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나토노트 2 (양장)
베르나르 베르베르 / 열린책들 / 200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수많은 공상 과학 소설이 미래 혹은 과거와 같은 시간의 넘나듦, 우주와 같은 장소의 확장 혹은 기발한 최첨단 기계의 발명 등을 소재로 하여 그 나름의 상상의 세계를 펼쳤다. 그러나 공간적 개념도 아니고 시간적 개념도 아니며 어떤 물리적인 개념도 아닌, 그 어떤 것에 대해서도 별개로 분류되는 세계에 대한 상상력을 펼친 작가가 있다. 바로 베르나르 베르베르이다.

그는 그의 소설 '타나토노트'에서 사후 세계에 대한 기발한 탐험을 시도한다. 인간은 누구나 사후 세계에 대해 알기를 원하면서 그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그 결과 전생, 귀신, 지옥, 천당 등과 같은 '삶'의 바깥에 있는 다양한 세계에 대한 기발한 상상력을 담은 서사문학이 무수히 등장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심령이나 판타지의 세계로 개연성 있는 허구와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타나토노트'는 다른 차원의 세계를 묘사하면서도 상당한 개연성을 확보하고 있다.

그 누구도 사후세계의 진정한 이면을 들춰내어 샅샅이 알아버리기를 원치 않는다. 그 부분에 대한 진실만은 영원한 미지의 세계로 남기를 바란다.
그러나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금기시 되다시피 한 '사후 세계에 대한 신비'라는 주제에 과감히 도전한다. 그가 이에 관한 미스테리를 풀기 위해 제시한 방법은 너무나 과학적이어서 사실처럼 믿어버릴 정도이다.

그는 기어이 그의 과학적인 근거를 통해 사후 세계의 이면을 완전히 들추어 내보인다. 독자들은 소설에 몰입한 나머지 작가의 상상력을 통해 탄생한 영계 지도가 진실인 듯 믿어버리고 스스로도 영계 탐사에 동참하고 싶어질 것이다. 

그러나 독자들과 함께 현세와 영계를 누비며 탐험을 했던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 와서 모든 것을 뒤엎어 버린다.

소설은 결말에서 죽음에 대한 혹은 그 이후의 세계에 대한 상상과 지나친 개입에 대한 경고성 메세지를 던진다. 미지의 영역은 손닿지 않은대로 남겨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어쩌면 오만하게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는 현대 과학에 대한 극단적인 경고일 수 있다. 많은 독자들이 이 소설을 통해 동전의 앞뒤와도 같아진 과학과 윤리의 문제를 고민해볼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