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엘의 집
이다모 지음 / 아프로스미디어 / 2026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국소설 #바엘의집 #이다모 #아프로스미디어


* 한국의 미쓰다 신조!

이다모 작가의 신작이 왔다.

귀우, 괴조도라는 전작들로 나를 홀렸던 작가.

전작들이 모두 일본 배경이었기에

내심 아쉬웠던 나는 한국을 배경으로,

한국 무속을 다루는 소설이 이다모 작가의

손에서 나왔으면 좋겠다고 쓴 적이 있다.

나의 이런 바람이 하늘에 닿았는지,

이번에 진짜 한국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 왔다.


* '바엘'은 악마 중 1위인 지옥의 왕으로

본래는 가나안 지방의 토속신이다.

서양의 악마와 한국의 샤머니즘!

이거이거 대작 느낌이 물씬 풍기는구먼!!


* 책의 큰 모티브는 실제 사건인

'시흥 악귀 살인사건'을 하고 있지만

그 내용은 전체적으로 사뭇 달랐다.

변호사 아빠, 의사 언니 등 겉보기에

완벽한 집안의 막내딸 서현.

하지만 실상은 의대 진학을 강요하는

엄마의 학대 속에 집은 지옥과 같았다. 


* 폭력과 폭언이 일상인 엄마,

그런 엄마를 수수방관 하는 아빠.

서현이 유일하게 마음을 터 놓고

기댈 수 있는 건 언니 유현 뿐이었다.

입시 캠프 직후 서현은 기묘한 환각과

비린내에 시달리기 시작하고,

그녀를 돕던 과외 선생마저 의문의

실종을 당하며 불행의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 이 사건 이후 서현의 부모님은 서현을 데리고

H교회로 향했다.

마르칼이라는 개념을 주력으로 교리를 설파하는

선신교는 서현의 부모님이 독실하게 믿는 신흥 종교로

선신교를 믿기 시작하면서 몸의 질병이

없어졌다고 믿는 부모님은 더 맹신하게 되었다.


* 선신교에서 서현은 마귀 들린 아이라는

목사의 단 한 마디에 몸이 결박 당한 채,

고문에 가까운 퇴마 의식을 받는다.

목사가 주도했지만 서현의 몸을 결박한 것은

그녀의 부모님이었다.

이후 서현은 부모님의 손해 무참히 살해 당한 채

목이 잘리게 되고, 언니 유현이

그 처참한 현장의 최초 신고자가 된다.

가장 안전해야 할 집이 신앙이라는

이름 아래 지옥이 되는 과정이 소름 돋게 현실적이었다.


* 한 가정을 무참히 짓밟은 사건을

다시금 취재하는 기자가 있었다.

한경석 기자는 최초 신고자인 유현을 만나

대화를 하면서 이 사건이 정신병의 일종이 아닌,

그 뒤에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거대한 존재가 있다는 것을 직감으로 느끼게 된다.


* 이후 한경석에게도, 유현에게도

서현이 겪었던 일들이 반복되기 시작한다.

특히 유현은 서현이 겪은 일을 똑같이 경험하고

경석은 이 사건을 유명한 심령 해결사

세령에게로 들고 간다.

세령은 과거 서현을 괴롭혔던 존재에 대한

실마리를 잡으려고 고군분투하는 한편,

구마 사제인 도결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하지만 그 미지의 존재는 번번히 그들의

앞길을 막으면서 자신에게 접근하는

이들을 크게 다치게 한다.


* 책을 읽으면서 내내 너무 흐뭇했다.

실화를 모티브로 한 사건을 각색한 능력,

서양의 악마와 한국 샤머니즘의 결합은

내 예상보다 훨씬 더 도파민을 돌게 했다.

읽으면서 내내 전설의 명작 '퇴마록'이

생각나기도 했고, 이번 여름에 이 작품이

영화로 나오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했다.


*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간간히 보이는 책의 오탈자는 몰입을 깨뜨렸고,

지옥의 왕이 세상에 나오게 된 배경과

그 과정을 조금 더 서술해줬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에 시리즈를 암시하는 결말이

이런 아쉬운 마음을 싸~악 가시게 만들었다.

이야기가 너무 좋아서 이쯤은 사소한 것으로 느껴지기도 하고.


* 귀우에서는 비를 무서워 하게 되고,

괴조도에서는 새를 무서워하게 됐다.

바엘의 집에서는 숨소리가 들리는 적막함이

공포로 다가올 것이다.

아, 두꺼비랑 개구리도!


* 일상에서 공포를 찾는 작가.

신작이 나오면 무조건 먼저 사게 되는 작가.

한국의 호러 작가 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고

신작을 덮자마자 바로 다음 책이 기다려지는 작가.

이 책도 퇴마록처럼 시리즈로

오래오래 나왔으면 좋겠다.

이런 작가의 책, 안 읽어보실 건가유?


#K호러 #공포소설 #소설추천 #퇴마록

#도파민 #실화모티브 #미쓰다신조

#여름소설 #북스타그램 #서평 #신간리뷰

#두꺼비 #바엘 #개구리 #고양이

#입시강요 #종교 #신선교 #마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간 표본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북다 / 202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본소설 #인간표본 #미나토가나에 #북다


* 요즘 책장 파먹기에 맛들려서

이번에도 사놨던 책 중에서 골랐다.

'인간 표본' 이라는 제목을 처음 봤을 때,

섬뜩한 느낌이 먼저 들었었다.

파트리크 쥐스킨스의 '향수'라는

책이 생각나기도 했다.


* 곤충이나 동물을 그대로 보존하기 위해

박제한 것을 인간에게 접목 시키다니.

인간으로 만든 표본은 왜 만들어졌으며,

어떤 형태로 만들어 졌을지 궁금해 하며 책을 펼쳤다.


* 화가인 아버지와 평범한 주부였던 어머니

사이에서 자란 사카키 시로.

아버지는 세상과 연을 끊을 목적으로

사람을 찾아보기 힘든 산속으로 가족을

데리고 이주했다.

사카키는 뒷산에서 넘쳐나는 나비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나비들의 무덤을 만들었다.


* 채집통 안을 정성을 다해 꾸며도

다음 날이면 나비들이 죽어버렸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어디서 오싹한 느낌을 받았는지

더 이상 나비들의 무덤을 만들지 못하게 했고,

여기에 도움을 준 것이 화가인 아버지였다.

아버지의 제안으로 나비 표본을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 처음 아버지와 함께 나비 표본을 만들었을 때

인간도 가장 아름다운 순간에 표본으로 만들 수 있다면

좋았을 거라는 아버지의 말은 평생에 걸쳐

그를 따라다녔다.

표본을 만들어서는 안 되니까 그림을 그린다는

아버지의 말에 난생 처음으로 전혀 다른 두 가지

작업이 하나로 연결되기도 했다.


* 사카키 시로는 그때부터 매일 나비를 잡아

표본으로 만들었다.

단순히 표본만 만드는 게 아니라

나비의 생태도 조사해 여름방학 자유

탐구 숙제로 제출하기도 했다.

그리고 숙제와 다르게 자신이 만든 표본을

담기 위해 직접 그림을 그리고,

그 위에 나비를 배치해 자신만의 표본을 만들었다.


* 아버지의 오랜 친구인 사와코 씨와

그녀의 딸 루미가 시로의 표본을 보고 극찬했다.

구매하겠다는 제안에 시로는 루미에게 '선물'의

형태로 그 표본을 넘기고, 그렇게 둘은 친구가 되었다.

이 날을 계기로 시로는 나비 박사로,

루미는 어머니의 길을 따라 화가로 거듭났다.

각자 결혼도 하고 자녀도 생겼다.


* 그러던 어느 날, 루미가 화가로서 시로와

그의 아들 이타루를 초대했다.

이타루는 조부의 능력을 물려받아 그림 솜씨가 뛰어났고,

루미가 연 여름방학 합숙에 가게 되었다.

예전 시로가 살았던 그 집으로.

그리고 시로는 거기서 이타루와 함께

그림 솜씨가 빼어난 다른 소년 다섯 명을 만났고,

이내 그 소년들이 아름다운 나비로 보이는 경험을 하게 된다.


* 책은 시로를 중심으로 시로의 부모님과 루미의 부모님,

그리고 부모가 된 시로와 루미를 그리고 있었다.

화가로서 각자의 능력이 뛰어났던 1세대 부모님이었지만

미래는 전적으로 자식들에게 맡겼다.

하지만 2세대 시로와 루미는 부모의 능력과

자식의 능력에 질투와 기대를 반복하며

결국 그들의 몸과 마음을 죽이게 된다.


* 적나라하게 서술된 표본 제작 과정은

연구자로서, 예술가로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감정을 죽인 전형적인 싸이코패스의 모습을 보였다.

심지어 자신의 가장 소중한 혈육마저 예술의 재료로

전락시키는 광기를 보며 나는 진저리를 칠 수 밖에 없었다.


* 책의 1/3은 사카키 시로의 표본 제작 과정을

그리고 있고, 중간 부분은 사카키 시로의 범행이

밝혀지며 다각도로 그 현상을 분석한 글이 올라온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서 독자로서 전혀

생각할 수 없었던 반전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한 번도 모자라 두 번을 꼬아서 만든 이야기.


* 작가로 살아온 15년 동안 가장 재미있는

작품을 썼다고 했는데 과연,

마지막까지 나무랄 데 없는 작품이었다.

부모와 자식, 특히 부자와 모녀 관계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었다.

익숙한 기괴함을 넘어선, 미나토 가나에 만의

색채로 가득한, '고백'보다 더 지독한 소설이었다.


#나비표본 #부모와자식 #광기의예술 #비극적대물림

#잔혹동화 #반전소설추천 #일본미스터리 #심리스릴러 

#책장파먹기 #오늘의독서 #서평기록 #책읽는밤 #독서스타그램

#책스타그램 #소설스타그램 #소설추천

#독서일지 #독서기록 #북스타그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신이 깃든 산 이야기 이판사판
아사다 지로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본소설 #신이깃든산이야기 #아사다지로 #북스피어


⭐ 신의 영역이 충만한 공간에서 만나는 이형의 것들


* 추리 소설을 읽어볼까 하다가,

공포 소설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뒤에 읽을 추리 소설들이 있어서

중간에 잠깐 쉬어가도 좋을 듯 해서였다.

그렇게 찾은 책이 '신이 깃든 산 이야기'이다.


* 작가가 어린 시절 미타케산에서 들었던

괴담을 가지고 쓴 소설로서

크게 머리맡에서 이모가 들려준 이야기와

피를 타고 내려온 능력으로 인해

'나'가 겪었던 일들을 서술하고 있었다.


* 메이지 시대에 태어나, 어머니와는

모녀처럼 나이 차이가 나는 지토세 이모.

형제가 많았던 이모는 이혼하고 친정으로 돌아와

여름에 찾아오는 조카와 어린 친척들을 재우기 전에

머리 맡에서 옛날 이야기들을 들려주었다.

주로 무서운 이야기였고,

그 이야기들의 기억을 바탕으로 써서

한 권으로 묶은 것이 이 책이었다.


* 미타케산 꼭대기 신사에서 신관으로 있는

증조부는 퇴마 능력이 출중했다.

여우 귀신에 씌여서 찾아오는 소녀들을 치료해주기도 하고,

신통한 능력으로 앞 날을 짐작해

불행한 이들을 달래주기도 했다.


* 아들이 없었던 증조부는 데릴 사위를 들여

신관의 업을 잇게 했다.

그 데릴 사위가 '나'의 조부이자,

지토세 이모와 엄마의 아버지이다.

그는 데릴 사위이기 때문에 신통한 능력은 없었다.

그래도 수행을 게을리 하지 않았고

신관으로서 신사를 지키는 데 최선을 다했다.


* 조부의 하나뿐인 아들이 다음 신관이 되었고,

나에게는 외삼촌이었다.

장수한 증조부, 조부와는 달리 일찍 돌아가신

외삼촌과의 이야기도 함께 실려 있었다.

이렇게 증조부를 비롯한 조부의 이야기는

지토세 이모의 이야기를 통해서,

외삼촌과의 이야기는 본인의 경험을 통해서

서술되는 이야기 구조로 읽다보면

에세이와 공포 소설의 중간쯤 돼 보였다.


* 지토세 이모의 이야기는 여우 귀신부터

붉은 끈으로 이루어진 남녀까지 그 폭이 매우 다양했다.

특히, 시대적 배경에 종종 '전쟁'이라는 단어가 나왔다.

군인들의 이야기도 있었고,

그 유명한 관동대지진 이야기도 있었다.


* 관동대지진에서 '불령 선인' 이라는

껄끄러운 단어를 마주하며 잠시 마음이 무거워 졌으나,

이내 조선인을 향한 또 다른 시선과

지진으로 인해 가족을 잃은 그들의 모습을

실감나게 잘 표현해서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

그 당시에 홀로 비아냥과 조롱을 견디며

그들을 설득하려 했던 단 한 사람의 이야기는

이상하게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당시 그의 심정이 고스란히 느껴져서

가슴이 메어지는 아픔이었다.


* 대대로 신관의 집안이다 보니

핏줄을 타고 능력이 전해지는 경우가 있었다.

'나' 또한 보여서는 안될 것이 보이기도 하고,

어떠한 예감에 민감하게 반응하기도 했다.

이러한 능력을 가지고 보통 사람들 틈에서 사는

그의 이야기는 때로는 처연하게 슬프면서

사무치게 쓸쓸해 보였다.


* 옹기종기 베개에 누워, 눈만 빼꼼 내놓은 채

지토세 이모의 이야기를 듣는 아이들의 모습이

그대로 그려졌다.

분명 너무 따뜻하고 아련한 이미지인데

나는 어째서 이리도 쓸쓸함만 감도는지.

아무래도 지토세 이모의 이야기도,

'나'의 경험에 국한된 이야기도 그들의 가족과

엮여있어 이런 감정이 드는지도 모르겠다.


* 우리 엄마도 늦둥이 막내 딸이라 큰 이모와

나이 차이가 꽤 많이난다.

덩달아 사촌 오빠들과 엄마는 거의 같이 크다시피 했고,

나는 사촌 오빠들보다 조카들과 나이 차가 더 적다.

신관의 가계도가 우리 집과 닮아 있어

몰입이 더 쉬웠다.

특히 아들만 둘, 셋씩 둔 이모들에게

귀하디 귀한 하나뿐인 여자아이인 나를

아직도 '우리 공주' 라고 부르는

이모가 보고싶으면서, 그 옛날 내가 느꼈던

이모들의 손길이 생각나기도 했다.


* 신의 영역이 충만한 공간에서 만나는

이형의 것들.

저승과 이승의 경계를 떠도는 그들 속에서

자연의 괴이함과 더불어 인간의 마음까지

세밀하게 전해지는 책이었다.


#이모 #머리맡 #이야기 #신관 #핏줄

#신의영역 #이형 #무서운이야기 #산이야기

#공포소설 #호러소설 #소설가 #어린시절

#오늘의책 #독서기록 #독서일지 #소설추천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소설스타그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의 신
리즈 무어 지음, 소슬기 옮김 / 은행나무 / 202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국소설 #숲의신 #리즈무어 #은행나무


⭐ 찬란한 여름날의 실종, 맑은 공기 속에서 퍼지는 어두운 심연


* 직전에 짧은 소설을 읽었기에

이번에는 두꺼운 책을 읽기로 했다.

호평이 자자했던 책이라 궁금했던 숲의 신.

700 페이지에 가까운 페이지 안에

어떤 이야기들이 숨겨져 있을지 궁금했다.


* 이야기는 1975년 8월.

유서 깊은 에머슨 캠프에서 일어난 일을

중심으로 그 과거와 현재,

캠프를 소유한 가문을 둘러싼 이야기였다.

에머슨 캠프는 뉴잉글랜드와 맨해튼의 부유한

사람들이 자녀들을 보내고 싶어하는 캠프이다.


* 이 캠프에서 바버라라는 소녀가 사라졌다.

하필 그 아이가.

바버라는 캠프와 그 일대 삼림 보호 구역을

소유한 반라 가문의 딸이었다.

현재 대부분의 참가자가 반라 집안의 친구나

지인의 아이들인 이 곳에서,

소리 소문 없이 자신의 침대를 비우고 사라진 아이.


* 반라 가문의 아이가 숲에서 사라진 것이

처음이 아니었기에 캠프 일대는 발칵 뒤집혔다.

14년 전, 바버라가 태어나기도 전에

실종되었던 그녀의 오빠 '베어'의

기억이 악몽처럼 되살아난 것이다.


* 캠프 지도교사인 루이즈는 바버라가 사라진 날,

자리를 비웠지만 책임을 피하기 위해 거짓말을 한다.

그러나 상황은 루이즈가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아이들 사이에서는 베어가 사라질 당시

체포 되었던 연쇄 살인범 제이컵 슬루터에 대한 소문이 퍼졌다.

바버라가 사라진 지금 그는 탈옥한 상태였다.


* 바버라의 실종으로 캠프는 일주일 먼저 끝나게 됐다.

형사들이 투입 됐고, 바버라와 친하게 지냈던

트레이시를 통해 바버라의 '남자친구'에 대해 듣게 된다.

그리고 독자는 현재 루이즈와 형사 유디타, 트레이시를 비롯해

반라 가문의 안주인 앨리스, 살인범 슬루터의

이야기를 통해 숲이 지키고 있던 비밀의 조각을 맞춰보게 된다.


* 책을 읽으면서 내내 '반라 가문'에 대한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베어가 사라진 당시에도 현재에도

아버지인 피터 3세의 속내는 나오지 않아

그저 궁금해하고, 추측해 볼 수 밖에 없었다.

마지막에 단 한 챕터라도 피터 3세의 이야기가

나왔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200페이지에 이르면 내려놓기 힘들다는

스티븐 킹의 말처럼, 이 책은 처음부터 나를 사로잡았다.

맑은 공기 속에서 퍼지는 어두운 심연,

그 이미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숲의 모습에

나는 매료될 수 밖에 없었다.

귓가에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반면에

소외되고, 한편으로는 불안해 하는 아이의

모습이 보이는 듯 했다.


* 이야기가 계속 될수록 윤곽은 잡히지만

끝내 아무도 믿지 않는 나를 볼 수 있었다.

다층적인 시점의 변화 속에서 누구를 믿고

의지해야 할지 모르는 나에게서

바버라가 느꼈을 감정이 그대로 전해지는 듯 했다.

부자와 부자를 바라보는 시선,

그들에게 기대서 살 수 밖에 없는 노동자들,

여성에 대한 혐오 시선과 진취적인 여성을

어떻게 평가하는 지에 대해서도 잘 볼 수 있는 책이었다.


* 책을 덮고 보니 '왜' 그 일이 일어났는지 보다

사건 이후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인간의 날것 그대로의 욕망과

기득권의 안위만이 남았다.

여름날의 찬란한 햇빛보다는 태풍에 휘몰아치는

나무들을 마주한 듯한 기분이다.

뼛속까지 시리게 하는 서늘함 속에서도,

결국 자신의 자리를 찾아 나서는 용기 있고

따뜻한 인간의 온기를 만날 수 있는 책이었다.


#에머슨캠프 #반라가문 #사라진아이 #실종

#여름 #비밀 #조각 #어두운 #심연

#연쇄살인범 #탈옥 #과거 #연결

#독서일지 #오늘의책 #독서기록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소설추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토지 15 - 박경리 대하소설, 4부 3권
박경리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토지 14권이 생각보다 더디게 읽어지고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음에 좌절했었다.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펼쳐본 15권은

나의 우려와는 다르게 수월하게 읽혔다.


* 백성들이 느끼기에 추상적으로만 생각되었던

가정부의 모습을 드러냈다.

친일파의 집에 가서 돈을 훔친 그들의 행동에

모두들 쉬쉬하면서도 눈짓으로

이야기들을 옮겨갔다.


* 국내 중국인 학살이라는 비극을 낳았던

만보산 사건도 다루었다.

중국에서, 일본에서 이중으로 고통 받던

백성들은 한 언론의 오보로 인해

그 분노를 표출해냈고, 이는 돌이킬 수 없는

참극이 되어 돌아왔다.


* 한편으로는 4000만이 넘는 중국 대군도

하지 못한 일을 조선의 한 청년 윤봉길이 해냈다는

장제스의 극찬이 있었던 홍커우 공원

폭탄 투척 사건도 이야기했다.

우리의 자랑스러운 조선인.

독립의 의지는 꺾이지 않았고 그들은 해냈다.


* 이후, 시간은 흐르고 흘러 중국과

일본의 전쟁이 벌어진다.

난징대학살로 유명한 그날의 참극도 이야기 되고,

조선 청년들을 징집한 이야기도 나온다.

일본인 입장에서 바라보는 전쟁도 나왔는데

크게 흥미를 느끼진 못했다.


* 정신없이 돌아가는 세계 정세 속에서

우리의 민초들은 어떠했나.

살림살이는 더러 나아졌을지언정,

늘 불안을 머리에 이고 지는 사람들.

부모로서, 자식으로서 자신의 생각들을 펼치지만

과도한 의견은 대립이 되었다.


* 국경을 초월한 사랑을 했던 젊은 남녀는

결국 다시는 만나지 못할 운명이 되었고,

그들의 결실은 다른 이가 맡아주게 되었다.


* 길상과 두 아들이 함께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장성한 두 아들과  함께 지내는 길상과

아버지의 과거를 생각하면서도

아버지가 하는 일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아이들이었다.


* 용정으로 간 홍이는 공노인의 유산을 받아

신경으로 넘어가 공장을 차렸다.

보연과의 사이도 원만하였고,

아이들도 무럭무럭 자라났다.

그런데, 그 애미에 그 딸이라고

홍이에게 빌붙기 위해 찾아온 임이.


* 노파가 다 된 모습이었으나

짠한 구석 하나 없이 입에서는 또 쌍욕과 함께

뒷목을 잡게 하는 언행들이었다.

부디 홍이가 마음 단디 묵어서

임이 요 요망한 것에게 당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 이야기는 어느덧 1930년대 후반을 지나고 있다.

이제 토지는 마지막 5부 다섯 권만 남았다.

이걸 다 읽을 수 있을까, 했는데

어느 새 마지막이 닥쳐오니

오래된 인연들과 이별을 하는 기분이다.


* 역사가 스포라고, 이미 알고 있는 사건들을

만나게 되면 내심 반갑다.

그 일들을 이야기하는 당시 사람들의 모습도

엿볼 수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이다.

마지막 남은 5부에서는 또 어떤 일들이

그들의 삶에서 사건이 될지.

최대한 빠르게 만나야겠다 다짐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