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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황소
션 케니프 지음, 최재천.이선아 옮김 / 살림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의사이며 저널리스트, 라디오 사회자인 션 케니프가 대기업에서 해고되고 소와 함께 살면서 바뀌어버린 삶, 그리고 그의 바뀐 식단에 대해 이해를 돕는 그의 첫 소설이 바로 이 책이다. 왜 채식을 하게 되었는지 주인공 황소 ‘에트르’가 들려주는 우화를 통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게 한다.
일주일에 한두 번 먹던 우리식단의 고기, 이제는 매일 먹고 있는 사람들이 다수일 것이다. 특히 아이들 식단은 성장에 필수라며 먹이기도 하지만 그 맛에 익숙해버린 아이들이 걱정이 될 정도로 매일 이런저런 육고기를 찾고 있다. 그런데다 방송인들이 드라마, 예능에서 너무 육고기를 밝히는 장면이 나오면 자신만 그러지 않음에 안도하며 더욱 찾는 듯하다. 분위기가 육고기를 선호하는 쪽으로 흐르고 있다. 아이들 친구 이야기도 들어보면 대동소이하고 있다. 먹는 음식이 사람의 몸을 지배한다고 믿는 내게는 그래서 성격중 공격성이 많이 나타나는 것이 여타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먹는 음식에 있지 않은가 하는 의문을 가지게 한다.
침팬지 연구가인 제인구달과 동물보호운동에 앞장선 이효리가 극찬한 감동우화, 이 책을 보면서 우리 식단에 오르는 가축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듯싶다.
우리 곁에서 많은 세월 같이했던 가축인 소, 주인공 ‘에트르’는 프랑스 이름으로 존재라는 철학적 의미로 인간이 하는 대화를 이해하고 알아듣고 스스로 어떻게 행동할지 고민하는 황소다. 슬픈 눈동자를 가진 황소 ‘에트르’가 고웰 농장에서 벌어진 잔인하고 끔찍한 운명을 목격하게 된다. 머리가 잘리고 내장이 적출되고 뼈가 발라지는 광경을 말이다. 이전에 먹이가 풍부했던 목초지에서의 행복했던 삶의 말로인 것이다. 그런 그는 어떻게든 그 곳을 탈출하려 한다. 그건 그가 아들을 가진 아빠소이기에 자신보다 아들을 위해서 감행한 행동이었다.
그러나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건 인간의 보호가 없는 곳의 또 다른 위협이었다. 막연한 환상, 이상향을 향한 그들 부자에게 울타리 밖은 험난하기 이를 데 없었으며 꿈에 그리던 새로운 목초지는 찾지도 못한 채 코요테들의 공격을 받아 아들을 잃고 좌절하여 에트르는 농장으로 다시 되돌아온다. 아무도 그가 돌아왔는지 조차 신경쓰지 않는 그곳으로 말이다. 생존을 위해 탈출을 했는데 결국은 생존을 위해 다시 돌아온 것이다.
울타리 안의 먹이와 보살핌에만 길들여진 소들의 삶, 그리고 그들의 운명. 이것이 이 책의 전부는 아니다. 지금과 다른 삶을 꿈꾸는 에트르의 행동은 우리 인간들의 삶과 빗대어 생각하게 된다. 편안한 삶을 추구하고 주어진대로 행복하게 살아왔고 또 그렇게 사는 사람들, 지금과 다른 삶을 갈망하며 사는 사람들에게 사유의 계기를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왜 이 책을 극찬했는지 이유를 알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