전쟁을 겪은 사람들의 다양한 경험담을 필요로 한다. 그러던 중 알게 된 한종수라는 노인은 자신의 할아버지가 죽었다고 장담한, 자신의 가족과 직접적인 원한 관계에 있는 인물이기에 준호는 그를 통해 자신의 할아버지의 의견과는 대조적인 이야기를 들음으로써 보다 객관적인 전쟁담을 적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한종수를 찾아간다. 하지만 준호가 최덕구의 손자라는 사실을 안 한종수는 그를 박대하며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해주지 않으려 한다. 아직도 당시의 삶을 살아간 이들의 가슴속에는 당대의 한과 설움이 남아 있는 것이다.

현재의 준호가 한종수를 찾아가고 그의 손녀 유리를 만나는 이야기와 준호의 할아버지 최덕구가 살던 시절부터 두 집안 사이에 원한이 쌓이게 된 이야기가 맞물리며 소설은 전개된다.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현재 상황에 대한 의문이 과거 이야기가 진행되며 하나 씩 풀려가는 재미를 소설은 주고 있다. 그리고 현재의 상황이 잔잔한 사랑 이야기와 두 남녀의 진지한 사유로 진행되는 반면 과거 이야기는 때로는 서정적이며 때로는 강렬하고 급박한 현장감으로 진행돼 두 가지의 매력으로서 읽는 이에게 다가선다.

현실의 준호와 유리가 사랑으로 발전되는 관계와 반대로 과거 상황은 점차 원한이 깊어지며 갈등의 고조를 점점 극대화시킨다. 덕구와 서로 좋아하는 사이였던 곱단이가 빚 때문에 한종수의 첩으로 가는 빈부 격차 문제를 시작으로, 공산주의 이념이 들어오고 전쟁이 시작되며 사상, 이념적인 문제로 빚어진 덕민의 죽음과 같은 어쩔 수 없는 상황들, 그리고 이로 인해 점점 감정의 골이 깊어져 서로에 대한 원한으로 전쟁에 임하는 두 집안의 모습이 나타난다.

이러한 앙숙인 두 집안의 이야기에서 6.25 전쟁을 겪으며 소설은 그 시대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겼었을 아픔의 이야기로 변화해 간다. 이제 소설은 개인사가 아닌 한 시대의 역사로서 처참한 전쟁의 광경, 같은 모습을 한 사람들이 서로 싸우며 느끼는 괴리감 등을 명료하게 보여준다.

또한 소설은 현실에서 준호의 앞집에 사는 지은이라는 인물을 통해 6.25 시기의 사람들이 겪었던 아픔이 비단 준호네만이 아닌 보편적으로 많은 이들에게 일어난 일이었다는 사실을 확실히 알려준다. 최덕구, 한종수네가 아닌 제3자인 지은이라는 인물의 삶을 보여줌으로서 보편적 시대상을 구축해낸 것이다. 그리고 지은과 탈북청년 명철과의 사랑, 그리고 준호와 유리와의 사랑을 통해 과거를 딛고 두 개로 나뉜 사람들이 화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시한다.

두 집안의 원한, 빈부격차가 있던 시기의 아픔, 시대적 상처, 소설은 이러한 것들을 속도감 있게 전개해 읽는 이로 하여금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 그리고 6.25를 살아간 사람들에 대한 깊이 있는 사유와 그러한 아픔을 겪은 이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작가의 눈이 소설을 읽으며 현재의 분단 상황과 사람에 대한 깊이 있는 고찰을 이끌어내게 해준다.

연합뉴스에 실린 기사
국민일보에 실린 기사
한국일보에 실린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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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혜영의 신작 장편소설 『붉은 아침』 2권. 한국으로 유학 온 중국인 유학생 최준호가 저서 『6.25 참전자 실록』을 쓰기 위해 한종수를 찾아간다. 소설은 현재의 준호가 한종수를 찾아가고 그의 손녀 유리를 만나는 이야기와 준호의 할아버지 최덕구가 살던 시절부터 두 집안 사이에 원한이 쌓이게 된 이야기가 맞물리며 전개된다. 또한 현재와 과거를 오가면서, 현재 상황에 대한 의문이 과거 이야기가 진행되며 하나 씩 풀려가는 재미를 준다.
   현재의 상황이 잔잔한 사랑 이야기와 두 남녀의 진지한 사유로 진행되는 반면 과거 이야기는 때로는 서정적이며 때로는 강렬하고 급박한 현장감으로 진행돼 두 가지의 매력으로서 읽는 이에게 다가설 것이다.
  
   -사랑과 원한의 붉은빛 이중주
  
   한국으로 유학 온 중국인 유학생 최준호가 저서 『6.25 참전자 실록』을 쓰기 위해 한종수를 찾아가며 이야기는 전개된다. 그는 가장 객관적인 시선으로 자신의 할아버지 세대가 겪은 6.25라는 민족 전쟁사를 적기 위해 그 전쟁을 겪은 사람들의 다양한 경험담을 필요로 한다. 그러던 중 알게 된 한종수라는 노인은 자신의 할아버지가 죽었다고 장담한, 자신의 가족과 직접적인 원한 관계에 있는 인물이기에 준호는 그를 통해 자신의 할아버지의 의견과는 대조적인 이야기를 들음으로써 보다 객관적인 전쟁담을 적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한종수를 찾아간다. 하지만 준호가 최덕구의 손자라는 사실을 안 한종수는 그를 박대하며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해주지 않으려 한다. 아직도 당시의 삶을 살아간 이들의 가슴속에는 당대의 한과 설움이 남아 있는 것이다.
   현재의 준호가 한종수를 찾아가고 그의 손녀 유리를 만나는 이야기와 준호의 할아버지 최덕구가 살던 시절부터 두 집안 사이에 원한이 쌓이게 된 이야기가 맞물리며 소설은 전개된다.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현재 상황에 대한 의문이 과거 이야기가 진행되며 하나 씩 풀려가는 재미를 소설은 주고 있다. 그리고 현재의 상황이 잔잔한 사랑 이야기와 두 남녀의 진지한 사유로 진행되는 반면 과거 이야기는 때로는 서정적이며 때로는 강렬하고 급박한 현장감으로 진행돼 두 가지의 매력으로서 읽는 이에게 다가선다.
   현실의 준호와 유리가 사랑으로 발전되는 관계와 반대로 과거 상황은 점차 원한이 깊어지며 갈등의 고조를 점점 극대화시킨다. 덕구와 서로 좋아하는 사이였던 곱단이가 빚 때문에 한종수의 첩으로 가는 빈부 격차 문제를 시작으로, 공산주의 이념이 들어오고 전쟁이 시작되며 사상, 이념적인 문제로 빚어진 덕민의 죽음과 같은 어쩔 수 없는 상황들, 그리고 이로 인해 점점 감정의 골이 깊어져 서로에 대한 원한으로 전쟁에 임하는 두 집안의 모습이 나타난다.
   이러한 앙숙인 두 집안의 이야기에서 6.25 전쟁을 겪으며 소설은 그 시대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겼었을 아픔의 이야기로 변화해 간다. 이제 소설은 개인사가 아닌 한 시대의 역사로서 처참한 전쟁의 광경, 같은 모습을 한 사람들이 서로 싸우며 느끼는 괴리감 등을 명료하게 보여준다.
   또한 소설은 현실에서 준호의 앞집에 사는 지은이라는 인물을 통해 6.25 시기의 사람들이 겪었던 아픔이 비단 준호네만이 아닌 보편적으로 많은 이들에게 일어난 일이었다는 사실을 확실히 알려준다. 최덕구, 한종수네가 아닌 제3자인 지은이라는 인물의 삶을 보여줌으로서 보편적 시대상을 구축해낸 것이다. 그리고 지은과 탈북청년 명철과의 사랑, 그리고 준호와 유리와의 사랑을 통해 과거를 딛고 두 개로 나뉜 사람들이 화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시한다.
   두 집안의 원한, 빈부격차가 있던 시기의 아픔, 시대적 상처, 소설은 이러한 것들을 속도감 있게 전개해 읽는 이로 하여금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 그리고 6.25를 살아간 사람들에 대한 깊이 있는 사유와 그러한 아픔을 겪은 이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작가의 눈이 소설을 읽으며 현재의 분단 상황과 사람에 대한 깊이 있는 고찰을 이끌어내게 해준다. 

       
[신간클리핑]붉은 아침 1·2 
어문학사 펴냄
장혜영 지음




신혜정 기자 / 2008-07-01 17:48:31 
 
ⓒ2008 CNB뉴스 
▲ CNB뉴스,CNBNEWS ,씨앤비뉴스
전쟁이 끝나도 전쟁에서 파생된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오늘날 한국 사회의 이념적 갈등과 분단문제 등이 그것을 방증한다. 소설은 전쟁이 당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6.25라는 한국전쟁은 많은 민간인 사상자를 냈으며, 그것은 바로 보통 사람들의 죽음이었음을 이야기한다.

대학원생 준호가 ‘6.25 참전자 실록’을 집필하기 위해 한종수를 만나러 가지만, 한종수는 준호가 자신과 앙숙이던 최덕구의 손자라는 것을 알게 되고 취재를 거부한다. 준호는 는 한종수의 손녀 유리를 만나 사랑을 느끼고 연인으로 발전하게 되는데, 이들의 사랑이 깊어짐과 동시에 과거의 상황은 점차 원한이 깊어져 갈등이 고조된다. 소설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전쟁의 참상, 빈부격차, 두 집안의 원한 등을 속도감 있게 풀어낸다. 현재 상황에 대한 의문이 과거에서 진행되며 의문이 풀려가는 과정은 소설에 형식적 재미를 더해준다. 준호와 유리의 사랑은 전쟁이 치유되고 화해하는 과정을 상징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저자 장혜영은 1955년 중국 밀산시에서 출생, 중등학교 국어교사 및 흑룡강조선민족출판사 편집을 역임했다. 단편소설 ‘하이네와 앵앵’으로 중국 문단에서 데뷔하여 장편소설 단편 소설 70여 편, 중편소설 10여 편 등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어문학사 펴냄. 1권 444쪽, 2권 416쪽. 각권 10,000원 
 
뉴스 > 속보
[CNB-TV]동영상 신간 뉴스_6월 넷째주(문학,일반)
[CNBNEWS] 2008년 06월 23일(월) 오전 10:42 가  가| 이메일| 프린트  ▲ CNB뉴스,CNBNEWS ,씨앤비뉴스 - 문학

붉은 아침 1·2
어문학사 펴냄 장혜영 지음
어문학사에서 펴냈습니다. 6.25를 겪으며 원한 관계로 남은 두 가족사를 배경으로 한 소설입니다. 한종수, 최덕구가 살던 과거 이야기와 손자 준호와 유리의 사랑이 교차되며 이야기의 재미를 더합니다. 빈부격차, 이념, 전쟁 등으로 쌓였던 서민들의 애환을 현재의 사랑으로 풀어내며,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소설적 재미를 선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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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문화체육관광부 우수학술도서

 

술, 예술의 혼
장혜영 지음

페이지수 : 408쪽/가격 : 26,000원

ISBN 978-89-6184-268-6

초판발행일 : 2012년 7월 31일

 

 

심사위원 명단

o 심사위원장 : 염재호(고려대 행정대외부총장)
 
o 심사위원 : 강규형(명지대 기록과학정보전문대학원 교수), 강헌국(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강흥중(건국대 국제비즈니스대학 학장), 고영준(서울과학기술대 디자인학과 교수), 권상훈(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부교수), 권오성(한국행정연구원 재정예산연구실장), 김기만(우석대 교양학부 초빙교수), 김대환(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미현(이화여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김상협(동탄고등학교 교사), 김선현(관동대 의과대학 가정의학과 부교수), 김성희(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겸임교수), 김원필(서울과학기술대 건축학부 교수), 김정숙(경상북도고령교육지원청 교육지원과장), 김종일(건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김진하(서울대 불어교육과 조교수), 김현주(한국라반움직임연구소 소장), 김호성(중앙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 박단(서강대 사학과 교수), 박상언(한국종교문화연구소 연구원), 박용규(상지대 언론광고학부 교수), 박재희(성균관대 국어국문학과 강사), 박종수(한국학중앙연구원 학술정보관 전임연구원), 박채복(숙명여대 아시아여성연구소 연구교수), 박철휘(서울시립대 환경공학부 교수), 박흥식(중앙대 공공인재학부 교수), 방민호(서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백선기(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서은숙(상명대 금융경제학과 부교수), 성경준(한국외대 영어대학 영문학과 교수), 손수호(인덕대 교양학부 교수), 송경빈(숭실대 전기공학부 부교수), 송윤경(가천대 한의학과 부교수), 송일기(중앙대 문헌정보학과 교수), 송진웅(서울대 물리교육과 교수), 송화숙(이화여대 음악대학 강사), 신민경((사)어린이도서연구회 이사), 심창학(경상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안경애(순천향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유재수(충북대 정보통신공학부 교수), 유호근(청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윤소영(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여가·민투센터장), 윤재준(한국출판학회 이사), 이강주(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 이기봉(국립중앙도서관 도서관연구소 고서전문원), 이동희(부산대 수학과 부교수), 이은희(과학칼럼니스트), 이익주(서울시립대 국사학과 교수), 이준식(연세대 국학연구원 연구교수), 이희용(서울신학대 교양학부 교수), 장동석(출판평론가), 장윤희(인하대 인문학부 교수), 전상진(서강대 사회학과 교수), 정낙림(경북대 동서사상연구소 연구원), 정상철(한국외대 일본어통번역학과 교수), 정세근(충북대 철학과 교수), 정욱(동국대학교 경영학과 부교수), 정지철(명지대 화학공학과 조교수), 조병구(한국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조성은((주)코콤포터노벨리 커뮤니케이션 전략연구소 소장), 조종흡(동국대 영상대학원 교수), 조혜영(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최광준(신라대 일어일문학과 교수), 최영주(조선대 영어영문학과 조교수), 최재영(한림대 사학과 조교수), 하희상(GS건설 기술연구소 수석연구원), 한문희(한국고전번역원 고전정보센터장), 한주리(서일대 미디어출판과 교수), 한형조(한국학중앙연구원 인문학부 교수), 허용호(동국대 교양교육원 초빙교수)
 

 

※ 2013년 문화체육관광부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된 도서 중 국고지원으로 제작 및 구입된 도서, 저작권법에 저촉된 도서,사실상 초판이 아닌 도서 등으로 확인될 경우 선정이 취소될 수 있습니다.
 

2013년 6월 26일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원장
http://www.kpipa.or.kr/2012/main.aspmenuKMCD=KP0546&subKMCD=KP0547&state=view&brdno=741

 
독서신문

 

'2013년 우수학술도서' 221종 선정

 

[독서신문 윤빛나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진룡, 이하 문화부)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원장 이재호)이 27일 '2013년 우수학술도서'로 『한국농업 길을 묻다』(이용기/(주)푸른길), 『마테오리치와 주희, 그리고 정약용』(김선희/심산출판사) 등 221종을 선정해 발표했다.우수학술도서 선정·지원 사업은 문화부가 국내 학술 출판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1996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출판 진흥 정책사업의 일환이다. 철학, 예술, 사회과학 등 총 11개 분야의 우수도서를 선정하고, 이를 구입해 공공도서관 등에 배포한다.올해는 2012년 3월 1일부터 2013년 2월 28일 사이에 국내에서 초판 발행된 457개 출판사의 도서 4,089종이 접수됐다. 접수된 도서 중 학자 및 전문가로 구성된 71명의 심사위원이 총류 6종, 철학 25종, 종교 8종, 사회과학 41종, 순수과학 9종, 기술과학 32종, 예술 10종, 언어 17종, 문학 30종, 역사 33종, 아동청소년 10종 등, 총 221종의 도서를 우수학술도서로 선정했다.이 중 학술적 기여도와 독창성, 우리 고유의 문화·예술 및 사회 발전사의 연구 등을 고려해 최우수도서 11권을 뽑았다.문화부는 선정된 도서 1종당 800만 원(최우수도서 1,200만 원) 규모로 총 10만 2천여 권의 도서를 구입해 공공도서관, 병영도서관 및 전문도서관, 교정시설 등 총 1천여 곳에 배포할 예정이다. '2013 우수학술도서' 선정 목록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홈페이지(www.kpipa.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문화부 관계자는 "내년부터는 도서 분야를 좀 더 세분화해 접수·심사·선정함으로써 선정 도서 분야의 다양성을 제고하고, 변화하는 도서 수요자의 요구를 반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binna@reader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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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중 문화 심층 해부   

 한국 전통문화의 허울을 벗기다 

 장혜영 (지은이) | 어문학사 | 2010-05-25 

 정가 : 18,000원 

 판매가 : 16,200원 

표지 

 

 책소개 

 

 <한국의 고대사를 해부하다>에 이은 장혜영 작가의 두 번째 신작. 한국인만의 독특한 신체적 특징이 나타나게 된 원인, 풍수지리학적 현상과 영향 및 변화된 생활습속 등에 대한 설명을 통해 한국의 전통문화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오전된 진실을 밝히고 있다. 이를 비교하는 대상으로 한국 고유의 문화적 특징을 부각하기 위해 특이하게 중국의 전통문화를 선택하였다.

한국 전통문화의 범주는 총 6장으로 나뉜다. 주거, 음식, 복식, 농기구와 문화, 교통과 수레 그리고 문화발전에 대한 담론, 마지막으로 기타 고유문화에 대한 담론이 있다. 저자 특유의 길고 장황한 장문체의 특징을 살려 한중문화의 수많은 산물들을 낱낱이 비교하여 독자들은 한 문장 한 문장의 의미를 깊이 음미하게 한다. 

 

 목차 

 

책머리에 3

제1장 주거문화 담론
1. 개폐기능과 기氣의 통로―대문 9
2. 담장의 높이와 생존 공간 구성 21
3. 마루의 문화적 고찰 32
4. 출입과 소통의 통로―창호 42
5. 온돌문화―한국인에게 미친 영향 52
6. 천장과 지붕―소통의 공간 65
7. 화로―서열의 소멸과 식탐의 근원 73
8. 굴뚝―자연환경의 파생물 79
9. 의자와 좌식생활 그리고 민족문화형성 85
10. 대칭과 비대칭―그 문화적 의미 95

제2장 음식문화 담론
1. 젓가락과 숟가락의 문화적 비교 110
2. 국물문화 119
3. 다도茶道와 숭늉문화 그리고 예술과 철학의 관계 129
4. 한국의 전통 쌀떡과 중국의 전통 면식面食에 대한 문화적 비교 140
5. 역사가 짧은 김치문화 148
6. 메주(두시豆?)와 장醬에 대한 새로운 해석 153

제3장 복식문화 담론
1. 우임과 좌임 162
2. 저고리와 바지 그리고 치마 172
3. 백의민족의 의미 183

제4장 농기구와 문화 담론
1. 멜대와 지게 그리고 문화 현상 191
2. 곡물 가공 농기구와 문화적 조명 200
3. 호미의 형태와 인간의 체형 발달 212

제5장 교통과 수레 그리고 문화 발전에 대한 담론
1. 고대 도로 교통과 문명의 발달 219
2. 교통과 상업 233
3. 신발과 문화 244

제6장 기타 고유 문화에 대한 담론
1. 한국인의 한恨문화 259
2. 존댓말과 서열, 위계 구분 267
3. 예의범절 272
4. 한국인의 전통생활습속 몇 가지 275
5. 고구려 고분벽화에 대한 새로운 해석 285

글을 마치며 299
 

 

 책 속으로 

 

 P.24 : 한옥 담장이 낮은 원인을 좌식생활의 결과라고 단언할 수 있을 것이다.“자연을 마당에 끌어들인다”라는 말에서 ‘한국인의 지혜’라는 허울 좋은 ‘자연친화론’의 포장을 해체하면, 물리적 이동을 통해서만 접할 수 있는 담장 밖의 세계를 실내에 앉아서 시각으로 만나려는, 숨겨진 안일함이 금시 드러난다. 시각영역화는 본질적으로 걷는 행위에 대한 거부와 포기를 의미하며 궁극적으로는 게으름, 편안함의 추구로 이어진다. 외계와의 시각적 소통은 운동정지와 기타 감각들의 휴면상태를 유발한다. 앉은 상태를 지속하려는 욕구는 고정된 장소에 자신을 묶어두는 최악의 결과를 초래한다.

온돌이 미친 영향을 담장에 국한시키지 않고, 한옥의 필수 구성 요소인 마루, 창호, 천장 혹은 화로 등도 온돌과의 관련성에서 탄생 배경을 고찰하여 흥미로운 결과를 도출해낸다. 한옥에 최적의 구조물인 마루, 낮은 천장, 화로 등은 사실 한옥의 불합리한 구조로 인해 생겼다고 주장한다.
왜 마루가 지정학적으로 중원보다 추운 지방에 위치한 한반도에서 발달했는지, 왜 한옥에는 창호가 많이 설치되어 있는지 등에 대한 문제는 저자의 독특한 논리로 해석된다. - 알라딘

P.38 : 마루의 특징은 타자에게 자신을 완전히 노출시킨다는 점이다. 그래서 사생활 영역은 마루의 영역만큼 축소될 수밖에 없다. 한옥의 마루는 외부의 거친 기운이 그대로 직행한다. 자연 그대로의 직풍直風(기)은 사람의 건강에도 해롭다. 주택의 주요 기능이 자연으로부터 엄습하는 모든 사기邪氣를 차단하는 것이라고 할 때 한옥의 구조는 문제가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한옥의 마루가 유달리 청결을 좋아하는 한민족의 습속 때문이라고 하는 일부 학자들의 주장이 근거 없음을 입증하는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외부에서 유입된 먼지와 오물을 제거하려면 끊임없이 마루를 닦아야 한다. 온돌을 닦을 때처럼 무릎을 꿇고 마루를 닦는 자세는 무릎에 과중한 부담을 주어 관절질환에 걸릴 확률을 높인다. 이는 바닥의 먼지를 서서 빗자루로 쓸어내는 사합원의 청소방법보다 건강면에서 불리하다. - 알라딘

P.49~50 : 한옥의 창문은 이런 고전적 건축방식을 이탈하면서까지 무슨 연유로 턱이 낮아졌을까 하는 점이 문제시된다.
사합원 창문이 벽체의 높은 곳에 설치된 것은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생활방식이 입식이라는 사실과 관련이 있다. 직립했을 때나 의자에 앉았을 때의 시선에 맞춰 창의 높이가 결정된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한국인들은 구들에 앉아서 생활하는 좌식습속을 지켜왔다. 창문의 높이도 자연히 앉은키의 시선에 맞추게 되었을 것이고, 그로 인해 창문의 턱도 낮아진 것임을 어렵지 않게 추정할 수 있다. 온돌에 앉았다는 것은 의자와는 달라 구들에 누울 확률이 높을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우리는 집에 있을 때 많은 경우 구들에 편안히 누워서 휴식을 취한다. 창문의 턱이 와식을 취한 상태에서도 시선을 가리지 않으려면 턱을 훨씬 낮출 수밖에 없다.

사실 온돌이 한옥 구조에서 필수적이며 한국의 문화를 대표하는 건축 구조물이라고 하지만 온돌이 널리 보급되기 시작한 원인에 대해서는 학계에서 공인된 정설이 없다. 저자는 단순히 한반도가 추운 지방에 있어 온돌이 발달되기 시작했다는 기존의 주장에 철저하게 논박하며 ‘고려시대 불교의 도살금지령으로 인한 채식 위주의 생활’ 때문이라는 새로운 설을 꺼낸다. 이에 따라 온돌의 보급 시기도 기존의 정설을 뒤집어 조선시대가 아닌 고려시대라고 추측하였다. - 알라딘


출판사 제공 책소개 

 

 우리가 알고 있는 한국 전통문화의 본질에 대해서 저자는 질문한다.
한(韓)의 뿌리에서 생성된 문화가 몇 가지가 있는가? 그리고 그 문화적 산물이 과연 한민족에게 유효한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는가?
저자는 한민족의 고유한 문화 중 가장 대표격이라 할 수 있는 온돌에서부터 그 실타래를 풀어가기 시작할 것을 머리말에서 암시한다.

온돌문화의 모체에서 부화한 한국 고유문화가 그 협소한 규모를 상회하여 문명 지향적 액션에 반동하는, 걸림돌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밝히는 것이 본서의 집필 취지이다.

- 저자의 머리말 중에서 -

독특하게도 저자는 한국 고유의 문화적 특징을 부각하기 위한 비교 대상으로 중국의 전통문화를 선택하였다. 한국 고유의 특징들만 선별하여 이를 중국 문화의 특징들과 심층 비교함으로써 한국의 의식주 문화가 한국인에게 미친 영향을 다각도로 집중 분석한다. 한국인만의 독특한 신체적 특징이 나타나게 된 원인, 풍수지리학적 현상과 영향 및 변화된 생활습속 등에 대한 설명을 통해 한국의 전통문화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오전(誤傳)된 진실을 적나라하게 밝힌다.
저자는 길고 장황한 장문체의 특징을 살려 한중문화의 수많은 산물들을 낱낱이 비교하며 독자로 하여금 한 문장 한 문장의 의미를 깊이 음미하게 한다.


저자와의 대담 중에서  


저자는 이 책을 구상하게 된 시기가 ‘한국 고대사를 해부한다’를 집필하던 때라고 했다. 한국 고대사에 대한 실체를 밝히는 글을 쓰기 위해 자료 조사를 하던 중 한국의 의식주 및 기타 고유문화에 대해서도 재조명이 필요하단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역사든 문화든 너무나도 과장되고 부풀려진 면이 있고, 이를 바로 잡는 것이 저자의 사명 내지는 의무라고 생각해 주저하지 않고 펜을 들게 되었다고 전했다. 너무 과장되고 포장된 느낌들은 오히려 진실을 왜곡하여 한문화를 향유하는 우리 민족으로 하여금 불쾌감을 초래할 수 있다. 저자는 단연코 이러한 사실들을 독자들도 알 필요성이 있다고 확언하였다.  


또한 굳이 한국의 전통문화에 대한 허울을 벗기는 작업에 중국의 문화를 기준으로 삼은 것에 대한 언급도 빼놓지 않았다.  


“한국 전통문화에 대해 저술하고자 하는데 비교 대상이 필요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 문화에 대해 설명하려면 구체적인 비교를 들어야 훨씬 이해가 빠르고 쉽잖습니까? 원래는 일본 문화와 비교한 내용도 추가하려고 했는데 싣는다면 매우 방대한 작업으로 확대될 것을 우려해서 싣지 않았지요.”  


저자가 한중 문화 비교 카테고리로 삼은 주제만도 벌써 그 범위가 커서 미처 책에 싣지 못해 못내 아쉬운 부분도 남는다. 관혼상제와 전통예술 분야는 한국의 전통문화를 논함에 있어 반드시 다루어야 할 난제이지만 이에 대해서는 다른 기회에 논할 것을 기약하며 빠르게 인터뷰를 마무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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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이데올로기 책을 학살하다/레베카 크누스 



 저자: 레베카 크누스 Knuth, Rebecca  강창래 옮김
 출판사: 알마 
 출간 2010년 3월 19일

 

 

 

 

  

책소개

20세기 이념으로 중무장한 신 종교전쟁, 책의 학살!

인간의 유토피아를 향한 상상력인 이념이 최고조에 달했던 20세기는 그 이념들의 전쟁 때문에 사람과 책, 도서관들이 대규모로 죽음을 맞이하는 비극의 세기가 되었다. 극단적인 정권들이 자기네들의 신념(이념)과 다른, 또는 그 신념을 위한 유토피아 건설에 방해가 되는 사상을 없애려 했는데, 그 방법이 바로 책의 학살이었던 것이다. 『20세기 이데올로기, 책을 학살하다』에는 바로 그런 이야기가 담겨 있다. 나치가 유럽에서, 세르비아가 보스니아에서, 이라크가 쿠웨이트에서, 마오주의자들이 중국 문화혁명기에 그리고 중국공산당들이 티베트에서 책을 학살한 사건들을 통해 저자는 권위주의적인 정부나 제도, 체제에 의해 일어나는 '책의 학살' 사건이 제노사이드(genocide, 인종말살)와 에스노사이드(ethnocide, 문화말살)를 일으키는 동일한 힘과 메커니즘에 의해 벌어진다는 점을 분석해낸다.

저자소개 

저자 레베카 크누스  


레베카 크누스는 하와이 대학 문헌정보학과에서 학과장직과 함께 부교수직을 맡고 있다. 저자는 민족주의, 국가주의, 공산주의와 같은 인류의 행복과 이상을 지향하기 위해 인간의 지성이 만들어낸 이념들이 도리어 어떻게 우리를 잔인한 결말로 이끄는가를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 이 책 '20세기 이데올로기, 책을 학살하다LIBRICIDE'(2003)와 연속작이라 할 수 있는'Burning Books and Leveling Libraries: Extremist Violence and Cultural Destruction'(2006)이 있다.

역자 강창래  


강창래는 느티나무도서관에서 책과 글쓰기에 대해, 부평기적의도서관, 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 등에서 '책이란 무엇인가?', '책 읽기란 무슨 의미인가?' 들의 주제에 대해, 한겨레신문사 부설 한겨레노동교육연구소에서 출판편집에 대해 강의했다. 환경정의, 느티나무도서관 등의 시민단체에서 인터뷰어로 오랫동안 글을 써왔으며, 용인시민신문 객원논설위원, 한국과학문화재단 우수과학도서 선정위원을 역임했다. 현재는 느티나무도서관의 상임자문위원, 장서개발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우리와다음〉편집위원, 환경책큰잔치 환경책 선정위원, 도서출판 도솔 비상근주간을 맡고 있다.

목차 

역자서문
저자서문

1 책, 도서관 그리고 문화말살 현상

2 도서관의 기능과 발달
도서관의 기원
역할과 책임의 거미줄
도서관,역사,집단기억
도서관과 신념 체계
도서관과 민족주의
도서관과 사회 발달

3 책의 학살을 이해하기 위한 이론 틀
파괴하는 이유
이념
극단적인 지도자
결론

4 나치 독일, 인종주의와 민족주의가 빚어낸 비극
나치 독일의 시작
반유대주의와 유대인 학살
유러버 도서관의 운명
학문과 나치즘
피해를 평가해보면

5 위대한 세르비아, 발칸의 도살자
세르비아 민족주의의 발달
진행 중인 민족주의
크로아티아에서 벌어진 책의 학살
보스니아에서 벌어진 책의 학살
결론

6 이라크, 피로 물든 범아랍주의
바티즘의 흥망
전체주의로 가는 길
이데올로기 흐름과 민족주의
이란-이라크 전쟁, 1980~1988년
쿠웨이트를 침략한 이유들
침략의 뒷갈망
결론

7 중국 문화혁명, 무엇을 위한 혁명인가?
1966년 이전의 중국
책,도서관,지식인의 운명
문화혁명
문화혁명의 여파

8 티베트, 절멸의 위기에 놓인 문화
티베트의 세계관과 문화
중국이 통치하다, 1950~1966년
문화혁명, 1966~1976년
문화혁명 뒤의 티베트, 1976~2000년
망명 상태의 티베트 문화
결론

9 사상의 충돌
지식인들과 학문
휴머니즘과 국제주의자들

역자 후기
부록 ㅣ 주/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20세기가 인류 문화에 가한 집단폭력과 우리는 어떻게 화해해야 하는가?
책의 학살, 인종말살, 문화말살의 잔인하고 견고한 트라이앵글은 어떻게 구축되는가?
책과 도서관의 파괴를 애도하는 사람과 축배를 드는 사람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책의 학살, 20세기 이념으로 중무장한 신 종교전쟁

책과 도서관 파괴의 역사는 20세기만의 특징이 아니다.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의 파괴나 중국 진시황의 분서갱유에서 보는 것처럼 책의 학살은 인간의 역사 초기부터 있어 왔다. 하지만 이 책이 특히 20세기 책의 학살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책의 학살’이 일어나는 메커니즘은 외형상으로는 과거나 지금이나 유사하다. 이전에는 주로 ‘종교’라는 이름으로 행위의 정당성이 부여되었지만 20세기 이후 벌어진 책의 학살은 국가가 종교를 대신하여 합법성과 정당성을 부여하게 되었다. 과거에는 독재자나 지배 세력이 권력을 향한 욕망과 힘의 표현으로 책의 학살을 주도했다면, 20세기 이후에는 치밀하고 정교하게 조작된 합법성과 사회적인 승인하에 학살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현대 사회는 거대하고 복잡하며 전 세계가 유기적으로 얽혀 있다. 그것은 현대 사회와 사회를 구성하는 각 국가와 단체, 하위 집단 들이 서로 거미줄처럼 촘촘하고 긴밀하게 얽혀 있어서, 나비 효과처럼 한 부분에서 발생한 사건 의 파장은 다른 영역으로도 확산되고 자극이 되어 새로운 변화를 이끌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과거처럼 사건의 경과와 결과만 파악하는 평면적이고 단선적인 분석만으로는 20세기 책의 학살의 진위를 파악할 수 없다.
이에 저자는 권위주의적인 정부나 제도, 체제에 의해 일어나는 ‘책의 학살’ 사건이 제노사이드(genocide, 인종말살)와 에스노사이드(ethnocide, 문화말살)를 일으키는 동일한 힘과 메커니즘에 의해 벌어진다는 점을, 20세기 대표적인 다섯 가지 대규모 책과 도서관 파괴 사건을 통해 분석한다.
그리고 그 실체를 더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각 사건마다 그것을 둘러싼 역사학?정치학?심리학?윤리학?통신학?문헌정보학?국제관계학 등 다양한 분야들을 서로 교차 비교하며 자료를 해석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민족주의, 국가주의, 공산주의 등의 이념에 초점을 맞추어, 인류의 행복과 이상을 지향하기 위해 인간의 지성이 만들어낸 이념들이 도리어 어떻게 우리에게 가장 잔인한 결말을 맺게 했는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왜 인간은 스스로 자신의 문화를 파괴하는가?’
E.B. 타일러는 《원시문화》에서 문화는 “지식, 신앙, 예술, 도덕, 법률, 관습 등 인간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획득한 능력 또는 습관의 총체”라고 했다. 저자는 나아가서 문화 자체가 결국 인간의 집단정신이며, 바로 인간이라고 주장한다. 그런 까닭에 문화를 파괴하는 행위는 사람을 부정하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책과 도서관의 파괴는 끔찍한 인종말살 사건의 전초전으로 일어나거나 또는 동시에 일어났다. 예를 들자면 나치는 유대인 말살정책을 펼칠 때, 그들의 언어 사용을 금지시키고 책과 문화유산을 불태움으로써 유대 문화를 함께 없애려 했다. 세르비아 역시 보스니아에서 이슬람 문화를 깨끗하게 쓸어버리려고 했다. 중국은 문화혁명을 통해 자신의 과거를 적으로 규정하고 쓸어냈으며, 티베트를 공산화하기 위해 티베트 문화를 파괴했다.

왜 ‘책과 도서관’인가?
책은 ‘인간의 지성이 집적된 기록물’로 간단히 정의되지 않는다. 바버라 터크먼은 “책들은 문명의 전달자다. 책이 없다면 역사가 침묵할 것이고, 문학은 벙어리, 과학은 불구가 될 것이며, 사상과 사색은 정지할 것이다. 책들이 없었다면 문명의 발달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책들은 변화의 엔진이고 세상에 달린 창문이며 ‘시간의 바다에 세워진 등대’다. 책들은 동료이자 스승이며 마술사고, 정신의 보물을 보관하고 있는 은행가다. 책들은 인쇄된 인간성이”라고 했다.
즉 책은 인간의 의지와 의도를 표현한 글을 담는 그릇으로 목적 지향적이고 유기적인 생명체다. 이런 책과 도서관을 파괴하는 것은 시간(역사)과 인간관계의 연속성을 깨뜨리는 행위이며, 그 집단의 문화적인 생존력을 거세시켜 그들의 정체성을 없애버리는 행위다. 정체성의 와해는 자연스럽게 집단의 소멸로 연결되며,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20세기 식민 지배국들은 피식민국의 언어나 전통, 문화를 철저하게 말살시키려고 했다. 일본이 우리에게 가했던 폭압적인 식민 정치도 이런 맥락이었다. 책이란 단지 한 권의 책이 아니라, 정치적인 무기인 것이다.

왜 ‘이념’에 의한 ‘책의 학살’에 초점을 맞추는가?
20세기는 인간의 집단지성이 발달한 시기로 인간 중심적인 근대 국가가 형성되어 세계가 재편된 시기였다. 이때 세계 재편의 동기가 되고 정당성을 부여한 것이 바로 이념이었다. 20세기는 이념에 의해 세계를 구성하고, 이념을 위해 세계가 전쟁에 휩싸이기도 한 비극의 세기였다. 책의 학살은 그 전쟁에서 이념에 봉사하기 위해 벌어진 주요한 전략?전술 가운데 하나였다.

20세기에 일어난 책의 학살은 전 세계의 다면적인 상황 한가운데 위치하고 있다. 그것은 단순히 문화 파괴 또는 인종학살이란 개별 사건으로 인식되어 휴머니즘적 해결만으로 풀릴 문제가 아닌 것이다. 20세기 책의 학살이 제도와 합법성이라는 가면을 쓰고 문화와 인류에게 가하는 폭력을 막기 위해서는 우리도 그것을 막을 제도와 합법성을 보완하고 구축해야 한다. 그것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미로슬라브 크를레자가 말한 것처럼, 비록 유네스코협약, 제네바협정 등과 같은 활자로 엮을 국제협약이라는 한 장의 종이를 마련하는 일일 뿐이라 해도 말이다.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인간이 생각해낼 수 있는 것은 납으로 만든 활자 한 상자가 전부다.”

1. 책, 도서관 그리고 문화말살 현상
‘책의 학살’은 20세기에 대규모로 저질러진, 정부가 승인한 책과 도서관 파괴를 가리키는 용어로 정의하며, 그것은 인종말살과 문화말살이라는 틀 안에서 일어난 종속적인 현상 혹은 부차적인 형태임을 확인하고 있다.

2. 도서관의 발달과 기능
도서관의 발달과 기능에 대해서 그리고 도서관을 역사, 집단기억, 신념 체계, 민족주의 사회의 발전과 연결시켜 논한다. 또 도서관들이 폭력의 공격 목표가 되는 핵심적인 이유인 사회적?정치적인 기능을 확인한다.

3. 책의 학살을 이해하기 위한 이론 틀
다섯 개의 사례 연구를 위해 준비된 단계로 책을 학살을 이해하기 위한 이론 틀을 제안한다. 그 내용은 극단주의자들에 의해 이념으로 변형된 정치적 신념들이 글로 쓰여진 자료를 적의 무기로 보거나 적 그 자체로 합리화한다는 것이다. 책의 학살을 같은 양식으로 일어나게 하는 이런 촉발 요인들은 전 세계에서 확인된다.

4-5-6-7-8. 나치 독일, 인종주의와 민족주의가 빚어낸 비극 / 위대한 세르비아, 발칸의 도살자 / 이라크 피로 물든 범아랍주의 / 중국 문화혁명, 무엇을 위한 혁명인가? / 티베트, 절멸의 위기에 놓인 문화
책을 학살하는 구조의 실재 가능성을 증명하고 그런 파괴의 역학을 설명하기 위한 사례를 다룬다. 사례로는 나치가, 보스니아에서 세르비아가, 쿠웨이트에서 이라크가, 중국 문화혁명 동안 마오주의자들이 그리고 티베트에서 중국 공산주의자들이 저지른 책의 학살을 다룬다. 사례는 ‘원 자료에 접근할 수 있는가, 지리적?정치적인 대표성이 있는가, 가해자들의 동기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같은 현상의 다른 형태임을 논증할 수 있는가’를 기준으로 선별되었다.

9. 사상의 충돌
책의 학살을 방지하기 위한 국제법과 메커니즘의 발달을 살펴본다.

책 속으로

 
불안정, 사회 변화, 불경기와 같은 것들 때문에 현재의 고통을 줄여주고 사회를 변혁시켜서 새롭고 더 나은 세계를 만들어주겠다고 약속하는 지도자들이 결국 권력을 잡게 된다. 그들의 포괄적인 프로그램은 편협한 사회문화적인 경향과 공명하고, 행동의 모든 면에 초점을 맞춘 단순하지만 강력한 원칙들을 제안한다. 정권이 권력을 강화하면서 이념은 전체주의를 위한 이론적 근거가 된다. 이념의 정통성은 필요하다면 폭력을 써서라도 모든 이견과의 차이를 몰아내고 순응할 것을 요구한다. 책과 도서관은 기억을 보존하고 증거를 제공하며 다양한 관점이 유효하다는 증거를 보관하고 지적인 자유를 누리게 해주면서 집단의 정체성을 지원하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통제되고 검열되며 광범위하게 숙청되기까지 한다. 만일 변혁을 방해하거나 이념의 목표를 더 이상 이루지도, 이룰 수도 없게 만들 집단으로 판단되는 적과 텍스트가 너무나 밀접하다면 그것들은 배신자 집단과 함께 공격을 받는다. 사람의 목소리를 없애려 할 때 그 목소리를 물질적으로 표현한 텍스트도 함께 파괴한다. 이것이 책의 학살의 역학 구조다. | 156쪽

골드하겐은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공동체의 사회 시설들을 파괴하는 심리적인 효과는 그 민족을 파괴하는 것과 아주 비슷하기 때문에, 문화에 대한 폭력은 공격자에게 만족감을 준다. 확실히 나치 당원들과 젊은 집단들은 유대인들의 시너고그(유대인들의 회당)와 문화재를 불태우면서 엄청난 만족감을 얻었다. 1938년에는 크리스탈나흐트(Kristallnacht, 수정의 밤)라고 이름 붙여진 사건이 일어나 7,500개의 유대인 사업장에서 유리창이 부서지고 독일 거리가 반짝이는 유리 파편으로 뒤덮였던 적이 있다. 유대인의 공예품과 책 그리고 수백 개의 시너고그와 학교가 파괴되었는데, 그때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에 있던 유대인 주민 센터의 책 1만 6,000권도 함께 파괴되었다. 또 유대인 3만 명은 강제수용소로 끌려갔다. 그 엄청난 경제적인 피해와 있음직하지 않은 광포한 폭력에 대해 독일인들은 비판적인 의견을 보이긴 했지만, 그것이 부당한 사건이었다고 똑바로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리고 그 악명 높은 밤을 기념하기 위해 뉘른베르크에서 열린 집회에 모인 10만 명의 독일인 중에도 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없었다. 이런 군중들의 열정은 1941년 폴란드 루블린에 있는 유대인 신학교의 ‘위대한 탈무드 도서관Great Talmudic Library’을 불태우면서 나치가 느낀 희열의 전조였다. | 76-177쪽

극단적인 공포를 사용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여겨졌다. 최악의 혼란 상황을 만들 계획 아래에서 무슬림 문화를 모든 수준―생물학적?심리적?상징적인 수준―에서 제거하려 했다. 집단문화를 말살하는 문화말살인지, 집단 그 자체를 없애버리려는 인종말살인지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 무슬림 지도자들과 교육받은 전문가들을 맨 먼저 처형했다. 부자인 사람들, 교육 수준이 높은 사람들, 정치적?종교적 지도자들을 검거했다. 프리예도르에서는 50명이 넘는 판사, 사업가, 선생, 의사, 공무원 들이 강제수용소로 끌려갔다. 케르테름에서는 밤마다 지식인들 5-6명쯤이 처형되었다. […] 세르비아 군대는 또한 무슬림 문화를 상징적으로 떠받치고 있는 물질적인 것들도 모두 없애버리기로 결정했다. 보스니아 시에 있는 오스만 거리와 모스크들이 첫 번째 목표물이 되었다. 모스크와 무슬림들의 공동 묘지, 무덤 기념물, 모솔레움 같은 것들은 파괴한 후에 불도저로 밀어버리고는 공원이나 주차장을 만들었다. 책과 도서관 파괴 정도는 스톨라츠와 같은 도시 하나에서 잃어버린 것만 봐도 짐작할 수 있다. 17세기에 만들어진 오래되고 희귀한 필사본과 역사적인 문서들, 휘황찬란한 캘리그래피로 꾸며진 문서들을 무슬림 공동체 의회와 황제의 모스크, 포드그라스카 모스크가 불탈 때 함께 잃어버렸다. 한 평론가가 말했듯이,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금방 깨달았습니다. 그들은 살아 있는 것들과 함께 죽은 것들도 살해한 것이지요.” 책과 도서관을 고의로 파괴하는 것은 죽은 사람을 살해하는 것과 같은 일이다. | 243-244쪽

이 시기(문화혁명기) 동안 개인적인 약탈과 혼란스러운 내전 때문에 사라진 책들도 많았는데, 대부분은 정부의 묵인 아래 저질러졌던 홍위병들의 행동 때문이었다. 도서관들에게는 이때가 무자비할 만큼 매우 위험했던 시기였다. 장서가 가장 위험했던 때는 1966~1968년 사이였는데, 그때 홍위병들이 “네 가지 구악(舊惡, ‘착취 계급’들의 구식 사상, 구식 문화, 구식 관습, 구식 습관)”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벌였기 때문이다. 가끔 마르크스-레닌주의를 다룬 책과 마오의 저작물들 때문에 홍위병들이 건물 전체를 통째로 불태워버리지 못하는 일이 생기기는 했지만 대개는 거칠 것이 없었다. 캔턴에 있었던 즈홍샨 대학의 경우, 홍위병들은 먼저 서구 고전들을 몽땅 불태웠고, 그다음에는 공산주의나 마오주의가 확실히 아닌 책들을 불태웠으며 마지막으로 건물을 불태웠다. | 345-346쪽

문제는 책과 도서관에 대한 파괴를 금지하고, 파괴하면 책임을 지도록 강제하는 일에 대해서 국제적인 공감대가 얼마나 충분하느냐는 것이다. 국제법은 문화 파괴의 결과에 대한 인식을 강화하고, 책임을 지도록 강제함으로써 깡패 같은 정권을 적법한 지위에서 물러나게 만드는 방법을 제안했다. 1922년 유엔 총회는 국가적?민족적?종교적?언어적 소수집단을 위한 인권선언을 내놓았다. 이 결의안은 조인한 국가들로 하여금 문화적?민족적인 다양성과 모든 문화를 존중해야 하는 중요성을 다루는 공적인 정보 프로그램을 개발할 것을 의무화했다. (여기에 더하여) 국제적인 승인을 굳건하게 만든 것은 1990년의 유고슬라비아 내부 분열의 직접적인 결과였다. 인종말살에 대한 조약을 위해서 책임 있는 메커니즘을 제공하기 위해 계획된 조치로서 유엔은 보스니아에서 있었던 세르비아의 전쟁범죄를 조사하기 위한 전범 재판소를 소집했다. 이 재판소는 1999년에 밀로셰비치를 문화 유적 파괴를 포함한 전쟁범죄로 기소했다. 같은 해 헤이그 협약의 새 협정서는 문화 파괴에 대한 법적인 책임을 선언했다. 이 협정서는 중요한 유적, 기념물, 사회 시설에 대한 ‘특별 보호법’을 제공했으며, 군사적인 필요성 때문에 파괴를 정당화하는 이유들을 제한했고 전쟁범죄에 대한 범위를 새로이 지정했다. 그러면서 국제 사법재판권의 관할 아래 ‘문화’에 대한 전쟁범죄를 가장 심각한 범죄로 다룰 수 있도록 범인 송환을 가능하게 했다. | 448쪽


책속으로집단의 목소리와 기억으로서의 책과 도서관은 문화와 정체성의 중심이다. 특히 여러 종류의 장서 가운데 한 부분으로서 텍스트들은 어떤 집단의 독특함을 유지시켜주고, 극단주의자들의 동화정책에 넘어가지 않도록 하는 데 필요한 힘이 된다. 극단적인 정치 이념에 동조하는 사람들은 책과 도서관이 정권의 도구로 쓰일 수도 있지만, 국가를 은밀하게 훼손시키려는 국가의 적들에게도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책의 학살은 보통 생각하는 것처럼 야만인들에 의해 저질러지는 충동적인 범죄의 총합이 아니라 계획적이고 조직적인 문제해결의 도구다. 그것은 이념에 의해 편협하게 규정된 집단 선善에 봉사하기 위해서 폭력을 행사하고 인권을 침해하는 방법을 선택한 해결책일 따름이다._57쪽

제2차 세계대전이 시작됨으로써 사람은 책과 도서관을 포함해서 정신의 도구들을 계획적으로 파괴하려고 애쓰며 자신을 공격하는 존재가 되었다. 아치볼드 매클리시Archibald MacLeish 같은 그 시대의 지성인들에게 (나치로 대표되는) 인간은 학문이나 깨달음 그리고 정신적인 특징 같은 것들을 모두 거짓과 어리석음으로 점철해버린 선전의 꾐에 빠져 무지와 시기심 속에서 몸부림치며 고통스러워하는 존재로 보였다. 매클리시는 나치가 지성인들, 예술가들, 작가들, 작가들, 학자들을 선별해 죽일 것임을 알았다. 그는 금지되거나 불태워지거나 압수된 책들, 침묵하도록 강요된 선생들 그리고 폐쇄된 출판업에 대해 깊이 연구해보았다. 그리고 예술과 학문의 세계가 그 시대의 혁명과 분리되어 존재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 | 60쪽

도서관은 국가적 정체성뿐만 아니라 정체성이라는 구성체의 모든 면―민족성과 종교에서부터 지역 문화 그리고 다른 문화와 교류하는 방법들에 대한 것까지―을 지원한다. 또한 도서관은 일상적인 창작 활동과 개인의 자아성찰적인 활동도 지원한다. 그 속에서 사람들은 자신을 전기傳記와 역사라는 관점에서 이해한다. 도서관이 없다면, 인류와 민족 집단이나 민족국가의 진보에 대해 말하는 끊임없는 이야기 속에서 표현되는 연속성이 없다면, 개인 수준에서든 집단 수준에서든 모두 불안해져서 길을 잃기 쉽다. 사려 깊고 교양 있는 개인을 키우는 일은 문명화된 공동체와 민족이 “균형을 유지하는” 효과를 쌓아나가는 일이다. | 105쪽

도서관들은 기술적?전문적인 지식으로 광범위한 자료와 사회 환경을 조직하는 전문가 시스템의 한 부분이 됨으로써 국제적인 의사소통을 위한 상부구조에 참여한다. 도서관은 보조 시스템인 정보 전달 연결망을 지원한다. 정보 전달 연결망은 사용자들과 전자 또한 서지학 데이터베이스, 그리고 컴퓨터나 도서관의 접근을 연결해 의사소통과 정보 공유, 정보 확산을 위한 통로로서의 역할을 한다. (이렇게 되면) 책과 도서관을 세계 체제 속의 핵심 시설로 보아야 하는데, 그 이유는 책과 도서관이 개인적?민족적?문화적 정체성을 구체화할 수 있게 해주는 지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들이 가지고 있는 것들은 보편적인 가치관(예를 들면 인권이나 민주주의 같은 것)이 가진 힘과 문화의 진보에 대한 확산과 수렴의 효과를 증명할 수도 있다. 도서관을 효과적으로 사용한다면 세계적인 문제를 다룰 때 필요한 사회적 지능을 적용할 수 있도록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 111-112쪽

정치 이념들은 불경기가 가져온 희생과 좌절, 무기력에 대한 반응에서 나온 행동을 정당화시켜주기 때문에 특히 매력적이다. 더욱이 그 이념은 상처받기 쉬운 감정이 만들어낸 공격성을 만족시켜주기 위한 희생양도 제공해준다. 혼란스러우면서도 뚜렷한 침략자가 없을 때 ‘적’을 확인시켜주면 심리적으로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웃 나라든 멀리 있는 나라든 민족주의의 운명에 ‘방해’가 된다면, 어떤 인종이 핏줄을 ‘오염’시키고 지배 민족의 통치를 방해한다면, 어떤 계급이 혁명을 ‘사보타주’한다면 모두가 적이 될 수 있다. 이런 종류의 잠재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유물과 시설들도 모두 공격 목표가 된다.
책의 학살 사건은 앞에서 논의한 모든 패턴의 내용을 모두 나타나게 하는, 정권이 후원하는 활동들과 관련이 있다. 극단주의로 들어서면 민족적 담론을 획일화시키고 공공 도서관을 검열하기 시작하면서 책의 학살을 시작한다. 1950년대에 미국에서 조지프 매카시 의원의 지도 아래 일어났던 반공산주의 운동은 지성인들과 언론인을 목표로 삼았고 도서관을 검열했다. 매카시의 캠페인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던 지성인에 대한 반감, 반자유주의 그리고 악성 반공산주의 성향을 이용한 것이었다. | 124-1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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