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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은 밀항중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권영주 옮김 / 노블마인 / 2010년 10월
평점 :
품절
"인간은 원래 좀처럼 인생의 의미를 이해 못하는 법이랍니다, 마담."
"그럴까. 그럼 왜 사는거지?"
"누구나 마담처럼 강하게 사는 게 아니니까요.
세상엔 두 종류의 인간이 있거든요. 인생에 정면으로 맞서는 사람, 휩쓸리는 사람." <p.287>
두 형제의 부친인 스즈키 다이스케. 두뇌가 명색해 장래가 촉망되던 다이스케는 본가의 지원을 받아 메이지 시대에 서양으로 건너가 면학에 힘쓰지만 신경질적이고 허약한 탓에 외국생활로 심신이 상해 맥없이 객사하고 만다. 거금을 들여 유학을 보낸 천재가 뭔가를 이루기도 전에 세상을 떠나자 실망한 본가는 원조를 중단하고 빈곤에 허덕이던 스즈키 일가는 형제 자매 여섯중 넷이 죽고 둘만 남게 된다. 학업엔 시원찮으나 사업적 재능을 갖고 있더 이이치로는 주식 거래로 한 재산 벌게 되고 이때의 경험으로 그의 좌우명은 '정보는 세계를 지배한다'가 되고 적자에 허덕이던 교쿠토 신문사를 매수해 직접 경영하면서 '가문의 부흥'에 성공한 이이치로는 관료로 입신한 아버지와는 다른 형태로 출세한 것에 늘 떳떳지 못함을 느끼고 동생 류자부로를 통해 학문의 길을 실현시키려고 하지만 류자부로는 아버지 다이스케와는 달라도 너무 다른 성격. 형 이이치로는 동생 류자부로의 뒤치다꺼리에 정신이 하나도 없을 정도다. 당분간 동생이 꼴도 보기 싫어져 서양으로 내쫓을 계획을 세우고 류자부로에게 얼마 후에 일본을 출항할 하코네 호의 항의 일정표를 건네주게 된다. 공짜로 보내주는 대신 여행기를 써 자신의 신문사에서 출판할 조건을 걸고서 1등실 배표를 끊어주는데 동생은 형의 그런 맘을 헤아릴 수 있을까나 ?

배를 타자마자 다이나믹하게 벌어지는 사건들.
자신이 일하는 롤러스케이트장 중앙에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상태로 죽어있는 사람 '나이트 고로'의 체포와 용의자에 대한 의문(살인자 출범하다), 시도때도없이 탈출을 시도하는 영양 '하쓰코님'(아가씨 승선하다)하며 살인범과 도둑을 한꺼번에 잡은, 1등실을 차지한 고양이(고양이는 항해중)이야기며 한 남자를 사이에 두고 두 여자가 다투는 일(명탐정은 밀항중), 8월의 홍해에서 유령선을 본 것을 계기로 몇몇의 승객이 괴담을 주고 받지를 않나(유령선 침몰), 선내에서 유일하게 원기 왕상한 어린애가 인사불성 상태가 되기도 하고(선상의 악녀), 런던에 도착하기 이틀전 밤에 가장 파티가 벌어지고 그곳에서 작은 사건이 일어나기도 하는등(이별의 뱃고동) 정신이 하나도 없는 사건 사고가 줄을 잇는다.
이 작품은 크게 두 가지 이야기로 나뉘는데 하나는 51일간의 항해를 통해 벌어지는 사건들이고, 다른 하나는 그 사건들을 자신의 눈으로 관망한 스즈키 류자부로의 여행기 초고이다.
류자부로의 여행기 초고를 읽고서 나름 이 사람이 범인이구나, 이런 방식으로 범행을 저질렀구나 이해했던 내 생각이 단번에 바뀌기도 하면서 나의 사고력은 저기~ 안드로메다로 !!!그럴때마다 넘 괴로웠다. 스토리가 넘 정신없어진게 아닌가 싶은 단점도 흑흑흑
단편단편 하드보일드, 본격 미스터리, 코지 미스터리, 호러, 패닉소설등 다채로운 작풍을 구사하는데 갠적으로 후반부로 갈수록 재밌어지는 이야기에 함박웃음.
유령선 침몰, 선상의 악녀가 내 스탈이더라 !!
"넌 모험을 잘못 알고 있군, JF. 모험은 지구상 어디에나 있는 거야.
여기 런던에도 있단 말이지. 네가 모를뿐." <p.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