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1 흡혈마전
김나경 지음 / 창비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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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지 13권을 완독하고 나니,
왠지 1930년대를 배경으로 한 책이 읽고 싶었다.
그렇다고 너무 무겁지도 않은 그런 책.
책장을 뒤지다가 이번 국제도서전에서
데려온 1931 흡혈마전을 발견하고
이거다!! 하고 바로 읽어보았다.

* 1931년 경성, 진화여자보통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중인 희덕은 할아버지의 유언으로
보통고등학교에서 학업을 이어 갈 수 있었다.

* 철제 침대에서 일어나는 것도 이제
슬슬 적응이 되어갈 무렵,
기숙사 사감 선생님이 바뀌게 되었다.
새로 오신 사감 선생님은 온통 까만 옷을 입고
하얀 피부에 빨간 입술을 가진 여자였다.

* 딱히 사감의 일에 관심도 없어 보이고,
학생들을 귀찮아 해 보이기도 하는 사감 선생 계월.
그런데 희한하게 또 학생들은 모두 그녀를 좋아했다.

* 희덕의 친구 경애는 계월이 일본에서 보낸
스파이가 아닌지 의심했다.
하지만 희덕은 알고 있다.
진짜 계월의 정체를.
그녀가 살아있는 인간의 피를 빠는 모습을 본 것이다!

* 계월의 능력은 희덕의 상상을 초월했다.
눈이 마주치자 모든 사람들이 풀썩풀썩 쓰러진 것.
그런데 왜 희덕은 멀쩡한 거지?
계월도 자신의 능력이 먹히지 않는
희덕을 보며 당황한 기색이다.

* 흡혈마 사감 선생과 용감하고 씩씩한 희덕의 이야기.
1931년이 배경이다 보니 광주학생사건 이야기도 나온다.
학교에서 일본인 선생들과 다른 외국인 선생들의
차이도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 1866년 병인양요의 이야기부터 시작된 이 책은
식민지의 여성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었는지,
그들이 어떤 마음과 어떤 모습으로 살았는지를 보여주면서
1931년의 흡혈마와 한 소녀의 이야기를
생동감있게 잘 그려냈다.

* 너무 가볍지도 않지만, 또 너무 무겁지도 않은 책.
광주학생사건에 대해 미리 알고 있지 않아도
충분히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나는 토지에서 한번, 흡혈마전에서 한번 보다보니
뭔가 복습한 느낌이었다.

* 어째서 희덕에게 계월의 능력이 먹히지 않았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한가지 확실한 건, 희덕은 계월을 비롯한 모든 이에게
용기를 주는 아이라는 것이다.
오랜만에 흐뭇하게 미소지어지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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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님의 완벽한 복수 네오픽션 ON시리즈 17
강엄고아 지음 / 네오픽션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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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음과 모음에서 서평을 신청하고,

책을 받을 때 까지도, 아니
책을 펼치기 전까지만 해도 귀신들의
한을 풀어주는 무당이야기이겠거니~ 생각했다.
그런데 이거, 내 생각보다 훨씬 더 묵직한 책이었다.

* 누군가에게 죽임을 당하거나,
누군가로 인해 죽을 수 밖에 없었던 이들이 있다.
그들은 죽어서도 구천을 떠도는 귀신이 되었다.
이 귀신들은 막순이라는 조선시대 귀신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막순을 통해 명당으로 들어오면서
자신들의 한을 풀 기회도 갖게 된다.

* 명당을 지키는 이는 명.
명의 이름을 따서 명당이다.
표정을 알 수 없는 얼굴 근육들과 짙은 화장으로
나이조차 가늠할 수가 없다.
특별한 퇴마 능력은 없지만, 퇴마 전문을 간판으로 걸고
귀신들의 한을 풀어주는 일을 하는 명.

* 군대에서 구타 당해 죽은 억울한 원혼,
전세 사기로 자살을 시도한 원혼,
노예처럼 부려지다 죽은 원혼 등 명에게 오는 귀신들은
모두 타인에 의해 자신의 삶이 무너진 귀신이었다.

* 법의 처벌을 피해간 범죄자들을 골라서
원혼들을 빙의 시키고 이들이 원혼들을
죽인 가해자를 죽인다.
그리고 이 범죄자들은 범죄의 기억이
싸그리 없어진 채, 법의 심판을 받는다.

* 얼핏 생각하면 꽤 흥미롭고 통쾌한 방식이다.
'나를 죽였으니, 너도 죽어야 해!'라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전법.
그래도 나는 내심 걱정이 되었다.
가해자를 뒤에서 조종했던 사람이 있었다면?
범죄자가 앞으로 착하게 살기로 마음 먹은 사람이라면?
가해자도 누군가에게 죽임을 당한건데,
복수하겠다고 명을 찾아온다면? 등등
많은 걱정거리와 고민들을 하게 했다.

* 그리고 명의 오빠인 민이 이런 의문들을
명에게 던져준다.
귀신들의 한을 풀어주는 것이기는 하지만
살인에 동조했다는 죄책감을 피할 수는 없었던 명.
그러던 와중에 한번 명의 꼬리를 밟은 형사들이
계속해서 명을 찾아와 심문한다.

* 심리적인 압박감에 시달리는 명을 보면서
그 마음이 이해는 가면서도, 나는 명의 일을 말리고 싶었다.
가해자들이 법의 심판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더 모색하고
합당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방법은 없었을까.

* 오히려 이 소설이 민의 제시한 의문점이 없이
그저 통쾌한 복수극으로만 나열된 책이었다면
나는 과감히 낙제점을 주었을 것 같다.
하지만 이 작가님은 사적 복수의 정당성부터
피해자들의 마음까지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 하루 아침에 모든 것을 잃고, 강력 범죄의 피해자가 된 이들.
최근 성폭행을 막던 남자친구까지 살해 시도한 범인에게
법원이 분노의 50년 형을 선고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우리나라의 사법도 이제 강력범죄에 대한
중형을 선고할 수 있게 되었고, 이에 따라
국민들도 법의 심판을 믿을 수 있게 된 사례라고 생각했다.

* 속 시원하고 통쾌한 복수의 이면에
여러가지 의문을 던졌던 책이다.
작가님의 마지막 말처럼
조금 돌아가더라도 피해자들이 명처럼 제 길로 돌아가
씩씩하고 평범하게 살아나갔으면 좋겠다.
물론, 사람이든 귀신이든 억울한 죽음이 없다면
더 할 나위 없을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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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연극 킴 스톤 시리즈 4
앤절라 마슨즈 지음, 강동혁 옮김 / 품스토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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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에 4권 번역 소식을 듣고 매우 기뻤던 기억이 있다.
이후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킴스톤시리즈 4권!
‘죽음의 연극’을 만나보았다.
감사하게도 품스토리 측에서 책을 보내주셨고
번역가님의 싸인도 받을 수 있었다.
집안 대대로 가보로 물려주겠습니다!ㅋㅋㅋ

*역시나 이번에도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만들어준
우리의 돌김언니!!
납치 사건을 멋들어지게 해결한 공로가 인정되어
상을 수여 받기로 한 킴 스톤.
그녀의 상사인 우디 경감은 보상이라며 킴스톤과
그녀의 팀원들을 월히스의 법의학 연구시설
웨스털리로 보내게 된다.

*단순한 견학이라고 생각했던 킴과 팀원들.
웨스털리는 흔히 시체농장으로 불렸다.
곤충이 시신의 부패에 미치는 영향부터
수중 곤충의 활용, 말벌과 시신과의 관계 등
여러 가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 연구들은 미제 사건에 도움이 되기도 했다.

*웨스털리의 책임자인 라이트 교수의 안내에 따라
연구소 이곳저곳을 둘러보던 킴의 눈에
옷을 완전히 갖춰 입은 여성이 뭉개진 얼굴을 한 채
푸른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는 것이 보였다.
라이트 교수는 이 시신은 연구소 소속이 아니라고 얘기한다.

*즉, 이 여성은 ‘살아있는 사건’이었다.
입안에는 흙이 가득 들어 있었고, 손목에는
수갑을 찬 흔적이 있는 여성.
실종자를 뒤져 여성의 신원부터 찾는 것으로
킴의 수사는 시작된다.

*여성의 신원이 밝혀지자마자
발견된 두 번째 피해자.
다행히 그녀는 살아있는 상태였다.
급히 병원으로 옮겨지지만 피해자는 혼수상태.
이후 웨스털리에서는 연구소 소속이 아닌
아주 오래된 시신들이 발견된다.

*연구소에서는 시신만 눈에 띄었던 것이 아니라
1권에서 잠깐 나왔던 법의골학자 대니얼도 킴의 눈에 띄었다.
그리고 묘하게 흘러가는 킴스톤과 대니얼의 핑크빛 마음!
이와 더불어서 킴 스톤은 재수탱이 기자였던
트레이시의 말에 일명 ‘밥’사건, 혹은 ‘피아니스트’사건도
틈틈이 같이 조사하게 된다.

*역시나 한번 물면 놓지 않는 돌김 언니답게
끝까지 파헤치고 흩어진 조각들을 맞추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밝혀지는 범인의 놀라운 실체.
진짜 상상도 못했어서 훨씬 더 놀라웠다.
‘헐’, ‘대박’이라는 말만 되풀이했을 뿐이다.

*중간에 범인의 일기로 보이는 대목들이 나오는데
이걸 잘 살펴보면 작가님이 정해놓은 트릭들이 보인다.
하지만 나는 범인 검거에 실패했다.
단서는 다 보이는데 범인은 죽어도 못찾겠더라....

*누구보다 아픈 과거가 있지만 그걸 극복하고
피해자의 마음을 누구보다 공감해주는 킴 스톤.
회를 거듭해 나갈수록 이상하게 킴 스톤에게는
더 빠져들게 된다.
중독성이 쩌는 이 언니!
국가가 허락한 유일한 마약은 킴 스톤이다ㅋㅋㅋㅋ

*만약에 내가 강력범죄의 피해자이고,
단 한 명의 형사에게 내 사건을 맡긴다면
나는 단연코 킴스톤이다.
적으로는 절대 만나고 싶지 않지만
내 편이라면 또 한없이 든든한 언니♥

*처음에는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인간인가 했는데
가면 갈수록 이 언니의 인간적인 면모에 또 끌리게 된다.
사랑스러운 바니와 함께하는 일상을 엿보는 것도 좋다.
우디 경감에게 한번씩 당하는 킴 스톤의 모습도 좋고,
자신이 운전하는 것으로 브라이언트에게 벌을 주는 모습도 좋다.

*마지막에 키스와 에리카와 함께 있는 모습에서
나는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
34년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3년.
그 시간을 가지고 살아가는 한 여성의 마음이
짐작조차 되지 않았다.

* 적이었던 사람조차도 아군으로 만드는 매력적인 형사!
이런 캐릭터를 만들어주신 작가님과
이 책을 한국에 소개해주신 강동혁 번역가님께
무한의 감사를 드린다.

*펼치기 전에는 설레이고,
덮은 후에는 금새 그리워지는 킴 스톤이야기!
전권 출간될 때까지 존버하겠어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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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의 경계
야쿠마루 가쿠 지음, 남소현 옮김 / 북플라자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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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플라자에서 서평으로 만나본 죄의 경계.
야쿠마루 가쿠라는 작가의 명성도 책을 고르는데
일조를 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역시나
‘묻지마 범죄’를 바탕으로 쓴 책이라는 점이었다.

* 우리나라에서도 얼마전부터 심심치 않게
들리는 뉴스 소식인 묻지마 범죄.
당시 피해자들은 범인과 일면식도 없는 이들이었고
운 나쁘게도 그 시간에 그 장소에 있었기 때문에
범죄의 피해자가 된 사람들이었다.

* 죄의 경계 속 아카리도 마찬가지였다.
26번째 생일 날, 남자친구인 코헤이로부터
약속을 취소당한 아카리.
그대로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던 아카리는
디저트 가게를 찾아서 횡단보도를 건너 던 중
한 남자와 스치듯 눈이 마주치게 된다.
이후 이상한 외침과 함께 도끼를 들고
아카리를 습격한 그 남자.

* 아카리는 큰 부상을 당하지만 다행히 목숨은 구했다.
아카리를 구해주고 대신 죽음을 맞이한
한 중년 남성 덕분이었다.
그의 마지막 말은 ‘약속은 지켰다고··· 전해줘···.’였다.
누구에게 이 말을 전해줘야 하는지
왜 이런 말을 남기고 죽었는지도 몰랐던 아카리.

* 한편 잡지 기사인 쇼고는 우연히 뉴스에서
범인의 전 직장 사장이었던 사람의 인터뷰를 보게 된다.
사장은 범인인 케이치가 가족도 없고
어린 시절 학대 받은 흔적이 있는 남자였다고 얘기한다.
자신과 비슷한 과거를 가진 케이치가 궁금했던 쇼고.
그는 케이치를 만나 둘의 불행한 어린시절을 담은
책을 출간하자고 제안한다.
케이치는 책을 출간하는 조건으로 자신의 어머니를
찾아달라고 요구한다.

* 묻지마 범죄 사건의 피해자는 자신의 은인의
흔적을 뒤쫓고, 묻지마 범죄 사건의 가해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담아 어머니에게
복수하고자 한다.
그렇게 같은 사건을 두고 다른 두 사람의
흔적을 찾게 되는 아카리와 쇼고.
이 이면에는 어린 시절의 방임과 아동학대,
세대를 거쳐서 내려온 학대의 대물림이 있었다.

* 불행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해서
모든 이들이 케이치처럼 강력범죄를 저지르진 않는다.
아카리는 이것을 죄의 경계라고 표현했다.
힘들게 살아도 이 경계를 넘지 않는 이들이 있다.
그리고 이 경계를 넘는 이유가 불우한 어린 시절이라는 것은
그저 핑계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힘든 순간은 있기 마련인데
그때마다 사람을 죽이지는 않으니까.

* 사실 책의 초반부는 조금 의아했었다.
피해자였던 아카리는 아키히로의 마지막 말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자신의 아픔과 분노와
공포에만 쌓여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면서는 오히려
이런 아카리의 심리상태를 잘 표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 길을 가다가 갑자기 모르는 남자가 휘둘린 도끼에 맞고
그런 나를 구하려다가 다른 사람이 죽게 되었는데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훌훌 털고 일어나서
그 남자의 삶을 캐는 것도 무리가 있었을 듯싶다.
이대로 아카리가 무너지면 어쩌나 싶었는데
다행히 그녀는 스스로 용기를 낼 줄 아는 사람이었다.

* 묻지마 범죄도 충격인데 그 배경도 평범하지 않아서
작가가 전달해주는 메시지가 묵직하게 다가온다.
책에서 나오는 비현실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도 볼 수 있는 현실적인 이야기에
더 공감하고 몰입해서 읽어볼 수 있었다.

* 케이치와 비슷한 어린시절을 보내고 있는
토무의 이야기는 내내 마음이 아렸다.
이 아이의 미래는 부디 밝은 빛이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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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덕 마녀의 수상한 죽 가게 - 다 타버린 마음을 끌어안고 사는 당신에게
나우주 지음 / 김영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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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사에서 준비한 서평으로 만나 본
변덕 마녀의 수상한 죽 가게.
변덕 마녀가 끓이는 죽도 궁금했지만
내가 가장 끌렸던 단어는 번아웃이었다.

*번아웃은 한자어로 소진이라고 한다.
어떤 직무를 맡는 도중 극심한 육체적,
정신적 피로를 느끼고 직무에서 오는 열정과
성취감을 잃어버리는 증상의 통칭이다.
이 번아웃이 심해지면 무기력증, 우울증에
걸릴 수도 있다.

*변덕 마녀는 토지문학상 이후에 번아웃에 빠진
작가님을 투영한 캐릭터이다.
어느 날 갑자기 사고처럼 들이닥친 번아웃.
예방법도 없고 약도 없다.
그저 모든 걸 내려놓고 쉬라는 의사의 말만 있었다.

*마녀에게는 요요라는 미남자의 직원이 있었다.
그는 계속해서 마녀에게 손을 내밀지만
마녀는 번번히 그 손을 밀어냈다.
모든 것을 정리하고 훌쩍 떠나버린 여행길.
마녀는 이게 의사의 말대로 모든 것을 놓아버렸다고
생각했지만 마녀의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교회에도 가보고, 절에도 가봤던 마녀.
그녀는 스스로를 번아웃에서 구해내기 위해서 애쓰다가
모든 것을 놓아버린 게 아니라
모든 것에서 도망쳤다는 것을 깨닫는다.
마녀의 주변에는 그녀를 도와주는 새로운
사람들이 생겨났고, 그녀는 시간은 조금 걸리지만
번아웃에서 빠져 나오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간다.

*나 역시도 회사에 다녔을 때 번아웃에
빠진 적이 있었다.
너무도 힘들었던 시간이었다.
전라남, 북도에 걸쳐 매일이 출장이었다.
아침에 편도 2시간 거리의 출장을 갈 때면
고속도로 가드레일을 보고 살짝만 꺾으면
쉴 수 있을까, 라는 생각도 해본 적이 있다.

*그때 나는 과감히 사표를 던지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찾기 시작했다.
그 이후로 나는 적당히 하는 법을 배웠다.
너무 애쓰지 않고, 타협도 해가며, 요령도 피웠다.
내 스스로 내 삶에 만족하기를 기다렸다.

*너무 열심히 하면 쉽게 지친다.
그래서 요즘 열심히 하는 청년들을 보면
조금 안타까울 때도 있다.
너무 일만 보지 말고, 너의 삶도, 마음도
돌봤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 번아웃 극복은 옆에서 해주는
끊임없는 긍정적인 말들과
작은 것에도 감사하자라는 좌우명이었다.
이때 이후로 나의 행복 만족도는 매우 낮아졌다.
노을 지는 하늘을 볼 때, 냥냥이의 골골송을 들을 때,
좋아하는 장르의 책을 볼 때,
좋아하는 뮤지컬 배우의 공연을 볼 때 등
내가 번아웃이었던 시절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하루하루를 매우 행복하게 보내고 있다.

*중간중간 삽입된 삽화부터 많지 않은 글자까지
마음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지금 너무 열심히 살고 있거나,
열심히 살아서 지쳐가는 이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

*누구에게나 번아웃은 올 수 있다.
내 이야기가 아니라고 지금은 생각할 수 있어도
미래에도 내 이야기가 아니라는 보장은 없다.
본인이 하는 일의 만족도가 낮거나,
이게 번아웃인가? 라고 갸웃하게 되는 이들이 있다면,
늘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이라면
꼭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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