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스크로 가는 기차 (양장)
프리츠 오르트만 지음, 안병률 옮김, 최규석 그림 / 북인더갭 / 201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람이 원한 것이 곧 그의 운명이고, 운명은 곧 그 사람이 원한 것이랍니다. <p.59>
 

<곰스크로 가는 기차>

이제 막 결혼한 신혼부부가 기차를 타고 여행길에 오른다. 목적지는 곰스크. 남자가 어릴 적부터 아버지에게 들어온 꿈의 장소로 평생에 꼭 한 번 가야할 운명적인 도시이기도 하다.

그러나 여행 중 우연히 내리게 된 작은 마을에 정착하면서 이곳을 떠나지 않으려는 아내와의 갈등 끝에 결국 곰스크로 가는 꿈을 접고 마는 주인공. 의미없는 삶은 아니었다 하면서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남몰래 곰스크로 갈 때를 대비해 항상 돈을 저축해놓는 그의 이야기.

가고 싶었지만 가지 못한 운명, 이루고 싶었으나 이루지 못한 꿈. 이것이 이 소설에 담긴 강렬한 역설이자 이 소설의 매력이다.

첨엔 그냥 그랬던 내용이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은은한 향을 내뿜고 생각이 꼬리를 잇게 만든다.

  

<배는 북서쪽으로>

여행가이드인 나는 사람들을 배에 태우고 어디론가 가고 있는 중이다. 근데 아무도 이 배의 목적지가 어딘지 모른다. 가이드인 나조차 생각나질 않으니 큰일이다.

배에탄 모든 사랆들이 목적지가 다른, 비정상적인 사건. 승무원은 우리는 어디로든 가면 된다 하고, 선장은 정해진 항로가 있고 그걸 따를 뿐이라는 말만 한다.

그들은 어디로 향하는 것일까 ?

  

<철학자와 일곱 곡의 모차르트 변주곡>

그게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를 달고 다니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철학자와 뭐든지 몸으로 부딪혀 가며 깨달음을 얻는 화가의 이야기.

 

<붉은 부표 저편에>

추억거리들을 보관해놓은 서랍속에는 어린시절의 사진첩과 예전에 쓴 일기장, 시 습작노트 등이 들어있는데 그곳엔 뜯지 않은 편지 한통이 있다.

우체국 소인이 찍혀 있는 그 편지는 무려 20년 전, 내가 17살 무렵에 직접 쓴 것. 누렇게 변한 겉봉을 바라보며 한번 뜯어볼까 말까 고민하는데 항상 묘한 부끄러움이 생겨 편지를 뜯지 않은채 다시 캄캄한 서랍에 집어 넣는다. 그러면서 그 편지를 쓰게 된 배경, 그때 그 시절의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 . .

  

<두 시절의 만남 >

엄청난 계약을 성사시키고 막 도시를 빠져나오는 길 푸른 목도리를 펄럭이며 베낭을 메고 한 손에 양귀비 꽃다발을 든 젊은이와 만나게 되는 나.

그를 보면서 30년전 자신의 모습을 떠올린다. 하지만 젊은이 역시 멋진 메르체데스를 탄 부유하고 안정된 그의 모습을 보면서 미래 자신의 모습을 꿈꾸는데 . . .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 보여지는 나와 내가 되고 싶은 나에 대해 생각하게 되더라.

 

<양귀비>

 야콥슨 씨네 농장에서 축구를 하다 눈부신 빛을 내뿜는 굉장히 크고 아름다운 양귀비를 발견하고 꽃을 매우 좋아하는 어머니께 드리기로한 페터.

하지만 그때에도 기능공 시험에 합격해 3년만에 집으로 돌아간 그때에도 전쟁중 병사로 프랑스로 건너가 전쟁포로가 되어 풀려난 그때에도 결혼해 귀여운 아이들이 생기고 어머니의 새신을 챙겨야 하는 그때에도 어머니께 드리지 못한 그 꽃은 결국 검은 양복을 입고 고향을 내려가야만 했던 그 때 비로소 관 위에 놓이게 된다.

소중한 사람이 곁에 있는 지금, 사랑한다고 말해주세요~ 라고 말하는 것 같아 마음이 찌릿~

 

<그가 돌아왔다>

북부 연안 프리슬란트 사람들. 일부는 육지에 일부는 큰 섬에 일부는 암룸(독일 북해 지역의 섬) 사는데 암룸에는 인케와 아네 슈티네미 세 자매가 산다.

미국에 건너가 부자가 된 셰트가 한 달 후에 떠나는데 혼자 잘 게 아니라 마을에서 누군가, 그러니까 프리슬란트 여자랑 결혼하러 왔다는 소문이 퍼지고 세 자매는 그런 녀석한테 마음을 줘선 안된다며 그를 흉보기 바쁘다. 그러면서도 서로 자신을 데려가길 원하는데. . . 마을 사람들도 세 자매중 누가 선택될 것인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는데 ~ 

셰트가 선택한 여자는 ?

 

<럼주차>

프리슬란트 사람들은 차를 즐겨 마시며 럼주도 또한 좋아한다. 하지만 그들이 제일 좋아하는 것은 차에 럼주를 곁들인 럼주차다.

키가 큰 보이 엡센은 우터줌에 사는 동생이 미국에서 소포를 하나 받았는데 거기에 담배, 커피, 차가 들었단 소리를 듣고서 모래톱 풀덤불 길을 건너 동생집으로 향한다.

차는 있지만 럼주가 없다는 소리에 밀물임에도 불구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갈 생각인 보이 엡센. 그곳에서 그는 바닷길이 사라져 바다 한가운데에 갇히고 만다.

마침 집에 있던 아내는 잠에서 깨어 남편이 없는 것을 보고 동생네에서 자고 올 거라며 맘을 가라앉혀보지만 웬만해선 한밤중에 깨지 않는데 일어난 것에 대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데 . . . 보이 엡센은 차를 들고서 무사히 집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곰스크로 가는 기차. 이 책을 첨만났을 땐 제목 때문에 여행서적인 줄 알았다. 곰스크는 어느 나라지? 라는 생각을 했을 정도.

막상 내가 만나본 곰스크로 가는 기차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삽화 때문에 더 그렇게 느껴진다는) 같은 내용인데 나만 몰랐을 뿐 생각외로 굉장히 유명한 책이더라는~

1992년 독문과 송요섭 교수의 중급독문강독시간. 교생실습으로 수업을 들을 수 없었던 그분(안광복씨)께서 과제로 곰스크로 가는 기차를 번역하게 된 것. 쉽고 아름다운 문장, 가슴을 아리게 하는 감미로움으로 교생 실습이 끝나 학교에 돌아왔음에도 당시 좋아하던 여학생의 생일선물로 주고 싶다는 맘에 번역하게 되었다는 후일담은 지금 생각해도 너무 로맨틱 한 것 같다. 그 번역본이 대학가를 떠돌고 누군가 PC통신에 번역글을 옮기면서 곰스크로 가는 기차의 최초 소개자로 세상에 알려지다니~

MBC 베스트 극장에 방영되 화제가 되기도 했고, 황경신님의 책 초콜릿 우체국 안에도 곰스크로 가는 기차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어디선가 많이 본듯한 글이다 싶어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초콜릿 우체국을 통해 먼저 만났으니 그럴수밖에 ㅎㅎ

(사실 읽은 지 좀 된터라 그랬었나?? 싶은 맘에 초콜릿 우체국을 꺼내 곰스크로 가는 기차편을 다시 읽었더랬다~>.<)

한 사람에게 한 권의 책이 이렇게 운명처럼 다가올 수가 있을까 !!!

 

붉은 부표 저편에, 그가 돌아왔다, 럼주차는 프리슬란트 사람들의 이야기인데 실제 작가는 독일 북부 해안가인 프리슬란트 지방에서 태어났다고.

곰스크로 가는 기차만 읽어도 다 읽은 것이나 다름없지만 나는 철학자와 일곱 곡의 모차르트 변주곡, 양귀비의 내용도 참 좋더라.

 

무겁고 어려운 내용이 아닌 가볍지만 따뜻한 철학같은 이야기. 곰스크로 가는 기차가 내 삶의 의미에 대해 묻는다.

나는 어떻게 대답해야할까 . . .

 

인생을 가치있게 만드는 것은 목표 자체가 아니다.  

인생을 소중하게 만드는 것은 삶의 순간순간이다. <p.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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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은 밀항중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권영주 옮김 / 노블마인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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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원래 좀처럼 인생의 의미를 이해 못하는 법이랍니다, 마담."

"그럴까. 그럼 왜 사는거지?"

"누구나 마담처럼 강하게 사는 게 아니니까요.

세상엔 두 종류의 인간이 있거든요. 인생에 정면으로 맞서는 사람, 휩쓸리는 사람." <p.287>



두 형제의 부친인 스즈키 다이스케. 두뇌가 명색해 장래가 촉망되던 다이스케는 본가의 지원을 받아 메이지 시대에 서양으로 건너가 면학에 힘쓰지만 신경질적이고 허약한 탓에 외국생활로 심신이 상해 맥없이 객사하고 만다. 거금을 들여 유학을 보낸 천재가 뭔가를 이루기도 전에 세상을 떠나자 실망한 본가는 원조를 중단하고 빈곤에 허덕이던 스즈키 일가는 형제 자매 여섯중 넷이 죽고 둘만 남게 된다. 학업엔 시원찮으나 사업적 재능을 갖고 있더 이이치로는 주식 거래로 한 재산 벌게 되고 이때의 경험으로 그의 좌우명은 '정보는 세계를 지배한다'가 되고 적자에 허덕이던 교쿠토 신문사를 매수해 직접 경영하면서 '가문의 부흥'에 성공한 이이치로는 관료로 입신한 아버지와는 다른 형태로 출세한 것에 늘 떳떳지 못함을 느끼고  동생 류자부로를 통해 학문의 길을 실현시키려고 하지만 류자부로는 아버지 다이스케와는 달라도 너무 다른 성격. 형 이이치로는 동생 류자부로의 뒤치다꺼리에 정신이 하나도 없을 정도다. 당분간 동생이 꼴도 보기 싫어져 서양으로 내쫓을 계획을 세우고 류자부로에게 얼마 후에 일본을 출항할 하코네 호의 항의 일정표를 건네주게 된다. 공짜로 보내주는 대신 여행기를 써 자신의 신문사에서 출판할 조건을 걸고서 1등실 배표를 끊어주는데 동생은 형의 그런 맘을 헤아릴 수 있을까나 ?

  

  

배를 타자마자 다이나믹하게 벌어지는 사건들.

자신이 일하는 롤러스케이트장 중앙에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상태로 죽어있는 사람 '나이트 고로'의 체포와 용의자에 대한 의문(살인자 출범하다), 시도때도없이 탈출을 시도하는 영양 '하쓰코님'(아가씨 승선하다)하며 살인범과 도둑을 한꺼번에 잡은, 1등실을 차지한 고양이(고양이는 항해중)이야기며 한 남자를 사이에 두고 두 여자가 다투는 일(명탐정은 밀항중), 8월의 홍해에서 유령선을 본 것을 계기로 몇몇의 승객이 괴담을 주고 받지를 않나(유령선 침몰), 선내에서 유일하게 원기 왕상한 어린애가 인사불성 상태가 되기도 하고(선상의 악녀), 런던에 도착하기 이틀전 밤에 가장 파티가 벌어지고 그곳에서 작은 사건이 일어나기도 하는등(이별의 뱃고동) 정신이 하나도 없는 사건 사고가 줄을 잇는다.

이 작품은 크게 두 가지 이야기로 나뉘는데 하나는 51일간의 항해를 통해 벌어지는 사건들이고, 다른 하나는 그 사건들을 자신의 눈으로 관망한 스즈키 류자부로의 여행기 초고이다. 
류자부로의 여행기 초고를 읽고서 나름 이 사람이 범인이구나, 이런 방식으로 범행을 저질렀구나 이해했던 내 생각이 단번에 바뀌기도 하면서 나의 사고력은 저기~ 안드로메다로 !!!그럴때마다 넘 괴로웠다. 스토리가 넘 정신없어진게 아닌가 싶은 단점도 흑흑흑 

단편단편 하드보일드, 본격 미스터리, 코지 미스터리, 호러, 패닉소설등 다채로운 작풍을 구사하는데 갠적으로 후반부로 갈수록 재밌어지는 이야기에 함박웃음.

유령선 침몰, 선상의 악녀가 내 스탈이더라 !!

 

 

"넌 모험을 잘못 알고 있군, JF. 모험은 지구상 어디에나 있는 거야.

여기 런던에도 있단 말이지. 네가 모를뿐." <p.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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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도시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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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란 참으로 별별 이유로 막다른 궁지에 내몰리는 모양이다 <p.526>

 

오쿠다 히데오의 꿈의 도시는 꿈의 신도시는 '유메노'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다.

유다, 메카타, 노카타라는 세 개의 읍이 합병해 탄생한 곳으로 세 도시 각각의 머리글자를 따서 '유메노 시'가 되었다. 역앞 재래시장이 쇠락한 뒤부터 자동차 없이는 쇼핑도 할 수 없는 도시가 되버린 이곳. 꿈의 도시란 말이 무색할 정도다. 편리한 맘큼의 대가는 꼭 치러야 한다는 듯 각박해진 우리네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을까 ~

젊은이들이 떠난 도시에 남은 노인들 뿐인 이곳에 남은건 제 잇속만 차리고 큰 도시로 떠날 심산인 정치가와 공무원, 공부좀 한다는 애들은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모두 대도시로 떠나고 남은건 불량 학생 아니면 아무 특징도 없는 학생들, 생활보호 대상자가 되고자 애쓰는 미혼모들과 조폭들, 원조교제라는 이름으로 매춘을 일삼는 주부들 뿐이다.

 

직장동료와 3년이나 불륜관계였던 부인과 이혼한, 시청 생활보호과 소속의 공무원 '아이하라 도모노리'

(이 일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시달리게 되는데 인간의 50%는 정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노인들 위주의 집을 방문해 누전차단기를 팔러 다니는, 무코다 전기 보안센터의 사기 세일즈맨 '가토 유야'

학력이라는 평생의 브랜드를 손에 넣기 위해 뛰는, 도쿄 4년제 대학을 노리는 여고생 '구보 후미에'

현세보다는 내세의 행복을 비는 사슈카이(신흥종료)에 푹 빠져 지내는, 마트 보안 요원인 마흔 여덟의 '호리베 다에코'

군의회 의원이던 아버지가 은퇴한 것을 계기로 그 지반을 고스란히 물려받아 서른 일곱살에 처음 당선되 시의회 의원으로 2기째를 맞이하고 있는 '야마모토 준이치'

(3기까지 해먹고 현 의회로 진출할 계획을 갖고 있는 있지만 그 앞에는 첩첩산중의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다섯 사람의 이야기가 빙글빙글 돌아가며 진행 되는데 서로 다른 인물들이 어떤 사건을 계기로 얽히고 설키는 이야기를 그린 온다리쿠의 '도미노' 같은 이야기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인물들이 한자리에 만나게되는 상황이 생기긴 하지만 그렇게 전개되지는 않더라는 ~~ 하지만 작은 일이 점점 수습 불가능할 정도의 눈덩이가 되어 어찌하지 못하는 상황은 비슷한 것 같다. 오쿠다 히데오는 이렇게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사람들을 배경으로 재미난 이야기를 쓰는 듯. 세상을 두려워하고 사람들과의 교류에서 도망치려하는 안타까운 모습들이 각박한 생활을 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았달까 ~그들의 리얼한 묘사에 움찔해진다.

 

여고생 '구보 후미에'의 파트에서 방과 후 진로 설명회에서 여학생이니까 그냥 문학부, 남학생 이니까 대충 경제학부라는 식으로 선택하지 말고 다시 한 번 자신이 하고 싶은게 뭔지 잘 생각해보라는 선생님의 말씀에 "선생님, 그건 아직 알 수 없는 거 아닌가요? 하고 싶은 게 뭔지 열일곱 살에 결정하기는 어렵잖아요?"라는 말이 나오는데 . . .

맞다. 너무나 맞는 말이다. 서른이 넘은 나도 잘 모르는 부분인데 ~

하지만 꿈꿀 수 있는 청춘. 아직 해보지 못한 것들, 가져보지 못한 것들이 많아서 해보고 싶은 것도, 이루고 싶은 것도 많은 청춘이 얼마나 행복한가를. 그리고 그것들을 하나하나 이뤄갈 때 느낄 수 있는 기쁨.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그 기쁨들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는 청춘이 얼마나 행복한 가를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은 어른이 된 것은 확실한 것 같다. 비록 그 과정이 무척이나 힘겹다 할지라도 꿈꾸는 청춘을 살아가고 있는 자신들이 얼마나 행복한지를 알아줬으면 좋겠다 !!!

 

 

덧)

630여페이지의 방대한 분량인 만큼 다섯명의 주인공 주위엔 수많은 사람들이 등장해요. 이름때문에 일본소설이 읽기 어렵다 싶을때가 있는데 이 책 출판사 <은행나무>블로그에 갔더니 한번이라도 업급된 이름을 모두 포함시킨, 다섯 명의 주인공 별로 챕터가 나뉘어 진행되는 특성을 고려한 등장인물, 주요인물 편이 깔끔하게 정리되있어 맘 편하더라구요.

http://blog.naver.com/ehbook/100118173191 이름때문에 읽기 힘들다 싶은 분들은 참고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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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첫 번째 걷기 여행 - 머리를 비우고 마음을 다독이는
김연미 지음 / 나무수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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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는 소통이고, 쉼이다

머리를 비우고 마음을 다독이는 '그녀의 첫 번째 걷기여행'은 김연미씨가 직접 걸어본 길을 소개한 책이다.

봄-여유를 찾다, 여름- 환희를 꿈꾸다, 가을- 추억을 떠올리다, 겨울- 지루함을 깨우다라는 네가지 테마 아래 주말을 이용해 한두시간씩 걷기 좋은 곳을 소개하는데 아등바등 사는 자신을 돌아보고 싶을 때라던가 하는 일마다 어긋나 마음이 조급해질 때, 소원해진 친구와의 틈을 좁히고 싶을때 등등 장소별 테마가 정해져있어 글쓴이의 기분상태를 쉽게 알 수 있어 그것이 여과지없이 나를 통과하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좋은 사진과 함께한 그녀의 끝없는 이야기만으로도 벅찬데 코스 소개에 앞서 추천하는달, 난이도, 길동무, 책, 음악, 준비물등이 꼼꼼하게 체크되어 있어 이 책을 읽는동안은 내 자신이 그녀의 길동무가 된 듯한 기분이 들어 책을 읽는 즐거움이 컸던 것 같다.

어쩜 이렇게 자상할 수가 있을까 ~ 하며 감탄도 잠시 여행지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다시 한번 가는방법, 걷기 코스, 알아두면 좋을 팁은 물론 주변의 맛집이나 멋집을 함께 소개해주고 1박2일 코스까지 짜준다. 이 정도면 거의 전문가 수준 !!

정보와 감성이 어우러진, 진정한 여행 길라잡이라는 멘트가 손색없다는 ~

이렇게 많은 길이 있는데 내가 가본길은 매화향이 그윽한 섬진강 매화길, 강원 강릉 대관령 등길밖에 없는 듯 ㅠ-ㅠ

1박2일에 나왔던 대전 중구 근대문화 골목길도 소개되 있어 반갑고 또 반가운데 이럴때마다 우리나라가 얼마나 넓고 구석구석 가볼만한 곳이 많은지 실감하게 된다. 


  

 

되도록 쉽게 접근 할 수 있는 지역을 위주로 코스를 정하다보니 걷는건 힘들고 재미없다는 사람들에게 여행의 즐거움은 물론 걷기 후의 나른함이 주는 휴식과 함께 자연의 편안함을 소개하기에 손색이 없어 누구든 단번에 걷기 매니아가 될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 걷기를 좋아하지만 그것은 출퇴근길이라던가 운동삼아 걷는 것 외엔 별다를 것이 없었는데 이 책을 읽고서 걷기에 대한 생각이 많이 변했다.

그러면서 10~11월에 한참 빠졌던 소래산, 늠내길을 따라 걸었던 그때의 내가 생각나 빨리 날씨가 좋아졌으면 하고 바라게 됐다는 ~

춥다고 집안에 웅크리고만 있기엔 너무 아쉬운 데 주말 한낮에 다시 한번 걷기를 시도해볼까나 ~

 

혼자, 친구, 시작하는 연인들, 친구같은 엄마는 물론 걷기 힘든 사람들과 (장애인)과 함께 할 수 있는 길(강원 횡성 숲체험 편안한 등산로)에 대한 소개도 있으니 두루두루 어울리기 좋은 그런 소개가 아닐런지 ~

갠적으로 난 소원해진 친구와의 틈을 좁히고 싶을 때 걸으면 좋을 <강원 동강 뻥대 벼랑마루 등산로>가 탐나더라. 백운산 정상에서 칠족령으로 넘어가는 여섯 개 봉우리가 가장 험한 코스인데 그런만큼 아름다운 비경을 보여주고 서로를 배려하기 때문에 뻥대 벼랑마루의 큰 매력이라 말하는 그 길을 앞서거니 뒷서거니 걸으며 맘을 터놓고 싶은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뒷사람은 앞사람을 의지하며 따르고 앞사람은 뒷사람을 위해 끊임없이 뒤돌아보게 만드는 길. 친구 사이에 틈이 생겼을 때 단둘이 걸으면 상대에게 더 집중할 수 있고 배겨할 수 있는 그 길이 너무나 탐나는구나 !!!

 

또 하나 정겨운 코스는 고층 아파트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답답할 때 찾으면 좋을 <경남 함양 개평마을 고샅> 인데 여기는 얼마전 내가 다녀온 천안 외암리민속마을을 다녀왔을때의 그 기분과 비슷한 것 같아 유심히 읽어내려갔다. 고택을 구경하는 재미와 함께 돌담이 둘러져 있어 운치가 있고 여러가지 볼거리가 있어서 느릿느릿한 한옥마을 산책자가 되어보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곳이란 설명이 어찌나 딱 들어맞던지 ~  

 

 

<500년전부터 부락이 형성되어 충청 고유격식인 반가의 고택과 초가돌담, 정원등등이  

그대로 보전되어 있어 고샅을 걷는 즐거움이 큰 외암리 민속마을>

영덕 블루로드 소개글 중 영덕의 이색 숙소에 나온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조망 할 수 있는 <해맞이 캡슐 하우스>에 대한 정보도 좋았고, 그리운 사람이나 기억을 지우고 싶을 때 찾으면 좋을 <전북 정읍 내장산 자연관찰로>를 소개하는 글에 함께 하면 좋을 책에 문학세계사의 나는 그녀를 사랑했네에 대한 책소개도 좋더라.

아들에게 버림받은 며느리를 위해 시아버지가 들려주는 삶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가 내 흥미를 끌던데 조만간 구입해 읽어야지 ~ >.<

누군가에게 향하는 미움을 누그러트리고 싶을 때 걸으면 좋을 <경기 양평 설매재 고랭지 초원길> 이곳은 차가 아니면 힘들겠다 싶었는데 남한강 산책로는 용산역에서 양평행/용문행을 타면 직행으로 간다고하니 꼭한번 가봐야지 !!

이런식으로 이 책은 사진이 맘에 드는가하면 글이 혼을 빼놓고, 책과 음악에 대한 소개에 빠질때쯤 여행지에 관한 정보가 내 시선을 붙잡는다.

한마디로 읽어보지 않으면 그 매력을 절대 알 수 없는 책이라는 사실~

 

앞이라 생각했던 삶이 늘 허공에 떠 있는 것처럼 나를 외롭게 하고 다른 길을 곁눈질하게 만들 때, 명치에 주먹만 한 돌덩어리가 얹혀 있는 듯 가슴이 답답해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삶을 살아내는 게 힘겨울 때 떠나자!!

에스키모인들은 마음의 분노를 다스리기 위해 오랜 시간 걷는 관습이 있다고 한다. 장엄한 자연 풍광을 보고 걸으면 성난 감정이 몸에서 스스로 물러나는데 화가 풀린 지점에 지팡이를 꽂아두어 분노의 강도를 보여준다고. 천천히 마음의 치유를 불러오는 걷기. 생각이 많아지는 연말, 한 해를 정리하기 위해 걷기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가. 이 책과 함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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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내나요, 내 인생
최갑수 글.사진 / 나무수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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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언제나 쓸쓸하고, 우리에게 필요한 건 언제나 위로니까.  

나무[수:]의 책은 다 탐난다.

잘 지내나요, 내 인생을 비롯 머리를 비우고 마음을 다독이는 그녀의 첫 번째 걷기여행, 서울 비밀의 방, 여행의 목적, 소박한 한 그릇, 사소한 발견 등등

표지도 예쁘고, 제목도 근사하고 여행, 가정요리등 장르도 다양해서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

당분간은 나를 위해서만, 목요일의 루앙프라방, 이 길 끝에 네가 서 있다면 좋을 텐데의 최갑수님 신간 / 잘 지내나요, 내 인생

누구나 통과하는 시간, 서른과 마흔 사이라는 글귀에 반해 너무나도 읽고 팠는데 운좋게 인터파크 북피니언에 당첨되 읽게 되서 넘 행복하다 +_+

연말에 당첨운이 좀 있는 것 같다는 ~ 

 

당신은 당신 생에서 간절하게 돌아가고 싶은 하루를 가지고 있는지. 

만약 가지고 있다면 당신은 지금까지 잘 살아온 것이다.

 

잘 지내나요, 내 인생이라는 제목때문에 나무수의 또 다른 책 잘 지내나요, 청춘을 잇는 시리즈라도 되는걸까 ? 궁금증과 함께 나는 내 인생을 잘 꾸려나가고 있는지 궁금해지더라.

나는 속좁은 사람인데 이해심 많은 척 했고, 울면서도 웃는척, 괜찮지 않았는데 괜찮은 척 했던 모든 것에 부작용이 생겨 고생 했었던 것 같다.

힘들고 또 힘들어서, 못견디게 아파서, 내 정신이 아니었는데도 이렇게 잘 먹고 잘 자면서 잘 지내고 있는데 나를 버티게 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나도 모르는 내 마음을 이 책은 콕 찝어 얘기해줄 것만 같았다. 그래줘야만 할 것 같았다.

 

여전히 어려운 인간관계, 언제고 떠나고 싶은 곳들에 대한 로망 그리고 내 자신이 누구나 통과하는 시간, 서른과 마흔사이이기 때문에 

지치고 반복되는 날들, 일상 / 눈부시게 빛나던 날들, 사랑 / 이해와 오해의 날들, 타인 / 위로가 필요한 날들, 여행 / 잘 지내나요, 내 인생

다섯가지 파트 중 갠적으로 이해와 오해의 날들, 타인과 위로가 필요한 날들, 여행, 그리고 잘 지내나요, 내 인생 파트가 참으로 와닿았던 !!!!

특히나 76번 서른과 마흔 사이는 이 책을 단단하게 서있게 만든, 우리 몸으로 치자면 척추같은 그런 존재라고나 할까

이 글 하나만으로도 이 책을 만났다는 것에 감사해진다.

 

자신이 더 이상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는 나이. 일상을 뒤엎는 전폭적인 모험을 감행하기에도, 그렇다고 포기하기에도 이른 어정쩡한 나이.

파격이 아니라 품격이, 파행이 아니라 고행이 필요한 나이. 혼자 남겨지는 건 아직도 두려운 나이라는 글귀에 나만 이런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구나 싶은 맘과 함께 이 상태로도 괜찮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나 할까.

소녀였을때 삼십대는 어른이었기에 뭐든지 다 알고, 스스로 알아서 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내가 삼십대가 되어 보니 여전히 감당하기 벅찬 것들로 가득하긴 십대나 이십대나 삼십대나 마찬가지인 것 같아 당황스러우니 큰일. 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구나 ㅠ-ㅠ 


  

 

'파이팅' 같은 건 하지 말자. 

그런 거 안 했어도 우린 지금까지 열심히 달려왔잖아. 

최선을 다하지도 말자. 

그것도 하루 이틀이다. 

매일매일 죽을힘을 다해 달리려니까 다리에 쥐난다. 

지치려고 그런다. 

조금은 적당히 

조금은 대충대충 

좀 걸어보는 건 어떨까. 

걸으면서 주위도 돌아보고 그러자. 

첫번째 지치고 반복되는 날들, 일상 中에서   

 

  

 

시간은, 추억은, 세월은 분명 연속적인 것이 아닌 것 같아. 우리는 시간의, 세월의 부분을 건너뛰며 살고 있지.

우리는 선 위를 걷고 있는 것이 아니라 점 위에 우두커니 서 있어. 그리고 어느 순간 다른 점으로 훌쩍 건너가지. 마치 징검다리를 건너듯.

그랬던 것 같아. 되돌아보니 모든것이 그랬어.

 

 

에필로그 마지막에 '이 책을 읽고 당신이 여행을 향한 의지가 생기면 좋겠다. 여행이, 삶이 돌아가는 건 의무라는 걸 알게 되면 좋겠다. 잘못된 방황은 없다는 걸, 결국 필요한 건 사랑이라는 걸, 생은 언젠가 우리를 따뜻하게 안아줄 거라는 걸 알게 되면 좋겠다'라고 적혀있는데 이 책을 읽고 떠나고 싶은 맘이 안생길 사람이 있을까 ?

찬바람 맞아가며 꽃구경을 했던 섬진강 강줄기가 훤해 내려다보이는 광양 청매실 농원,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의 바람의언덕, 소쇄원과 메타세콰이어길, 통영과 경주, 내소사와 부석사, 부산 문현동 벽화마을, 홍제동 개미마을, 대학로 이화마을 등등등

사진으로 만난 내가 가본 곳, 어딘지 아는곳과 모르는 곳 모두 내년에는 한번씩 다녀와야지. 부지런히 움직여야지

떠나고 보고 듣고 느끼면서 2011년 이맘때에는 지금보다 한뼘 더 성장한 나와 마주하고 싶다.

그러고보니 2011년엔 김지수, 유지태, 엄지원 주연 <가을로>에 나왔던 그곳들을 차례로 돌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여행에서 우리는 무엇을 얻을 수 있나요?

아, 이건 너무 어려운 질문이네요.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지금까지 내가 가지고 있던 것들이 놓치기 싫어 그토록 손에 꽉 쥐고 있는 것들이, 사실은 손에 쥔 모래알처럼 별 것 아니었다는 것.

아마도 여행을 떠나지 않았다면 그 사실을 몰랐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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