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절반을 지나면 누구나 철학자가 된다 - 흔들리는 오십을 위한 철학의 지도
바르바라 블라이슈 지음, 박제헌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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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은 상징적인 숫자입니다. 저는 50이 해방이라고 생각했던 거 같아요. “인생의 절반을 지나면 누구나 철학자가 된다.” 웅진 지식하우스에서 보내주셨습니다.

여성에게 50은 출산 육아가 종료되는 나이고, 직장인에게 50은 은퇴의 나이입니다. 삶이 완전히 바뀌기 시작하는 나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그리고 프리랜서에게 50은 제 2의 전성기가 시작되는 나이입니다. 좀 다르죠? 어디서나 전문가로 인정받는 나이가 이때거든요. 어른 되면 다 멋질 줄 알았는데 아닌 것처럼, 50이라고 모두 같지는 않습니다. “신체 유지 보수”가 필요한 건 비슷할 것 같지만요.

각 챕터 별로 생각할 거리를 던지고 마지막 부분에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을 담은 구성입니다. 50과 관련한 후회와 현실을 마주하고 이제 각자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작가와 생각을 나누는 느낌으로 읽었습니다.

“나는 내가 되고 싶었던 사람이 되지 못한 게 이제 두렵지 않습니다.” 필립 샤푸이
“나는 개인적인 경험 없이는 어떤 사고 과정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한나 아렌트

철학에서는 중년을 정신적인 전성기로 봅니다. 충분히 인격이 발달해야 진정한 의미의 만족스럽고 행복한 삶인 ‘에우다이모니아’ 상태에 도달할 수 있는데 이게 청년과 노인이 각각 지닌 장점이 있는 중년, 49세 거든요.

“유년기, 청년기, 성인기 초반이나 노년기를 각각 인생에서 뭔가 감퇴하는 시기로 설명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 이런 시기를 독자적인 자질을 갖춘 단계로서 그 자체로 유일무이하고 소중한 과정이라고 보는 것이 더 그럴듯하다.”

나이 들어 경험이 쌓이면 “결정지능”에 의존해서 “유동지능”을 쌓는 데 소홀하게 되니 남의 말에 귀 닫게 되는 건가 싶기도 하고, 이 두 가지 지능이 성장하면서 시기마다 겪게 되는 변화의 핵심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나이 들면 퇴화한다는 유동지능을 유지하기 위해서 다양한 사람의 의견을 수용하고 더 많은 책을 살펴야겠다고 결정했습니다.

중년이란, 죽음에 대한 관점으로 시간을 경솔하게 흘려보내지 않게 해주고, 길을 잃어도 두렵지 않은 나이입니다. 길을 잃는다는 것도 살아있어 가능하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요.

“우리는 인생에서 더는 초심자가 아니다.” 저는 이 말을 기억에 담아두기로 했습니다. 나 자신부터 믿어야 모험을 계속할 수 있으니까요.

세상이 어려워 잠시 길을 잃어도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겁니다. “절대 길을 잃지 않는다는 건 살아 있지 않다는 뜻”이라는 걸 알고 있는 중년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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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 에밀 싱클레어의 젊은 날 이야기
헤르만 헤세 지음, 두행숙 옮김 / 문예춘추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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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고전이죠. 이야기에 대한 해석도 다양합니다. 제목인 데미안은 주인공인 싱클레어가 마지막까지 영혼의 스승이자 동료로 삼았던 막스 데미안의 이름입니다. 그가 되고 싶었고 사는 내내 그리워했던 존재의 이름이죠.


엄격한 부모에게서 자라나 세상에 때가 묻지 않은 주인공이 또래 집단과의 관계 속에서 의도적으로 자신을 타락시키고, 스스로 생각의 지옥 속에 빠뜨렸을 때 등장한 존재 데미안. 신이 만든 한창 높은 차원의 피조물과 같았던 그에게 본능적으로 호감을 느낍니다.


주인공이 숨기고 있던 치욕과 두려움을 꺼내게 만들어 새롭게 눈뜨게 하는 그는 마법사 같습니다. 처음으로 맛보는 해방이었죠.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다시 안온한 “밝은” 세계에 집착해 지옥에서 벗어나게 해준 데미안조차 덮어버립니다.


“고약한 병처럼 내 몸에 붙어 다니는 생활의(정신적인)빈곤에 대한 책임을 그에게 돌리기도 했다.” 그가 곁에 없을 때는 우울과 염세와 정신적 빈곤에 시달리며.


“어째서 나는 그 정체를 이처럼 늦게 알아차릴 수 있단 말인가! 그것은 바로 데미안의 얼굴이었다” 그가 꿈속에서 떠올리는 얼굴조차 데미안이었다가 베아트리체였다가 스스로가 됩니다.


그리고 그의 영혼은 “나 자신에게 도달하기 위한 발자취”를 따라 여정을 계속해 결국 스스로가 데미안이 됩니다.


소년의 세상이 부숴지고 다시 재건되는 과정에서 그는 어른이 됩니다. 이 이야기는 인간의 성장에 대한 고찰이자 끊임없이 나 자신을 깨닫기 위해 고통받고 미워하고 그럼에도 사랑하는 한 인간의 이야기라고 적어둡니다. 


오랜만에 다시 잃었는데 더 좋네요. 도서를 보내주신 문예춘추사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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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가게 (사인본) 내일의 나무 그림책 2
자현 지음, 차영경 그림 / 나무의말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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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야기는 너무 흔해서 볼 게 없어! 하는 아이와 함께 읽어요. “이야기 가게” 도서제공 나무의 말에서 보내주셨습니다.

7대째 이어져 오는 이야기 맛집이 있습니다. 휴가 중이면 닫혀있을지도 몰라요. 이야기 소재가 떨어지면 주인은 여행을 떠나거든요.

열려있다면 얼른 들어가서 나에게 딱 맞는 이야기를 만들어보세요. 최신식 키오스크에서 이야기를 조합할 수 있답니다.

중복선택이 가능한 키오스크에서 지금 딱 보고 싶은 기분의 종류를 고르고, 무엇이 나오면 좋을지 소재도 고르고, 이야기의 배경인 장소도 고르면 마지막으로 주인공을 고릅니다. 그럼 짜잔! 이야기 기계가 두 가지의 이야기를 만들어 줍니다. 나만 보는 맞춤형이죠!

샘플은 산신령과 나무꾼이었지만 키오스크의 메뉴를 이용해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보세요.
저는 궁금한 기분으로 항아리를 소재로 골라 무인도를 배경으로 토끼를 주인공으로 만들어보았는데요. 으하하 궁금하시다면? 이 책을 읽고 여러분의 이야기도 알려주세요. 저도 들려드릴게요. 아이들과 함께 조합하며 계속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호기심 많고 지루한 거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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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의 끝
히가시야마 아키라 지음, 민경욱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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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이 사라지면 인간은 어디까지 짐승과 같아질까. “죄의 끝” 도서제공 해피북스투유

어느날 갑자기 벌어지는 문명의 종말. 설국열차, 콘트리트 유토피아, 그리고 죄의 끝. 안타깝지만 인간의 본성은 선하지 않다는 걸 이야기들은 경고합니다. 생존이 최우선이 되는 사회는 약육강식의 정글과 같습니다. 설국열차에서는 앞칸과 뒤 칸으로, 콘트리트 유토피아에서는 황궁아파트 주민과 외부인으로, 그리고 죄의 끝에서는 캔디선으로 항상 사람들은 선을 긋습니다.

“아무리 동정할 만한 일이 있었더라도 망가진 건 돌이킬 방법이 없다는 거야.”

작가는 사람이 사람을 잡아먹는 캔디선 바깥의 세상을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 혼돈에 빠진 우리들에게 마지막에 가서야 힌트를 던집니다. 이상적인 세상이란 셰익스피어의 대사와 같죠.

생존하기 어려운 극한의 상황에서 사람들의 최후의 선택은 식인이었습니다. 그걸 혐오하는 안전한 캔디선안의 사람들, 그리고 생존을 위해 식인을 선택한 캔디선 바깥의 다수의 사람. 어느 쪽에도 정의는 없습니다. 안전한 곳에서 손가락질하는 사람들이 정의가 아니라는 건 이 책을 끝까지 읽어야 알게 됩니다. 식인이 관습이 되고 먹고사는 것이 해결되자 문명이 다시 싹트기 시작한 결과를 보세요. 이제 다시 묻습니다. 식인은 정말 불필요한가요? 멸망의 세상에서도?

“날아가듯 달리면서 너새니얼은 웃고 있었다. 역시 이곳이 우리가 오려 했던 곳이었구나”

폐허가 된 디스토피아도 신의 사자와 함께라면 천국이죠. 신의 사자는 존재했습니다. 그는 우리 중에 가장 보잘것없는 모습으로 함께 합니다.

“우리는 꿈과 같은 것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의 짧은 일생을 마무리하는 것은 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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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뒷면을 걷다 순정만화 X SF 소설 시리즈 3
전혜진 지음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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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출판사도서제공 ㅡ 원작 세계관인 “제멋대로 함선 디오티마”는 그리스 시대부터 환생을 반복한 초월자 “디오티마”가 같은 시간선의 인간들과 살아가며 “진화”에 대한 고찰을 계속하는 이야기입니다. 디오티마를 읽었던 독자들은 이 만화가 끝나지 않기를 빌었죠. 이 시리즈는 당시 독자들의 꿈이나 다름없습니다.

“알 만한 사람들이 말이야. 환경오염이라고. 배울만큼 배웠으면 기념한다고 아무데나 자기 이름을 쓰면 안 된다는 것 정도는 알아야지.”

저는 이 대사를 읽고 바로 다이에게 빠져 버렸습니다. 달에서 환경오염 걱정하는 캐릭터 어때요? 딱 주인공이죠. 그리고 그녀의 진짜 이름은 디오티마입니다.

달에서 태어난 월인은 달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법적으로 그렇죠. 그리고 이렇게 족쇄로 가둬둔 곳에 지구인들은 쓰레기를 매립하기로 합니다. 네 지금 우리 지구에서 일어나는 일이 달에서도 일어납니다. 지구인들이란 어느 세계관에서나 이기적이죠. 우주암은 달이 그런 지구인들에게 보내는 복수인지도 모릅니다. 걸리면 돌아갈 수 없이 달에서 죽음을 맞이해야 하니까요. 달 모래도 지구인이 만든 인공구조물을 공격합니다. 돌아가라고, 황폐화시키지 말라고.

임신과 출산이 금지된 달. 그리고 그곳에서 태어난 아이 디오티마. 그녀가 족쇄를 끊고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는 직접 읽어보시길.

“그들 모두가 하나의 기억으로 이어져 있었다. 마치 300년 동안 남성과 여성의 몸으로 살았던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 속 주인공 올란도처럼.”

“디오티마라는 이름이, 수천 년 동안 계속 앞으로 걸어가며 진화하는 영혼이라는 뜻의 그 이름이, 갈 수 있는 가장 먼 곳을 바라보라는 할아버지의 축복이라면.”

디오티마는 자신이 갈 수 없던 곳을 향해 나아갑니다. 그리고 환생을 반복한 또 다른 디오티마는 그녀를 보며 자신이 계속 걸어갈 수 있도록 말해주었던 사람을 떠올리죠. 그리고 계속 걸어갑니다. 더 먼곳, 한계를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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