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사아씨전 안전가옥 오리지널 29
박에스더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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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만 되면 겨울왕국이 되는 우리 집!
덕분에 나는 11월 말부터 2월까지는
도서관 방문을 쉰다.
대신에 그동안 사놓았던 아껴둔 책들을 읽는다.
그렇게 오늘 꺼낸 벽사아씨전.

* 늘 표지보다 책의 내용을 보고 고르는 편인데
특이하게도 이 책은 제목과 표지가 먼저
눈에 들어왔던 책이었다.
벽사아씨와 부적이 붙은 칼을 뽑는 여인.
표지부터 삿된 것에 홀린 기분이었다.

* 태어날 때부터 귀를 보는 체질을 타고난 빈.
'서문'가의 장녀이자 귀한 반가의 여식이지만
이 체질때문에 집에서 환영받지 못한 존재이다.

* 삿된 것을 쫓고 복을 불러들인다는 벽사진경.
빈은 남장을 한 채, 이 벽사가의 길을 걷는다.
한때는 아끼던 남동생도 있었고
정혼자도 있었던 몸이었지만 지금은
혈혈단신, 온 세상에 저 하나뿐인 것만 같다.

* 영의정의 별장 사곡정에서 벽사의 일을 하다가
일등신랑감으로 불리는 은호와 마주치는 빈.
그런데, 이 현은호가 그 '현은호'였다.
자신의 기억을 모조리 잊은 빈의 정혼자.

* 왕의 총애를 받는 동부승지인 은호는
빈이 닿을 수 없는 거리에 있는 머나먼
사람이 된 것만 같았다.
그런데, 왜 자꾸 눈앞에서 알짱대는거지?

* 빈에게 접근하는 이는 은호뿐만이 아니었다.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 머무는 파려.
그는 빈의 소원을 들어줄터이니,
자신을 도와달라고 얘기한다.
예나 지금이나 빈의 대답은 단 하나뿐이었다.

* 벽사를 한 뒤에 나온 구슬 108개를 모으면
원래의 운명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며
그저 평범하고 조용하게 살고 싶다던 빈.
기억에 없는 정혼자이지만
다시 한번 그녀를 사랑하게 되는 은호.
저승에서 자신을 구해주고
업신의 자리를 준 '그 분'을 찾는 파려.
파려가 찾는 '그 분'의 자리를 노리고
그를 없애려는 전륜.
끝도 없는 인간의 욕심에
스스로 파멸의 길을 걷는 채령.

* 조선시대를 배경으로한 오컬트 판타지 로맨스.
생각했던 것보다 스케일이 훨씬 커서
깜짝 놀랐다.
그저 삿된 것을 쫓는 일만 하는 줄 알았는데
빈이 가지고 있던 운명이 이런 것일 줄은😱

* 빈과 은호가 보여준 사랑 이야기는 더없이 흐뭇했다.
심장이 먼저 반응하는 사랑이랄까?
주변의 불행에 늘 위축되어 있던 빈이
은호의 앞에서는 편안하고 안전한 느낌이어서
보는 내가 다 행복했다.

* 그런데....... 파려...........
등장이 너무 강렬해서일까.
거의 파려를 버리다시피 한 작가님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파려가 뭔가 크게 한 건 해주기를 바라고 있었는데
이건 뭐...... 뱀이라고 하더니
지렁이만도 못한..........😭😭😭

* 오히려 '그 분'과 파려의 이야기를
회상신으로라도 조금 더 상세히 알려줬다면
파려의 마음이 더 와닿았을지도 모르겠다.
빈의 동생인 환의 죽음도 마찬가지고.
어떻게 동생을 잃게 되었는지 조금 더
명확하게 보여줬더라면 빈이 가지고 있는
상실감과 타인이 자신 옆에 있는 두려움이
더 잘 전달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 오히려, 파려와 환의 이야기가 없는 것이
이야기가 더 깔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뭔가 좀 껄끄러운 마무리였다.

* 파려와 환에 대한 아쉬움은 깊게 남지만,
은호와 빈의 이야기,
벽사가의 이야기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했다.
오컬트 로맨스에 맞는 이야기였다고나 할까.
영상으로 만들어져 한 여름 밤에 방영된다면
대단한 인기를 끌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
약간 '주군의 태양' 조선판 느낌도 있고ㅎㅎ

* 시대 장르물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나
오컬트나, 사극로맨스에 관심있는 분들은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만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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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의의 형태
홍정기 지음 / 서랍의날씨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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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숨'이라는 작품으로 홍정기 작가님을
알게 되었었다.
공포, 호러 소설 잘 쓰시는 작가님인줄은 알고 있었는데......
아니, 작가님
미스터리 소설도 잘 쓰시기 있습니까😍

* 책 도착 피드에 리뷰로도 작가님을
덩실덩실 춤추게 해보겠다!
호언장담 했었는데!!
왜 춤은 아직도 제가 추고 있는건가요ㅋㅋㅋ
오랜만에 어깨춤이 덩실덩실 합니다😁

* 여섯 개의 사건과 여섯 개의 살의.
그 첫 번째는 '무구한 살의'였다.
책의 첫 페이지를 넘기자마자 너무
순수한 모습으로 살의를 고백하는 꼬마.
그 순수하고도 무해한 모습에 내심 무서움이 생겨
옆에서 잠든 냥냥이의 손을 잡고 나는
책 속으로 빠져들었다.

* 학교 폭력과 촉법소년의 이야기인가 싶었는데
이게 뭐야+_+ 반전이 있었네요!
수더분하지만 날카로운 형사의 모습과
그 추리에 무릎이 탁!!
반전까지 더해져서 나는 이미 책에 완전히 빠짐!

* 두 번째 '합리적 살의'.
개인적으로는 가장 공포스러웠다.
자신의 불행을 아내에게로 돌리는 남자.
그리고 그 아내와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이는 나.............?
앞으로 남편이 주는 건 뭐가 됐든
먼저 먹어보라고 해야겠다.

* 세 번째 '보이지 않는 살의'.
'홍은기'라는 이름과 주인공이 처한 상황 곳곳에서
내심 작가님의 모습이 보였다.
'역시 공포, 호러 소설 작가님!!
이런 어려움이 있으셨구나~' 하며
내심 미소 지으면서 보고 있는데
이건 또 뭔가요+_+
코난 뺨치는 탐정이 나와서 뒷통수를 탁!!
여기까지 읽으니까 나는 충식이와 오형사의
콜라보도 보고싶었다.
작가님, 혹시 생각없으신가요ㅋㅋㅋㅋ

* 네 번째 '백색 살의'.
백색과 살의의 결합으로 봤을 때
처음엔 마약인 줄 알았다.
그런데 마약만큼 위험하고, 우리에게 훨씬 더
친숙한 물건이었을 줄이야~
뉴스에서도 가끔 볼 수 있었던 내용이라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 다섯 번째 '영광의 살의'.
개인적으로 가장 빡쳤던 작품이다.
사실 얼마 전, 나도 내 도서 리뷰와
문장 부호만 다른 리뷰를 보았다.
적절히 삭제해서 올리긴 했는데,
내가 내 글을 모를리가.
도서의 리뷰 특성상 우연의 일치이겠거니~ 하고
그냥 놔두고 지켜보고 있던 중에
비슷한 내용의 이야기를 읽으니까
나도 모르게 쌍욕 장전.

* 실컷 욕하면서 보고 있었는데
마지막에는 아..........
창작의 고통과 답답한 현실에
애먼 젊은 사람의 목숨만 앗아갔구나....
나쁜 X끼.....
근데, 또 이러한 일들이 아주 없다고는
말 못하는 현실이라
매우 안타깝고 또 씁쓸했다.

* 마지막 '시기의 살의'.
트릭도 그렇고, 범인이 밝혀지는 과정도
여섯 개의 단편 중에서 가장 완벽했다.
마지막엔 그저 감탄만 우와아아아~ 대박-0-
SNS의 폐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셨다.
세상에는, 분명 이런 사람도 있겠지?

* 감탄을 더하며 책을 덮고나니
냥냥이 손을 잡고 있던 손에 땀이ㅋㅋ
그만큼 긴장하고 몰입하면서 봤나보다.
일어난 냥냥이와 덩실덩실 어깨춤을 추고
어떻게 해야 작가님도 춤추게 할까 고민해봤지만
내 부족한 필력으론 어림도 없을성 싶다.

* 공포, 호러만 잘 쓰시는 작가님인줄 알았는데
홍정기 작가님은 그냥 글을 잘 쓰시는 분이었다.
사실, 나는 단편 소설보다는 호흡이 긴 장편을 더 선호한다.
그래서 내심 걱정도 되었다.

* '혼자서만 가지고 있는 작가님과의 내적 친밀감은
뒤로하고 객관적으로 봐 주겠어!!' 라고
다짐했는데, 객관적으로 봐도 매우 훌륭하다.

* 여섯 개의 단편에 학교폭력, 촉법소년,
층간갈등, SNS의 폐해 등 요즘 대두되는 사회문제들을
살의의 형태로 다양하게 보여주셨다.
현실에서 충분히 있을 법한, 있을 수도 있는
사건들로 몰입도가 높았다.

* 여섯 개의 사건 중에 다섯 개의 사건의 피해자가
여성이라는 점도 눈에 띄었다.
내가 보지 못한 작가님의 생각이 들어있는건가?
싶기도 했다.

* 가장 현실적이어서 더 무서웠고,
그랬기에 너무 좋았던 책.
내심 코난 뺨치는 충식이와 오형사님의

다음 추리들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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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완벽한 실종
줄리안 맥클린 지음, 한지희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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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책친구님들 피드에서 자주 보였던 책!
자주 보이기도 했지만 평들이 너무 좋았다.
읽고 싶은 책으로 찜콩해두었던 와중에
서평으로 나와 당첨!!
눈이 오는 한가로운 주말에 바로 다 읽었다.

* '그때 그 말들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로
시작되는 강렬한 첫 문장.
누구보다 행복했던 결혼생활을 즐기던 올리비아.
그녀의 결혼생활은 늦은 밤 걸려온 전화로 인해
완전히 바뀌게 되었다.

* 집으로 돌아오던 남편 딘의 비행기가
감쪽같이 사라져 버린 것.
이상한 딘의 무전 내용과 증발하듯
없어져 버린 그와 비행기는
각종 추측들을 난무하게 했다.

* 그리고 그의 죽음을 인정할 수 없었던 올리비아.
올리비아는 딘의 실종이 있은 뒤에
그토록 원하던 임신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딘이 돌아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지한 채
엄마가 있는 뉴욕으로 돌아갔다.

* 예쁜 딸을 가진 올리비아는
엄마로서의 역할에 충실했다.
딸 로즈가 어린이집에 다닐 무렵,
누구보다 자상한 전 남자친구였던 가브리엘과
새로운 가정도 꾸렸고, 아이도 더 생겼다.

* 다시 행복한 생활을 보내고 있던 올리비아는
경찰의 방문을 계기로 다시 딘을 생각하게 된다.
숲에서 발견된 임신한 여성의 시신.
그녀와 전 남편이었던 딘의 관계.
그리고 이젠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딘이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되었다!

* 설상가상으로 경찰의 방문이 있은 뒤,
가브리엘은 올리비아가 자신을 피한다고 생각한다.
여기까지 읽었을 때 나는 올리비아가
사랑만 넘치는 여성이 아니라
매우 강인한 여성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 남편이 실종되고, 혼자서 아이를 낳고, 기르고,
겨우 다시 사랑을 하고, 가정을 일구었는데
이번엔 전 남편이 살인사건에 연루되었단다.
나였더라면 진짜 미치고 팔짝 뛰었을 것 같다.

* 내가 알던, 내가 사랑했던 사람의 모습이
일순간 환상이었다는 생각은 물론이다.
여기에 더 숨긴 것은 없는지,
더 속인 것은 없는지 끊임없이 의심했을 것이고.
또 나의 과거를, 내 삶의 일부를 모조리
부정 당한 느낌이 들어서 나였더라면
제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을 것 같다.

* 특히 나는 올리비아가 딘을 어떻게 사랑했는지,
얼만큼 사랑했는지 모조리 지켜본 독자였기에
그를 잃고, 다시 그의 소식을 들은 올리비아의
심정을 가늠할 수조차 없었다.

* 왜 이렇게 많은 책친구님들이 이 책을
그리도 극찬했는지 알 수 있었다.
사랑과 이별의 감정은 물론이고
끊임없이 딘을 향한 진실을 요구하는
로맨스와 미스터리의 완벽한 조화였다.

* 책을 덮고나니 그제서야 눈에 보이는 표지.
요트와 비행기, 그리고 푸른 하늘.
아~ 이토록 완벽한 실종도 없었지만
이토록 완벽한 소설도 없었다.
좋은 책을 소개해준 책친구님들께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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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1 흡혈마전
김나경 지음 / 창비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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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지 13권을 완독하고 나니,
왠지 1930년대를 배경으로 한 책이 읽고 싶었다.
그렇다고 너무 무겁지도 않은 그런 책.
책장을 뒤지다가 이번 국제도서전에서
데려온 1931 흡혈마전을 발견하고
이거다!! 하고 바로 읽어보았다.

* 1931년 경성, 진화여자보통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중인 희덕은 할아버지의 유언으로
보통고등학교에서 학업을 이어 갈 수 있었다.

* 철제 침대에서 일어나는 것도 이제
슬슬 적응이 되어갈 무렵,
기숙사 사감 선생님이 바뀌게 되었다.
새로 오신 사감 선생님은 온통 까만 옷을 입고
하얀 피부에 빨간 입술을 가진 여자였다.

* 딱히 사감의 일에 관심도 없어 보이고,
학생들을 귀찮아 해 보이기도 하는 사감 선생 계월.
그런데 희한하게 또 학생들은 모두 그녀를 좋아했다.

* 희덕의 친구 경애는 계월이 일본에서 보낸
스파이가 아닌지 의심했다.
하지만 희덕은 알고 있다.
진짜 계월의 정체를.
그녀가 살아있는 인간의 피를 빠는 모습을 본 것이다!

* 계월의 능력은 희덕의 상상을 초월했다.
눈이 마주치자 모든 사람들이 풀썩풀썩 쓰러진 것.
그런데 왜 희덕은 멀쩡한 거지?
계월도 자신의 능력이 먹히지 않는
희덕을 보며 당황한 기색이다.

* 흡혈마 사감 선생과 용감하고 씩씩한 희덕의 이야기.
1931년이 배경이다 보니 광주학생사건 이야기도 나온다.
학교에서 일본인 선생들과 다른 외국인 선생들의
차이도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 1866년 병인양요의 이야기부터 시작된 이 책은
식민지의 여성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었는지,
그들이 어떤 마음과 어떤 모습으로 살았는지를 보여주면서
1931년의 흡혈마와 한 소녀의 이야기를
생동감있게 잘 그려냈다.

* 너무 가볍지도 않지만, 또 너무 무겁지도 않은 책.
광주학생사건에 대해 미리 알고 있지 않아도
충분히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나는 토지에서 한번, 흡혈마전에서 한번 보다보니
뭔가 복습한 느낌이었다.

* 어째서 희덕에게 계월의 능력이 먹히지 않았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한가지 확실한 건, 희덕은 계월을 비롯한 모든 이에게
용기를 주는 아이라는 것이다.
오랜만에 흐뭇하게 미소지어지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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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님의 완벽한 복수 네오픽션 ON시리즈 17
강엄고아 지음 / 네오픽션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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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음과 모음에서 서평을 신청하고,

책을 받을 때 까지도, 아니
책을 펼치기 전까지만 해도 귀신들의
한을 풀어주는 무당이야기이겠거니~ 생각했다.
그런데 이거, 내 생각보다 훨씬 더 묵직한 책이었다.

* 누군가에게 죽임을 당하거나,
누군가로 인해 죽을 수 밖에 없었던 이들이 있다.
그들은 죽어서도 구천을 떠도는 귀신이 되었다.
이 귀신들은 막순이라는 조선시대 귀신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막순을 통해 명당으로 들어오면서
자신들의 한을 풀 기회도 갖게 된다.

* 명당을 지키는 이는 명.
명의 이름을 따서 명당이다.
표정을 알 수 없는 얼굴 근육들과 짙은 화장으로
나이조차 가늠할 수가 없다.
특별한 퇴마 능력은 없지만, 퇴마 전문을 간판으로 걸고
귀신들의 한을 풀어주는 일을 하는 명.

* 군대에서 구타 당해 죽은 억울한 원혼,
전세 사기로 자살을 시도한 원혼,
노예처럼 부려지다 죽은 원혼 등 명에게 오는 귀신들은
모두 타인에 의해 자신의 삶이 무너진 귀신이었다.

* 법의 처벌을 피해간 범죄자들을 골라서
원혼들을 빙의 시키고 이들이 원혼들을
죽인 가해자를 죽인다.
그리고 이 범죄자들은 범죄의 기억이
싸그리 없어진 채, 법의 심판을 받는다.

* 얼핏 생각하면 꽤 흥미롭고 통쾌한 방식이다.
'나를 죽였으니, 너도 죽어야 해!'라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전법.
그래도 나는 내심 걱정이 되었다.
가해자를 뒤에서 조종했던 사람이 있었다면?
범죄자가 앞으로 착하게 살기로 마음 먹은 사람이라면?
가해자도 누군가에게 죽임을 당한건데,
복수하겠다고 명을 찾아온다면? 등등
많은 걱정거리와 고민들을 하게 했다.

* 그리고 명의 오빠인 민이 이런 의문들을
명에게 던져준다.
귀신들의 한을 풀어주는 것이기는 하지만
살인에 동조했다는 죄책감을 피할 수는 없었던 명.
그러던 와중에 한번 명의 꼬리를 밟은 형사들이
계속해서 명을 찾아와 심문한다.

* 심리적인 압박감에 시달리는 명을 보면서
그 마음이 이해는 가면서도, 나는 명의 일을 말리고 싶었다.
가해자들이 법의 심판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더 모색하고
합당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방법은 없었을까.

* 오히려 이 소설이 민의 제시한 의문점이 없이
그저 통쾌한 복수극으로만 나열된 책이었다면
나는 과감히 낙제점을 주었을 것 같다.
하지만 이 작가님은 사적 복수의 정당성부터
피해자들의 마음까지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 하루 아침에 모든 것을 잃고, 강력 범죄의 피해자가 된 이들.
최근 성폭행을 막던 남자친구까지 살해 시도한 범인에게
법원이 분노의 50년 형을 선고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우리나라의 사법도 이제 강력범죄에 대한
중형을 선고할 수 있게 되었고, 이에 따라
국민들도 법의 심판을 믿을 수 있게 된 사례라고 생각했다.

* 속 시원하고 통쾌한 복수의 이면에
여러가지 의문을 던졌던 책이다.
작가님의 마지막 말처럼
조금 돌아가더라도 피해자들이 명처럼 제 길로 돌아가
씩씩하고 평범하게 살아나갔으면 좋겠다.
물론, 사람이든 귀신이든 억울한 죽음이 없다면
더 할 나위 없을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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