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이지 않았다 ㅣ 내가 죽였다
정해연 지음 / 반타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동전의 양면 같은 진실과 거짓. 쌍둥이 같은 두 작품을 읽는 재미 드디어 “내가 죽이지 않았다”를 읽습니다. /도서제공 오팬하우스에서 보내주셨습니다.

 

“엄청난 소리가 들렸을 때 무일의 몸은 하늘로 솟구쳐 있었다. 차가 멈춰 섰고, 무일의 몸이 땅바닥에 메다꽂혔다.”

 

주인공을 곱게 두지 않으시는 작가님. 뭐 좀 진전되나 싶으니 바로 트럭이 주인공을 날려버립니다. 진실에 가까이간 자는 원래 목숨이 위험한 법이죠. 이 작품의 특징 중 하나인데 절대 독자를 내버려두지 않습니다.

 

“여주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무일이 왜 사건을 맡았는지 알 것 같았기 때문이다. 부모님이 없는 무일은 노인들의 애원을 그냥 지나치지 못했다. 너무나 순수하고 무서울 정도로 강력한 자식사랑. 그런 것을 느낄 때 무일은 그들의 힘이 되어주고자 하는 사람이었다.”

 

이 시리즈의 캐릭터들이 굉장히 특이합니다. 조직의 쓴맛을 알아버려 매너리즘에 빠지기 딱 쉬운 상태의 여 경찰이 사건을 해결하려고 달립니다. 돈만 알고 눈감을 줄 알아야 부자가 되는 변호사가 법률의 허점을 파고들어 사건을 해결해냅니다. 드라마틱한 캐릭터들이 묵직하게 사회 고발하는가 싶지만 티키타카는 또 재밌습니다. 정형성을 깨버리는 게 이 시리즈의 목적이셨다면 작가님은 성공하셨습니다. 피해자의 부모가 범인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변호사를 찾는 시점에서 우리는 예측을 포기하고 작품을 따라가게 됩니다. 작가님께 박수!

 

자백이 오히려 아이러니가 되는 작품, 폐쇄집단인 군부대에서 일어나는 사건에 대해 우리가 가지고 있던 의문들을 꺼내어 보여주는 작품, 그리고 우리가 여론과 선입견으로 놓치기 쉬운 진실의 흔적들을 부릅뜨고 지켜보게 하는 작품이었다고 적어둡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일이 사라진 세상 - 인공지능은 인간의 쓸모를 어떻게 위협하는가
이진우 지음 / 다산북스 / 202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AI가 다 해주는 세상, 나는 어디에 서면 좋을까요. “일이 사라진 세상”/도서제공 다산북스에서 보내주셨습니다.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라는 말은 없어질 것 같습니다. AI는 노동의 시대를 종결시키는 중이거든요. 그래서 사람들은 쓸모가 없어진 나는 무엇을 하면 좋을지 걱정합니다. 이 책은 희망적인 청사진을 제시하지 않습니다. 앞으로 다가올 시대를 모두가 두려워하고 준비하길 바라는 저자의 냉정한 시각이 우리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봅니다.

 

목차만 봐도 뒷목이 뜨끈뜨끈해집니다. ‘봉건 영주가 된 빅테크, 국가는 AI를 민주화할 수 있는가.’ ‘더 많이 일할수록 왜 우리는 더 무력해지는가’ 읽을수록 앞날이 캄캄해지는 책도 오랜만인데 이 책의 핵심은 에필로그에 있었습니다. 읽으실 분들은 에필로그부터 읽으시면 이 책의 의도를 좀 더 쉽게 이해하실 수 있다고 적어둡니다.

 

“일이 사라진 이후에도 우리는 여전히 무언가 의미 있는 활동을 이어가고 자유롭기를 바랄 것이다. 그렇다면 넘쳐나는 시간으로 무엇을 시작할지 ‘생각’해야 한다.”

 

생각입니다. 고민하고 결정하는 그 생각. AI문제는 그 취사선택의 과정을 AI가 대체하는데 있습니다. 좋은 것을 제안해주고, 요약해주고, 대신 찾아주고.,, 이 과정에서 우리는 생각을 점점 잃어갑니다. “생각할 필요가 없다.”라고 말하는 AI는 새로운 전체주의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모든 종말은 반드시 새로운 시작을 품고 있다. 이 시작은 종말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약속이며, 유일한 메시지이다. 시작은 인간의 능력 가운데 최상의 능력이다. 정치적으로 시작은 인간의 자유와 동일하다.”

 

인간의 ‘시작할 능력’을 보존하는 일. 스스로 생각하고 새롭게 시작하는 능력을 인간이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면 가장 먼저 책을 읽는 걸 멈추지 말아야겠죠? 철학을 바탕으로 AI테크놀로지의 디스토피아를 설명하는 책. 한 번 쯤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다고 적어둡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존재의 대연쇄
단요 지음 / 사계절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환난으로 가득한 현실에 혼란으로 가득한 미래투시를 폭탄처럼 투하하는 소설 “존재의 대연쇄”도서제공 사계절에서 에서 보내주셨습니다.

 

“물론 이건 모두 꿈이다. 나도 안다.”

 

디스토피아SF하면 세상을 구하는 영웅서사, 혼자서 살아남아 이어지는 인류 설정이 많은데 이 책은 ‘인간의 가치를 재 탐구‘하는 내용에 가깝습니다. 설정이 기발해서 재미있지만, 철학적인 소설입니다. 그래서 여러분을 규정하는 ’나‘는 무엇인가요.

 

이 책은 아서러브조이의 동명의 책 ‘존재의 대연쇄 1936’의 세계관을 가져왔습니다. 모든 존재가 신성한 위계로 이어져 있다니... 인간 위주의 철학과 삶에 익숙한 우리에게 물음표를 던지는 작품이라는 것은 확실합니다. 6개의 단편 중 표제작인 “존재의 대연쇄”가 그나마 익숙한 설정이었는데요. 매트릭스와 성경을 조합한 느낌이면서 절대자가 없는 세계가 존재하는 방식이 흥미로웠다고 적어둡니다. 이 작품과 동일한 세계관을 가진 “격자 공간 제어 지침서”의 경우는 좀 더 인간의 선택의 무게를 강조합니다. 대연쇄가 혼돈 속에서 선택을 ‘내’가 해야 할 때를 다룬다면 다음은 그 선택의 ‘결과’를 내가 책임져야 할 때 어떤 행동을 할지 질문합니다.

 

여섯 개의 단편이 순서대로 의식의 흐름을 가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사랑하는 신의 생일은 ‘신과 이어져 있는 나’ 세상의 이름은 기린은 ‘신을 존재하게 하는 나’ 어떤 구원도 충분하지 않다는 ‘신에게 구원받지 못하는 인간’을 빛 속에는 ‘인간의 의미’를 존재의 대연쇄는 ‘인간이 깨달아야 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격자 공간 제어 지침서는 ‘그리하여 인간의 마지막선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며 책을 덮었습니다.

 

흥미롭고 혼란스럽고 철학적이고 신기한 소설입니다. SF매니아들을 즐겁게 할 소설이라고 적어둡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죽음과 크림빵 ㅣ 새소설 19
우신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래서 죄는 누구에게? “죽음과 크림빵”/도서제공 자음과 모음에서 보내주셨습니다.

 

제목에 들어있는 크림빵의 의미가 너무 슬픕니다. 타인에게 인정받는 삶을 원하는데 누구보다 최선을 다해 뛰어난 능력을 발휘해도 인정받지 못하는 삶이라서 더 슬픕니다. 청소년 소설인 ‘비스킷’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는데 우리가 손쉽게 해버리는 타인에 대한평가가 얼마나 공격적이며 잔혹한 행동인가 생각해보게 되는 소설이라고 적어둡니다.

 

“그 아이 입속에서 사리지는 빵이 보였어. 씹지도 않았는데, 마술 같았지. 난 온 힘을 다해 씹어야 하는 음식을 먹어왔어. 뻣뻣해진 가래떡, 쉬기 직전의 곤드레밥, 딱딱해진 콩자반, 고추장에 박힌 대멸치, 군내 나는 김장 김치.”

 

저는 이 소설을 노력을 하면 하는 만큼 ‘더’착취하는 사회적인 행태를 시사 하는 작품으로 읽었습니다. 노력하면 노력할수록 더더더 희생하라고 말하는 ‘시’가족들. 온 가족의 대소사를 챙기면 당연하게 여기며 더더더 희생하라고 말하는 K장녀들의 친가족들. 그리고 일을 잘하면 잘할수록 야근을 강요하는 상사들... 이 모두가 누군가를 죽이고 있는 공동의 살인자들입니다.

 

“검은 잎. 검은 잎을 물고 태어난 자들은 그걸 떨구기 위해 뭔가를 토할 수밖에 없는 걸까. (중략) 이 망할 껍데기와 화해하는 법을 모르겠어서 가끔 자기도 저렇게 제 속을 까뒤집고 싶을 때가 있었다. 주머니를 아무리 훑어도 찾아지지 않는 무언가 때문에 안감을 통째로 뒤집어보는 마음.”

 

이 소설의 아름다움은 아이러니에 있습니다. 누구나 대단하게 보는 ‘서울대’와 누구나 하찮게 보는 ‘고도비만’ 그리고 우리가 우러러보았던 ‘교수’가 당하는 ‘무시’ 여유시간을 즐기기 위해 읽는 소설에서 너의 속안에 있는 것도 토해내라고 너도 그들과 다르지 않다고 불편함을 주는 것까지 모두 문학적으로 아름답고 정교한 방식이라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적어둡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아빠 나를 죽이지 마세요 ㅣ 새로고침 (책콩 청소년)
테리 트루먼 지음, 천미나 옮김 / 책과콩나무 / 202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과연 우리는 같은 상황에서 결정을 내릴 수 있을까요? “아빠 나를 죽이지 마세요.”/도서제공 책과콩나무에서 보내주셨습니다.

 

“나는 엄마와 형과 누나와 아빠를 사랑한다. 비록 직접 내감각으로 소통하기란 불가능하지만 내 안과 내 주변에는 기운이 넘치며, 내가 생각하고 기억하는 모든 것이 기쁨으로 바뀐다. 순수한 기쁨, 좋아하는 영화, 좋아하는 그림, 시디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솔방울들, 초콜릿 푸딩, 훈제 굴의 맛, 자동차소리, 그리고 밝은 빨간색의 1966년형 포드 머스탱.”

 

이 소설, 불편합니다. 의학적인 검사결과로는 상태를 판단할 수 없는 중증장애를 가졌지만. 육에 안에 갇힌 정신세계는 온전한 소년이 가족의 고통과, 자신에게 다가오는 “고통을 끝내주는 일”사이에서 느끼는 일상. 가족에 대한 사랑. 그리고 이대로 살고 싶다는 마음이 담겨있습니다.

 

이 소설의 핵심은 어쩌면? 이라는 가정입니다. Locked-in syndrome. 아이가 정상인데 육체에만 갇혀있다면? 일반적인 검사로는 모르지만 현대 과학이 발전해서 아이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면? 그날이 언젠가 온다면?이라는 중중뇌손상환자가족들의 이루어지지 않는 희망을 담고 있습니다.

 

저는 DNR에 동의하는 사람입니다만 이 소설을 읽고 과연 타인의 생사의 선을 내가 결정해도 좋은가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정신연령이 3-4개월이라고 판정받은 아이가 내면에선 ‘글자 하나에 소리 하나라는 사실만 터득하면 읽기는 식은 죽 먹기다.’라고 생각하며 듣고 읽고 느끼는 걸 행복으로 생각하고 있을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뇌성마비 환자 중에 지능은 정상인데 표현불가의 사례가 꽤 많다는 걸 알게 되니 더 고민이 많아졌습니다. 정상적인 지능을 가지고 인격을 가지고 있는데 자신의 육체를 타인에게 의존해야 하는 건 어떤 삶일까요.

 

마지막 엔딩이 열려있어 여운이 남는 소설이었다고 적어둡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