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흉가로 놀러 오세요
전건우 지음 / 시공사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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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 #우리동네흉가로놀러오세요 #전건우 #시공사


* 전건우 작가님의 『흉담』에 이은

흉가로의 초대이다.

『우리 동네 흉가로 놀러 오세요』라는

제목을 보자면 일단 의문부터 든다.

초대할 곳이 없어서 흉가요?


* 그렇다면 누가, 왜 흉가로 초대하는 걸까.

이 이상한 초대장을 받은 나는

과감히 그 초대에 응하기로 했다.

근데, 이거 잘하는 건지 모르겠네.....?

소금빵 하나 또 먹어야되나.


* 혹시 모르니까 한 손에는 소금빵,

한 손에는 책을 들고 향긋한 커피와 함께

초대받은 그곳, 파읍리로 향했다.

경기도에 있는 작은 마을 파읍리의

주요 수입원은 버섯 농사다.

그런데 올해는 농사가 완전히 망해버렸다.


* 위기에 처한 주민들은 비상 대책 회의를 소집하고,

마침 몸이 좋지 않아 마을에 내려와 있던

윤 선생의 외손주 김세훈도 이 자리에 합류한다.

각종 아이디어가 난무한 끝에 세훈은

오랫동안 방치되어 폐가가 된 집을

관광 상품으로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해낸다.


* 소설가를 꿈꿨던 경험을 살려

그럴듯한 이야기를 만들고,

어르신들을 통해 SNS에도 적극적으로 퍼뜨린다.

그런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다.

슬슬 입소문이 돌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유튜버들까지 흉가를 찾아오기 시작한다.

어..... 그런데 이거 혹시 사기 아닌가요.....?


* 마을 주민들이 부자의 꿈을 꾸고 있을 때,

초를 치는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황 무당이다.

마을의 실세인 황 무당은 세훈에게

이 집을 건드리면 마을에 저주가 내릴 거라며

아주 살벌한 경고를 날린다.


* 찜찜한 경고이기는 하지만

농사를 망친 주민들에게는 먹고사는 일이 달려 있다.

게다가 이미 세훈이 만들어낸 이야기와

흉가의 사진은 SNS를 통해 널리 퍼진 상황.

급기야 인기 TV 프로그램에서

흉가를 취재하러 마을까지 찾아온다.


* 그런데 하필 그때,

청년 회장이 흉가 2층에서 목을 매단 채 발견된다.

이 사건을 시작으로 파읍리에서는

연이어 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마을 어르신들은 세훈 때문에

건드려서는 안 될 것을 건드렸다며

한순간에 태도를 바꾼다.


* 하지만 세훈은 청년 회장 사건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하고,

그것을 계기로 동네 할머니 순미와 만나게 된다.

관절염을 앓는 조수와 우울증을 앓는 탐정.

그렇게 순미 할머니와 세훈은

둘만의 방식으로 범인의 뒤를 쫓기 시작한다.


* 책을 읽으면서 내내 들었던 생각은

'이렇게 웃긴 호러가 있을까'였다.

서늘한 괴담과 살인사건을 다루고 있는데도

순박한 마을 어르신들과 대학생 세훈의 케미 덕분에

이상하게 웃음이 난다.

무거워질 수 있는 이야기 사이사이에

은근한 유머가 자리하고 있고,

거듭 이어지는 반전 덕분에

작품이 지나치게 가볍게 흘러가지도 않는다.


* 호러와 미스터리, 유머까지.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책이라고 할까.

늘어지는 구간 없이 빠르게 이어지는 전개도 좋았고,

그 안에서 작가님이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지도

분명하게 느껴졌다.

그릇된 욕망과 악의.

그것에 맞서는 보통의 사람.

결국 이 책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흉가에 깃든 귀신이 아니라

사람의 욕망인지도 모르겠다.

역시 귀신보다 무서운 건 사람이고

사람보다 무서운 건 돈이 맞다.


* 이런 이야기가 여름 무더위를 날려줄

드라마로 나온다면 어떨까, 생각해 봤다.

나는 세훈의 역할에 강유석 배우를 떠올리며 읽었는데

생각보다 이미지가 잘 어울렸다.

실제로 이런 초대장을 받는다면

쫄보인 나는 무서워서 벌벌 떨었겠지만,

책으로 받은 초대라면 언제든 환영이다.

사람이 미쳐가고,

사람이 죽어가는 상황 속에서도

이상하게 웃음이 새어 나오는 책.

『우리 동네 흉가로 놀러 오세요』였다.


#관광상품 #흉가 #귀신의집

#흉가체험 #폐가 #무당 #경고

#시골 #연쇄살인 #오컬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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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추천 #소설추천 #호러소설

#독서기록 #오늘의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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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부인 살인 사건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 / 시공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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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 #나비부인살인사건 #요코미조세이시 #시공사


* 『신주로』에 이어서 읽은 요코미조 세이시 작품이다.

사실 이 책은 표지에 홀려서 구매했다.

구매하고 보니 요코미조 세이시 작품이었고,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신주로』를 먼저 읽은 다음

이 책을 펴들게 되었다.

고풍스럽고 우아하게만 보이는

나비 부인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


* 책은 시작부터 사건을 내놓지 않았다.

신문기자인 미쓰키 슌스케가 어느 출판사에서

추리소설을 써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받는다.

그는 유리 린타로 선생과 함께 사건에 참여했던

'나비 부인 살인 사건'을 소설로 써도 되겠느냐고

양해를 구하고 자료까지 받아간다.


* 처음에는 그 자료 중 하나인

쓰치야 교조라는 사람의 일기를 보여주며

본격적인 사건이 시작된다.

쓰치야 교조는 오페라 <나비 부인>의 배우이자

성악가인 하라 사쿠라의 매니저다.

그는 그녀의 죽음을 확인한 순간부터

사건에 관한 상세한 기록을 일기에 적어 내려간다.


* 사건은 이렇다.

하라 사쿠라는 쓰치야와 따로 도쿄에서

오사카로 출발했다.

사쿠라는 다른 여배우 한 명과 함께 움직였고,

남편인 하라 소이치로도 동행하기로 했다.

오사카 역에 마중 나가기로 했던 쓰치야가

약속을 깜빡한 사이 사쿠라는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금세 다시 밖으로 나갔다.


* 그리고 그녀는 그렇게 연락 두절이 되었다.

다음 날, 연습을 위해 모이기로 한 시각,

콘트라베이스 케이스 안에서 발견되기 전까지.

케이스는 아무도 모르게 분장실 앞에 놓여 있었다.

사쿠라는 어떻게 그 안에서

흩날리는 장미꽃과 어울리지 않는 모래와 함께

죽게 된 것일까.


* 소이치로는 사쿠라의 죽음을 알리며

유리 린타로에게 와달라고 요청한다.

동시에 미쓰키 또한 신문사 취재를 위해

오사카로 향하면서 본격적으로

'나비 부인 살인 사건'에 발을 들이게 된다.


* 유리가 도착해 관계자들의 알리바이와

그들의 관계를 조사하면서

사쿠라를 둘러싼 행적들이 하나둘씩 밝혀진다.

그중에서도 가장 모두를 놀라게 한 것은

단연코 '암호 악보'였다.

최근 세간의 화제가 되었던 후지모토 쇼지가

살해된 곳에서도 이 암호 악보가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 음악가들을 향한 연쇄살인일까.

어째서 후지모토와 사쿠라가 타깃이 되었을까.

엄청나게 고민하면서 책을 읽었다.

읽다 보니 범인은 눈치채게 되었지만,

역시나 나를 가로막은 것은 '트릭'이었다.

그는 어떻게 이렇게 탄탄한 알리바이를

세울 수 있었을까?

이런 나의 궁금증은 유리가 시원하게 풀어줬다.

트릭도 한두 개는 풀었는데

마지막 하나는 도저히 못 풀어서 포기!!

역시 나는 유리 린타로를 따라갈 수 없군.


* 시원하게 밝혀진 트릭과 범인의 정체에

저녁 먹은 것이 쑤욱 내려간 느낌이었다.

참 기발했다.

그 당시 어떻게 이런 트릭을

생각해 냈을까 싶어 그저 감탄스러웠다.

이런 사람이 있었기에

지금의 일본 추리소설계가 이렇게 탄탄한 거겠지,

싶었다.


* 『나비 부인 살인 사건』 외에도 책의 마지막에는

짧은 단편 두 편이 보너스처럼 실려 있다.

「거미와 백합」,

「장미와 울금향」이라는 꽃 이름을 제목으로 가진

이 단편들도 나를 즐겁게 해주기에 충분한 이야기들이었다.


* 요코미조 세이시라고 하면

아무래도 긴다이치 고스케 시리즈에

중점을 둘 수밖에 없다.

한국에도 우리 백발 탐정 유리 린타로의

다른 이야기가 더 많이 출간되었으면 좋겠다.

그럼, 나는 이제

긴다이치 고스케 시리즈 읽으러 가야지~~


#나비부인 #살인사건 #유리린타로 #시리즈

#백발탐정 #콘트라베이스 #케이스 #장미

#모래 #암호 #악보 #추리소설 #일본추리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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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타로카드 상담소가 아니다 스펙트럼 시리즈 1
허선아 지음 / 세종마루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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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 #이곳은타로카드상담소가아니다 #허선아 #세종마루


* 세종 마루에서 서평단 자격으로 받아본 책이다.

타로카드를 앞에 늘어놓고

‘여기는 타로카드 상담소가 아닙니다!’

하고 외치는 듯한 책의 제목도 신기했지만

무엇보다 내 눈길을 끌었던 것은

출판사의 홍보 문구였다.


* "당신의 가장 행복한 기억,

얼마에 파시겠습니까?"

라는 문구를 보면서

‘저걸 돈으로 환산할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아니, 그 전에 기억을 빼낼 수나 있나?

그러나 이기적인 나는

'좋은 기억은 남기고, 고통은 가져가길!'

이라는 댓글을 달았었다.

이왕 팔 거면 나쁜 기억 파는 게 좋지 않나?


* 이솔이 운영하고 있는 타로카드 상담소에는

일반 사람들이 상상하지도 못할

특별한 것이 있었다.

그녀의 타로카드는 스스로 빛을 내고,

스스로 움직였다.

남들이 보기에는 환상이었지만

이솔에게는 실제였다.


* 이솔은 자신의 상담소를 찾은

유주와 재민의 마음을 치유해 준다.

말이 치유이지, 내가 보기에는 이솔은

어둠의 구렁텅이에 내려진 동앗줄이었다.

물론 타로카드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지만.

이솔은 이 과정에서 본인도 모르게

잃어버리고 있었던 것을 찾게 된다.


* 신기했다.

사람의 나쁜 기억만으로

이렇게 이야기를 만들어내다니.

고통스럽고 우울한 기억들을 모두

팔고 싶어 했던 내가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깨닫게 됐다.

그런데 이야기가 마무리된 것 같은데

책의 페이지는 절반이나 남았.........??


* 그렇게 이번에는 좋은 기억을 거래하는

‘기억 거래소’에 의도치 않게 들어가게 된 이솔.

기억을 행복의 수치로 환산하고

그 기억을 담보로 돈을 빌려준다.

돈을 갚으면 기억은 돌아오지만

돈을 갚지 못하면 기억은

타인에게 경매로 넘어가게 된다.


* 책 중간중간에 이솔이 뽑는 타로카드의

실물 그림이 나와서 이 카드의 생김새가 어떤지

쉽게 알 수 있어서 매우 좋았다.

그렇지 않았다면 어마어마한

상상의 나래를 펼쳐야만 했으리라.

이 그림 하나 덕분에 타로카드의

이미지가 뚜렷해졌고,

그래서 책 속의 환상적인 장면들을

더욱 생생하게 그려볼 수 있었다.


* 이솔은 특별한 타로카드를 통해

잃어버린 기억이나 외면해왔던 것들을 보여준다.

그 안에서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방향을 잡아주는 것이 이솔의 역할이라 생각했다.

그건 이솔 자신에게도 해당하는 말이었다.


* 인간은 때때로 나약하다.

나쁜 기억에 좀먹히며 살아가기도 한다.

반면에 아주 작은 좋은 기억 하나만으로

평생을 살아가는 힘을 얻기도 한다.

책 속에서 악당이라고 볼 수 있는 인물은

'행복한 기억보다 돈이 훨씬 더 중요하다'

라고 말한다.

과연 그럴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돈은 있어도 살고, 없어도 살아갈 수 있지만

행복한 기억이 없다면 살아가기 어려울 테니까.


* 오래전부터 내가 참 좋아하는 문장이 하나 있다.

'기억에 사랑을 더하면 추억이 된다.'

처음 이 문장을 봤을 때 얼마나

반짝반짝 예쁘던지.

그 순간 내가 좋았던 기억들이 모조리 흘러나와

온 몸을 적시는 듯 했다.


* 그리고 나는 이제 이 문장 밑에

또 하나의 문장을 추가하려고 한다.

‘기억에 사랑을 더하면 추억이 된다.

나쁜 기억에 용기를 더하면

살아갈 힘이 된다.’라고.


* 좋은 기억이 내 삶에 얼마나 큰 축복인지,

나쁜 기억마저도 지금의 나를 만들고

더 단단해지기 위한 과정이었음을

알게 해준 책이었다.

내 기억은 나만의 소중한 것.

팔 생각도 안 하고 소중히 잘 지킬게요!


@sjmarubooks

#잘읽었습니다

#판타지소설 #타로카드 #상담소

#기억 #기억거래 #기억수술 #기억삭제

#스펙트럼시리즈 #신간소설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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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수의 산 - 제13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소설 부문 대상작
홍진희 지음 / 클레이하우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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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 #야수의산 #홍진희 #클레이하우스


* 그 산에 들어가지 말라는 경고문과 함께

거칠디 거친 제목을 가지고 있는 책

'야수의 산'.

산에 사는 야수를 뜻하는 건지,

야수가 가진 산을 말하는 건지,

어째서 그 산에 오르지 말라는 건지

늘 그렇듯이 궁금증에 책을 펴들었다.


* 경기도 외곽의 인평시에 있는 용악산.

굶주린 용이 아가리를 벌린 모양새라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예부터 전설과 괴담이

수없이 전해지는 곳이었다.

특히 정상부는 괴수의 이빨을 닮았다 하여

일명 '용의 이빨'이라고 불리는 곳이었다.


* 15년 전, 인평시는 물론이고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사건의 무대가 용악산이었다.

일명 '야수'라고 불린 연쇄살인마의 주 무대가

용악산이었고 그는 총 22명의 피해자와

2명의 실종자를 남기고 경찰에 잡혔다.

특수부대 출신의 현성호는 무죄를 주장하다

증거가 나오자 입을 다물었다.

그렇게 지금까지 형을 살고 있는 그가

갑자기 자해를 하며 다시 무죄를 주장했다.


* 이 사건으로 경찰이었던 아빠 강욱이

실종된 해인에게는 참을 수 없는 일이었다.

<이슈저널>에서 해당 사실을 알린 후,

고모의 전화를 받고 오랜만에 인평시로 향했다.

고모는 15년 만에 아빠의 사망신고서를 내밀었고,

해인도 고개를 끄덕였다.


* 오랜만에 서재에 들려 마지막으로 아빠의

부재중 전화가 울렸던 휴대폰을 꺼냈다.

충전기를 꼽고 겨우 전원을 켰다.

그리고 운명처럼 15년 전 아빠의 부재중 전화가

걸려왔던 바로 그 시간, 휴대폰이 다시 울렸다.


* 상대방은 용악산에서 조난당했다며

해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서울 세진대병원 외과전문의 이지승이라고 밝힌

그 남자는 아빠의 백골 사체 옆이라며

공개되지 않았던 아빠의 옷을 이야기했다.

심지어 야수가 아직 잡히지 않았으며

아직도 사람을 사냥하고 있다고.

믿을 수 없는 일이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경찰에 신고를 한 해인.

하지만 용악산에서 조난 당했다던 이지승은

멀쩡히 경찰을 만나 화를 내고 있었다.


* 어이가 없어진 해인이었지만 구식 핸드폰에

통화 기록도 남지 않았기에

허위 신고자로 낙인찍혔다.

하지만 다음 날 저녁, 같은 시간 이지승은

다시 전화가 왔다.

왜 아직도 신고하지 않았느냐고.

그리고 그와 대화하면서 해인은 알 수 있었다.

지승과 자신의 사이에 10일이라는

시간 차이가 있음을.


* 미래에서 걸려온 전화는 해인을

미친 여자로 취급하기에 딱 좋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해인은 포기할 수 없었다.

어떻게든 이지승이 용악산으로

향하는 것을 말려야만 했다.

그러면서 해인은 지승이 봤다던 야수의

실체를 파헤치게 되고, 일어날 일은 어떻게든

일어나게 된다는 불안감에 휩싸이게 된다.


* '야수의 산'은 한 번 오르면 내려올 수 없는 산이었다.

발을 들이는 순간 어느새 용악산의 환영에

사로잡혀 나 역시 어떻게 하면 지승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지 맹렬하게 머리를 굴리게 된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용악산에서 사냥을 하고 있는

야수의 정체가 누구인지 끊임없이 의심하게 된다.


* 단 열흘간의 간극이지만 꺼진 전화기가

다시 울린다는 점에서 드라마 시그널이

생각나기도 했다.

'과거를 바꾸면 미래도 바꿀 수 있을까?'하는

의문과 함께 어떻게 해도 정해진 운명은

바꿀 수 없는 건가 하는 좌절,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할 수 없다는

희망과 집념이 있는 책이었다.


* 책을 읽다 보면 내심 이건 이렇게 되겠구나~

생각되는 부분들은 대부분 맞았다.

하지만 2부 시작이 그렇게 될 줄은 몰랐지.

그제야 왜 작가님에게 그 시간이 필요했는지

알게 되면서 나도 모르게 감탄사를 내뱉었다.


*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쏟아지는 비와

어두운 용악산의 모습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영상화된다면 더욱 서늘하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지 않을까 싶었다.

띠지에 대놓고 입산 금지라고 경고한 책.

한 번 오르면 중도 하산은 없다.

정상에서 용의 이빨과 그 밑에 자욱하게 깔린

안개의 환영 속에서 헤맬 준비가 된

이들만 펼쳐보길 바란다.


#야수 #산 #입산금지 #연쇄살인마

#실종 #피해가족 #용악산 #SOS

#미래 #전화 #시간교차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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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인연 붉은 박물관 시리즈 3
오야마 세이이치로 지음, 한수진 옮김 / 리드비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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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 #죽음의인연 #오야마세이이치로 #리드비


* 붉은 박물관의 설녀가

죽음의 인연이라는 제목의

세 번째 이야기로 돌아왔다.

돌아온 설녀는 이번에 또 어떤 놀라운

추리력으로 나에게 즐거움을 줄까.


* 이번에는 삼십 년 전 살인 사건의 진짜 범인이라고

자수해 온 한 남자의 사연부터

불타 버린 차량 트렁크에서 발견된 시신의 정체,

자살로 끝난 인질극과 판잣집에서 함께

시신으로 발견된 노숙자와 국회의원 등

여전히 짧지만 강렬한 이야기들이었다.


* 이중에서도 내가 가장 인상 깊게 읽었던

이야기는 역시 아무래도 제목과 같은 작품인

'죽음의 인연'이었다.

어째서 이런 제목이 붙었는지 궁금했는데

그 내용을 살펴보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 인연이라는 것이 꽤 가슴 아프면서도

범인을 절대로 용서할 수 없었다.


* 그리고 또 하나, 가장 즐거웠던 것은

명탐정의 젊은 날을 살짝 엿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설녀인 히이로와 경찰 대학 동기인

효도 총경의 입에서 나온 옛날이야기는

그녀가 그때도 수수께끼에 탁월한

재능이 있음을 보여줬다.

그러면서도 남자들 틈에서 고고한 학처럼

서있는 풋풋한 그녀의 모습이

절로 그려지는 듯했다.


* 책을 읽으면서 나는 하나의 의문이 들었다.

동일한 인물에 비슷한 플롯,

그렇다면 언제 어떻게 읽어도 지루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세 번째 읽는 붉은 박물관 시리즈는

지루함은커녕 '역시는 역시!'라는 감탄사와 함께

또다시 다음 권이 기다려진다.

이 힘은 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 나는 이것이 작가의 능력이라고 본다.

같은 인물이지만 많은 것을 드러내지 않고,

철저히 사건 위주로 내보이는데

그 사건들이 하나같이 퀄리티가 매우 높다.

단편은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도 박수를

칠 수밖에 없을 정도로.


* 아마 다음 붉은 박물관 시리즈가 나온다면

나는 또 냉큼 볼 것이다.

그때도 이런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다.

그때까지 이 작가의 다른 책이나 보면서

느긋이 기다리고 있어야겠다.


#붉은박물관 #미제사건 #명탐정 #커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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