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세상 1 : 사라진 도시 다른 세상 1
막심 샤탕 지음, 이원복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테러리스트들이 있기 전에 공산주의자들과 나치들이 있었지. 나치들이 있기 전엔 영국 군인들이 있었고, 그리고 영국 군인들이 있기 전엔 인디언들이 있었어.

요컨대 이 나라에는 언제나 적들이 있었단 거야. 하지만 이들 중 일부는 친구가 되었고, 다른 일부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거나 해롭지 않은 사람이 되었지.

얘야, 세상은 그런 거란다. 적이 없으면 발전하지 못해. 그러니 안심해라. 적을 네 인생을 발전시키는 동력으로 사용하렴. 강한 사람이 되어라!" <p.36>

 

 

성탄절 방학 직전, 열네살 맷 카터는 난생처음으로 기이한 기운을 감지한다. 세상이 더는 돌아가지 않고, 뭔가 엄청난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하지만 자신이 이 현상을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한들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두려움을 느끼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만 같아 불안하기만 하는데 . . .

게임을 하기 위해 용의 소굴로 들어가다 발타자 골동품 가게에서 용기를 증명하는 일명 담력게임을 하게 되는 맷과 친구들. 가게에 들어가 아무 물건이나 하나 들고오면 용감한 사람으로 인정하고 경의를 표하겠다는 친구 '뉴턴'의 말에 가게에 들어섰다 그곳에서 눈동자처럼 보이는 구슬, 실내복 안쪽 팔에 뱀을 휘감고 있는 발타자영감을 만나고 뱀의 것처럼 두 갈래로 갈라진 혀를 보곤 소스라치게 놀란다.

두번째로는 부모님께 성탄절 선물로 아라곤의 검을 선물받은 맷. 폭풍설이 몰아치기 전 친구의 집에 가는 길 좁은 골목길, 파란 섬광이 내리친 후 메스꺼운 연기만 남긴채 사라진 그 곳에 사람은 온데간데 없고 옷더미만 남겨져 있는 것을 보게 되는데 ~ 땅속에서 나온 섬광이 사람을 집어삼키다는 대체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

 

얼마 뒤, 한파가 도시를 덮치고 시속 150킬로 이상의 돌풍을 동반한 '거대한' 폭풍설이 휘몰아치면서 전기마저 끊긴 뉴욕은 순식간에 어둠의 도시가 된다. 그 밤, 맷은 땅속에서 치솟은 거대한 손처럼 생긴 열두 개의 섬광이 온 건물을 부수고 인간을 위협하는 것을 목격하고 아침에 봤던 기이한 일을 떠올린다. 부모님과 마찬가지로 맷 역시 섬광에 감전되지만 운좋게 깨어나지만 세상은 더이상 그가 알고 있는 곳이 아니다. 어떤 소리도, 어떤 생명의 흔적도 없이 변해버린 그 곳. 자동차 한 대 보이지 않고 두터운 눈더미 뿐인지라 공포감에 휩싸인 맷은 친구 토비아스의 집으로 향하고, 그곳에 다다랐을 때, 인간도 동물도 아닌 정체불명의 괴물과 마주친다.

토비아스는 농포로 뒤덮인, 두꺼비 병에 걸린 샤페이 가죽으로 된 사람처럼 보이는 그것이 아빠인 것 같은 느낌에 당황해 하는데 ~

섬광이 삼킨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 살아있다면 어디에 있을까 ? 폭풍설과 섬광 때문에 유령도시 한복판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그들은 변조인간들과 불길한 섬광을 피해 뉴욕을 탈출해 남쪽으로 떠나기로 하는데 무사히 탈출할 수 있을까 ? 그곳에서는 어떤일들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을까 ?

 

대자연의 역습이 시작되는 그날 . . . 지금껏 당신이 알던 세상과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 천재적 몽상가 막심 샤탕이 초대하는 혼돈과 절망, 환상의 세계.

약탈자 이후 간만에 나온 작품이라 넘 읽고팠던 이 책. 세권의 책중 1권만 읽은거라 아직은 뭐라 말을 잘 못하겠지만 읽은내내 진정 악시리즈로 유명한 '막심 샤탕'의 소설이 맞나 의아하기만 했다. 내가 악의 영혼, 악의 주술, 악의 심연등등 연쇄살인사건에 관련된 스릴러 소설만 읽은데서 온 편견을 갖고 있었던 듯 ~ 이런 나에 비해 전작 <가이아 이론 - 1972년 영국의 대기화학자 제임스 러브록이 발표한 것으로, 지구는 스스로 생존능력을 지닌 살아 있는 생명체라는 주장>을 읽으신 분들은 익숙한 듯한 반응 !!

 

지구가 환경 오염과 전쟁을 일으킨 인간을 혼내준 거라 말하는 내용이 살짝 황당하기도 하고 그에  따른 이론에 이런저런 궁금증도 많았지만 어떤걸 얘기하고자 하는지부터 알아가는게 답일 것 같아 일단 무조건 읽기 시작했는데 앙브르와 카마이클 노인의 대화로 어느정도의 궁금증은 해결된 것 같다. 하지만 여전히 어렵기만 한 ~ (열네살 주인공들이 얘기하는 것조차 제대로 이해못하는 어른이라니 ;;;;)




하지만 단순하게 생각해보면 자연 재앙에 관한 또 한 번의 경고와 새로운 시대에 대한 희망을 담은 소설로 어두운 곳에서 사물을 볼 수 없는 변조인간들에 대한 부분은 강풀의 당신의 모든 순간에 나오는 좀비들 같았고, 맷의 머릿속에 나타나 공포감을 심어주는 '로페로덴'의 존재는 해리포터와 볼드모트와의 관계, 팬 일행이 초능력을 갖게 된 부분은 엑스맨 - 퍼스트 클래스에서 캐릭터들의 탄생과 그들이 걸어가야만 하는 길에 대한 스토리를 보여주는 것만 같아 익숙하기도 했는데 폭풍설과 함께 닥쳐온 재앙을 스스로 헤쳐나가는 소년들의 모습에서 새로운 희망을 발견하게 될 것 같아 다음권이 기다려진다. 시니크들이 맷에게 원하는게 뭔지 알기 위해 여왕이 사는 남동쪽으로 길 떠나는 삼총사의 행보가 너무나도 궁금하기만 하다.


이 기분을 쭈욱 이어나갈 수 있게 2,3권이 빨리 나왔음 좋겠다~~

 

이상기후로 혼란스러운 요즘, 그 어느때보다 환경 파괴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만가고 있는데 이런 시기에 이런 내용의 책은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한 순서인지도 ~

지구가 너무 늦기 전에 모든 것을 바꾸기로 결심한 순간, 지금 바로 우리에게 이런 일이 생겨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오싹해지는데 좀 더 지구를 소중히 여기고 아껴줘야 할 것만 같은 의무감에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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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비틀 Mariabeetle - 킬러들의 광시곡
이사카 고타로 지음, 이영미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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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레이디버그, 레이디비틀, 무당벌레는 영어로 그렇게 불린다. 그 레이디는 마리아 님을 가리킨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마리아 님의 일곱 가지 슬픔을 등에 지고 날아간다. 그래서 무당벌레는 레이디비틀이라고 불린다.

 

데뷔 15주년 결산, 혼신의 작품! 골든슬럼버 이후 3년만의 대형 신작 장편이라는 띠지의 글귀가 아니더라도 난 이 책을 집어 들었을 것이다.

사신치바부터 그래스호퍼, 골든 슬럼버까지 그의 책은 거의 다 읽어본 듯 싶은데 골든 슬럼버 이후 이사카 고타로라는 작가에 대한 관심이 한없이 높아진 탓도 있지만 저자 본인이 '작가로서 가장 큰 성취감을 준 작품'이라고 평하기도 했던 <그래스호퍼>의 후속편격인 작품이기에 더 관심이 갔달까 ?

그렇다고 그래스호퍼를 읽고 마리아비틀을 읽어야 하는건 아니니 걱정하지 마시길 !!

 

자신의 여섯살 아이를 백화점 옥상에서 떠민 장본인이 태평하게 숨을 쉬고 있다는 것 자체가 믿기지 않아 시건방진 상대에게 공포를 주기 위해, 세상 물정 모르는 괘씸한 상대에게 처지의 차이를 명확하게 깨닫게 해주기 위해 권총을 들고서 도쿄에서 모리오카로 향하는 고속철 신칸센을 타는 알코올 중독자 '가무라'.

하지만 그 열차에는 감금당한 아들을 구하고 몸값도 챙겨 오고, 범행을 저지른 일당도 처치하라는 미네기시의 명령을 받고서 출동한 '밀감과 레몬', 세상에 간단하고 단순한 일은 없다는 믿음을 갖고 있는, 무슨일을 하던 도미노 쓰러지듯 사건이 커지는 불운을 안고 있는, 행운의 여신에게 버림받은 남자 '나나오', 누군가의 목숨을 빼앗거나 목숨을 빼앗은 누군가의 반응을 보는 것이 흥미로운, 왜 사람을 죽이면 안되냐며 태연작약하게 묻는, 중학생이지만 악의 화신이기도 한 '왕자'등 다양한 임무를 가진 인물들이 진을 치고 있다.

사소한 우연, 사소한 실수, 사소한 사건이 겹치면서 서로의 존재를 인식하고 휘말리면서 사건은 한치앞을 모르게 눈덩이처럼 커져만가는데 ~

과연 이들은 각자 맡은바 임무를 성실히 수행할 수 있을까?

 

기무라 - 과일(밀감과 레몬) - 무당벌레(나나오) - 왕자(오우지 사토시) 순으로 번갈아가며 사이좋게 이야기를 나열하는 형식인지라 개성만점 흥미진진한 인물들의 모습을 깊이있게 알 수 있음은 물론 다양한 각도로 살펴볼 수 있다는 것이 참 좋았는데 이런류의 이야기를 넘 좋아해서인지 어느정도 결과를 예측할 수 있었음에도 순식간에 빠져들어 읽었던 것 같다.

 

엉성하면서 기차랑 토마스를 심하게 좋아하는 레몬과 진지하면서 소설을 좋아해 상황에 맞는 구절을 툭툭 무심한 듯 심오하게 내뱉는 밀감이라는 신선한 캐릭터의 등장과 함께 그래스호퍼에서 나온바있는 사람을 떠밀어 죽게 만드는 '밀치기', 독살 전문가 스즈메바치(말벌)가 나와 반가웠는데 그것도 잠시 미네기시의 아들을 죽인 사람에 대한 설명도, 돈이 든 트렁크를 각자 다른 업자에게 맡긴 이유등 사건만 장황하게 풀어놨지 정확한 설명없이 마리아와 나나오의 대화만으로 그러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만을 심어준 것이 좀 아쉽다.

복선을 여러군데 깔아놓긴 했지만 해결된거 없이 구렁이 담 넘어가듯 어물쩡 넘어가려 한 것 같은 찝찝함. 콕콕 꼬집어 확실하게 비틀어줬다면 어땠을까 ~

꼬마 기관차 토마스와 친구들에 대한 사전지식이 있었다면 레몬의 이야기를 좀 더 집중해서 읽을 수 있었을텐데 ~ 내가 전혀 모르는 캐릭터에 대한 설명인지라 그런가보다~하며 대충 이해하고 넘어갈 수 밖에 없어 아쉬웠고 왕자 파트를 읽을때마다 고상한 가정에서 귀하게 잘 자란 소년이 어찌 저렇게 극악무도할 수 있을까 ? 나쁜 환경에서 자란 사람만이 범죄자가 된다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는건 아니지만 그런 왕자의 성장스토리에 좀 더 집중할 만한 사건이 조금 더 있었어도 좋았을 뻔 했다는 욕심도 컸다.

중학생이지만 어른을, 그것도 눈하나 깜짝않고 사람을 죽이는 범죄자들을 상대로 쥐락펴락 위협하는, 한없이 극악하기만 한 왕자의 모습은 너무나 낯선 캐릭터인 듯 ㅠㅠ

하지만 진짜 아쉬운 것은 결말이다. 신나게 달리다 나자빠진 것처럼, 급정거한 자동차처럼 맥이 풀리게 만들어버리는 결말이라니. 뭔가 좀 더 획기적이고 참신한 마무리를 기대했건만. 이건 아니잖아 ~~~

갠적으로 반전의 인물이었던 기무라의 부모님보다 학원 선생이라는 '스즈키'라는 인물이 뭔가 굉장한 비밀을 숨기고 있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단 사실이 더 충격적이다;;

 

거짓말이 발단이 되어 거짓말이 거짓말을 낳고 이로 인해 생긴 오해와 오해 사이에서 일어나는 해프닝에 속에서도 가슴 따뜻한 웃음을 짓게 만드는 레이쿠니(RAY Cooney)의 작품처럼 진지함을 좀 더 벗어던지고 웃음을 적절하게 버무렸다면 어땠을까 +_+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벌>에 이런 말이 있지.

'일단은 자기 한 사람을 사랑하자. 왜냐하면 이 세상 모든 것은 그 기초를 개인의 이해(利害)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다시 말해 가장 소중한 것은 자기의 행복이란 뜻이야. 그것이 돌고 돌아 모두의 행복으로 이어지지.

나는 타인의 행복이나 타인의 괴로움에 관해서는 별로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그야 그럴 테지 하는 생각밖에 안 들었는데, 넌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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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 하이웨이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31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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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에게 지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지만 어제의 나 자신에게 지는 건 부끄러운 일이다. <P.09>

 

 

머리가 매우 좋은데다가 공부도 열심히 해 크면 분명 훌륭한 사람이 될 거라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초등학교 4학년 '아오야마'

매일 착실히 노트에 많은 것을 기록하고 책도 많이 읽고 있지만 알고 싶은 것이 너무 많은 소년은 초반부터 다른 사람에게 지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지만 어제의 나 자신에게 지는 건 부끄러운 일이라 말하며 날 놀라게 만든다. 하루하루 세계에 대해 배워나가면 어제보다 조금씩 훌륭해질거라며 먼 미래 너무 훌륭해져서 큰일이 나는 건 아닐까를 걱정하는, 다소 엉뚱한 면이 많는 아이.

언제나 노트를 갖고 다니며 메모하고 우주과학 잡지를 탐독하는 데 이 책 '펭귄 하이웨이'는 5월의 어느 날 마을에 펭귄이 떼 지어 나타나지만 트럭으로 운반하던 펭귄들이 한 마리도 남지 않고 모두 사라진 사건을 본 후 치과 누나로부터 이 수수께끼를 풀어달라는 부탁을 받은 아오야마가 '펭귄 하이웨이' 연구에 착수하면서 시작된다. 욕조에 목욕물을 뺄 때면 배수구가 블랙홀 같아서 무섭다는 '우치다'와 요이야마처럼 상대성 이론에 대해 알고 있는 '하마모토'와 함께 마을 구석구석을 답사하며 궁금증을 해결해나가는 친구들. 과연 이들은 이 거대한 수수께끼를 풀 수 있을까?


세계의 끝에 걸어서 가 닿을 수 있을 것만 같던 유년시절의 소박한 호기심과 모험, '미지와의 조우'와 시간이나 죽음에 대한 우주적이고 철학적인 상상력, 첫사랑의 설렘과 우정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소설 '펭귄 하이웨이'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를 읽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은 이야기에 그의 팬이 되어 버린 나.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유정천 가족, 태양의 탑, 요이야마 만화경, 다다미 넉 장 반 세계일주까지 줄기차게 읽었다는~

이렇게 부지런히 읽었는데도 달려라 메로스, 연애편지의 기술, 여우 이야기가 남았다. 조만간 시간내 나머지 책들도 열심히 읽어야지!!
가벼운 듯 하면서도 풋풋한 내용이 몰입 잘 되서 기분전환하기 딱 좋은 책인지라 휴가철 이 책과 함께했는데 전작에 대한 만족감으로인해 작가의 이름이 주는 기대치도 큰 편인데 일본서점대상 3위, 일본SF대상 수상작이란 타이틀 때문에 이 책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커져가는 것은 어쩔수가 없었다.

이 책 역시 초현실적인 분위기 속에 유머 넘치는 문체가 파란만장하게 펼쳐지는데 초등학생 주인공 때문에 기대치에 비해 재미는 좀 덜했지만 혼자 똑똑한 척 다 하며서도 뇌가 무척 활발하게 활동하기 때문에 뇌가 필요로 하는 당분을 위해 단 과자를 많이 먹게 됐고 낮 동안 뇌를 많이 쓰는 바람에 밤이 되면 칫솔을 들지도 못할 정도로 졸려 이를 닦을 틈이 없어 치과를 다니게 된 사연을 설명하는 부분에선 애는 애구나 싶어 웃음이 난다. 초등학생 레벨을 뛰어넘을 만큼 훌륭해져버린 자신과 달리 여동생은 아주 평범한 초등학교 2학년인데 오빠가 얼마나 비범한지 잘 모르지만 나쁜 아이는 아니라며 여동생을 소개하는 모습과 그런 여동생을 보며 마음속으로 '오빠로서 네가 구김살 없이 자라주길 빌게'라 말하는 소년.

애 맞구나 싶다가도 금방 소년의 탈을 쓴 노인이 아닐까 싶은 애늙은이 다운 모습에 피식피식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아오야마. 음료 캔으로 펭귄을 만들어내는 치과 누나, 깊숙한 재버워크의 숲속에 투명 물체로 만들어져 지상에 떠 있어 미항공우주국이 개발한 신형 우주선일지도 모르는 '바다'등 다소 엉뚱하게 진행되는 이야기도 부담없이 편하게 읽을 수 있지 않았나싶다. SF, 판타지, 성장소설이 한데 어우러져 산뜻한 즐거움을 주는 '펭귄 하이웨이' 덕분에 이 작가의 신작 소식이 들리면 무조건 서점으로 달려갈 것 같다.

 

"'문제가 무엇인가'를 알게 되는 건 대부분 몇 번 틀리고 나서야. 하지만 훈련을 쌓은 사람은 뭐가 문제인지를 점차 더 빨리 찾아내게 되지." <P.103>

 

아무리 엉뚱한 질문일지라도 아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노트 쓰는 법을 알려주는 아버지. 매일 발견한 것들을 기록해두라는 조언은 물론 문제 푸는데 필요한 도움되는 말들을 아끼지 않는 아오야마의 아버지를 보며 진정한 '아버지상'을 발견한 듯한 기분이 들었다. 현명한 부모가 되고 싶단 욕심은 많지만 행동으로 옮기기 쉽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그럴때마다 읽고 반성하고 또 새겨듣기 위해 노트에 잘 적어둬야겠다.

 

부모가 자녀의 인생에 남겨줄 수 있는 최고의 유산은 좋은 습관이다.
그리고 그 못지 않게 중요하고 강력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따뜻한 추억 것이다.

- 시드니 해리스(칼럼니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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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이 지저분해도 머릿속이 정리된 사람 책상이 깨끗해도 머릿속이 복잡한 사람 - 업무 효율을 100배 높이는 두뇌 정리의 기술
나가노 게이타 지음, 김남미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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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장 정리의 달인, 냉장고 정리의 달인등 정리가 가장 쉬웠다는 분들의 방송 출연이 많아지면서 저절로 관심을 갖게 된 정리 관련 서적들.

해도해도 끝없고 표안나는 살림, 달인의 비법을 배우고 적절히 활용하면서 조금 편해지고 깨끗해질 수 있다면 무얼 마다하랴 ~

달인이 될 수 밖에 없는 그들의 비법은 어찌 보면 너무 간단해 이게 다야 ? 싶을 정도인데 그 모든것을 가능케한건 부지런한 성격이 아닐까싶다.

 

이 책 <책상이 지저분해도 머릿속이 정리된 사람 책상이 깨끗해도 머릿속이 복잡한 사람>은 업무효율을 100배 높이는 두뇌 정리의 기술을 담고 있는데 저자 역시 이 책을 기획할 때는 현재의 내용과는 분위기가 다른, 자세하고 구체적인 '물건 정리 노하우'를 알려주는 책을 만들고자 했는데 물건 정리에 대한 노하우는 이미 다른 책들이 충분히 제시했기 때문에 색다른 책이 필요하다는 에이전트의 조언를 듣고 과감하게 콘셉트를 바꿔 물건 정리에 대한 부분은 대부분 삭제하고 '물건은 거의 다루지않는 정리 기술'을 다룬 이 책을 만들게 됐다고 한다. 선견지명이 있으신 듯 ~ 그 덕에 이렇게 좋은 책을 만나게 됐으니 감사할 일이다.

 

책은 두뇌용량을 키우는 정리의 3원칙을 소개하며 업무 스트레스를 차단하는 두뇌 정리의 기술, 업무 성과를 높이는 사무실 정리법등을 가르치는데 직장 생활을 하는 모든 분들께 꼭 필요한 책이 아닐까 싶다.

 

두뇌 용량을 키우는 정리의 3원칙 에서는 기본적으로 처분할 것과 보관할 것을 구분하는 '기준 축'에 대해 설명하는데

자신에게 쓸모가 있는지 없는지를 판단하는 자기 평가의 축 - '반드시 필요한 것만 챙겨라'

지적 키친을 청결히 하기 위한 시간의 축 - '모든 자료에 날짜를 기록하라'

사람들의 행동을 돈으로 환산하여 비교적 우선순위를 쉽게 정할 수 있도록 하는 금전의 축 -'시간을 허비하지 마라'

어느것이 제일 중요하다 말 하기 곤란할 듯 ~ 일을 하기 전 세 가지 축을 기준으로 내 행동을 점검한 후 행동에 옮기는 것도 좋을 듯 싶다 !!

 

종이는 존재 자체가 '경고'가 된다. 반면 디지털은 경고 기능이 없어 당신의 기록에서 쉽게 사라진다.

전자기기의 높은 활용도 만큼이나 직장생활도 전문화되어 가고 있는데 편리한 만큼 형태가 없기에 자꾸만 잊어버리는 일이 다반사다.

개인적으로 기억은 흐려지고 생각은 사라진다. 머리를 믿지 말고 손을 믿어야 한다는 메모의 법칙(?)을 중요시 생각하는데 ~ 그와 잘 어울리는 내용이라서 시선 고정 !!

유능한 사람일수록  종이를 선호한다는데 실제 빌 게이츠도 조금이라도 긴 메일은 인쇄해 읽는다고 ~

종이로 읽는 것이 두뇌 회전도 잘되고 실수도 눈에 잘 띄여 건설적인 개선 방안이 떠오른다니 신기하다.

 

척 보면 알 수 있게 서류 정리 하는 법, To Do 리스트 작성법은 물론 <업무 성과를 높이는 사무실 정리법>도 있으니 참고하길.

문서 절단기를 사용하기, 각종 문서는 작성자가 책임지고 보관, 사무용품 재고를 제대로 구비하기 등의 기본 업무부터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시선을 끌었던 두가지!!

-매달 주제를 정해 청소하라

한꺼번에 대청소를 하기 보다 매달 주제를 정해 조금씩 정리하는 법 (대청소 한 번 하고 방치하기보다 지속적으로 정리해주는게 중요하다는 얘기)

-인수인계서는 입사할 때 미리 써둬라

그만둘 예정인 사람이 쓰면 무성의 해지는게 당연(?)하기 때문에 의욕에 차서 열심히 일하려는 사람이 일을 배우면서 그 노하우를 적는 방법도 아주 좋을 것 같다.

(인수인계서 작성하면서 자신의 업무스타일을 정확하게 인지하게 되는 1석2조의 효과)

 

비즈니스맨의 정리와 주부의 정리가 같을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확연히 차이 나지도 않는다. 매일 매일 조금씩 내게 필요한 것만 남기는 정리만이 살길이기에 ~

모든게 마냥 어렵고 두려운 사회 초년생에게 이 책 내용이 조금 더 남다르게 다가올 것 같은 예감.

한동안 사회 초년생을 위해 책 한권 선물해주는 센스가 필요한 시점에 이 책이 떠오를 것 같다.

 

어느 직장인이나 자신이 가진 에너지의 절반은 업무처리가 아닌 사람과의 관계에서 방전된다는 얘길 들었는데 인간 관계에 대한 노하우도 배워보고 싶구나 ~ >.<

 

 

 

'자기 자신을 이끌려면 당신의 머리를 사용하고, 다른 사람을 이끌려면 당신의 가슴을 사용하라'는 격언이 있습니다.
가장 훌륭한 성과를 거두는 사람은 가장 뛰어난 독불장군이 아닙니다. 오히려 동료의 두뇌와 재능을 최대한 활용하는 사람입니다.
(알톤 존스, 석유회사 CITGO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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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버스괴담
이재익 지음 / 황소북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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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 멸망이 따로 있냐 ? 내가 죽으면 지구가 멸망하는 거야.
 
그렇다. 지금도 누군가의 세계는 종말을 맞고 있다. 매 순간이 소멸의 순간이다.
어느 개인에게는, 또 어느 집단에게는. <p.120>
 
 

 

천 년에 한 번 있는 밀레니엄 세기말인 1999년 여름. 분당에서 서울 양재동으로 이어진 고속화도로, 시속 100킬로미터가 넘는 속도로 질주하는 2002번 심야버스 안.

정리해고를 당하고 자식조차 잣니을 인간 취급 안해준다며 만취한 승객이 기사와 실랑이를 벌이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진다.

여자친구를 집에 바래다주고 버스를 탄 준호와 운전석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자리에 앉은 여대생, 준호의 대각선 앞자리의 긴 생머리 아가씨, 몇 칸 건너 뒷자리에 앉아 있는 마흔이 조금 안 되어 보이는 아줌마, 그리고 제일 뒤에 붙은 다섯 자리를 침대처럼 모두 차지하고 뻗어있는 취객, 기사와 정체불명의 남자까지 모두 위험한 상황

버스가 심하게 휘청거리며 죽음의 공포에 휩싸이게 되면서 그를 말리려 일어난 준호. 그 순간 아무도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지고 만다. 급브레이크를 밟은 기사, 복도에 서 있던 준호와 엉거주춤 서서 남자의 양팔을 잡은 아줌마와 여대성, 그리고 문제의 남자와 준호가 한데 엉켜 버스 바닥에 쓰러지면서 문제의 남자가 숨진 것. 과실치사? 정당방위?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본의아니게 모든 승객이 공범이 되어버린 웃지 못할 상황. 17년 무사고 운전 경력의 기사부터 시작해 모두들 저마다의 이유로 서둘러 사건을 처리하고 은폐하려고 하지만 사건은 점점 눈덩이처럼 커지며 모두를 공포로 몰아넣는데 . . .

 

카시오페아 공주, 압구정 소년들을 읽고서 그의 팬이 된 나는 심야버스괴담이 출간됐단 얘길 듣고 그의 책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넘 읽고싶어 안달이 났었다.

세기말을 배경으로 심야버스에서 벌어지는 잔혹심리소설이라니 !! 이 더운 여름에 (책을 읽을때만 해도 땡볕에 살이 타들어갈 정도였는데 지금은 폭우 ㅠㅠ)읽기 딱 좋은 책이 아니던가. 일년내내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이라면 앞뒤 안가리고 읽는 나에게 이보다 완벽한 소설은 없는 듯 싶었다.

심야버스괴담은 물론 아이린, 씽크홀까지 순식간에 나와 언제 다 읽지 ? 행복한 고민을 했더랬는데 200여페이지의 비교적 얇은 책, 큰 글씨로 순식간에 후다닥 읽게 됐는데 그 느낌은 ~음 !!!

재미없는 건 아닌데 뭔가 빛바래고 낡은 느낌 ? 어디선가 들은 듯한 이야기를 글로 읽는 느낌이랄까 ?

스토리며 이야기 진행 방식도 옛날 느낌이 나기도 하고 ;;; 뉴스며 영화에 더 잔인한 사건들이 많아 그럴 듯 ~

신간인 줄 알았는데 이상하네 ~ 싶어 의아했는데 마지막 페이지 작가의 글 끝에 이 소설은 2000년에 출간된 <200x 살인사건>의 전면개정판입니다라 고 적힌 글이 있어 그제서야 이해가 되더라는 ㅎㅎ

 

세기말 심야버스를 배경으로 일곱 남녀가 벌이는 한여름밤의 소동극.

이재익 작가가 카투사를 제대하고 복학해 대학 3학년(1999년) 때 탈고한 이 책의 집필 기간은 단 7일. 여자친구와 함께 심야버스를 타고 가다 한 취객으로 인해 버스가 전복될 뻔한 사건이 바탕이 되었다는데 보고 들은걸 이렇게 글로 풀어내는 재주가 있는 사람들에겐 경험만큼 값진것도 없는 듯 ~ 갠적으로 넘 부럽다.

 

숙자는 부엌 바닥에 주저앉았다. 아예 뒤로 누워버렸다. 그녀는 깨달았다. 인생은 저글링과 비슷하다는 사실을.

여러 개의 공을 동시에 잡으려고 하면 다 놓치기 십상이다. 평화로운 일상과 짜릿한 경험은 함께 쥐기 힘든 공이다.

마찬가지 논리로, 무던하면서도 동시에 재미있는  남편, 자상하면서도 바람기 없는 남편은 드물다. <p.65>

 

버스에 탔던 승객중 한명으로, 평화로운 일상과 무던한 남편에 만족하지 못해 일탈을 선택했던 숙자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서점으로 고고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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