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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간주나무
김해솔 지음 / 북다 / 2025년 6월
평점 :

#한국소설 #노간주나무 #김해솔 #북다 #협찬도서
* 북다에서 받아본 책이다.
처음 서평단 모집 글을 봤을 때
강렬했던 한 문장.
'나를 죽이려던 엄마가
내 아들을 죽이려고 한다.'
이 문장만으로도 호기심을 끌기에 충분했지만
내가 유독 눈여겨 봤던 것은 표지였다.
* 노간주 나무.
목재로 쓰이기도 하고, 한방 약재로 쓰이기도 하는
이 나무에 오색천이 걸려 있다.
당산나무 인가?
고을을 지키는 수호신이라는 나무.
그렇다면 노간주 나무는 무엇을 지키기 위해
오색 천을 걸고 있는 것일까?
* 보름 달이 너무 예뻤던 그 밤,
그 찰나의 한 순간으로 영주의 인생이 바뀌었다.
헤어질 사람과의 하룻밤으로 아이가 생겼다.
그는 아이를 지우라고 했고, 영주도 처음에는
그럴 생각이었다.
하지만 수술 직전 생각을 바꿔 아이를 낳았다.
선호. 눈에 넣어도 안아플 영주의 아들.
* 사실 영주에게는 남들에게 털어놓지 못한
비밀이 한 가지 있다.
보통 사람들은 자고 일어나면 꿈을 잊어버리거나,
보통 꿈에서 바로 현실로 돌아오는데
영주는 그러지 못했다.
꿈과 현실의 모호한 경계 속에서 한참을 헤매다
자신의 몸을 꼬집어 보고, 아픔이 느껴져야만
비로소 현실임을 직시한다.
* 영주의 꿈은 늘 어둡고, 무서웠다.
떨어지고, 구르고, 손가락이 잘려지고.
그것은 영주의 꿈이었지만 영주의 꿈이 아니었다.
타인의 꿈을 자신의 꿈으로 꾸고,
늘 꿈과 현실의 모호한 경계선에 사는 영주에게
선호는 빛과 그림자였다.
선호 때문에 행복했지만 선호 때문에 무서웠다.
* 여섯 살이 된 선호는 어린이 집에서 쫓겨났다.
다른 학생들을 다치게 하기도 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몸을 보고 옷을 들추기도 했다.
아무도 선호와 놀아주지 않았고,
선호를 돌보던 이모님 또한 선호 때문에 몸에
상처가 가득하다며 돌아오길 거부했다.
* 남편 없이 혼자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그랬다.
오롯이 모든 것을 감당해야만 했다.
영주는 점점 아이가 두려워 졌다.
혼자서 감당하기에는 체력이 따라주지 않았다.
그렇게 그 여자를 생각했다.
남들은 다 있지만 영주에게는 없었던 그 여자.
친정 엄마.
* 영주가 친정 엄마를 바란 것은 아니었다.
그저 선호를 맡기고 봐줄 수 있는 할머니가 필요했다.
선호 할머니 역할을 잘 해낸다면
친정 엄마라는 역할에도 기회를 줄 생각이었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다 좋았다.
지난 20년의 세월이 눈 녹듯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영주는 비로소 안정됐다고 생각했다.
* 하지만 선호의 몸에 상처가 생겼다.
영주는 그 상처를 보자마자 직감했다.
엄마다. 엄마가 선호를 계단에서 민 것이다.
영주에게 그랬던 것처럼.
* 페이지를 넘길수록 서늘한 기운이 감돌았다.
비 내리는 밤에 읽은 것도 있지만
주술과 미신의 경계를 넘나드는 내용,
가장 친밀하고 안정적이어야 하는 엄마를
공격하고 의심하는 선호와 영주.
이들은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정말 잘못된 것이 맞긴 하는 걸까.
나조차도 끊임없이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영주는 정상이 맞는 걸까?
엄마는 다른 영혼에게 빙의 된 걸까?
* 나도 꿈 속을 걷는 듯한 모호한 경계 속에
서 있는 기분이 들었다.
인간은 누구에게나 엄마가 있다.
아니, 인간이 아니어도 모든 생명체에는
엄마가 있다.
나를 세상에 태어나게 한 존재.
먹여주고, 재워주며 길렀을 나를
엄마가 죽이려고 한다고 생각하니,
연쇄살인마가 뒤에 있는 것보다 더 무서웠다.
* 책 제목이 왜 노간주 나무인지,
나무에 묶여있는 오색천의 방향이 어디인지,
책의 말미에 알 수 있었다.
아주 작은 씨X이라는 욕도 함께.
* 어휴, 이 정도는 써야 교보문고 스토리
대상을 받는구먼!
오랜만에 빗소리를 듣고, 서늘한 기분을 느끼면서
밤을 꼴딱 새서 본 책이었다.
아... 무서우니까 엄마한테 전화해야지ㅜㅜ
@vook_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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