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대연쇄
단요 지음 / 사계절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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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환난으로 가득한 현실에 혼란으로 가득한 미래투시를 폭탄처럼 투하하는 소설 “존재의 대연쇄”도서제공 사계절에서 에서 보내주셨습니다.

 

“물론 이건 모두 꿈이다. 나도 안다.”

 

디스토피아SF하면 세상을 구하는 영웅서사, 혼자서 살아남아 이어지는 인류 설정이 많은데 이 책은 ‘인간의 가치를 재 탐구‘하는 내용에 가깝습니다. 설정이 기발해서 재미있지만, 철학적인 소설입니다. 그래서 여러분을 규정하는 ’나‘는 무엇인가요.

 

이 책은 아서러브조이의 동명의 책 ‘존재의 대연쇄 1936’의 세계관을 가져왔습니다. 모든 존재가 신성한 위계로 이어져 있다니... 인간 위주의 철학과 삶에 익숙한 우리에게 물음표를 던지는 작품이라는 것은 확실합니다. 6개의 단편 중 표제작인 “존재의 대연쇄”가 그나마 익숙한 설정이었는데요. 매트릭스와 성경을 조합한 느낌이면서 절대자가 없는 세계가 존재하는 방식이 흥미로웠다고 적어둡니다. 이 작품과 동일한 세계관을 가진 “격자 공간 제어 지침서”의 경우는 좀 더 인간의 선택의 무게를 강조합니다. 대연쇄가 혼돈 속에서 선택을 ‘내’가 해야 할 때를 다룬다면 다음은 그 선택의 ‘결과’를 내가 책임져야 할 때 어떤 행동을 할지 질문합니다.

 

여섯 개의 단편이 순서대로 의식의 흐름을 가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사랑하는 신의 생일은 ‘신과 이어져 있는 나’ 세상의 이름은 기린은 ‘신을 존재하게 하는 나’ 어떤 구원도 충분하지 않다는 ‘신에게 구원받지 못하는 인간’을 빛 속에는 ‘인간의 의미’를 존재의 대연쇄는 ‘인간이 깨달아야 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격자 공간 제어 지침서는 ‘그리하여 인간의 마지막선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며 책을 덮었습니다.

 

흥미롭고 혼란스럽고 철학적이고 신기한 소설입니다. SF매니아들을 즐겁게 할 소설이라고 적어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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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과 크림빵 ㅣ 새소설 19
우신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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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죄는 누구에게? “죽음과 크림빵”/도서제공 자음과 모음에서 보내주셨습니다.

 

제목에 들어있는 크림빵의 의미가 너무 슬픕니다. 타인에게 인정받는 삶을 원하는데 누구보다 최선을 다해 뛰어난 능력을 발휘해도 인정받지 못하는 삶이라서 더 슬픕니다. 청소년 소설인 ‘비스킷’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는데 우리가 손쉽게 해버리는 타인에 대한평가가 얼마나 공격적이며 잔혹한 행동인가 생각해보게 되는 소설이라고 적어둡니다.

 

“그 아이 입속에서 사리지는 빵이 보였어. 씹지도 않았는데, 마술 같았지. 난 온 힘을 다해 씹어야 하는 음식을 먹어왔어. 뻣뻣해진 가래떡, 쉬기 직전의 곤드레밥, 딱딱해진 콩자반, 고추장에 박힌 대멸치, 군내 나는 김장 김치.”

 

저는 이 소설을 노력을 하면 하는 만큼 ‘더’착취하는 사회적인 행태를 시사 하는 작품으로 읽었습니다. 노력하면 노력할수록 더더더 희생하라고 말하는 ‘시’가족들. 온 가족의 대소사를 챙기면 당연하게 여기며 더더더 희생하라고 말하는 K장녀들의 친가족들. 그리고 일을 잘하면 잘할수록 야근을 강요하는 상사들... 이 모두가 누군가를 죽이고 있는 공동의 살인자들입니다.

 

“검은 잎. 검은 잎을 물고 태어난 자들은 그걸 떨구기 위해 뭔가를 토할 수밖에 없는 걸까. (중략) 이 망할 껍데기와 화해하는 법을 모르겠어서 가끔 자기도 저렇게 제 속을 까뒤집고 싶을 때가 있었다. 주머니를 아무리 훑어도 찾아지지 않는 무언가 때문에 안감을 통째로 뒤집어보는 마음.”

 

이 소설의 아름다움은 아이러니에 있습니다. 누구나 대단하게 보는 ‘서울대’와 누구나 하찮게 보는 ‘고도비만’ 그리고 우리가 우러러보았던 ‘교수’가 당하는 ‘무시’ 여유시간을 즐기기 위해 읽는 소설에서 너의 속안에 있는 것도 토해내라고 너도 그들과 다르지 않다고 불편함을 주는 것까지 모두 문학적으로 아름답고 정교한 방식이라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적어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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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나를 죽이지 마세요 ㅣ 새로고침 (책콩 청소년)
테리 트루먼 지음, 천미나 옮김 / 책과콩나무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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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우리는 같은 상황에서 결정을 내릴 수 있을까요? “아빠 나를 죽이지 마세요.”/도서제공 책과콩나무에서 보내주셨습니다.

 

“나는 엄마와 형과 누나와 아빠를 사랑한다. 비록 직접 내감각으로 소통하기란 불가능하지만 내 안과 내 주변에는 기운이 넘치며, 내가 생각하고 기억하는 모든 것이 기쁨으로 바뀐다. 순수한 기쁨, 좋아하는 영화, 좋아하는 그림, 시디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솔방울들, 초콜릿 푸딩, 훈제 굴의 맛, 자동차소리, 그리고 밝은 빨간색의 1966년형 포드 머스탱.”

 

이 소설, 불편합니다. 의학적인 검사결과로는 상태를 판단할 수 없는 중증장애를 가졌지만. 육에 안에 갇힌 정신세계는 온전한 소년이 가족의 고통과, 자신에게 다가오는 “고통을 끝내주는 일”사이에서 느끼는 일상. 가족에 대한 사랑. 그리고 이대로 살고 싶다는 마음이 담겨있습니다.

 

이 소설의 핵심은 어쩌면? 이라는 가정입니다. Locked-in syndrome. 아이가 정상인데 육체에만 갇혀있다면? 일반적인 검사로는 모르지만 현대 과학이 발전해서 아이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면? 그날이 언젠가 온다면?이라는 중중뇌손상환자가족들의 이루어지지 않는 희망을 담고 있습니다.

 

저는 DNR에 동의하는 사람입니다만 이 소설을 읽고 과연 타인의 생사의 선을 내가 결정해도 좋은가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정신연령이 3-4개월이라고 판정받은 아이가 내면에선 ‘글자 하나에 소리 하나라는 사실만 터득하면 읽기는 식은 죽 먹기다.’라고 생각하며 듣고 읽고 느끼는 걸 행복으로 생각하고 있을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뇌성마비 환자 중에 지능은 정상인데 표현불가의 사례가 꽤 많다는 걸 알게 되니 더 고민이 많아졌습니다. 정상적인 지능을 가지고 인격을 가지고 있는데 자신의 육체를 타인에게 의존해야 하는 건 어떤 삶일까요.

 

마지막 엔딩이 열려있어 여운이 남는 소설이었다고 적어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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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였다 ㅣ 내가 죽였다
정해연 지음 / 반타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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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진실을 감추려고 하는가. “내가 죽였다.”/도서제공 반타에서 보내주셨습니다.

 

정해연월드의 대표작 중 하나인 김무일시리즈의 시작입니다. 넓은 범위의 “죄”를 다루는 작품으로 과연 죽음의 책임은 어디까지 있느냐를 질문하는 작품입니다. 캐릭터 세팅 자체가 독특해서 이 사람들이 모이면 어떤 이야기가 되는 거지? 라는 의문을 가지고 따라가게 됩니다. 정해연작가의 특징인 뒤통수 때리는 반전보다는 철학적 해석 쪽이 재미있는 작품이라 팬 층에서는 웰메이드로 손꼽히는 작품! 다시 볼 수 있어 기뻤습니다.

 

‘또다시 잠깐 잊고 있었다. 개업 변호사는 의뢰를 수락하는 사람이 아니다. 수락을 기다리는 사람이다. 의뢰인이 찾아오면 대국민 오디션이라도 보는 것처럼 자신의 저력을 보여주어야 했다. 무일은 큰 비밀이라도 말하는 듯 목소리를 낮추고 말했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해주십시오.”’

 

“우린 아무것도 해결한 게 없어.

응. 아무것도 해결한 건 없이 죽을 뻔했지.”

 

이 작품의 호불호가 갈리는 포인트는 현실적인 엔딩입니다. 정권이 바뀌고도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는 “블록버스터급 블랙코미디”는 오늘도 벌어지고 있고요. 그래서 이소설이 재밌지만 그래서 답답한 엔딩이었다고 적어둡니다. 얼른 “내가 죽이지 않았다”를 읽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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뾰롱이 이야기 - 아직 그리고 있습니다, 그 병아리
김진솔 지음 / 모티브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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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잘 것 없는 나를 품어주는 따뜻함을 그린 인스타툰과 비하인드를 담은 책 “뾰롱이 이야기”/도서제공 모티브에서 보내주셨습니다.

 

사랑을 형태로 그린다면 무엇으로 그릴 수 있을까. 둥글둥글하고 포근하고 무슨 일이 있어도 안아주는 뾰롱이 덕분에 외로웠던 날에도 내가 무가치하다고 느꼈던 날에도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 다음날을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찐 독자로 보던 그 노란 병아리를 책으로 만나게 되어 기뻤습니다. 사람을 그릴 수 없어서 대안으로 선택했던 병아리, 오백 원짜리 병아리가 남긴 흔적을 십 수 년이나 담고 그려낸 작품이었다니! 그저 따뜻해서, 귀여워서 보았던 그림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고 적어둡니다.

 

“마냥 좋은 댓글만 달릴 거라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막상 받아보니 불편한 감정이 지배적이었다. 심지어 처음 받아 본 그 악플스러운 댓글에 ‘좋아요’가 400개 넘게 찍히는 현상을 보았다. 수천 개의 칭찬보다 단 하나의 뾰족한 화살이 마음에 더 깊이 박히는 법이다. 그날 나는 모니터 앞에서 한참을 멍하니 앉아, 대중의 관심이라는 것이 얼마나 달콤하고도 따가운 것인지 온몸으로 실감해야 했다.”

 

10만 팔로워 계정을 해킹당한 사연, 새로 시작한 인스타에서 움직이지 않는 숫자가 늪처럼 느껴지던 때 이야기, 대학자퇴, 수많은 실패의 사연들이 뾰롱이를 크고 다정한 존재로 성장하게 한 게 아닐까요. 이 책은 한 사람이 실패를 걸어오며 차근차근 다져온 인생의 기록입니다.

 

우울증 약봉투를 책 밑에 숨기며, 작고 고독한 희망을 그려낸 뾰롱이는 많은 사람들의 아픈 날 위로가 되어주었습니다. 뾰롱이와 친구가 꼭 붙어 안아주는 모습들이 마음에 닿았던 것은 작가의 진심이 담겨있어서였구나 알 수 있었고요. 이 깊고, 따뜻하고 노란병아리가 더 많은 사람에게 닿기를 기원하며 책을 덮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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