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타임슬립
최구실 지음 / 텍스티(TXTY)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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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 #남의타임슬립 #최구실 #텍스티


* 로맨스나 판타지 소설을 읽고 싶은

욕구를 억누를 수 없어서

온 책장을 뒤지고 뒤졌다.

그리고 드디어 찾은 이 책!!!

'남의 타임슬립'은 현대판 인어공주라는

시간을 건너서 찾아온 이야기였다.

인어공주 이야기는 늘 슬프다는

생각이 깔려 있는 나였기에 사놓고도

까맣게 잊고 있었던 책을 이렇게 펼쳤다.


* 스물 여섯 살의 남은우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친한 친구 중 하나인 나나세 치나츠를

그녀의 고향인 일본으로 보내야만 했다.

팬데믹으로 인해 직장까지 잃고,

친한 친구까지 떠나보내야 하는 상황이

슬프기 그지 없었다.

또 다른 친구들인 태영과 희재가 있었으나

그들의 사정 또한 은우와 다를 바 없었다.


* 은우의 자취방에서 조촐한 파티 도중

술이 떨어져서 다 같이 편의점에 갔다.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주정을 부리는

술 취한 아저씨를 경찰서에 넘기다

경찰서에서 그 소년을 보았다.

경찰이 묻는 말에 쉬이 대답을 하지 못한 채,

큰 눈에 잔뜩 겁을 집어 먹은 소년.

은우는 찰나의 기지로 소년의 사촌 누나가 되어

그를 구해주었고, 그는 꼬리 달린 강아지 마냥

터벅터벅 은우를 쫓아왔다.


* 지금 시국도 잘 모르는 채,

휴대폰도 없이 은우를 쫓아오는 정체불명의 소년에게

5만원을 찔러주며 집으로 돌아가라고 한 후 귀가한 은우.

우연히 창문 밖을 보다가 놀이터에 눈사람이 되어

졸고 있는 그를 보고 그대로 주워서 집으로 데리고 들어온다.

그렇게 은우는 100년 뒤 미래에서 왔다는

류남을 집에 들여 기묘한 동거를 시작한다.


* 2121년에서 왔다는 남이는

타임머신을 타고 수학여행 도중,

좌표 값을 잘못 입력 해 길을 잃었다고 했다.

2026년에는 돌아갈 수 있다며 어영부영

은우에게 몸을 의탁한다.

매일 밤 꾸는 악몽과 남이의 몸에 남겨진

상흔을 보고 은우는 며칠의 유예를 주기로 한다.


* 그러다 은우가 자식처럼 아끼는 두 살배기 조카

하나가 코로나에 걸려 목숨이 위태로워지자

남이는 그 아이를 살릴 방법을 알려준다.

천기누설을 한 탓일까.

그 방법을 알려주자마자 남이는

물거품이 되어 순식간에 사라지고 만다.


* 은우는 남이 덕분에 하나의 목숨을 구하지만

겨우 3주 남짓 같이 있었던 남이의 빈자리가

못견디게 사무친다.

남이가 은우에게 남긴 것은 3주라는 시간과

그가 올 때 입고 있었던 교복 뿐.


* 그렇게 하루, 또 하루의 시간이 흐르고 2년 뒤,

어제 사라졌던 것처럼 남이는 눈에

눈물을 잔뜩 머금고 은우를 찾아왔다.

은우와 남이의 예정된 이별은

또 다시 시작된 것이다.


* 남이와 은우를 보면서 이건

인어 공주가 아니라 인어 왕자잖아! 라는

생각과 동시에 역시 연하가 짱인건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눈에 눈물을 그렁그렁 매단 남이가 짠하고

안타까운 걸 떠나서 내 입가는 왜 이리

미소만 잔뜩 지어지는건지.


* 미래를 알고 있으면서도 또다시

물거품이 되어 은우를 떠날까봐 쉬이 내뱉지

못하는 남이의 마음도,

누구보다 사람들을 돕고 싶으면서도

남이의 마음이 다칠까봐,

남이가 없는 시간을 견딜 수 없을까봐

두려워하는 은우의 마음도 모두 이해가 갔다.


* 그저 보통의 인간들처럼 두 사람이

이기적이게 본인들만 생각하길 바랐다.

타인을 도와준다고 해서 그들은 두 사람에게

아무것도 해주지 않을테니까.

그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 예쁜 마음까지 닮은 두 사람은

내가 아는 인어공주와 같은 선택을 했다.

이런걸 숭고한 희생정신이라고 해야하려나.


* 은우, 남이와 함께 울고 웃으면서

찬란한 빛을 본 것만 같다.

나의 바람과는 다른 선택이었지만

나는 그들의 선택을 존중한다.

암울한 100년 뒤의 지구였지만

그들의 선택이 지구의 희망이기도 했으니까.


* 이제서야 부족했던 욕구가 채워진 듯한 기분이다.

왜 이렇게 판타지, 로맨스가 읽고 싶었는지 몰랐는데

아무래도 남이가 자기를 잊지 말아달라고

저 먼 미래에서 나에게 텔레파시를 보냈나보다.

먼 미래에서 온 연하의 인어 왕자.

자신을 기억해 달라고 부탁하러 온

연하의 인어왕자 덕분에

앞으로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듯 하다.


#타임슬립 #수학여행 #동거

#인어공주 #인어왕자 #물거품

#천기누설 #코로나 #이별 #슬픈 #미래

#타임머신 #연하남 #로맨스소설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소설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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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은 장미
온다 리쿠 지음, 김예진 옮김 / 리드비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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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 #어리석은장미 #온다리쿠 #리드비


* 로맨스나 판타지가 읽고 싶었다.

가지고 있는 로맨스나 판타지 소설은 대부분 2권 이상 이어지는 시리즈라,

SF 요소가 가미되었다는 걸 알면서도 ‘온다 리쿠’라는 이름에 이끌려

이 책을 꺼내 들었다.

SF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말도 들었고,

‘뱀파이어’라는 키워드도 어딘가에서 스쳤다.

나의 갈증을 채워주길 바라며 600페이지가 넘는 책을 펼쳤다.


* 푹푹 찌는 여름날, 혼자 이와쿠라 마을을 찾은 다카다 나치.

이곳은 어머니의 고향으로, 나치는 두 달간 캠프에 참가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

캠프는 우주로 향하는 배 ‘허주’의 승선원을 선발하는 과정이었다.


* 친척인 히사오 이모의 집에 머물며

후카시 오빠의 보살핌을 받던 나치는 캠프에 들어가자마자 당황한다.

다른 아이들에 비해 자신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그제야 실감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 부모를 일찍 여의고 삼촌과 숙모 손에서 자라

이와쿠라와는 멀리 떨어져 살아왔던 나치에게

캠프와 ‘변질’에 대한 설명을 해주는 어른은 아무도 없었다.

그럼에도 나치는, 누구보다 뛰어났던 허주 승선원 나쓰의 딸이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 자리에 서 있었다.


* 그래서였을까.

나치는 캠프 아이들 중 누구보다 빠르게 ‘변질’을 겪는다.

불쾌감과 함께 피를 토하고, 멈출 수 없는 갈증에 시달린다.

그 과정이 자랑이나 선택이 아니라

몸이 먼저 감당해야 하는 형벌처럼 느껴졌다는 점이

더 고통스럽게 다가온다.


* 이 변질은 ‘피먹임’이라는 의식을 통해 완성된다.

마을 사람과 연결되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지만

나치는 이를 끝까지 거부한다.

타인의 피를 탐하는 순간,

자신이 인간이 아닌 괴물이 되어버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거부할수록 욕망은 더 집요해진다.


* 그런 와중에 히사오 이모로부터 듣게 되는

부모님의 죽음에 얽힌 비밀.

그리고 허주 승선원 도와에게서 전해 듣는 허주의 수수께끼까지.

갈증을 견디는 것만으로도 벅찬 나치에게

진실은 연달아 몰아치듯 덮쳐온다.


* 내가 기대했던 짙은 로맨스도,

마법이 난무하는 판타지도 없었다.

그럼에도 페이지를 넘기는 손은 멈추지 않았다.

피를 갈망하면서도 끝까지 거부하는 나치를 보며

그 신념을 지켜주길 바라다가도,

너무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에

아무도 모르게 내 피라도 나눠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 사람들이 말하던 SF적 요소가 무엇인지 깨닫는 순간,

‘아…’ 하는 한숨과 감탄 사이 어딘가의 감정이 흘러나왔다.

허주라는 배와 변질의 결과를 이렇게 엮어낼 줄이야.

이 이야기는 먼 과거일 수도, 먼 미래일 수도,

혹은 우리가 모르는 어딘가에서 이미 일어나고 있을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쉽게 외면할 수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 아주 열광할 만큼 짜릿한 소설은 아니었다.

하지만 지루할 틈 없이 읽었고,

신념을 지키는 한 인물의 고통을 끝까지 지켜보게 했다.

온다 리쿠라는 이름을

다시 한 번 믿게 만든 작품이었다.


#캠프 #변질 #피먹임 #뱀파이어 #허주

#승선원 #우주 #미래 #SF #로맨스

#어리석은 #장미 #전설 #비밀

#소설추천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소설스타그램 #독서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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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는 되살아난다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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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 #마녀는되살아난다 #나카야마시치리 #블루홀6 


* 이번에 블루홀6에서 나온 신작은

시치리 형님의 처녀작인 '마녀는 되살아난다'이다.

마녀와 꼭 붙어다니는 까마귀가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책은

첫 문단부터 나를 사로잡았다.


* 수사 현장에 12년 간 몸담으며

이런 저런 현장들을 봐온 형사마저

고개를 돌리게 만드는 처참한 사건 현장.

살점과 뼈만 남은 조각들이 반경 2미터에 걸쳐

흩어져 있는 현장은 셔츠와 스웨터의

잔해마저 없었더라면 시신이라고

유추할 수조차 없었으리라.

성별은 물론이고 나이, 체격 등

모든 것을 판별할 수 없을 정도로

모든 것이 토막, 혹은 조각 나있었다.


* 그나마 다행이라면 코트 주머니에서

나온 지갑으로 신원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다.

치과 진료 기록과 대조 후 확인을 거쳐

찢겨진 시신의 남자가 서른 두 살의

기류 다카시라는 남자임을 확인한다.

지갑에는 사원증도 같이 있었는데,

그 곳은 '스턴버그 제약'이라는

독일 소유의 연구소였다.


* 스턴버그 제약은 오래 전부터 이곳에 있었지만

딱히 마을 주민들과 교류도 없었고,

두 달 전에는 폐업까지 했다.

그 길목에서 발견된 연구원의 시체.

폐쇄된 연구소와 주변을 맴도는 까마귀 떼.

여기까지 읽었을 때, 그 음산한 분위기에

소름이 오소소 돋았다.

꼭 뭔가가 툭 튀어나올 것만 같은 기분?


* 사방을 둘러봐도 음산한 기운만 감도는 가운데

연구소를 중심으로 기류에 대해

파헤치던 마키하타는 최근 고등학생이 벌인

끔찍한 사건의 뒤에 이 연구소가 있음을 알게 된다.


* 고등학생들에게서 나온 '히트'라는 약의 성분.

그리고 마을에서 또 다시 발생한 사건까지.

마키하타는 이 수상한 연구소와

기류를 죽인 범인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데

그 와중에 독자는 반가운 얼굴들을 볼 수 있다.

바로 와타세 경부와 고테가와!

와타세 경부는 왜인지 조금 더 따뜻한 모습이었고,

고테가와는..... 지금까지 내가 알던 모습이

월등히 성장한 모습이었다는 걸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요놈, 사람 된 거였어.......


* 여기에 시치리 형님의 초기작품이라고 해서

사실 스타일이 그때부터 형성되지 않았으리라고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왠걸.....

역시나 이 형님은 '반전의 제왕'이라는 호칭이

어울리는 분이셨다.

처녀작임에도 불구하고 범인의 정체로 나를 놀라게 하더니

그 뒤부터는 느와르 영화 저리가라는 장면들로

후반부 내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쫄깃함을 선보였다.


* 이 기세를 이어서 후속작인 '히트업'까지

쭉, 빠르게 출간되었으면 하는 바람은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찢겨진 시신으로 반전을 거쳐 영화로 끝나버린 책.

언제나 느끼지만 나는 어떤 작품을 읽어도

시치리 형님의 팬이 될 수 밖에 없었음을

다시금 확인 할 수 있었다. 


* 출판사 도장깨기 66/95


#마녀 #까마귀 #시치리월드 #처녀작

#마녀사냥 #마녀의후예 #히트 #제약회사

#마약의심복 #독일 #반전의제왕 #추미스

#신간소설 #추리소설 #소설추천

#독서기록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독서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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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질 녘에, 손을 잡는다
기타가와 에리코 지음, 이정민 옮김 / 빈페이지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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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 #해질녘에손을잡는다 #기타가와에리코 #빈페이지 #협찬도서


* 살면서 마음에 새겨둔 몇 가지 문구가 있다.

그중 하나가

“해 질 녘엔 의자를 사지 마라.

어느 의자에나 앉아도 편안하다.”

라는 말이다.

어디서 봤는지 기억도 나지 않지만,

대학생 때부터 나는 늘 해 질 녘의 의자를 경계하며 살아왔다.


* 『해 질 녘에, 손을 잡는다』라는 이 책을 처음 보았을 때,

그 문구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

해 질 녘에 잡은 손은 지쳐서 잡는 손일까,

돌고 돌아 그 시간쯤 다시 만나 잡은 손일까.

그 손을 잡고 둘은 어디로 걸어가는 걸까.

그 궁금증을 안은 채 책을 펼쳤다.


* 음악가를 꿈꾸는 우미노 오토는

그녀를 처음 본 순간, 운명이라고 믿었다.

우연히 부딪혀 뒤바뀐 이어폰,

그 안에서 흘러나오는 같은 노래.

누가 봐도 운명 아닌가.

하지만 그녀는 다른 남자를 보고 환히 웃었고,

그 운명은 단 몇 분 만에 끝나버렸다.


* 그리고 1년 뒤,

그 우연은 다시 반복된다.

이번에는 그녀가 오토의 소중한 멜로디를 구해주었다.

그 뒤 또다시 마주친 그녀는 말도 안 되는 옷차림에

술에 취해 행패를 부리고 있었고,

아슬아슬해 보이던 그녀를 오토가 구해준다.

그리고 그녀가 막 차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 규슈의 자연을 닮은 여자, 아사기 소라마메.

그녀는 오래도록 마음에 품어온 사람과

결혼을 한 달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연인이었던 쇼타는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며 그녀를 단번에 버렸고,

무너진 소라마메를 오토가 붙잡아 준다.


* 오토의 하숙집 주인 교코 씨가

목욕탕에서 쓰러진 여자아이를 주어와

오토 앞에 놓아두었을 때,

나는 확신했다.

이건 운명이다.

우연이 겹치면, 그게 바로 운명이지 뭐.


* 집에 파혼 소식을 알리지 못한 소라마메는

오토와 함께 교코가 운영하는 하숙집에 머문다.

동갑내기 두 사람은

서툰 초등학생처럼 지지고 볶으며 하루를 채워가고,

어느새 서로가 서로의 마음에

조용히 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살아간다.


* 오토는 음악가의 꿈을 꾸고 있었고,

놀랍게도 소라마메와 만난 이후부터

일은 조금씩 풀려가기 시작한다.

한편 소라마메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도, 잘하는 것도 모른 채

‘성공한 결혼’만을 꿈꾸다 잠시 길을 잃지만

이내 자신의 갈 길을 찾는다.

자신을 버린 엄마와 같은 직업이라 내키지 않았지만,

가슴을 뛰게 한 꿈은 패션 디자이너였다.


* 그렇게 두 사람은

평범하면서도 꿈을 향해 나아가는

특별한 일상을 만들어간다.

하지만 꿈이 현실이 될수록

두 사람의 거리는 점점 멀어진다.

무언가를 만들어 멀리 있는 사람을 즐겁게 하는 이는

가까운 사람을 슬프게 한다는 소라마메의 말처럼.


* 늘 티격태격 싸움으로 번지는

오토와 소라마메를 보고 있으면

슬며시 미소가 지어졌다.

해 질 녘은 하루 중 내가 가장 좋아하면서도

가장 경계하던 순간이다.

늘 쓸쓸하고 처연하면서도 평온하다고만 생각했던 그 시간이

이렇게 반짝이며 예쁠 수도 있구나,

내일을 위한 도약이 될 수도 있구나,

이 책을 통해 해 질 녘에 대한

새로운 얼굴을 마주하게 되었다.


* 엇갈리는 두 사람을 보며

“왜 말을 못 해!” 하고 답답해하다가도

꿈을 향해 질주하는 청년들이 기특해서

결국 웃어버렸다.

두 사람을 보며 해 질 녘도 아닌데

의자에 앉아 쉬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그 나이의 나는 무엇을 꿈꿨는지.

지나가버린 꿈을 떠올리고,

새로운 꿈을 조심스레 만들어보게 되었다.


* 해 질 녘의 모든 것을 경계하던 나에게

“지쳐서 좀 쉬면 어때,

내일 또 뛰면 되지.”

라고 말해준 책.

방황하는 청춘들,

잠시 쉬어가고 싶은 사람들에게

기분 좋은 휴식이 되어줄 이야기였다.

드라마로도 만들어졌다니,

OTT를 끊고

눈부신 두 사람의 시간을

영상으로도 만나보고 싶어진다.


* 해 질 녘의 의자에 앉아도 괜찮다고,

이 책은 처음으로 말해주었다.

해 질 녘에 멈춰 서 있는 사람이라면,

오늘은 의자에 앉아 이 책이 건네는

손을 한 번쯤은 잡아봐도 좋겠다.


@book_emptypage

#잘읽었습니다

#우연한만남 #꿈꾸는 #청년들 #해질녘 #청춘

#청춘소설 #감성소설 #드라마원작 #로맨스소설

#서평 #독서기록 #도서협찬 #신간소설 #꿈을향해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티빙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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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완벽한 장례식
조현선 지음 / 북로망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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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 #나의완벽한장례식 #조현선 #북로망스 #협찬도서

* 북로망스에서 받아본 책이다.
『나의 완벽한 장례식』.
내가 떠난 자리에 슬픔 대신 웃음이 남고,
미련 없이 잘 보냈다는 말이 오가는 장례식.
아마 많은 사람들이 한 번쯤은 비슷한 상상을 해보지 않았을까.
그 궁금증으로 책을 펼쳤다.

* 삼종합병원 매점에서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는 정나희는
이제 막 스무 살이 된 아가씨다.
홀로 분식집을 운영하며 자신을 키워온 아빠를 위해
대학 등록금만큼은 스스로 마련하고 싶었던 나희는
시급이 센 병원 매점 아르바이트를 선택한다.

* 사장 이미주도 좋은 사람처럼 보였고,
술 취한 손님이 들이닥치는 일도 없어 일은 편했다.
하지만 나희는 일주일 만에 이곳을 그만두기로 마음먹는다.
새벽 2시만 되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손님들 때문이었다.

* 계절에 맞지 않는 두툼한 패딩을 입고
붕대와 소독약을 찾는 청년,
언뜻 보기에도 이 세상 사람이 아닌 존재들.
나희에게만 보이는 그들은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자리에 나타났다.

* 퇴사 의사를 밝히자 미주는
10년 전에도 나희와 같은 아르바이트생이 있었다며
자신은 그런 존재를 보지 못한다고 말한다.
귀신은 낮에는 나오지 못할 거라 생각한 나희는
근무 시간을 오후로 바꾸지만,
해질녘이 되면 그들은 어김없이 나타났다.
이상한 부탁들을 들고서.

* 10년 전, 먼저 그들을 보았던 수영에게서
사정을 들은 나희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선에서 그들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한다.
가게 문 밑의 작은 문을 열어달라는 것,
잃어버린 물건을 전해달라는 것처럼
살아 있는 사람에게는 사소한 부탁들.
하지만 마지막 길을 걷는 이들에게는
놓고 갈 수 없는 단 하나의 일이었다.

* 나희가 부탁을 들어주고 나면 그들은
후련한 모습으로 그들만의 장례지도사와 함께
그들이 있어야 할 곳으로 떠난다.
그 뒷모습을 생각하면 씁쓸해지기도 하고,
그들의 부탁을 외면하지 않은
나희에게 고마워지기도 했다.

* 그들은 노인, 청년, 아줌마, 학생,
심지어 강아지까지
삶에 놓아두고 갈 수 없는 한 가지가 있는 생명이라면
어김없이 나희 앞에 나타났다.
그리고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깨달았다.
내가 원하는 장례식이 되기 위해서는
‘미련’이 없어야겠다고.
그리고 이 ‘미련’이라는 것이
보통은 하지 못한 말,
하지 못한 행동이라는 것도.
이 책은 귀신을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미련을 정리하지 못한 마음의 모습으로 그려낸다.

* 그리고 오래전 묵혀두었던 기억이
또 툭하고 떠올랐다.
초등학교 5학년 가을,
그때도 어김없이 감기가 폐렴으로 번져
응급실에서 비몽사몽 링거를 맞고 있었다.
응급실엔 나뿐이어서 커튼도 치지 않고
그냥 쟤가 언제 내 몸속으로 다 들어갈까 하며
떨어지는 방울만 세고 있을 때였다.

* 갑자기 주위가 소란스러워지더니
3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남성이
교통사고로 실려 들어왔다.
뚝뚝 떨어지는 피와 분주한 의료진보다
내 눈에 먼저 들어왔던 것은
그 뒤로 들어오는,
머리가 산발한 채 어린 아이를 업고 있는 여성과
그 여성을 부축하고 있는 남성이었다.

* 그리고 곧 그 교통사고 환자는
뒤따라온 남성에게
“아들과 형수를 잘 부탁해”라는 말을 남기고
숨을 거둔 듯 보였다.
형과 여보를 부르며 오열하는 두 사람을
멀거니 쳐다보고 있는 나를 보며
소스라치게 놀란 울 아부지는
바로 나를 강제 입원시켰고,
그 뒤로 그 응급실을 찾지 않았다.
잠깐 차에서 눈 붙이다 온 사이에
딸이 누군가의 죽음을 목격할 거라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 가끔 살다 보면 나는
그 장면이 문득문득 생각난다.
그 여자는 그 뒤로 어떻게 살았을까,
그 아이는 아빠의 얼굴을 기억이나 할까.
그 환자와의 약속을 그 남성은 지켰을까.
그 남자에게 나희 같은 사람이 있었다면
그는 무슨 말이 하고 싶었을까 생각하니
곧 먹먹해졌다.

* 세상에 미련을 남기지 않기 위해,
고마우면 고맙다고 이야기하고
미안하면 미안하다고
이야기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시 다짐했다.
먼 훗날이 되든,
당장 내일이 되든
나는 나의 죽음도
꽃길이길 바라니까.

* 그래서일까. 개인적으로 이 책이 시리즈로 나왔으면 좋겠다.
대학생이 되어서도 매점에서 일하는 나희와
새로운 삶을 다시 시작한 윤성우의 이야기도 더 보고싶고,
미주와 수영의 앞날도 살짝 더 들여다보고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귀여운 루비를 잔뜩 보고싶다.


@_book_rom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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