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조각들 - 타블로 소설집
타블로 지음 / 달 / 2008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당신의 조각들 

타블로 소설집    
타블로 (지은이) | 달  
정   가 : 12,000원
판매가 : 10,800원
출간일 : 2008-11-04 (신간 )   
250쪽 | 190*133mm  
 

문학 주간베스트 8위 
 

인기 그룹 '에픽하이' 타블로의 첫 소설집. 보물처럼 품어온 젊은 날의 비밀과 흥분을 써내려간 이야기들로, '스트로베리 필즈 포에버', '휴식', '쥐', '우리들 세상의 벽', '안단테' 등 10편의 단편소설을 담았다.

이야기들은 모두 뉴욕을 배경으로, 그 안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소동극을 다룬다. 그 중심에 스무 살, 여린 감수성을 지닌 젊은 날의 그림자가 있다. <당신의 조각들>에는 각박한 도시의 삶을 살아가는 세대를 위한, 그 터널을 지나오면서 자기 자신에게 스스로 위안을 건네준 희미한 희망이 담겨져 있다.

 
타블로 - 힙합그룹 ‘에픽하이’의 멤버 겸 리더. ‘에픽하이’는 2007년 제22회 골든디스크상 디스크 부문 본상, 2008년 제5회 대중음악상 최우수힙합앨범상 등을 수상하는 등, 현재 국내 힙합씬에서 가장 성공한 힙합그룹이다. 그리고 그 성공의 중심에는 언제나 늘 타블로가 있었다.
그의 재능은 음악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그는 미국의 명문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3년 만에 창작문예학으로 학사와 영문학 석사학위를 취득한 ‘천재’적인 재능과 그만의 시각은 대중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타블로는 이제 음악적 성공과 함께 그만의 독특한 세계와 시각과 취향은 그를 한 시대를 대변하는 하나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MBC FM4U '타블로의 꿈꾸는 라디오'의 DJ를 맡아 거침없는 언변과 자신만의 색깔로 ‘타블로 월드’를 구축해가고 있다.

 
타블로는 최근 발매된 앨범 <러브스크림> 중에서 ‘쉿’이란 곡을 가장 아낀다고 말했다. “대학 진학해서부터 지금까지의 시간과 그 시간이 새겨진 책을 쓰면서 느꼈던 감정들을 담아서”라는 것이 그 이유다. 그가 가장 아끼는 곡을 탄생시킨 이야기들. 타블로의 첫 소설집 <당신의 조각들>은 그가 보물처럼 품어온 젊은 날의 비밀과 흥분을 써내려간 소설 10편이 담겨져 있다.
'스트로베리 필즈 포에버', '휴식', '쥐', '우리들 세상의 벽', '안단테' 등 그가 써내려간 이야기들은 모두 뉴욕을 배경으로 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소동극. 그 중심에는 스무 살, 여린 감수성을 지닌 젊은 날의 그림자가 있다.<당신의 조각들>에는 각박한 도시의 삶을 살아가는 세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붉은 아침 1
장혜영 지음 / 어문학사 / 200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장혜영

살아남는다는 건 부재의 부정이기에 앞서 은둔과 기대의 한계적 죽음이었으며, 전설은 부패한 이 시체의 구멍 뚫린 현존의 공간에서 잠식을 꾀한다. 작가는 일탈과 중력이 상쇄하는 역사의 현장을 극명하게 제시하고 있다. 수많은 전설들 속에서 가치 방황을 겪는 소설의 주인공들은 만날 수 없는 '타자', 진리의 바다에서 카오스의 돛배를 타고 독자들의 구원을 갈구하고 있다. 아무튼 작가를 따라 '살아남은 전설'의 미로를 산책하다 보면 저도 모르게 황홀한 전설의 제국을 발견하게 되며, 그 진미에 흠뻑 도취되고 만다. 그 까닭은 이 소설만이 전유하고 있는 고유한 풍경 때문일 것이다.
- 윤후명(소설가)

이국땅에 뿌리내리며 스스로 전설이 되어버린 여인 삼대, 그 끝자락에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주인공들은 시장경제체제라는 혼돈의 바다에서 다시 한 번 거대한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중국에서 작가적 입지를 굳힌 장혜영은 반도 속에 웅크린 우리 역사를 만주벌판의 된서리와 비바람 속에서 펼쳐가다가 사회주의의 산맥을 넘어 자본주의의 난바다로 이끌어내고 있다. 이제 우리의 삶은 그들과 함께 부대끼며 엮어가야 할 시대적 과제가 되고 있다.
황광수(문학평론가)

책 소개

여인 4대의 일대기를 통해 역사적 삶과 전설을 넘나든다

중국에서 중견작가로서의 입지를 확고하게 굳힌 장혜영은 이 소설에서 여성들의 삶과 의식을 매우 중층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작가는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면서 전설들에 내장된 상징성을 다각적으로 해석해내기도 하고, 남존여비의 뿌리깊은 관습에 짓눌리며 살아온 여인들의 운명을 겹겹이 중첩시킴으로써 전설들의 내용이 단순한 허구가 아님을 역설적으로 입증하고 있다. 말하자면, 한 맺힌 삶의 기억들이 의식의 심층에 침전되어 집단무의식이 되고, 이것이 장구한 세월 속에서 전설로 전화되었음을 파란만장한 삶으로써 구체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살아남은 전설’들에는 피어린 삶으로 전승된 역사의 숨결이 담겨 있는 셈이다. 이 소설은 4대에 걸친 여성사를 통해 이국땅에 뿌리내려온 우리 민족의 처절한 삶의 역사와 함께 자본주의의 풍조가 휩쓸고 있는 오늘의 중국땅에서 심대한 변화를 겪고 있는 여성윤리의 문제를 심도 있게 파헤치고 있다. 작가는 여인사를 ‘한’으로 응축한 이전 작품들과는 달리, 그것의 축적으로 잉태된 집단무의식을 해부함으로써 역사적 삶과 전설 사이의 장구한 시간에 육체성을 부여하고 있다. 이 소설은 과거와 현재의 시간을 교차시킴으로써 눈부신 문명사적 변화를 겪고 있는 독자들에게 오늘의 뿌리를 되짚어볼 수 있는 풍부한 삶의 지표를 제공하고 있다.

작품 줄거리

출판사 문학담당 편집부장인 동혜정은 교통사고로 남편을 잃고 허탈감에 빠져 있던 어느 날 대학에서 ‘민간문학’(구비문학)을 가르치는 김인호 교수와 함께 조선족의 전설을 수집·편찬하는 일을 맡아달라는 경포시(목단강시를 모델로 한 소설 속의 지명)의 요청을 받는다. 이 고장에는 전설이 많았다. 혜정은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단지만 하더라도 ‘눈먼 사공과 아내’라는 여진족 전설의 진원지에 세워졌다는 것을 떠올리며 그 요청을 받아들인다.

이들은 ‘과부촌’에 있는 ‘여인암’ 전설부터 조사한다. 과부촌은 혜정의 고향이고, 106세로 이 마을에서 최고령인 허말순은 그녀의 외할머니이다. 입원중인 외할머니는 손녀가 찾아올 때마다 파란만장한 자신의 일생과 여인암의 전설(늑대들에게 일곱 남매와 남편을 잃은 여인이 남편의 무덤자리에 솟아오른 ‘좆대바위’ 앞에서 아들을 낳게 해달라고 2백 년 동안 빌다가 구부린 채로 바위가 되었다는)을 들려준다.

허말순의 생을 이중으로 옭아맸던 것은 폭압적인 역사와 남존여비의 봉건제도였다. 그래서 그녀의 한 서린 생을 위무해준 것은 여인암에 서려 있는 전설의 세계일 수밖에 없었다. 남편 김병삼은 돈에 눈이 어두워 독립군인 처남을 밀고하여 죽게 하고 그 자신도 참혹한 죽음을 맞이하고, 말순은 시아버지에게 겁탈당한 후 아이를 사산(死産)하는 아픔을 겪는다. 그런데도 그녀가 소중한 유산처럼 남긴 것은 봉건윤리가 집약된 가훈이었다.

혜정과 김 교수는 또 ‘자매봉’ 전설의 고장을 답사하기도 하고, ‘떡나무골’ 전설이 서린 산골짜기를 찾아갔다가는 벼랑 중턱에서 조난되어 토비굴에서 며칠을 보내다가 구조된다.

혜정의 시어머니 공씨는 김 교수와 가까워지는 며느리를 못마땅해하다가, 김 교수의 인형을 만들어 찌르고 때리고 불태우며 저주를 퍼붓는다. 혜정은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은 남편을 몽매에도 잊지 못하지만, 김 교수와의 만남이 잦아지면서 마음의 동요를 겪게 된다. 김 교수는 혜정이 마음을 열 때까지 몇십 년이라도 기다리겠다고 말한다.

한편, 혜정의 딸 은주는 돈 많은 유부남과 연애를 하면서도 타인의 눈을 의식하지 않는다. 구시대의 윤리관을 떨쳐버릴 수 없는 어머니와 신세대의 자유분방함을 지닌 딸 사이에 언쟁이 잦아지지만, 모녀 사이의 대화는 사고방식의 차이만 드러낼 뿐 접점을 찾지 못한다. 그런가 하면, 외할머니가 세상을 뜨자 그녀의 병석을 지키던 혜정의 친정어머니 김순희는 ‘신경착란증’(정신분열증)을 일으켜 자기는 처녀이니 시집을 보내달라고 외친다. 권 부장(돌쇠)과의 이루지 못한 사랑을 일생 동안 간직해오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혼을 방해했던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마음을 놓아버린 것이다. [인터파크 제공]


살아남은 전설 (1)
살아남은 전설 (2)

작가 소개

저자 | 장혜영
1955년생.
중단편소설: 60여 편 발표
장편소설: 희망탑, 흉수와 악마
중단편집: 하늘과 땅과 바다
번역소설: 러시아에서 만난 여인 외 1편 (일본 신간사 출간. 공저)
학술저서: 한국을 해부한다

목차

장편소설 살아남은 전설

 

1권
1장 우연한 인인
2장 과부촌
3장 피난민
4장 난봉꾼
5장 모녀의 갈등
6장 사랑과 불륜
7장 깊은 계곡
8장 설움
9장 사랑의 대결
10장 자매봉 전설
11장 여자의 운명
12장 동병상련
13장 죄악의 씨앗
14장 식어버린 핏덩이
15장 떡나무골 전설

2권
16장 비 내리는 토비굴
17장 연적
18장 죽음의 그림자
19장 원앙
20장 배신과 권리
21장 원수가 된 사돈
22장 여인암의 정체
23장 장미와 화분
24장 난세를 이겨낸 여인암
25장 양산백과 축영대
26장 가운
27장 고백
28장 피우지 못한 사랑
29장 증오
30장 영원한 이별
31장 고목에 핀 꽃
32장 어둠 속의 바이올린 소리
33장 폭설
[알라딘 제공]

전자책 소개

살아남은 전설 1,2
장혜영 지음 실천문학사 2006-04-17

'중국에서 중견작가로서의 입지를 확고하게 굳힌 장혜영(張慧英)의 장편소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면서 전설들에 내장된 상징성을 다각적으로 해석해내기도 하고, 남존여비의 뿌리깊은 관습에 짓눌리며 살아온 여인들의 운명을 겹겹이 중첩시킴으로써 4대에 걸친 여성사를 통해 이국땅에 뿌리내려온 우리 민족의 처절한 삶의 역사와 함께 자본주의의 풍조가 휩쓸고 있는 오늘의 중국땅에서 심대한 변화를 겪고 있는 여성윤리의 문제를 심도 있게 파헤치고 있다. '

연합뉴스소개

<중국 조선족작가 국내출간 소설 주목>
기사입력 2003-10-26 07:00 |최종수정2003-10-26 07:00
(서울=연합뉴스) 신지홍 기자 = 역량있는 조선족 작가들의 국내 작품출간이 최근 잇따르고 있다.

재작년 타계한 조선족 문단의 최고봉 고(故) 김학철의 대표작 몇편이 1990년대 선보이기는 했다. 그러나 미국과 러시아, 일본 등지에 비해 조선족 작가들에 우리 문학계가 무관심했던 것을 감안하면, 최근 잇단 소개는 동포문학의 재정립 추진분위기에 맞물려 주목되는 현상이다.

실천문학사는 3년전 한국으로 건너와 글을 써온 조선족 소설가 장혜영(48)씨의 장편 「살아남은 전설」(전2권)을 출간했다. 장씨는 중국 흑룡강성 목단강시를 근거로 80여편의 중단편과 장편소설을 발표, 장편소설대상 등 20여개의 문학상을 수상한 중진이다.

"거처가 불안한 상황이 오히려 글을 쓰는 힘이 되는 것 같아요" 장씨는 지난 2000년 한국으로 훌쩍 건너온 이래 친구.친지집과 여관을 전전했다. 그간 장편 3편을 완성했는데 「살아남은 전설」은 처녀 출간으로, 다른 완성작들도 곧 선보일 예정이다.

살아남은 전설」은 전설과 역사적 현실을 넘나들며 4대에 걸친 조선족 여성사의 질곡을 그린 묵직한 작품이다. 출판사 편집부장인 동혜정이라는 여성이 봉건윤리에 짖눌렸던 조선족 여인들의 한맺힌 삶의 기억이 장구한 세월 속에 전설로 전화됐음을 밝히는 이야기와, 신세대 여성들의 바뀐 연애 이야기가 엇갈리는 형식으로 짜여졌다.

[경향신문]

조선족 모녀 4대의 辛酸한 인생역정
기사입력 2003-10-31 17:18 |최종수정2003-10-31 17:18

-장혜영 국내 데뷔작 ‘살아남은 전설’-

“조선족 사회에서 한국어로 된 문학작품은 설 땅을 잃었습니다. 이제 한국 독자들을 향한 작품을 쓰겠습니다”

조선족 작가 장혜영씨가 장편소설 ‘살아남은 전설’(2권·실천문학사)로 국내 독자들에게 첫 인사를 했다. 1955년 중국 미산시에서 태어나 중등학교 국어교사, 헤이룽장 조선민족출판사 편집직원 등으로 일했던 그는 장편소설 ‘희망탑’ ‘여자의 문’, 작품집 ‘하늘과 땅과 바다’ 등 수많은 작품을 발표하고 20여개 문학상을 받은 유명작가다.

그런 그가 처음 한국땅을 밟은 건 지난 98년. 한국문인협회 초청으로 한국에 보름간 머물며 이곳에서 자신의 문학적 꿈을 펼쳐야겠다고 결심한 그는 2000년 개인자격으로 다시 건너와 3년째 집필에 몰두하고 있다. “조선족 젊은이들은 중국교육을 받으면서 한글을 더이상 읽지 않고 한글을 읽을 수 있는 사람들조차 자본주의화 격랑 속에서 문학을 외면하기 때문”이라는 게 그 이유다.

장씨는 지난 3년간 고정된 거처도 갖지 못한 어려운 상황에서 소설쓰기를 계속해 ‘살아남은 전설’ 이외에 ‘태양은 산너머에 있다’ ‘피의 나라’ 등 3개의 장편소설을 탈고했는데 이중 ‘살아남은 전설’이 이번에 빛을 보게 됐다. 이 작품은 출판사 편집부장인 주인공 동혜정을 중심으로 외할머니와 어머니, 딸 등 모녀 4대의 인생을 그렸다. 남존여비의 봉건제도 아래서 한많은 일생을 살았던 외할머니 허말순, 어머니의 반대로 사랑하는 사람과 맺어지지 못한 슬픔을 간직하다 끝내 정신분열증에 걸린 어머니 김순희, 그리고 남편을 잃은 뒤 함께 일하는 김인호 교수와의 새로운 사랑 앞에서 망설이는 동혜정, 어머니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유부남과 자유연애를 즐기는 딸 은주의 삶을 통해 급격히 변화하는 여성의 가치관이 드러난다.

또한 동혜정과 김교수가 경포시(목단강시를 모델로 한 소설속 지명)의 요청을 받아 구비문학으로 전해지는 조선족의 전설을 수집하는 과정을 통해 여인들의 응축된 한을 보여줌으로써 여성의 역사를 모녀 4대에서 전설의 영역까지 확장했다.

장씨는 “아직 조선족 어투가 남아있지만 한국식 어투와 구성으로 한국 독자들을 염두에 두고 쓴 작품”이라고 말했다. 현재 완성된 작품 중 ‘피의 나라’는 6·25를 소재로 한 역사소설이며 ‘태양은 산너머에 있다’는 한국 지식인사회를 무대로 한 철학소설. 그는 “생활은 어렵지만 자료가 많아서 글쓰기의 천국”이라며 “두 작품의 출판건이 마무리되는 대로 중국으로 돌아가지만 여전히 한국내 출판을 목표로 소설을 쓰겠다”고 밝혔다.
〈한윤정기자〉

[세계일보]

전설과 역사를 넘나들며 조선족 여성의 질곡그려
기사입력 2003-10-29 20:15 |최종수정2003-10-29 20:15

‘밤은 그녀의 눈물 속에 소리 없이 깊어갔다. 아아,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그날의 시간들. 그 시간들이 사무치도록 그리웠다. (중략) 지친 가로등만 껌벅껌벅 졸고 있는 밤거리를 비틀비틀 걸어갔다. 눈두덩이 팅팅 부어서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온 세상이 폐허가 되고, 그 폐허 위에 그녀가 혼자만 덜렁 버려진 것 같은 그런 적막한 기분이었다’.

중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동포 작가 장혜영(張慧英·48)씨가 한국어 장편소설 ‘살아남은 전설’(전 2권·실천문학사)을 펴냈다.

재작년 타개한 조선족 최고 문학가 김학철의 ‘격정시대’ ‘해란강아 말하라’ 등이 1990년대 초 국내에 소개된 이래 처음이라 이 작품은 출간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깊다. 중등학교 국어교사와 헤이룽강 조선민족출판사 편집을 역임한 장씨는 ‘하이네와 앵앵’ 등 단편 70여편과 20여편의 중-장편 소설집을 낸 중견작가.

‘살아남은 전설’은 전설과 역사적 현실을 넘나들며 4대에 걸친 조선족 여성사의 질곡을 그린 묵직한 작품이다. 출판사 편집부장인 동혜정이라는 여성이 민간(구비)문학을 가르치는 김인호 교수와 함께 봉건윤리에 짓눌렸던 조선족 여인들의 한 맺힌 삶의 기억이 장구한 세월 속에 전설로 전화됐음을 밝히는 이야기와, 신세대 여성들의 바뀐 연애 이야기가 엇갈리는 형식으로 짜였다.

장씨는 작품에서 여성들의 삶과 의식을 매우 중층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면서 전설들에 내장된 상징성을 다각적으로 해석해 내기도 하고, 남존여비의 뿌리깊은 관습에 짓눌리며 살아온 여인들의 운명을 겹겹이 중첩시킴으로써 전설들의 내용이 단순한 허구가 아님을 역설적으로 입증하고 있다.

“조선족 사회를 약간은 닫힌 사회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제 한국을 알면서 비로소 세계에 한발 다가가는 중이죠.”

최근 한국으로 건너와 ‘철학소설’ 한 편을 탈고하는 등 서울 모처에서 집필에 전념하는 장씨는 “한국에 온 후부터 나 자신도 놀랄 정도로 엄청난 문학적 갱신의 과정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조정진기자 jjj@segye.com

[한겨레]
기사입력 2003-11-02 22:30 |최종수정2003-11-02 22:30

살아남은 전설

중국 헤이룽장성에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벌이고 있는 동포 작가의 장편소설. 이국땅에서 뿌리내려온 우리 민족의 삶을 4대에 걸친 여성사를 통해 엿보게 한다. 장혜영 지음. -실천문학/9000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