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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벌루션 No.0 ㅣ 더 좀비스 시리즈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너희들 세상을 바꿔보고 싶지 않나 ?"
삼류 고등학교의 꼴통 고등학생들이 이 엄격한 학력사회에 뇌사 상태 수준의 머리를 가졌다는 뜻으로 만든 '더 좀비스' 클럽.
결코 미워할 수 없는 그들이 세상을 향해 벌이는 작은 혁명극이자 모험극을 그리고 있는 '좀비스' 시리즈는 가네시로 가즈키의 대표작이자 50만부가 넘는 판매고를 올리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어온 청춘소설이다. 레벌루션 No.3, 플라이 대디 플라이, SPEED를 잇는 <레벌루션 No.0>는 '더 좀비스' 시리즈의 완결편이자 좀비스의 시작이자 세상을 바꾸는 쿨한 혁명의 시작을 담고 있어 유쾌하기 그지없다.
출간 소식이 들리면서부터 너무너무 기다렸던 작가의 작품인지라 이렇게 빨리 읽을 기회가 생겼다는 것에 감사할 수밖에 !!
생각했던것보다 책 두께가 얇아 읽기도 전부터 아쉽다는 말이 나올정도였으니 가네시로 가즈키 작가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큰 지를 알 수 있다 +_+
순도 100퍼센트의 찌질이들, 주스로 치면 농축액에 물을 탄 과즙이 아니라 과일을 그대로 꽉꽉 눌러 짠 생과일 주스 같은 얼간이들이 우글우글 떼 지어 다니는, 머리도 없고, 운동하는 재주도 없고, 인기도 없는, 이른바 '삼무(三無)운동'을 자처하는 학생들이 다니는 이 학교, 내가 입학하던 해 학교측에서는 예년보다 200명을 더 합격시키는 바람에 1학년 교실은 하루 종일 러시아워 때의 만원 전철 같았고, 학교 전체는 수감자로 넘치는 형무소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진다.
이런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기강이 해이해져 단련시키겠다는 이유로 전체 합숙 훈련이 실시 되고, 3박 4일의 일정으로 군마 현의 아카기 산으로 떠나는 그들은 세계 수준의 폭력 교사인 사루지마의 지휘 아래, 높은 산을 4시간 만에 주파하지 못하면 1초만 지나도 연대책임을 물어 전원 처벌은 물론 고통스러운 체력 훈련을 받는 등의 지옥 같은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곳에서 체육 교사의 아들인 노구치로 부터 합숙 훈련을 받게 된 의외의 이유에 대해 듣게 되는데 . . .
체육관 공사와 운동장 확장 공사, 스포츠 시설이 좋은 학교로 인정받아 스포츠 특기생을 뽑아 우수한 학생들을 받으려는 계획하에 체육관 건립에 필요한 자금을 학생들 머릿수로 채워 입학금과 수업료로 돈을 챙긴 다음 툭하면 손봐서 정학시키고, 자퇴를 유도. 사정이 여의치않자 단체 훈련이라는 명목하에 집단 괴롭힘에 나서 학교를 그만두게 하기 위한 구실일 뿐인 훈련이라니 ~
그 이야기를 듣고서 가만히 있을 그들이 아니지. 사루지마의 눈을 피해 탈출을 감행하기로 한 그들앞에 무슨 일이 벌어질까 ?
자신이 다닌 고등학교가 모델이 되어 레벌루션 No.3에 나오는 명문 여고 잠입사건, 레벌루션 No.0에 나오는 합숙 훈련도 실제 있었던 일이라니 사실적인 묘사는 죄다 작가의 경험담에서 나왔구나 싶은게 작가의 학창시절이 영화의 한장면처럼 흘러가는 것 같아 재미나더라는 ~
남고라 그런지 체벌의 무게도 상당히 높은 편인데 무식하다 싶을만큼;; 폭력 교사 사루지마처럼 폭력적인 선생도 많았다는 얘기를 듣고도 크게 놀랍지는 않더라. 나 어릴적엔 사랑의 매라는 이름으로 체벌이 무성하긴 했으니까 ;; (지금이야 체벌금지라 체벌 했다 싶으면 핸드폰 꺼내 동영상 먼저 찍는 세대라 쉽게 공감가진 않겠지만 ~)
뺨 때리기, 다리 후려치기, 무릎 걷어차기, 박치기 등의 처벌쇼, 등산과 오래 달리기로 육체에 고통을 주고, '반사 신경 훈련'이라는 이름하에 친구와 무모한 쌈질을 시켜 마음을 교란 시키며 궁지에 몰아 넣는 장면을 보며 사람이 어찌 이렇게 잔인할 수 있을까, 여기가 고등학교가 맞나 싶을정도 ㅠ-ㅠ
"사루지마는 한마디로 상해범이야. 선생이라는 직함 때문에 용서받고 있지만." - 요 멘트에 100% 공감 !!!
이런 이야기 속에서 빛나는 남자들의 우정은 정말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석 !!
강철왕 카네기는 `길은 열리다'에서 `운명이 너에게 레몬을 주거든 지레 싫다고 고개 돌리지 말고 그걸로 레몬수를 만들어 마시는 지혜를 익혀라'라고 했다.
그 과정을 여과없이 보여주는 더 좀비스의 활약!! 이래서 내가 가네시로 가즈키, 더 좀비스 시리즈를 좋아할 수밖에 ~
책 말미에 <한국 독자를 위한 스페셜 인터뷰 / 가네시로가 묻고 가네시로가 답하다>가 있는데 이 책을 마지막으로 더 좀비스 시리즈는 더이상 없을거라는 얘기는 물론 더 좀비스의 멤버중 한명인 <미나가타>를 주인공으로 한 새로운 시리즈를 쓰고 있단 소식을 들었다. 대학생이 되어 심각한 사건에 휘말린 미나가타가 그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스토리로 장르로는 하드보일드를 생각하고 있다니 너무 기대된다. 빠른 시일내 가네시로 가즈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지금 학교에 다니면서 깨달은 게 있어. 무슨 잘못이 있는데, 그걸 사람들이 마치 당연한 일인 것처럼 여긴다고 해서 그대로 두어서는 안된다는 거야.
잘못이라고 분명하게 말하거나, 잘못을 인식시키기 위해 행동하는 인간이 필요해. 나는 그 때문에 지금 학교에 있고 싶어"
"그렇게 한심한 학교니? 그렇다면 정말 이 아빠가 . . ."
"그런 게 아니야. 내가 스스로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고." <p.1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