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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전달
우사미 마코토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5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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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며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 지난 책태기를 극복하려면
블루홀6 작품을 읽으면 된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나는
이 책을 일부러 오래 묵혀두었다.
책태기 극복용이 아니라,
순수한 기쁨으로 우사미 마코토의
신작을 만나고 싶었기 때문이다.
'우사미 마코토가 보여주는 괴담’이라는
꿈 전달, 과연 나에게는 어떤 꿈을 전해줄까.
* 이 책은 총 11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거기에는 색, 냄새, 온도까지
다른 괴담들이 넘실거렸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점은,
우리가 매일 스쳐 지나가는 흔한 일상,
너무 평범해서 오히려 무서운,
그 자리에서 괴담이 발아한다는 것이다.
책 표지의 물고기 때문인지 나는
자연스레 ‘물’이라는 매개체를 따라가게 되었다.
* ‘꿈 전달’의 바다, ‘수족’의 수족관,
‘에어 플랜트’의 수분을 대신하는 생물,
침하교, 바다뱀장어...
거의 모든 이야기가 물을 중심으로 회전했다.
인간의 몸이 70%가 물로 이루어져 있으며
단 5%만 부족해도 혼수상태에 빠진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 책은 그 사실을 철저히 ‘감각’으로 체득하게 만든다.
가장 가까이에 있으면서도 가장 무섭고,
가장 친숙하면서도 가장 잔인할 수 있는 것—물.
* 그래서였을까.
물을 매개로 인간의 형태가 ‘바사삭’
무너져내리는 장면을 읽을 때마다,
등골을 타고 오르는 냉기가 숨을 막았다.
마치 내 몸 안의 물이 순간적으로
증발해버리는 듯한, 기묘한 공포.
작가의 의도였는지 아니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책을 읽는 내내 ‘물’이라는 단어에 사로잡혀 빠져나올 수 없었다.
* 책 속 인물들이 물로 뛰어드는 데에는,
물을 건너는 데에는, 물을 사용하는 데에는
아주 작은 ‘균열’ 하나면 충분했다.
그 감정의 균열은 나도 살아가며 분명 느껴본 적 있다.
그 균열이 물과 괴담을 만나 터져나갈 때,
이야기는 공포가 되었다가,
기이한 반전이 되었다가,
어느 순간엔 감정의 폭발로 번졌다.
그 감정적 파동에 휩쓸릴 때의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정말,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심장이 한 박자씩 빨리 뛰었다.
* ‘꿈’이 자면서 꾸는 꿈과
장래를 의미하는 꿈을 동시에 품고 있듯,
이 책 또한 현실과 비현실, 삶과 괴담의
경계선을 또렷하게 그리는 것이 아니라
흐릿하게 스며들게 만든다.
어느 순간에는 내가 현실에 있는지,
괴담의 세계에 들어선 건지 헷갈릴 정도였다.
그 경계를 흔들어버리는 능력을 보며,
우사미 마코토가 단순히 사회파 미스터리 작가가
아니라 장르를 손쉽게 넘나드는
‘이야기꾼’의 영역에 있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했다.
* 단편집을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도
이 책은 놀라운 기쁨이었다.
괴담으로 끝나지 않고 끝에서 한 번 더 비튼다.
그 비틀림이 추리적 쾌감으로 이어지고,
결국엔 “성실하고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인과응보적 메시지까지 훅 들어온다.
숨을 쉴 틈도 없이 몰아치는
그 감정의 파도에 끝내 완전히 젖어버렸다.
* 이러니 우사미 마코토를 어떻게 끊을 수 있겠는가.
삶을 깊숙이 파고드는 괴담과 현실의 경계.
이번에도 결국, 완벽하게 취향저격당해버렸다.
* 출판사 도장깨기 58/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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