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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 2 : 진중권 + 정재승 - 은밀한 욕망을 엿보는 ㅣ 크로스 2
진중권.정재승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2년 8월
평점 :
[과학콘서트]의 저자로 유명한 과학자 정재승 교수. 방학 때마다 라디오 한 코너를 통해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나곤 했다. 과학자이면서 글도 잘 쓰는 교수며 어려운 과학을 실생활과 연관해 쉽게 설명해주니 마냥 즐겁게 지식을 얻어들었었다. 그런데 그가 이시대의 대표논객이며 미학자인 진중권 교수와 함께 이 시대 사회적 이슈를 기술한 에세이를 서점에 내놓았다. 2009년에 문화키워드를 기반으로 한 [크로스]가 나오고 이번에 그 두 번째로 기획된 [크로스 2]로 말이다.
대박을 꿈꾸는 로또, 경쟁을 예능화한 오디션, 스스로 이 세상과 단절하는 자살, 인간의 본능이랄 수 있는 키스, 변신하는 차 트랜스포머, 아날로그 감성이 흐르는 라디오, 수컷들의 서열화 시작인 학교짱, 아이들이 좋아하는 뽀통령 뽀로로, 끊임없이 남의 살을 갈망하는 육식, 알 수 없는 외계생명체 UFO 유무, 아무 곳에나 끄적이는 낙서, 종교적으로 언급하는 종말론, SNS의 트랜드인 트위터, 까칠하고 솔직한 연예인 고현정, 한류 K-POP, 팟케스트 나는 꼼수다, 퍼포먼스 가수인 레이디 가가, 아랍의 혁명을 이끈 스마트 시대의 네트워크, 환경의 문제를 안고 있는 4대강, 3분의 간편한 한 끼 컵라면, 자연에서 생명으로 진화하는 기계를 설치하는 예술가 테오 얀센, 연말마다 타임즈에 언급되는 올해의 인물 등 우리가 흔히 접하는 키워드 들이다.
최근 유명인의 자살 소식이 뉴스를 타고 전해졌다. 패션계와 방송계에서 성공 가도를 달리던 그의 자살 소식은 충격적이다. 사실 주위에서 한 두다리 걸쳐 아는 사람의 자살 소식을 접한지 얼마 되지 않아 그 안타까운 마음이 더하다. 왜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까? 충동적인 것일까? 계획된 것일까?
여기 정재승 교수는 인간만이 한다는 자살, 개인적이든 사회적이든 저마다 심각한 고민의 결과로 표출되는 자살에 대한 이해, 그리고 시대, 민족, 지역마다 다른 자살의 방법을 말해준다. 자살, 그것이 비극인 이유는 자살자가 겪어온 고통이 자살의 순간 살아남은 자들에게는 남은평생 그 고통을 짊어지게 한다는 점에서 우리 모두의 문제임을 말한다. 내 고통을 끝내고 싶어 선택한 자살이 남은 가족에게는 평생의 고통이라 생각한다면 조금 더 힘을 내 살아 보았으면 좋겠다.
진중권 교수는 자살에 대한 동서양의 다른 사고방식에 대해 말한다. 유교문화권에서 대의를 위해 목숨을 끊는 자살행동은 칭찬까지 가는 반면, 서구의 기독교 문명의 자살은 사회적 금기인 큰죄가 된다는 사고의 차이를 말해준다. 이기적 죽음과 이타적 죽음, 철학적 차원에서 접근한 자살에 대한 권리, 사회적 삶의 압박의 결과물로 표출되는 자살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각기 다른 분야의 전문가가 바라보는 같은 듯 다른 관점의 사회적 이슈. 기존에 알고 있던 상식의 폭을 한층 넓혀주는 기회가 될 수 있는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