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이 닿는 거리
우사미 마코토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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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진짜 어른일까요? “달빛이 닿는 거리” 도서제공 블루홀6에서 보내주셨습니다.

“겉으로는 멀쩡하고 매끄럽게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사회가 토해낸 더러운 오물들이 밤거리의 소년 소녀들의 어깨에 무겁게 내려앉고 있었다.”

사회파 소설이라고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제목처럼 서로를 잇는 관계가 중심인 소설입니다. 자라지 못한 상처받은 어른은 또 다음세대의 아이들을 품어주고, 부모가 밀어낸 아이들은 또 다른 관계에서 보호받으며 성장합니다. 여기까지는 불행을 행복으로 바꾸는 평범하고 따뜻한 소설로 보이는데 작가는 작품 안에서 그야말로 통속극의 설정까지 가져와 피가 섞인 가족과 혈연이 아니어도 가족일 수밖에 없는 관계를 그려냅니다.

“타인이어도 누군가를 걱정하고 염려하는 게 바로가족이다. 이곳은 그렇게 나도 모르는 사이 가족이라는 관계가 싹트고 자라나는 장소였다.”

배경이 되는 ‘그린 게이블스’라는 공간이 어쩌면 어른인 우리에게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말해주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바라지 않았던 여자아이, 얌전하지도 않고 말이 많고 사고뭉치인 소녀 앤을 가족으로 받아들여 함께 했던 빨강 머리 앤의 이야기처럼. 가슴으로 낳았다고 말하지 않아도 그들은 이미 가족입니다.

“네, 사람들은 때때로 일부러 뭔가를 잊어버리거든요. 잊고 있어야 다시 찾았을 때 더 기쁘니까요.”

가족에게 배제된 이들이 가꾸는 새로운 가족, 그들을 잊고 있을 혈연의 가족들은 그들의 소중함을 지금은 깨달았을까요? 아이를 낳기로 결정한 주인공에게 그 마음을 알면서도 입양을 권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복잡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봄이면 하얀 꽃이 피고 가을에는 빨간 열매가 열리는 나무가 기다리는 진짜 집에서 지금도 또 다른 자라지 못한 아이들이 마음으로 이어진 가족을 만나고 있길 기도하며 책을 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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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여름
체사레 파베세 지음, 이열 옮김 / 녹색광선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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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여름>은 제목과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소설이다. 많은 이들이 청춘은 그 무엇보다 찬란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 소설은 한 시절의 찬란함을 남기는 대신 그 뒤에 숨은 어둠과 상실을 고스란히 보여줄 뿐이다.

지니아가 소녀와 성인의 경계에서 경험하는 첫 여름은 가히 눈부시게 빛나지만, 그 빛은 곧 허무와 고독 속으로 스며든다. 사랑과 동경과 좌절이 뒤엉킨 여름이라는 계절. 청춘의 빛은 자주 덧없고 때로는 잔혹하기까지 하다.

작가인 파베세는 큰 상을 받은 직후 자살했다고 한다. 스스로가 선택한 고독한 죽음이다. 그래서 이 소설속에서 드러나는 젊음의 불안과 욕망, 그리고 미묘한 인간관계의 긴장은 단지 문학적 장치가 아니라 작가 자신이 평생 느꼈던 고립과 허무를 반영하는 거울처럼 읽힌다. 청춘의 그림자를 관찰하다가 그 시선이 결국 자기 자신에게도 향한 것일까? 독자는 지니아의 불완전함과 혼란을 보면서, 동시에 파베세가 끝내 세상과 거리를 둔 이유를 이해하게 된다.

이 소설은 첫사랑의 기록이 아니다. 어찌보면 청춘 시대에 존재하는 사소하지만 개인에게는 커다란 절망을 기록한 것에 소설이며 파베세 자신의 내면을 투영한 자서전적 풍경이기도 하다. 책장을 덮은 후에도 지니아가 겪은 한여름의 뜨거움과 쓸쓸함, 그리고 그 뒤에 남은 깊은 허무가 오래도록 맴도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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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여름
체사레 파베세 지음, 이열 옮김 / 녹색광선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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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빛나는 순간은 덧없고, 그 덧없음은 우리를 영원히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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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천 기담
남유하 지음 / 소중한책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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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영화 원천IP 찾으시는 감독님들? 여깁니다. “양재천 괴담”/소중한 책에서 보내주셨습니다.

이 책을 보고서야 깨달았죠. 제가 호러를 참 좋아하는데 여름이 다 지나도록 한 권도 못 읽었더라고요. 덕분에 즐겁게 푹 빠져서 읽을 수 있었습니다. 8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이중 에는 제가 좀 사랑했던 “우리가 다른 귀신을 불러오나니”의 수록작도 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호러 판타지들을 수록하고 있고 제목에 양재천이 있는 만큼 배경은 현실입니다.

살과 품은 만두는 한순간의 욕망을 참지 못해 파국으로 달려가는 주인공들의 이야기입니다. 큰 문제가 없을 거라고 중간중간 합리화하는 부분들을 보면서 당장 그만해! 도망쳐! 라고 소리 지르고 싶어지는 재미가 있죠.

고강선사유적박물관은 세뇌에 가까운 감염이나 기생형입니다. 우연히 들었던 한 문장이 한 여자의 인생을 끝으로 끌고 갑니다. 박물관의 인형들을 보면서 가끔 하던 상상 있으시죠? 그 상상을 4D로 재현하면 이 소설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음식을 씹을 때 소리를 낼 수밖에 없는데 유독 그 사람이 내는 소리만 듣기 싫다면 그 사람이 죽기를 바라고 있다는, 그런 얘기였어요.”

시어머니와의 티타임은 전세 역전이 일어나는 엔딩이라 다른 작품들과는 결을 달리합니다. 주인공이 원하는 바를 이루는 호러는 좀 특별하죠?

기억의 커피까지 도달하면 작가님이 표현하는 입으로 삼켜지는 것들에 대한 의미를 조금 더 생각해보게 됩니다. 평소에 마시던 물을 삼킬 수 없고 결국 뒷일을 알면서도 삼키게 되는 그 무엇으로 표현된 갈급한 중독상태의 인간은 아무것도 판단할 수 없죠.

자판기와 철용씨는 무생물호러입니다. 물건에 정성을 담으면 영혼이 깃든다는 설정에 가깝죠. 그런데 그 주인을 건드렸다면?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짧아서 아쉬웠던 작품이라고 적어둡니다. 나머지 놈들은요!

내가 죽기 전날의 설정이 가장 충격적입니다. 느릿하게 #모른척살자 를 태그해둔 주인공이 만나게 되는 남성의 정체는 금기 그 자체죠.

사유지는 마지막 순간까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입니다. 존재와 부존재, 가상의 공간과 현실사이를 부유하죠.

가독성이 좋고 분량을 맞추려고 늘린 흔적이 없어 모두가 엔딩까지 페이스를 유지하며 진행되는 수작입니다. 호러 좋아하는 저는 초콜릿 상자를 열어 무슨 맛일까 궁금해하는 마음으로 읽었다고 적어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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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고 섬세하고 독특하고 완벽주의자인 당신을 위한 문장들 - 심리학자의 아포리즘 큐레이션
황준선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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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의 문장들로 이해하는 나의 마음 “당신을 위한 문장들”/도서제공 21세기북스에서 보내주셨습니다.

“잘해내야만 한다는 생각은 강박, 잘하고 싶은 마음은 강점”

이 책은 남들을 배려하고, 미래를 고민하고, 최선을 다해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지치지 않도록 명언으로 따뜻하게 감싸주는 심리서입니다.

구성이 인문학 스타일이라 이것은 범죄심리학 전공자가 지식을 차곡차곡 담아놓은 아카이빙인가? 하고 읽기 시작했다가 “진심을 담아 행동하되, 그 진심을 어디에, 누구에게 쓸지를 신중하게 선택하는 것. 그것이 공허한 관계를 채우고 나를 지키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같은 다독임을 읽으며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그렇다고 현재에 주저앉아도 된다고 말하는 책은 아닙니다. ‘안정적인 도전’이라는 모순, ‘확실한 결과가 보장된다면 노력하겠다’는 태도는 결국 ‘불안정한 정체’를 부르게 된다고 현실을 짚어주거나, ‘당신의 생각은 진짜인가?’ 질문합니다. 저는 셰리프의 실험에 대한 설명을 보면서 극으로 치닫는 지금의 사회 분위기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무언가를 열렬히 원한다면 그것을 위해 전부를 걸 배짱을 가져라.”

그런데도 책을 덮은 다음에 드는 생각은 마음이 가는대로 도전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진정한 창의성”이 나에게 있는지도 궁금해졌고, 7가지 습관을 몸에 익히고 싶어졌거든요.

창의성 현실화 7습관
매일 정해진 시간에 같은 자리에서
실행과 피드백을 루틴으로
매일 하나의 질문에 매달려보기
성공사례분석 후 내 방식으로 재구성
무조건 저장 반드시 꺼내 보기
몰입방해요소를 기록하고 제거
실패 원인을 분석하는 글쓰기

결과가 아닌 과정에 몰입하는 5가지 방법처럼 실천하는 방향을 제시해주는 것도 좋았고, 질문들도 좋았지만, 이 책의 핵심은 챕터 끝마다 있는 심리학자의 한마디죠. 저는 “고귀한 명예”를 가진 사람이 되어보려고요. 방법은 이 책에 있습니다.

나 자신을 채찍질하는데 익숙하신 분, 내가 모든 일의 책임자라고 생각하시는 분, 그리고 열심히 일했지만 공허함을 느끼고 있는 분들에게 이 책이 도움이 될 거 같다고 적어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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