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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형의 신화 읽는 시간 - 신화에서 찾은 '다시 나를 찾는 힘'
구본형 지음 / 와이즈베리 / 2012년 8월
평점 :
품절
그리스 로마 신화, 서구권의 신화로 그저 재미로 상식으로 치부하며 읽어온 이야기다. 그런데 그 신화에 등장하는 신과 인간의 얽힌 이야기가 바로 인간의 내면을 읽어낼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될 수 있음을 [구본형의 신화 읽는 시간] 이 책을 통해 알게 했다.
우선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이 신화는 인간에게 일어날 수 있는 수치스럽고 치욕적이랄 수 있는 무의식의 세계로 이끌어 우리 내면을 통찰하게 하는 통로로 작용한다고 한다. 즉, 신화는 자신에 대한 이야기 일 수 있다는 것이다.
화가 난 제우스는 올림포스의 신들에게 인간의 남자에게 주는 그리스 식의 재앙으로 여자를 만들게 했는데 그 여인이 바로 판도라다. 판도라의 상자에 우린 더 의미를 두지만 사실 그건 여인 판도라가 신들의 선물을 하나씩 가진 마음상자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녀와 결혼한 에피메테우스를 무뇌의 하드웨어라 치면 흥미로운 신들의 패키지 선물을 받은 판도라는 소프트웨어라 말 할 수 있는데 그녀가 열 받는 일이 있을 때마다 신들의 악의의 선물이 세상에 퍼졌다라고 해석한 것이다.
판도라가 내어준 시간과 죽음이란 인간의 삶을 가지고 온 여자, 즉 인간의 삶 자체를 상징적으로 만들어낸 것이 바로 판도라임을 말한다. 악덕, 불행, 그리고 인간에 숨겨진 본성의 일부인 육욕의 자취를 하나하나 해부하며 인간 내면을 성찰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뭔가 신선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상자 속 신의선물을 하나하나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판도라의 마음상자 뚜껑이 열리고 먼저 세상을 점령한 시간, 그것을 풀어놓음으로써 인간은 죽음을 선물 받는다. 바로 첫 번째 이야기 크로노스에서 그 시간에 대해 말하고 있다. 강물처럼 흐르는 시간, 인간은 찰나의 존재라는 것에 절망하지 않고, 카이로스의 시간을 참조하여 순간에의 황홀을 자신의 삶에 선물했다. 마치 아이들 놀이 “얼음 땡”에서처럼 말이다.
두 번째로 나온 욕정, 그것은 제우스 자신이 맛본 바람기를 인간을 타락시키고자 하는데 보낸 것이다. 그 본능적 욕정, 애욕에 대해 인간은 영혼과 육체가 하나가 되는 사랑, 즉 헌신의 사랑으로 대를 이을 수 있는 존재로 남았다. 이렇듯, 변화, 자아에 대한 무지, 배고픔, 분노, 혐오, 희망 없는 일의 무수한 반복, 아름다움이란 유혹, 허영, 거짓말, 탐욕, 집착, 과도함과 지나침, 오만, 비웃음, 골육상쟁의 피, 잔혹한 핏빛, 폭력, 운명, 불복종, 희망과 실타래, 사유의 불능, 이별, 의존하게 만든 탯줄, 교활함, 복수에 필요한 짧고 예리한 칼, 불균형을 다스리는 통섭의 눈, 등 신화의 이야기와 맞물린 인간 내면을 탐구할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다.
이 책은 신화 이야기에 대한 또 다른 재미와 의미를 상기 시켜주었고, 그 속에 담긴 인간의 무의식을 성찰해 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어 좋았다. 신화를 읽어본지가 언제인지 희미한 기억 속에서 판도라의 선물에 맞는 주제의 신화를 들려주니 읽기가 지루하지 않고 즐겁고 속도감 있게 책장을 넘길 수 있다. 청소년이상의 어른들에게 유익한 책이 될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