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노 구라파식 이층집 사계절 1318 문고 68
박선희 지음 / 사계절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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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에서 나온 1318문고는 중고생인 아이들이 즐겨보는 시리즈다. 이번에 나온 68번째 책은 박선희님의 장편인 [도미노 구라파식 이층집]이다. 제목에 구라파란 단어가 왠지 고전적이면서도 독특한 느낌이 든다. 지금 아이들은 잘 쓰지 않는 유럽의 한자어인 구라파는 옛 어른들이 쓰시던 단어이기 때문이다. 일찍이 이 분의 청소년 소설인 [파랑 치타가 달려간다][줄리엣 클럽]을 너무나 재미있고 인상 깊게 읽어 본 터라 이 책에 대한 기대는 무조건적이다.



보통 책 표지에 담긴 일러스트디자인은 책 내용을 어느 정도 짐작 해볼 수 있기에 이 책의 표지도 유심히 바라보았다. 처음엔 너무나 예뻤을 유럽식 하얀 이층집. 빨래가 널리고 화분이 있지만 여기저기 금이 가고 깨져서 좀 위험해 보이는 집이다. 그 집의 굴뚝위로 몽실몽실히 피어오르는 구름과 비둘기가 보이는 것으로 봐서 마술사의 집 이야기는 아닐까? 상징적으로 생각해본다면 화목이 깨진 가정에 마술로써 행복해지게 되는 뭐 그런 이야기는 아닐지 유추해보며 책장을 펼쳤다.




30년 된 구라파식 이층집. 집이 오래되다 보면 보수해야 할 부분이 여기저기 생기기 시작하는데, 이 집에 사는 가족들에게도 집만큼이나 보수해야할 문제들이 불거지기 시작한다. 이 집에 깃든 가족의 추억을 오래도록 간직하고 사랑하는 이 집의 웃어른이신 할머니,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져야하기에 피곤한 몸을 이끌고 pc방을 운영하는 아빠, 아이들의 성장으로 헛헛한 가슴을 원두커피로 달래며 바리스타과정을 배우는 엄마, 이 집에 살다 막 분가하여 2세를 계획하는 일구오빠부부, 가족의 타로점을 봐주며 에너지를 넣어주는 언니 윤주, 그리고 공부보다 마술에 관심을 가지고 학원비를 모아 해외여행을 꿈꾸는 고등학생 몽주가 살고 있다. 그리고 마술을 위해 친구 도현과 무혈, 자이가 모이게 되는 집이다.




“집의 기능을 생활의 편리함으로만 보는 건 일차원적 생각이야. 집은 거기 사는 사람들의 기억이 새겨지는 곳이고 역사가 스며드는 곳이니까. 편리함의 가치는 집이 갖는 의미의 가치를 절대 따라올 수 없어.” -109p




집이 낡아 이사문제가 제기되면서 가족회의에서 몽주가 한 이야기다. 집의 기능보다 의미에 중점을 둔 생각을 말하고 있다. 몽주의 이야기를 들으니 여러 가지 이유로 자주 이사하며 내 집에 대한 애착이 줄어드는 요즘. 어린 시절 추억이 깃든 집 하나를 연상하게 된다. 집안의 큰 일이 터지는 바람에 정든 집을 떠나야 했던 집이다.




앞마당엔 화초를 뒷마당엔 채소를 심어 길러먹었던 단독주택의 아담한 집. 흥부와 놀부에 나오는 제비이야기처럼 한때 둥지에서 떨어진 제비새끼를 안전히 둥지에 넣어주었던 추억이 서린 집이다. 몇 년 전인가 그 집을 찾아보았더니 집 옆으로 큰 길이 나 집 일부가 짤려 나갔고 방치된 채 빈집으로 남아 쓰러지기 일보직전이었다. 사라지지 않고 낡은 집 그대로의 모습을 본 것만으로도 좋았지만 지금은 그 흔적도 없어져버린 추억이 된 집이다. 어린 시절 그 집에서의 이런저런 추억과 행복한 그때 우리 가족의 모습이 추억되는 집이라 그런 것이리라.




우리아이들에게도 그런 추억이 행복이 묻어나는 집에 대한 기억이 있을지 대화를 해봐야겠다. 이외에도 이 책에서는 입양, 국경 없는 사랑, 이혼, 동성애, 입시 등 조금은 억지스럽기도 하지만 다양한 문제를 생각해보게 하는 책으로 재미도 있다. 아마도 독후활동을 한다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여지가 많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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