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G. 스토리콜렉터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선영 옮김 / 북로드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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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얄궂은 일이다. 도코로다 가즈미는 아버지를 많이 닮았다. 자신을 믿고, 자신에게 강하게 의지하고, 자신의 의지를 관철하기 위해서라면 어떤 짓이든 불사한다.

그것이 요즘 유행하는 걸까 ? 자아, 자아, 자아. 모두가 남의 시선이야 어떻든 진정한 자아를 찾는 세상이다.

찾을 필요도 없이 이미 확고한 자아가 있다고 자부하는 이가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수단을 고르지 않고 주위 사람들의 심정을 돌아보지도 않는 것은 어쩔수 없는 일인까 ? <p.272>

 

내가 너무 좋아하는 미야베 미유키의 신작소설 R.P.G.

미야베 미유키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모방범>과 <크로스파이어>에서 각각 활약했던 다케가미 형사와 치카코 형사가 등장한다는 소식에 기대감이 컸던 소설이다.

그녀의 작품답게 술술 읽혔는데 화려한 소개글 답지 않게 이야기는 단순(?)하더라는. 하지만 그 안에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주제가 들어있었던 것 같다.

<가족>, 이 책을 읽는 나와 당신에게 있어 가족은 어떤 의미인지를 묻는 . . .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그 질문이 나를 이렇게 아득하게 만들줄은 몰랐다. 아버지와 사이가 안좋아 한창 전쟁을 벌이고 휴전을 하고 있는 시기라 그런지 더 예사롭지 않게 다가왔던 이야기랄까.

 

공사현장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한 남자가 사체로 발견된다. 평범한 직장인이자 한 가족의 가장인 '도코로다 료스케'의 죽음.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그가 인터넷상에서 '아버지'라는 닉네임으로 몇몇 사람들과 함께 '가족놀이'를 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서로 얼굴도 실명도 모르는 사람들이 모여 마치 가족처럼 아버지, 어머니, 딸, 아들로 연극을 해왔던 것을 알게 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딸의 닉네임인 '가즈미'는 도코로다의 친딸 이름이기도 하다.
진짜 가족을 내팽개친 채 인터넷이라는 가상의 세계에서 가족을 만든 이유는 무엇이며, 가족놀이에 빠져들었던 이들의 진심은 무엇일까?

이러한 상황을 알게 된 진짜 가족의 심정은? 

 

이 작품의 제목이기도 한 <R.P.G.> 는 'Role-Playing Game'의 약자로 실제 상황을 상정하여 다양한 역할을 연기하며서 문제 해결법을 터득하도록 하는 학습법. 실제 역할연기법을 도입해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모방범>과 <크로스파이어>에서 각각 활약했던 다케가미 형사와 치카코 형사가 등장한다는 소설 치고는 그리 큰 재미를 못느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책속 사람들 이야기에 내 감정이 이입되면서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다들 외롭다며, 현실 세상에서는 그 누구도 도저히 진정한 나를 이해하지 못하고, 스스로도 진정한 내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고독한 거라며 마음을 이어줄 끈이 필요해 현실의 아버지가 주지 않는 것을 바라고 '아버지'에게 접근했다는 이야기 속에서 ~ 나 역시 실제 우리 아버지가 주지 못하는 것을 해주는 사람이 나타난다면 '가짜'라는 것을 알면서도 빠져들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싶더라. 고민을 들어주고, 진지하게 의논해주고, 이해심많고 상냥하고, 딸의 행복을 첫 번째로 생각한다고 말로 아름답게 표현해주는 '아버지'.

늘 원했던 타입의 아버지이기에 현실이 아닌 인터넷 속에서라도 붙잡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

 

책 속처럼 <가족놀이>가 아니지만 나 역시 오랫동안 블로그 활동을 하면서 가족에게 말못할 시시콜콜한 이야기도 적어가며 내 생각을 표현하는데 그것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무시하고 흉을 보는 게 아닌 그럴수도 있다며 이것저것 말해주는 것에 큰 위안과 즐거움을 느낀다. 그렇게 6년이 넘는 시간을 이곳에서 보내고 있으니 이곳은 또다른 나의 집인 셈.

이곳에서 만큼 나는 밝고 상냥하고 현명한 30대 여성이고 싶다.

이렇듯 사람에겐 누구에게나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다. "사람들이 나를 무엇이라고 생각하지 상관없어" 라고 큰소리 치는 순간에도 내심 모든 인간 관계 속에서 사랑받기를 열망하는데 그 중에서도 부모와의 관계에서 더욱 강하게 드러난다고 ~ 가장 가까운 부모로부터 인정받지 못한 사람이 사회에서 어찌하므로 당당하게 살아남을 수 있겠는가.

그런것을 생각하면 책 속 주인공 사연 하나하나가 모두 너무 안타깝다는 ~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의 그 고통을 알기에 더 안타까운 ㅠ-ㅠ


가정에서 부도덕한 일을 하는 것은 과일에 벌레가 붙은 것과 같다. 알지 못하는 사이에 퍼지므로. <탈무드>

 


 

 

나비

 

사이조 야소

 

이윽고 지옥에 내려갈 때,

그곳에서 기다릴 부모와

친구에게 나는 무엇을 가지고 가랴.

 

아마도 나는 호주머니에게

창백하게, 부서진

나비의 잔해를 꺼내리라.

그리하여 건네면서 말하리라.

 

일생을

아이처럼, 쓸쓸하게 이것을 쫓았노라고.

 

 

 

 

책 속 이야기만큼이나 여운이 가시지 않았던 시 한편.

하나의 가정을 원만하게 다스린다는 것은 한 나라를 통제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라 했는데 지금은 행복한 가정을 위해 노력해야할 때.

행복해지기 위해 어떤 말과 행동을 해야할지 지금 나에게 가장 가까운 사람, 신랑과의 대화부터 시도해봐야겠다.


 

 

 

[더난지기님의 블로그 이벤트에 당첨되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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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8, 우연히 데이브 거니 시리즈 1
존 버든 지음, 이진 옮김 / 비채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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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가장 끔찍한 고통은 인정하고 싶지 않은 우리 자신의 실수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우리 자신의 모습과 어울리지 않는 행동들, 그래서 도저히 똑바로 바라볼 수 없는 행동들이죠. 우리는 한 몸에 사는 두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 두 사람은 서로를 도저히 못 견딥니다. 거짓말쟁이와 거짓말쟁이를 도저히 못 견디는 사람, 도둑과 도둑을 증오하는 사람 . . .

우리의 의식 밑바닥에서 벌어지는 그 둘의 움보다 더 고통스러운 건 없습니다.

우리는 그 싸움으로부터 달아나려 하지만 그 싸움은 우리와 함께 달립니다. 어딜 가든 그 싸움도 쫓아오죠." <p.147>

 

뉴욕 최고의 형사였지만 은퇴후 조용한 삶을 꿈꾸며 델라웨어 카운티 산자락 끝에 펼쳐진 초원의 19세기 농장 주택에 살게된 데이브 거니는 아내의 권유로 미술 감상 강좌를 듣다 범죄자들의 머그샷을 새롭게 해석해보면 어떨까 싶어 자신이 체포한 살인자들의 사진을 보정하며 시간을 보내게된다. 그런 어느날 대학 동창 마크 멜러리로부터 거니의 조언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잠깐이라도 좋으니 들러서 얘기를 할 수 있었음 좋겠다는 메일을 받게 된다. 다른 무엇보다 맞추어야 할 퍼즐이 있다는 얘기에 호기심이 생겨 그가 운영하는 수련원을 찾게 된 거니는 그로부터 조금은 황당하지만 웃어넘길 수 없는 얘기를 듣게 되는데 . . .

[네가 무슨 말을 하고 무슨 행동을 하는지,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나는 알아. 숫자를 하나 생각하라고 말하면 네가 무슨 숫자를 생각할지도.

못 믿겠다고 ? 내가 증명해볼까 ? 1000 미만의 숫자를 하나 생각해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숫자를 머릿속에 그려봐. 이제 내가 너의 비밀들을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한번 확인해볼까? 작은 봉투를 열어봐.]

밑도 끝도 없이 숫자를 고르라는, 자못 선언적이고 명령적인 편지. 아무런 이유없이, 그저 그 순간 머릿속에 처음으로 떠오른 숫자일 뿐인 '658'을 봉투 안에서 발견한 순간 느끼게되는 말할 수 없는 두려움. 그렇게 살인게임은 시작되고 만다.

 

 

안그래도 올해 단 한권의 책만 읽어야 한다면 주저 없이 이 책을 들라! 라는 글귀를 보고서 얼른 읽고프다는 욕심이 생겼는데 다른 책들과 다르게 출간과 동시에 연일 엄청난 이벤트가 열리면서 이 책에 대한 호기심은 더 커질 수 밖에 없었다. 기대에 부흥이라도 하듯 초반부터 너무나도 흥미진진하게 흘러가는 이야기에 소름이 돋을 정도~

친구의 부탁으로 이상한 편지들에 대한 논리적인 추리를 하게 되는 거니, 친구의 죽음 후 연이어 벌어지는 연쇄 살인 사건을 파헤치는 거니, 그리고 드디어 범인과 조우하게 되는 거니.

이렇게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누가 죽였을까?'보다 '어떻게 마음을 읽었을까?'에 초점이 맞춰진 이야기, 특히나 숫자 게임을 하며 벌어지는 살인 사건은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을 좋아하는 나조차도 새롭다 느낄 정도로 신선했던 것 같다. 하지만 중후반을 넘어가면서부터 스릴감이 떨어져 아쉽 ;;;

숲 한가운데서 멈춰버린 발자국, 마지막으로 발자국을 남겼던 근처 나무위에 매달린 부츠, 잔디의자, 지문, 땀, 머리카락, 피부조각 하나 없이 너무나도 깨끗한 사건 현장. 경찰을 비웃기라도 하듯 너무나도 완벽한 그 모습에 상상 그 이상의 범인의 모습을 생각해낼 수밖에 없었는데 책 속 범인은 그 상상을 뛰어넘지 못한 모습이었다고나 할까;;; 그 부분만 보완된다면 올해 읽은 책 중 최고다 말할 정도로 완벽했을 듯 ~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들의 문제는 자기가 원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들의 문제는 그 사람들이 원인이라고 생각해.

바로 거기서 문제가 생기는 거야. 모든 것을 내 방식으로 만들고 싶다는 욕구는 당연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모든 걸 자기 방식으로 만들고 싶어 하는 건 유치하다고 생각해.

한마디로 내가 기분이 좋고 다른 사람들이 바르게 해동하면 그게 좋은 날인 거야.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은 진리이고, 다른 사람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은 편견으로 왜곡된 거고." <p.153>

 

숫자 게임에 대한 의문 만큼이나 내 시선을 사로잡은 게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정신 수련원을 운영하는 마크 멜러리의 강의.

번지르르한 말장난일 뿐일거라 생각했던 거니조차 그의 강의에 푹 빠져들지 않았던가. 나 역시 마찬가지 !!

음성 지원이 되다면 글이 아닌 목소리로 담아놓고 잠자기 전에 틀어놓고 듣고 싶을 정도~

생떽쥐베리의 어린왕자를 보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라고 했다. 각각의 얼굴만큼 아주 짧은 순간에도 각양각색의 마음속에 수만가지의 생각이 떠오르는데, 그 바람 같은 마음을 머물게 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라고. 무슨 일이 생길때마다 다 내 맘같지 않다며 한탄하곤 했었는데 다른 사람을 탓하기전에 나 자신을 먼저 돌아봐야겠다.

그리고 . . . 언제 어디서 누굴 만날지, 어떤 사건에 휩싸일지 모르니 죄짓지말고 무조건 착하게 살아야겠다 다짐 또 다짐했던 시간이기도 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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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생각해
이은조 지음 / 은행나무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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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아직 글을 내 인생의 목표로 정한 게 아니야. 나는지 지금 글을 쓰고 있을 뿐이야.

내일은 무엇을 할 지 나도 잘 몰라. 목표를 정하지 않는다고 해서 인생을 실패할 거라고 단정 지을 순 없잖아. <p.291>

 

 

공연 포스터로 도열한 황량한 거리. 소극장이 즐비한 대학로 3구역에서 경영난에 허덕이는 극단 '명우'의 홍보 직원이자 작가인 우리의 주인공 '장유안'
돈도 안 되고 인기도 별로 없는 연극 관련 직업을 가진 그녀지만 청의 작품이 끝나면 그녀의 데뷔작이 명우 극장에 오를 예정이다.
그러나 바로 그 시점에 사라진 실장. 떠들썩하게 성공한 연극 작가 '지나'가 자신의 고등학교 시절 잘나가던 친구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그녀의 열패감은 더 짙어만 가는 시점에 어쩌다 명우의 실장 자리를 맡게 되면서 후원을 얻기 위해 술 접대까지 해가며 고군분투하는 그녀. 하지만 자금난은 쉽게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우유부단한 남자친구는 결혼을 두려워하며 그녀에게 문자로 이별 통보를 보내고, 공연 전날 건물주가 나타나 극장대관료를 선입금하라고 요구하는 와중에 과연 그녀는 첫 번째 작품을 무사히 무대에 올릴 수 있을까?
 

공연을 보러 대학로를 들락거려서인지 연극작가를 꿈꾸는 여주인공의 이야기가 예사롭게 다가오지 않아 읽고싶었던 책 '나를 생각해'

공연 준비 하느라 떠들썩한 대학로. 특정한 시간에만 살아있는 시한부 공간인 그 곳. 뿌듯함과 허탈감, 관객의 수로 흥행성적을 따질 수 밖에 없는 그 곳이지만 공연장을 떠날 수 없는 배우와 스텝들의 이야기를 한데 버무린 이야기인 줄 알고 읽기 시작했는데 이 책 '나를 생각해'는 희곡작가면서 연극 기획자인 여주인공의 내면을 통해 도시적 사랑의 풍경을 이야기한다. 소재며 전체적인 느낌이 마냥 가볍지만은 않아 그런지 <연극이 끝나고 난 뒤>라는 노래를 떠오르게 만든다.

<연극이 끝나고 난 뒤 혼자서 객석에 남아 조명이 꺼진 무대를 본적이 있나요. 음악소리도 분주히 돌아가던 세트도 이젠 다 멈춘채 무대위의 정적만이 남아 있죠. 어둠만이 흐르고 있죠.

배우는 무대옷을 입고 노래하며 춤추고 불빛은 배우를 따라서 바삐 돌아 가지만 끝나면 모두들 떠나 버리고 무대위에 정적만이 남아있죠. 고독만이 흐리고 있죠.>

조금은 쓸쓸하고 덧없으면서도 이게 바로 인생이지 ~ 싶은 !!

 

헤어졌다 다시 만나고 만나서 하는 일이라곤 모텔을 찾아 들어가는 것이 전부인 유안과 승원의 러브 스토리는 박해일, 강혜정 주연의 '연애의 목적'이 생각나게 했는데 예전에 그 영화를 볼때 마냥 짜증나고 그들의 이야기가 이해가 안되 어리둥절하기만 한 나는 사라지고 이제는 이런 사랑도 있는거지~ 하는 나를 발견하곤 실실 웃음이 나더라.

내가 변한걸까 시간이 변하게 만든걸까 ?

 

가족과 떨어져 혼자 사는 할머니, 위장이혼을 하고 새살림을 차린 아버지, 싱글맘 친구와 수상한 동거 생활을 시작한 언니의 이야기.

크게 상처받은 것처럼 호들갑스럽게 이야기를 풀어내지도, 화려한 미사여구로 눈을 현혹시키지도 않은채 우리네들의 삶과 사랑, 꿈과 희망에 대해 이야기 하는 담백함이 맘에 들더라.

 

 

"선택하지 않은 삶이니까 불편한 건 당연한 거 같아요. 재영씨랑 살아 보니까 감정 소비를 덜 하더라구요. 무조건은 없어요.

네가 무조건 희생해야 한다, 네가 무조건 잘해야 한다는 기대는 없죠. 불편과 긴장을 감수하고 이해해 주려고 노력해요.

그러기 위해선 자주 대화를 하는데 다행히도 우린 말이 잘 통해요."

 

"말이 잘 통한다는 건 어떤 거죠?"

 

". . . 그 사람을 기다려 줄 수 있다는 뜻이죠. 얘기하고 싶고 같이 있고 싶으니까. 우린 서로를 기다릴 자신이 있어요. 유안씨,

거창하게 생각할 거 없어요. 우린 어차피 자기 삶을 열심히 살아가고 있을 뿐이에요." <p.45>

 

시작과 끝을 알 수 없지만, 자신만의 방식으로 삶을 지켜려 노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세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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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벌루션 No.0 더 좀비스 시리즈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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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 세상을 바꿔보고 싶지 않나 ?"

 

삼류 고등학교의 꼴통 고등학생들이 이 엄격한 학력사회에 뇌사 상태 수준의 머리를 가졌다는 뜻으로 만든 '더 좀비스' 클럽.

결코 미워할 수 없는 그들이 세상을 향해 벌이는 작은 혁명극이자 모험극을 그리고 있는 '좀비스' 시리즈는 가네시로 가즈키의 대표작이자 50만부가 넘는 판매고를 올리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어온 청춘소설이다. 레벌루션 No.3, 플라이 대디 플라이, SPEED를 잇는 <레벌루션 No.0>는 '더 좀비스' 시리즈의 완결편이자 좀비스의 시작이자 세상을 바꾸는 쿨한 혁명의 시작을 담고 있어 유쾌하기 그지없다.

출간 소식이 들리면서부터 너무너무 기다렸던 작가의 작품인지라 이렇게 빨리 읽을 기회가 생겼다는 것에 감사할 수밖에 !!

생각했던것보다 책 두께가 얇아 읽기도 전부터 아쉽다는 말이 나올정도였으니 가네시로 가즈키 작가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큰 지를 알 수 있다 +_+

 

순도 100퍼센트의 찌질이들, 주스로 치면 농축액에 물을 탄 과즙이 아니라 과일을 그대로 꽉꽉 눌러 짠 생과일 주스 같은 얼간이들이 우글우글 떼 지어 다니는, 머리도 없고, 운동하는 재주도 없고, 인기도 없는, 이른바 '삼무(三無)운동'을 자처하는 학생들이 다니는 이 학교, 내가 입학하던 해 학교측에서는 예년보다 200명을 더 합격시키는 바람에 1학년 교실은 하루 종일 러시아워 때의 만원 전철 같았고, 학교 전체는 수감자로 넘치는 형무소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진다.

이런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기강이 해이해져 단련시키겠다는 이유로 전체 합숙 훈련이 실시 되고, 3박 4일의 일정으로 군마 현의 아카기 산으로 떠나는 그들은 세계 수준의 폭력 교사인 사루지마의 지휘 아래, 높은 산을 4시간 만에 주파하지 못하면 1초만 지나도 연대책임을 물어 전원 처벌은 물론 고통스러운 체력 훈련을 받는 등의 지옥 같은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곳에서 체육 교사의 아들인 노구치로 부터 합숙 훈련을 받게 된 의외의 이유에 대해 듣게 되는데 . . .

체육관 공사와 운동장 확장 공사, 스포츠 시설이 좋은 학교로 인정받아 스포츠 특기생을 뽑아 우수한 학생들을 받으려는 계획하에 체육관 건립에 필요한 자금을 학생들 머릿수로 채워 입학금과 수업료로 돈을 챙긴 다음 툭하면 손봐서 정학시키고, 자퇴를 유도. 사정이 여의치않자 단체 훈련이라는 명목하에 집단 괴롭힘에 나서 학교를 그만두게 하기 위한 구실일 뿐인 훈련이라니 ~ 

그 이야기를 듣고서 가만히 있을 그들이 아니지. 사루지마의 눈을 피해 탈출을 감행하기로 한 그들앞에 무슨 일이 벌어질까 ?

 

자신이 다닌 고등학교가 모델이 되어 레벌루션 No.3에 나오는 명문 여고 잠입사건, 레벌루션 No.0에 나오는 합숙 훈련도 실제 있었던 일이라니 사실적인 묘사는 죄다 작가의 경험담에서 나왔구나 싶은게 작가의 학창시절이 영화의 한장면처럼 흘러가는 것 같아 재미나더라는 ~

남고라 그런지 체벌의 무게도 상당히 높은 편인데 무식하다 싶을만큼;; 폭력 교사 사루지마처럼 폭력적인 선생도 많았다는 얘기를 듣고도 크게 놀랍지는 않더라. 나 어릴적엔 사랑의 매라는 이름으로 체벌이 무성하긴 했으니까 ;; (지금이야 체벌금지라 체벌 했다 싶으면 핸드폰 꺼내 동영상 먼저 찍는 세대라 쉽게 공감가진 않겠지만 ~)
뺨 때리기, 다리 후려치기, 무릎 걷어차기, 박치기 등의 처벌쇼, 등산과 오래 달리기로 육체에 고통을 주고, '반사 신경 훈련'이라는 이름하에 친구와 무모한 쌈질을 시켜 마음을 교란 시키며 궁지에 몰아 넣는 장면을 보며 사람이 어찌 이렇게 잔인할 수 있을까, 여기가 고등학교가 맞나 싶을정도 ㅠ-ㅠ

"사루지마는 한마디로 상해범이야. 선생이라는 직함 때문에 용서받고 있지만." - 요 멘트에 100% 공감 !!!

이런 이야기 속에서 빛나는 남자들의 우정은 정말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석 !!

강철왕 카네기는 `길은 열리다'에서 `운명이 너에게 레몬을 주거든 지레 싫다고 고개 돌리지 말고 그걸로 레몬수를 만들어 마시는 지혜를 익혀라'라고 했다.

그 과정을 여과없이 보여주는 더 좀비스의 활약!! 이래서 내가 가네시로 가즈키, 더 좀비스 시리즈를 좋아할 수밖에 ~

 

책 말미에 <한국 독자를 위한 스페셜 인터뷰 / 가네시로가 묻고 가네시로가 답하다>가 있는데 이 책을 마지막으로 더 좀비스 시리즈는 더이상 없을거라는 얘기는 물론 더 좀비스의 멤버중 한명인 <미나가타>를 주인공으로 한 새로운 시리즈를 쓰고 있단 소식을 들었다. 대학생이 되어 심각한 사건에 휘말린 미나가타가 그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스토리로 장르로는 하드보일드를 생각하고 있다니 너무 기대된다. 빠른 시일내 가네시로 가즈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지금 학교에 다니면서 깨달은 게 있어. 무슨 잘못이 있는데, 그걸 사람들이 마치 당연한 일인 것처럼 여긴다고 해서 그대로 두어서는 안된다는 거야.

잘못이라고 분명하게 말하거나, 잘못을 인식시키기 위해 행동하는 인간이 필요해. 나는 그 때문에 지금 학교에 있고 싶어"

"그렇게 한심한 학교니? 그렇다면 정말 이 아빠가 . . ."

"그런 게 아니야. 내가 스스로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고." <p.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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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나는 청춘 - 글로벌 무대에서 못다 이룬 꿈을 낚다
우수근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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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 대표 청년 컨설턴트 우수근 교수의 청춘 컨설팅『탐나는 청춘 - 글로벌 무대에서 못다 이룬 꿈을 낚다』

 

1995년부터 현재까지 미국과 일본, 중국 유학을 비롯해 25여 개국에서 다양한 인적 교류를 맺고 수백여 명의 해외 취업을 도운 '해외 취업 전문가' 역할을 해온 저자의 경험을 총망라한 것으로 청년들이 자신이 처한 현주소를 냉철하고 돌아보고 그것을 토대로 더 넓고 유망한 세계에서의 밝은 내일을 설계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아버지가 자식에게, 형이 동생에게, 선생이 제자에게, 인생의 선배가 후배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마냥 조근조근 자신의 이야기를 토해내는데 표지부터 이야기를 풀어내는 스타일이 너무 편안해 순식간에 빠져들고 만다.

이런 편안함이야말로 이 책의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젊은 시절에 세상을 보는 눈을 넓히고 미래에는 더 가벼운 마음으로 보다 넓은 세상을 향해 힘차게 도약하라 말하며 어학 연수나 해외 유학, 해외 취업에 필요한 다양한 방법부터 이에 필요한 마음 자세, 해외 현지에서 생활할때 유의해야 할 점 등 글로벌 인재로 거듭나는 데 필요한 실질적인 정보를 제시하는데, 이미 해외에서 인정받아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예로 들려줘 읽는 재미도 크고 동시에 이야기의 신빙성, 신뢰도도 높아간다.

 

요즘 반값 등록금에 대한 말이 많은데 서울시의 '2011 서울 통계연보'를 보면 2010년까지 서울지역 국공립대 등록금은 31.3배, 사립대 등록금은 29배가 올랐다고 한다. 예전부터 대학은 소 팔아서 다녀야 하는 '우골탑'이란 말이 나올 정도였으니 ~~ 얼마전에 대학원까지 마친 청년이 등록금 빚 때문에 택배 물건을 훔치다가 경찰에 붙들렸단 뉴스를 본 것 같은데 사회에 발을 채 디뎌보기도 전에 전과자가 되는 사람들. 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한 고학력자의 실업률도 높고, 학자금 대출 때문에 졸업도 하기 전에 신용불량자 낙인 찍히기 쉬운게 우리나라의 청년들이 아닌가 싶다. 

그런 사람들에게 우수근 교수는 당당히 말한다. 스펙과 학벌을 강요하는 한국에만 머물지 말고 넓은 세계로 도전하라고~

 

모든 시행착오는 '더 나은 나'로 거듭나기 위한 밑거름이니 꿈의 크기에 한계를 짓지 말고 잘 기억해뒀다 꿈이 현실의 벽에 가로 막혔을 때 우회로를 택하거나 꿈의 그림을 재설계하는 융통성을 발휘하기.

어떤 꿈을 꾸던 그 꿈이 늘 자신과 더불어 변화하고 성장하도록 하라는 그의 말은 너무나도 진정성 있게 다가온다.

미래를 위해 현재의 행복을 담보 삼지 않기. 국내용 스펙이 아닌 세상이 필요로 하는 스펙 키우기 !!

 

이 책을 읽는내내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은 책이 있었으니 !!!

20인 호주, 20인 캐나다, 20인 뉴욕, 20인 베이징, 20인 도쿄 등등 일명 20인 시리즈라 불리우는 책이다. (출판사 : 부즈펌)

자신의 꿈을 향해 한발짝씩 내딛는 20인의 이야기를 인터뷰 형식으로 담았는데 각 나라의 느낌을 살린 컬러풀한 사진도 인상적이고 내용도 굉장히 알차니 시간내 꼬옥 한번 읽어보라 말하고 싶다.

다 읽고서 꿈보다는 안정적인 직업을 찾아 안주했던 내 자신이 굉장히 부끄러웠던 기억이 난다.

 

 

삶은 어떤 면에서 자전거 타기와 비슷하다. 자전거를 타는 속도야 저마다 다르지만 페달을 밟고 있는 한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게 마련이다.

지금 그대가 몇 살이건 어디에 있건, 페달을 힘껏 밟고 있는 한 인생은 '진행 중'일 것이다.

그 진행을 즐기며 가다 보면 언젠가는 목적지에 도달할 수도 있고, 예상치 못한 또 다른 신세계가 그대를 맞이할 수도 있다. 내 삶이 그러했고 또 지금도 그러하듯이 말이다.

절대 잊지 말자. 페달을 돌리는 한 인생은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간다는 사실을, 나에게나 그대에게나 인생은 늘 현재 진행형이라는 것을 말이다. <p.127~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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