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금 - 금을 삼키다
장다혜 지음 / 북레시피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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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금. 죽을 때까지 금을 삼켜애 했던 형벌이다.
얼핏 생각하면 사치스러운 죽음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사람이 목구멍까지 금으로 채워져
금 때문에 장이 막히고, 내장에 상처가 생겨
죽을 때까지 고통에 몸부림치는 무서운 형벌이다.
처음 제목을 봤을 때는 이런 형벌을 받은
사람의 이야기가 아닐까 짐작했었다.
그리고 드라마로, 웹툰으로 제작된다는 얘기를 듣고
다시 읽어보았다.

* 누구보다 사이좋은 남매 재이와 홍랑.
하지만 실제로는 민상단댁 씨받이의 아들도 아닌 딸과
금으로도 못 바꾼다는 금자이다.

​* 민씨 부인은 불면 날아갈까 애지중지하는
금자 홍랑을 위해 조선 최고의 만신이라고 하는
귀곡자로부터 신물을 받았다.
이 신물일 홍랑을 지켜줄 거라 굳게 믿고 있는 민씨였지만
홍랑은 어머니의 믿음을 져버리고 만다.

*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어머니에게 혼이 났던
재이를 웃게 해주고 싶었던 홍랑.
그는 신물을 재이에게 맡긴 후,
남산에서 동백꽃을 꺾어 올테니 그동안
누이가 잘 맡아주라고 얘기한다.

​* 하지만 다음날이 되어도, 그 다음 날이 되어도
홍랑은 결국 돌아오지 않았다.
심열국은 인간 채집꾼으로 불리는 추노꾼
독개까지 들이지만 홍랑은 어떻게 된 일인지
머리카락 한 올도 찾을 수 없었다.

* 결국 심열국은 쇠락한 양반집 자제를
이천 냥을 주고 데리고 온다.
홍랑의 자리를 대신할 이는 무진이라는 이름을 받게 되고,
그렇게 재이와 남매가 되었다.

​* 10년이 흐른 후, 강산이 한 번 바뀔 만한 시간.
독개는 민씨 부인과 꼭 닮은 이에 무지개 홍, 밝을 랑자를
쓰는 이가 있다며 홍랑을 데리고 온다.
홍랑은 해월루라는 곳에서 검계가 되어 있었던 남자.
그 남자를 보자 심열국과 민씨 부인은 진짜
자신의 아들이 돌아왔다고 확신한다.
하지만 유독 재이는 자신의 동생이 아니라며 소리친다.

* 재이의 신세가 늘 그러하 듯,
그녀의 주장은 묵살되었고 돌아온 홍랑과 재이는
단둘이 함월에 다녀오게 된다.
함께 하는 여행길에서 재이는 진짜 홍랑이
가지고 있었던 습관들을 보고 흔들리게 된다.
결국 그가 진짜 자신의 동생이라고 믿는 재이.
그러나 재이는 이미 홍랑을 한 남자로 바라보고 있었다.

​* 한편, 돌아온 홍랑으로 인해 내쳐지게 된 무진.
무진은 아버지에게서 내쳐졌다는 사실보다
재이가 홍랑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이
더 마음 아프다.
그는 끊임없이 심열국과 재이를 설득하려고 하지만
그 어느 누구도 무진의 말을 들어주는 사람이 없었다.

​* 아들이 돌아왔다는 기쁨도 잠시,
심열국은 민상단의 단주 김굉표에 의해
돌아온 홍랑의 정체를 알게 된다.
심열국의 아들이 된 홍랑과 그를 마음에 두고 있는 재이.
민상단부터 재이까지 자신이 가지고 있었던
모든 것들을 홍랑에게 빼앗긴 무진.
금을 삼킬 자, 과연 누구인가.

* 책의 마지막 장을 엎을 때,
예나 지금이나 마음은 먹먹했다.
궁궐만큼 호화로운 민상단이었지만
그 언저리 작은 전각에 갇힌 채 살아야 했던 재이.

​* 쥐똥이었다가, 모지리었다가, 신묘였다가,
다시 홍랑이 된.
본인의 의지로 자신의 삶을 한 번도 살아보지 못한 홍랑.
돈에 이끌려 아비와 생이별을 하고
10년을 하인처럼 살다가 결국 모든 걸
빼앗겨 버린 무진.

​* 정인과 헤어져 원친 않은 결혼을 해야 했던 심열국.
본인이 원하는 결혼이었지만 자신을 봐주지 않은
지아비 때문에 외로움과 질투에 몸부림쳐야 했던 민씨 부인.

​* 살아있는 것 자체가 탄금.
금을 삼키는 형벌을 받은 이들이 아닐까 싶다.
이 금을 삼키면 곧 죽는다는 것을 알지만,
기어이 삼킬 수밖에 없었던 이 홍랑.
홍랑과 재이의 삶이, 그리고 그들의 사랑이
너무 안쓰러워서 마음이 아팠다.

​* 24절기를 목차로 내세운 것도,
진짜 홍랑의 실종사건이 밝혀지는 스토리 전개와
주인공들의 인과관계, 대사까지
나무랄 데 없는 작품이었다.
이러니 드라마로 나오지~
간간이, 재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꿋꿋하게 잘 지내고 있는지 들여다보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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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선을 걷는 남자 스토리콜렉터 110
데이비드 발다치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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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영국의 한 여성 경찰을 알기 전까지
누군가 내게 최애 캐릭터를 물으면 늘 이렇게 얘기했다.
'에이머스 데커요.'
그리고 지금, 누군가 내게 최애 캐릭터를 묻는다면
'남자는 에이머스 데커, 여자는 킴스톤이요.'
라고 얘기할 것이다.
그만큼 내가 늘 기다렸던 덩치 큰 한 남자!

​* 내가 늘 운명의 책 친구라고 질척대고ㅋㅋ
떠벌리고 다니는ㅋㅋㅋ
근데, 진짜 생일마저 비슷한 헤스티아님께
생일 선물로 받은 책!!
도착하자마자 바로 읽어보았다.

* '에이머스 데커'하면 선명히 그려지는 이미지가 있다.
키 198cm에 몸무게 140kg에 육박하는 거구,
과거 미식축구 선수였고, 당시 사고를 당해
과잉기억증후군을 갖게 되었다.
데커는 그 어떤 기억도 잊을 수가 없다.
심지어 잊고 싶은 기억마저도 지울 수가 없다.

​* 그런 그가 사건을 통해 FBI 특수 요원이 되고
전직 기자였던 알렉스 재미슨과 함께
파트너를 이루어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
이번에도 역시 재미슨과 노스다코다주에 파견된 데커.

* 노스다코다주 런던시에서 데커는
Y자로 절개되어 부검당한 한 여성의 시신과 마주하게 된다.
다행히 여성을 알아본 경찰관 덕분에
그녀가 누구인지 쉽게 밝혀졌다.

​* 쉽게 볼 수 없는 모습으로 죽긴 했지만
그녀의 죽음은 지역 경찰관이 충분히 처리할 수도 있었다.
데커와 재미슨은 자신들이 왜
파견되었는지 이유도 알지 못한 채
일단 수사를 시작한다.

​* 런던시에 있는 공군 기지와 그를 둘러싼 비밀,
공군 기지 바로 옆에 있는 브라더스라는 종교 시설,
런던시의 석유 시추 사업의 전반을 운영하는 사업가와
런던시의 부동산 대부분을 소유하고 있는 사업가,
부검당한 채 발견된 시신을 비롯해
계속 발견되는 시신과 자살한 사람들.
데커는 자신들이 이곳에 온 이유부터 이 모든
문제들을 파헤쳐야만 했다.

* 수사를 진행하던 도중 데커의 매형인 스탠과
마주치게 되고, 스탠과 누나인 르네의
이혼 소식을 듣고 심란해 한다.
심지어 스탠은 다른 여성까지 만나고 있었다.

​* 가족의 일은 잠시 묻어둔 채
사건에 집중하는 데커는 여성의 죽음 뒤에
큰 비밀들이 있는 것을 알게 된다.
파헤치면 파헤치려 할수록 자꾸만
벽에 부딪히는 데커는 결국
의문의 집단들에게 총에 맞을뻔한 위기도 겪게 된다.

* 주변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진 데커,
진실에 다가갈수록 데커의 목숨은 위태로워지고
갖은 습격과 총격에도 범인을 잡기 위해
기억을 저장하고 끄집어내며 검토하고
생각에 몰두한다.

​* 지금까지 데커 시리즈를 읽으면서 이렇게
데커가 무기력하게 당하는 사건들이 있었나 싶었다.
데커의 머리에서 일어나는 변화들이
이번 편에서는 조금 더 다루어지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뚜렷하게 이거다! 하는 대목은 없었다.
그러나 1편에서의 데커와 지금의 데커는
다른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은 확실했다.
조금 더 부드러워지고, 조금 더 밝아지고,
조금 더 수다스러워진 데커라고나 할까~

* 등치는 더 커졌지만 마음은 더 여려진 남자.
이젠 가족들이 내민 손을 잡을 줄도 아는 남자.
끈기를 가지고 문제를 풀고 범인을 잡아
유가족의 아픔을 헤아려주는 남자.
내가 아는 데커라는 남자는 역시 믓찌다ㅋㅋ

​* 책을 읽으면서 영국에 있는 언니랑 데커랑
공조수사를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둘은 맨날 싸우고 조금 이상한 파트너와 함께하는
브라이언트와 재미슨은 서로 하소연을 하지 않을까ㅋㅋㅋ

​* 한 석유도시를 둘러싼 거대한 비밀과
맞서 싸우는 데커의 이야기는
보는 내내 손에 땀을 쥐게 했다.
데커의 변화가 늘 반가우면서도 걱정스럽지만
그렇기 때문에 다음 편이 더 기다려지는 데커 시리즈.
다음에는 또 어떤 사건을 맡아 나를
짜릿하게 만들어 줄지, 벌써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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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과 나 - 배명훈 연작소설집
배명훈 지음 / 래빗홀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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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래빗홀 2기로 받아본 책!
화성이라고 하면 행성보다는 경기도 화성이나,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선 온 여자'가 더
익숙한 내가 행성 화성을 배경으로 한 책을 읽었다.
어렵지 않을까~ 처음에는 내심 걱정했었는데
키트로 받아본 '김조안과 함께라면'을 읽고 나서
나도 할 수 있겠다!라는 용기를 얻었다.

*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하던가.
화성으로 이주를 하게 되면 그냥 영화에서처럼
뚝딱뚝딱 집을 만들고, 먹을 것을 만들어 내고
지구와 좀 다른 환경이지만
사는 데는 크게 다를 바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서 생각이 바뀌었다.
화성 이주. 얼마나 큰일인지 새삼 피부로 와닿았다.
새로운 문화와 문명을 만들어야 했고
다음 화성인들을 위해서 기록도 해야 한다.
나는 왜 이것을 생각하지 못했을까?

* 문화인류학 전공자인 내가
요즘 너무 편히 살아왔구나, 하고 반성하게 됐다.
집 이사하는 것처럼 간단한 게 아니라
새로운 규율과 규범, 법을 만들어야 했고
이들이 살아온 환경과 문화들을 남김과 동시에
발전시키기도 해야 했다.

​* 여러 인종, 여러 박사들이 같이 사는 공간에
범죄도 생겨났고 친구도 생겼다.
그리고 뜻하지 않은 사고도 생긴다.
모래폭풍과 태양풍에 싸워야 하고
먹고 싶은 음식도 제대로 먹지 못한다.

* 만약에 내가 화성을 가게 된다면,
나는 어떤 일을 하게 될까?
혹은 어떤 일을 맡게 될까? 생각하면서
책을 읽었는데 화성에 간장게장이 없다는 대목을 보고
아, 나는 화성에 못 가겠구나~ 했다.
해산물 킬러인 나는 '먹고 죽은 귀신은 때깔도 곱다!'를 외치며
장렬히 지구와 함께 전사를 택하겠다.

* 화성에서 산다는 것은 내가 죽은 뒤에
아주아주 먼 미래의 일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배명훈 작가님이
<화성의 행성정치 : 인류 정착 시기 화성 거버넌스 시스템의
형성에 관한 장기 우주 전략 연구>를 수행하셨다는
얘기를 듣고서 어쩌면,
화성 이주가 그리 먼 미래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 아, 물론 바닷가가 없는 화성에 나는
가지 않을 것이다.
그치만, 여행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물론 26개월을 있다가 와야 하는 장기 여행이지만.

​* 책 속의 화성인들은 완전한 정착민이라기보다는
이들도 정착 과정을 겪어가는 과도기에
흔들리고, 고민하고, 부딪히며 싸우는 모습들이 보였다.
화성에서 태어난 아이도 있던데
화성인 2세들은 지구인일까, 화성인일까?
태어나서 화성을 벗어나 본 적이 없다면,
정체성에 의문이 들지는 않을까?
등등 많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게 만든 책이었다.
뼛속까지 문과생인 내가

화성과 좀 친해진 느낌이 드는 건, 기분 탓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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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멈추는 찻집 - 휴고와 조각난 영혼들
TJ 클룬 지음, 이은선 옮김 / 든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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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든 출판사에서 서평 이벤트를 열었었다.
워낙에 경쟁이 치열해서 당첨이 안되면
주문해야겠다 하고 장바구니까지 담아놨는데
운좋게 당첨이 되었다+ㅁ+
달콤 쌉쌀한 영혼 판타지라는 소개에 이끌려,
드라마 '도깨비' 속의 저승이네 찻집도 생각하며,
살포시 열어본 책은 나를 환상의 판타지 세계로 이끌었다.

* 비싼 양복에 누가 봐도 최고급으로 칠해진 삶.
성공한 변호사 월리스는 자신의 회사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기계'에 비유하며 살아갈 만큼 콧대 높고
오만한 인간이었다.
아주 자그마한 실수 하나도 절대 아량을 베풀지 않고
그 자리에서 잘라버리는 냉혈한.
월리스의 첫인상은 그야말로 개.진.상.이었다.

​* 그런 그가 갑자기 죽었다.
죽었다는 사실을 실감하기도 전에
자신의 눈으로 자신의 장례식을 직접 봐야 했다.
최고급 관에 누운 월리스를 추모하는 이는 딱 다섯 명.
셋은 같이 회사를 세운 파트너들이었다.
그들은 월리스가 죽었는데도 눈물 하나 흘리지 않고
애써 웃음을 참으며 어제저녁 스포츠 얘기를 했다.
하나는 개싸움이라고 할 만큼 비난이 난무했던 이혼한 전처.
그녀 역시 월리스의 생전 행동을 비난하기 바빴다.

​* 그때, 월리스 앞에 나타난 낯선 여자.
그녀는 월리스를 볼 수도, 만질 수도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월리스를 데리러 온 사신 메이라고 했고
그녀를 따라서 사공인 휴고에게 가야만 한다고 했다.

​* 그렇게 수다스러운 그녀의 손에 이끌려 간 곳은
카론의 나루터.
무너지진 않을지, 어떻게 서 있는지 그저
신기하게 보이는 한 찻집이었다.
알록달록한 색으로 치장한 이 찻집이
휴고가 머무는 집이며, 저승으로 건너가기 전
잠시 머무는 간이역 같은 공간이라고.

* 그렇게 휴고를 만나게 된 월리스.
처음에는 살아생전의 그 개진상 성미를 버리지 못한다.
문을 뛰쳐나가 다른 이들을 혼비백산하게 만드는가 하면,
의자도 부수고, 전등도 깨트린다.
휴고의 할아버지인 넬슨의 지팡이에 맞은 것도 수백 번.
그렇게 월리스는 서서히 영혼의 삶에 익숙해져 갔다.

​* 새벽부터 일어나서 찻집을 운영하는 휴고와 메이.
그들은 바쁜 하루를 살고 있었고
월리스는 그들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는 아주 조금씩, 서서히 변화해갔다.
자신 나름대로 그들을 도우려고 노력했고
일이 끝난 후에는 휴고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 휴고의 반려견이었던 아폴로가 뛰어노는 차밭과
별이 쏟아질 듯 가득한 하늘, 풀 내음과 바람까지.
월리스는 죽은 뒤에야 비로소 살아있음을 느낀 걸까.
진정한 웃음을 짓는 월리스를 보며 나도 모르게
슬며시 미소가 지어졌다.

​* 늘 손자를 생각하며 유쾌한 바이러스를 뿌리는
넬슨 할아버지와 귀여운 아폴로,
단점이라고 할 만큼 공감 능력이 뛰어난 휴고.
서서히 그들의 색으로 물들어가는 월리스.
이 다섯 명의 주인공은 내 인생의 빛처럼 다가왔다.

* 우리가 죽음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미지의 세계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 미지의 세계로 가기 위해 마지막으로
마음의 준비와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곳.
그 간이역에 이런 찻집이 있다면
죽음도 그리 두려운 것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 따뜻하고, 아름다운 이야기였다.
휴고와 월리스의 브로맨스도 몽글몽글하고
읽는 내내 미소가 떠나지 않는 책.
그런데 왜 마지막에 눈물이 났는지 모르겠다.
나도 휴고가 내려주는 차 한 잔이 절실한 인간이었을지도.
오랜만에 포트에 물을 끓이고
좋아하는 차를 한 모금 음미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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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맞은 거짓말
김세온 지음 / 재담미디어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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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담에서 이벤트 당첨으로 받아본 책.
거짓말을 도둑질한 사람이 누구인지도 궁금했고
소설써봐이벌의 대상 수상작이라길래
더 기대됐던 작품이었다.
갑자기 행적을 감춘 남자친구는 왜 사라졌으며,
그녀가 숨기고 있던 비밀은 무엇인지~
온통 물음표가 가득했던 책.

* 첫 문단부터 팽팽한 긴장감이 이루었다.
예전에도 경찰을 속여봤던 여자는
또다시 경찰을 속이는 일을 하려고 한다.
프롤로그지만 완전 소름 그 자체+ㅁ+

​* 호주에서 유학을 하고 뒤늦게
7급 공무원으로 취직한 유진.
그녀는 소위 말하는 금수저에 엄친딸이다.
아빠는 대형 법률사무소를 운영하고
엄마는 항공사 승무원이었던 미모의 여성.
그 둘의 외동딸인 유진은 출근한 회사에서
한 경찰의 방문을 받게 된다.

​* 경찰은 유진의 남자친구였던 허준영이
실종 상태였으며, 누나의 신고로 가장 마지막 목격자이면서
여자친구인 유진을 만나러 왔다는 것이다.
경찰에 대해 증언을 한 유진은 바로 연가를 내고
황급히 회사를 나가 그의 흔적을 뒤쫓기 시작한다.

​* 이 과정에서 그려낸 유진이 감추고 있던 비밀과
준영이 감추고 있던 비밀들을 속속히 드러낸다.
유진과 준영의 주변 사람들까지 각자의 이야기를 통해
얽힌 관계 속에서 살아나가는 법을 보여준다.
개개인의 시점에서 보여주는 책은
드라마를 보는 듯한 착각과 더불어서
그들 내면의 소리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 각 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욕망과 욕심,
그들이 하는 크고 작은 거짓말들이
나중에 어떤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키는지
그때는 미처 알지 못했겠지.

​* 그런데 또 각 인물들이 하는 얘기를 들어보면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대목들이 대다수이다.
나였으면, 나였더라면 이 나였어도- 로
바뀔 만큼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을
그대로 옮겨 놓은 기분이었다.

* 내 주변에도 유진 같은 사람이 있고,
준영 같은 사람이 있을 것이다.
가지고 있는 비밀을 숨기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남들보다 더 잘나 보이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
그리고 나 역시도 별반 다르지 않겠지.
나도 모르는 사이에 거짓말을 하게 되고
스스로를 납득하며 합리화 시키진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마지막에 모든 갈래의 길이 한 지점으로 모이게 되고
사건의 진상이 밝혀졌을 때, 우와........
이걸 이렇게 모으다니!! 찐 감탄했다.
모두가 주인공이었고, 모두가 가해자이면서
피해자인 찐한 심리소설이었다.
모두 거짓말을 하는 등장인물들 중에서
가장 큰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누구일까라고 생각했을 때
쉬이 결정을 내리기가 어려웠다.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가 다 나쁜 놈이고
다 착한 사람이고, 쉽게 잣대를 들이밀 수 없는 책이었다.

* 가장 최근에 했던 거짓말이 뭐더라~ 하고
곰곰이 생각해 보니까,
남편이 1박 2일 출장 가는데
잔뜩 서운한 척했던게 생각났다.
사실은 쫌 기뻤는데ㅋㅋㅋ
너무 기뻐하면 서운할까 봐
잔뜩 징징댔던 게 생각났다.
이처럼 하얀 거짓말도 거짓말은 거짓말이지~

​* 작가님이 하신 말씀처럼
이야기란 것도 결국 거짓말이다.
그럼에도 열광하게 되는 거짓말이었다.
내면의 나를 돌아보게 되는 책이었고
다음에는 또 어떤 멋들어진 거짓말로

나를 열광하게 할지 기대되는 작가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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