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덕 마녀의 수상한 죽 가게 - 다 타버린 마음을 끌어안고 사는 당신에게
나우주 지음 / 김영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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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사에서 준비한 서평으로 만나 본
변덕 마녀의 수상한 죽 가게.
변덕 마녀가 끓이는 죽도 궁금했지만
내가 가장 끌렸던 단어는 번아웃이었다.

*번아웃은 한자어로 소진이라고 한다.
어떤 직무를 맡는 도중 극심한 육체적,
정신적 피로를 느끼고 직무에서 오는 열정과
성취감을 잃어버리는 증상의 통칭이다.
이 번아웃이 심해지면 무기력증, 우울증에
걸릴 수도 있다.

*변덕 마녀는 토지문학상 이후에 번아웃에 빠진
작가님을 투영한 캐릭터이다.
어느 날 갑자기 사고처럼 들이닥친 번아웃.
예방법도 없고 약도 없다.
그저 모든 걸 내려놓고 쉬라는 의사의 말만 있었다.

*마녀에게는 요요라는 미남자의 직원이 있었다.
그는 계속해서 마녀에게 손을 내밀지만
마녀는 번번히 그 손을 밀어냈다.
모든 것을 정리하고 훌쩍 떠나버린 여행길.
마녀는 이게 의사의 말대로 모든 것을 놓아버렸다고
생각했지만 마녀의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교회에도 가보고, 절에도 가봤던 마녀.
그녀는 스스로를 번아웃에서 구해내기 위해서 애쓰다가
모든 것을 놓아버린 게 아니라
모든 것에서 도망쳤다는 것을 깨닫는다.
마녀의 주변에는 그녀를 도와주는 새로운
사람들이 생겨났고, 그녀는 시간은 조금 걸리지만
번아웃에서 빠져 나오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간다.

*나 역시도 회사에 다녔을 때 번아웃에
빠진 적이 있었다.
너무도 힘들었던 시간이었다.
전라남, 북도에 걸쳐 매일이 출장이었다.
아침에 편도 2시간 거리의 출장을 갈 때면
고속도로 가드레일을 보고 살짝만 꺾으면
쉴 수 있을까, 라는 생각도 해본 적이 있다.

*그때 나는 과감히 사표를 던지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찾기 시작했다.
그 이후로 나는 적당히 하는 법을 배웠다.
너무 애쓰지 않고, 타협도 해가며, 요령도 피웠다.
내 스스로 내 삶에 만족하기를 기다렸다.

*너무 열심히 하면 쉽게 지친다.
그래서 요즘 열심히 하는 청년들을 보면
조금 안타까울 때도 있다.
너무 일만 보지 말고, 너의 삶도, 마음도
돌봤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 번아웃 극복은 옆에서 해주는
끊임없는 긍정적인 말들과
작은 것에도 감사하자라는 좌우명이었다.
이때 이후로 나의 행복 만족도는 매우 낮아졌다.
노을 지는 하늘을 볼 때, 냥냥이의 골골송을 들을 때,
좋아하는 장르의 책을 볼 때,
좋아하는 뮤지컬 배우의 공연을 볼 때 등
내가 번아웃이었던 시절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하루하루를 매우 행복하게 보내고 있다.

*중간중간 삽입된 삽화부터 많지 않은 글자까지
마음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지금 너무 열심히 살고 있거나,
열심히 살아서 지쳐가는 이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

*누구에게나 번아웃은 올 수 있다.
내 이야기가 아니라고 지금은 생각할 수 있어도
미래에도 내 이야기가 아니라는 보장은 없다.
본인이 하는 일의 만족도가 낮거나,
이게 번아웃인가? 라고 갸웃하게 되는 이들이 있다면,
늘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이라면
꼭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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