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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푸틴의 정원 ㅣ 이누카이 하야토 형사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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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5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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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루홀6에서 드디어!!!!
이누카이 하야토 시리즈의
여섯 번째 이야기가 나왔다.
이번 작품의 제목이자
핵심 키워드는 '라스푸틴'이다.
러시아 로마노프 왕조의 왕자 알렉세이의
혈우병을 치료하여 왕실과 가까워졌지만,
결국 황제의 배후에서 권력을
휘두르다 암살당한 인물.
그의 존재는 치료라는 믿음이 어디까지
허용되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 시치리 형님이 의료 미스터리와
이 라스푸틴의 이름을 어떻게
엮어낼지 궁금해하며 책을 펼쳤다.
이누카이는 남편으로서의 역할은 포기했지만,
아버지로서의 책임만큼은 놓지 않았다.
이혼 후에도 딸 사야카의 병원비를 감당하며
병문안을 거르지 않는다.
* 신부전증으로 장기 입원 중인 사야카에게는
만성 사구체신염으로 같은 병동에
입원한 유키라는 친구가 있다.
유키는 사야카의 공부를 도와주며
가까운 사이가 되었고, 이누카이는
그런 아이들 앞에서 늘 조심스럽다.
* 그로부터 일주일 뒤, 사야카의
주변에 변화가 생겼다.
여느 때처럼 병실을 찾아갔더니 유키와
유키의 엄마 쇼노 사토코가 함께
퇴원 인사를 하러 왔다.
완쾌가 아닌 '다른 선택'이었다.
이누카이는 뭔가 이상했지만 아마도
입원비를 감당할 수 없는 사정 때문일 것이라고 짐작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한 달 뒤,
유키가 집에서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이누카이는 사야카의 부탁으로
같이 장례식에 참석했다.
유키의 죽음은 어쩔 수 없이 사야카의
죽음을 연상하게 했다.
비슷한 병을 앓는 딸을 보며 이누카이는
두려움에 휩쌓이게 되고, 죽어서는 안될
사람의 죽음이었기에 더욱 불공평하고
원통하게 느껴졌다.
그때, 이누카이는 고인과의 마지막 인사에서
유키의 목 아래로 번진 이상한 멍 자국을 발견한다.
사야카로부터 유키가 병으로
죽은 것이 아니라면 진실을 밝혀달라는
부탁을 받게 되는 이누카이.
* 담당 사건도 아니고, 형사로서의 권한도 없다.
그럼에도 이누카이는 아이를 둔
아버지의 마음으로 조사를 시작한다.
이후 공원에서 발견된 자살자의 시신에서도
유키와 동일한 멍 자국이 발견되고,
그 역시 말기 암 환자였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부검 결과는 병사와 자살.
범인은 없다.
하지만 유가족들이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는 감각만은 분명하다.
사냥개 이누카이가 냄새를 맡았다면,
쉽게 놓지 않을 것이다.
* 그리고 서서히 드러나는 대체의학 단체 '내추럴리'.
좀 뻔한가? 했는데 우리 시치리 형님은
대번에 나를 비웃듯이 노선을 홱 틀어버린다.
그러면서 현대의학과 대체의학, 병원 치료와 민간요법이라는
첨예한 대립 속에서 환자들이 왜 대체의학을 선택하는지,
현재 현대의학이 가진 문제점과
대체의학의 맹점들을 적나라하게 풀어낸다.
* 한국의 한의학 또한 많은
국가에서 대체의학으로 분류된다.
그 지점에서 나는 자연스럽게 나 자신의 경험을 떠올렸다.
기침이 오래 가면 한의원을 찾고,
환절기에는 홍삼을 챙겨 먹는 습관.
효과가 없었다면 이어지지 않았을 나만의 선택들이다.
* 전에 교통사고가 났을 때 친해진 한의사에게서
최근에 한류 열풍이 불면서 한의원을 찾는
외국인들도 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침과 뜸, 부항 치료를 받고 그 원리에
궁금해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다.
* 대학 다닐 때, 어떤 수업이었는지 자세히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한국의
대체의학에 대해 조사했던 기억이 있다.
그때 침과 뜸은 물론이고, 추나, 기치료, 아로마테라피 등
다양한 분야를 조사했던 기억이 있다.
'대체의학'이라고 하면 뭔가 민간요법만 생각하는
경향들이 많은데, 생각보다 우리 생활에 깊숙이 들어와서
미처 발견하지 못한 것들 상당수가 대체의학인 경우도 있다.
* 당시 나는 모든 대체의학이 사기일 수는 없지만,
환자의 생명을 담보로 금전적 이익을 취하거나
허위 정보를 퍼뜨리는 행위는 명백한 범죄라고 했다.
동시에 모든 민간요법을 싸잡아 부정하는
태도 역시 위험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나처럼 살아가면서 몸으로 얻은 '결과'일 수도 있고,
그것이 충분한 효과가 없었다면 지금까지
그 명맥을 이어오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최근 현대 의학에서도 무분별한 항생제 투여에 경고하고 있고,
한의사들이 의사와 같은 치료 권한이라는
공존할 수 없는 두 마리 토끼를 쫓는 모순적
현상에 대해 비판받고 있다.
그리고 이런 의학 문제들은 고스란히 환자들이 떠안게 된다.
제발 현대의학이든 대체의학이든 서로 잘하는 것만 하고,
선택은 환자들이 하게 해줬으면 좋겠다.
목숨을 담보로 사기치는 것들은 좀 확실히 벌했으면 좋겠고.
* 이번 작품은 현대의학과 대체의학의 대립도 볼만했지만
병아리 같은 아스카의 성장도 눈부셨다.
이제 제법 형사티가 좀 난단 말이지.
사냥개가 키우는 사냥개는 청출어람일까,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이누카이는 아버지와 형사 사이에서
여전히 중심을 잡으려고 애쓰고 있고,
사야카는 이제 슬슬 소녀에서 어른이 되어가는 것 같다.
* 그리고 사야카와 이누카이의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나는 사야카가 완쾌하고, 이누카이가 키운 사냥개가
스승의 딸을 키우는 장면을 상상했다.
오우, 생각만해도 너무 짜릿해>_<
시치리 형님이 언젠가는 내가 상상한 장면을
써주시지 않을까, 내심 기대해 본다.
* 현대의학과 대체의학의 대립을 넘어,
환자와 그를 지키는 가족,
그리고 그 틈을 파고드는 사람들과
끝까지 아이를 놓지 않으려는 어른들의 이야기.
무엇을 믿느냐보다 중요한 건,
누구의 생명을 걸고 선택하느냐라는
질문을 남긴 작품이었다.
* 출판사 도장깨기 60/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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