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식기
아사이 료 지음, 민경욱 옮김 / 리드비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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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혼여성이라면 아는 남성에 비교해보면 더 재미있습니다. “생식기”/도서제공 리드비에서 보내주셨습니다.

 

지치고 닳아서 바깥에서 에너지를 다 쓰고, 결국 집에서는 소파에 들러붙어 같이 사는 건지 아니면 하숙생인지 모르는 우리가 아는 어떤 남성과 같이 사신다면 생식기를 더 몰입해서 보실 수 있을 겁니다. 가끔은 한심하고 가끔은 불쌍한 남자들, 태어나기를 종족번식을 가지고 태어났다고 하는데 그것조차 잃어버린 것 같은 기운 없는 어떤 생명체. 그 안에 살고 있는 주인공을 담당하는 생식기가 이 이야기의 화자입니다. 갸가 맘대로 되는 게 아니라는 흔한 이야기가 진짜였네요? 자아가 따로 있었어요! 생식본능이!

 

당연한 말인데 인간을 담당하면서 저까지 인간은 특별하다고 착각하게 되었습니다. 그야 인간에게는 말이죠, 인간과 지구를 놓고 보면 당연히 지구가 먼저 있었고 인간보다 훨씬 오래 살아온 종도 정말 많은데, 인간이 살아남기 위해서라면 지구나 다른 종은 깡그리 죽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느낌, 있지 않나요?”

 

안온한 코쿤, 독신기숙사에서 10년차가 되면 나가야만 하는 쇼세이는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생식기의 표현에 따르면 인간의 사회환경은 최악! 본능을 발휘할 기회가 없도록 만드는 직장도 나쁘다고 할 수 있겠네요. 그리고 생식기는 성적소수자에 대해서도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양한 개체가 있기에 그 종이 보존되는 겁니다.”라고 우리나라 국회의원과 어떤 단체들에도 제가 대신 일갈해주고 싶네요.

 

이 책의 이야기의 대부분은 정상이라는 기준에 부합하기 위해 노력하는 인간 사회를 꼬집는 내용들입니다. 생식으로 개체를 늘리는 것조차 개체 차이를 인정해야 하고 개체차이가 있어서 사회가 구성되는 그 자연스러움을 모두가 노력해서 비슷하게 맞춰야 한다는 우리의 잘못된 선입견들을 빼놓지 않고 때려줍니다.

 

규칙은 애매하고 무리 지으며 공동체 감각에 압도당해 생각을 놓아버리게 되는 쇼세이의 과거 성장과정의 결과는 직장인이 아니라면 사회에서 벗어난 히키코모리 그 자체죠. 모든 것이 경전으로 정해져있는 사회에 살던 생식에 여러 번 성공한 여성개체 Maryam과의 비교만으로는 어느 것이 정상인지 판단하기란 쉽지 않지만 오랫동안 동물과 벌레까지 담당해본 생식기의 입장으론 지구역사 기준으로 초초초초 신인인 인간이 이상하죠. 생식대신 베이킹을 행복으로 삼은 쇼세이는 그중에서도 더더더더 이상한 개체고요.

 

서른둘, 서른셋의 인간 암컷 개체에 있는 ’, 대단히 활약했을 겁니다. 이쓰키의 무성애자 친구를 싱글 맘으로 만들었을 때처럼 폭주했을 게분명합니다. 그런가 어떤 해결책을 찾았는지 미래를 위해서라도 알고 싶어요. 쇼세이. 물어. 물어보라고!”

 

저도 묻고 싶었습니다. 소멸하는 대한민국. 결혼이나 출산이 기본이 아니게 되어가는 사회. 돈 말고 사람들의 감정은 언제 바뀌는 건지 궁금했지만 본체의 비협조로 그 대답은 찾을 수 없었죠.

 

복잡한 사회, 다양한 규칙, 그리고 다른 사람과 맞추기 위해 노력하는 이 모든 것들이 인간의 생존에 필요한 생식본능을 거세하고 미래세대보다는 지금 나의 작은 행복에 집착하게 만든다는 걸, 자연스러운 인간이라는 동물적 본능은 점점 소멸하고 있다는 위기를 말해주는 소설입니다. 그걸 T스러운 서술로 위트있게 말해줘서 더 재미있고요.

 

결론은 나답게 살자인 것 같아요. 결혼을 안 해도, 아이를 안 낳아도 세금내고 자기 먹을 케이크는 만들면서 잘 살아가는 주인공 처럼요. 남에게 피해만 안 끼치면 되는 거 아닌가요?

정상의 기준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게 되는 소설이었습니다. 재미있었고요.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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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가 도망쳤다 - 2025 서점대상 수상작
아오야마 미치코 지음, 민경욱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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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사랑하는 일, 그리고 또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에 관한 이야기 “인어가 도망쳤다”/도서제공 해피북스투유에서 보내주셨습니다.


이 이야기는 따뜻합니다. 제목은 판타지스럽고, ‘도망쳤다’니까 스릴러가 아닐까? 본격적인 범죄가 나오지 않을까’ 예상했다가 ‘사랑은 어리석어’부터 고개를 끄덕이며 ‘사랑은 참 아름답지’하고 긍정하게 되는 이야기들입니다. 왕자는 주인공들이 갇혀있던 시야를 열어주어 한 발자국 더 나아가게 해주는 존재입니다. 빛나는 표지만큼이나 반짝반짝한 이야기들로 채워져 놀랐다고 적어둡니다.


인어공주이야기가 교차하며 각자의 삶을 반추하는 장면들은 등장인물이 자신의 선택의 결과로 만나게 된 현재를 돌아보게 합니다. 왕자를 만나 인어를 잃고 후회하는 왕자에게 건네거나, 왕자에 대해서 나누는 말도 등장인물들의 현재처럼 모두 다릅니다. 저는 나오 양의 발언이 제일 좋았던 것 같아요. 내 탓이라고 후회하는 왕자에게 가장 필요한 말이었거든요.


“온갖 위험이 있다는 사실도 처음부터 다 알고 있었어요. 불안하지 않았을 리 없어요. 누가 하라고 한 게 아니라 본인이 원한 거니까, 고통도 모두 받아들였어요. 그만큼 강한 의지로 시작한 일이에요.”


“괜찮아. 고개 들어. 씩씩하게 살아야지. ‘x'라는 글자를 엑스라고도 읽지만, 곱하기라고도 하잖니. 실패는 벌점이 아니야. 경험의 곱셈이지. 앞으로도 계속 음미할 깊은 인생이라고.”


소중함을 깨닫는 와타세의 이야기도 좋았습니다. 갖고 싶은 것, 그리고 가지고 있는 것 중에서 정말 소중한 것을 깨닫는 그 순간은 부족하고 흠결 있는 내 자신을 스스로 안아주는 기분같다고나 할까요. 


“인어공주는 당신을 만나고 곁에 있으면서, 또 사랑하면서 사랑을 이루는 것 이상의 소중함을 얻었을 겁니다.”


사랑을 얻었지만 목표에 집착하느라 잠깐 잊고 있었던 신지로가 다에의 말에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긍정을 느끼고 원하던 행운을 얻던 순간은 달다 못해 꼭 아메리카노가 필요한 오페라만큼 달았고요. 


인어를 찾아야 하는 다섯 시라는 리미트에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비밀은 동화 속 이야기를 현실로 가져오는 역할을 합니다. 환상이 탁! 하고 꺼지는 순간 이야기의 완성은 우리의 상상 속에 맡겨진다는 걸 알게 됩니다. 저는 해피엔딩으로 마음대로 결정하려고요. 인어는 물거품이 되었지만 현실의 미래는 바꿀 수 있으니까요. 작가님의 마지막 반전이 더 많은 생각을 가지게 했다고 적어둡니다. 즐겁고 따뜻한 이야기 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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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가 보이는 일기장
고혜원 지음 / 다이브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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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된 미래를 본다면 우리는 미래를 바꿀 수 있을까요? “미래가 보이는 일기장” 도서제공 윌북에서 보내주셨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영상화를 희망하는 제작사들의 러브콜을 받은 작품! 기록된 미래를 보고 미래를 바꾸는 과정의 심리묘사와 선악을 가르는 선택이라는 핵심구조와 비슷한 작품을 찾는 다면 ‘time lapse’가 있을 거 같아요. 미래가 보이는 일기장의 주인공은 마지막의 마지막에 더 나은 선택, 주인공다운 선택을 해서 타임랩스보다 좋았다고 적어둡니다. 


이 이야기는 현재를 어떻게 살 것인가를 미래를 본다는 설정을 통해 보여주는 것 같아요. 미래를 안다고 해도 우리는 현재를 살아야만 하죠. 현재에는 소중한 친구도 있고!


“내가 죽기 전까지 14일이 남았다.”


예정된 나의 죽음을 막기 위해 달려가는 자력갱생형 모험구조입니다. 처음에는 날짜만 적으면 미래가 적히는 일기장을 판타지처럼 신기하게 생각했지만 이때부터 일기장은 주인공의 현실이죠. 내가 죽고 싶지 않다면 미래를 바꿔야 합니다. 그런데 미래가 바뀐 건 내가 일기장을 읽고 미래를 바꾸었기 때문입니다. 미래를 바꾸었더니 내가 죽게 된 미래. 주인공은 스스로를 살릴 수 있을까요? 


‘어슐러 르 귄’의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은 사춘기 아이들의 학교사회를 상징합니다. 모두의 행복을 위한 희생양. 자신의 안위를 위해 눈감거나, 떠나는 사람들 그리고 그중에는 모든 기준을 벗어나 나와 함께 해주는 친구도 있죠.


‘친구가 많아야 괜찮은 아이가 되는 건 변치 않는다. 언젠가 나 역시도 믿어 왔던 진리였다. 친구가 없이 홀로 다니면 그 아이가 이상한 애였다.’


‘그런데요, 선생님. 뒷문 앞에 앉은 그 아이는 왜 궁금해 하지 않으세요?’


주인공은 내가 죽게 되는 사건의 주인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 하면서도 미래를 크게 바꾸어 운명이 자신을 향하지 않게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인기인을 원하는 건 아니었지만 어쩔 수 없이 남의 일에 끼어들게 되면서 주인공의 주변 분위기도 변하기 시작합니다. 자살할 만한 후보를 찾아내고 자살할 일이 없게 만드는 건 너무 어렵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미래에는 죽었을지도 모를 친구의 용기와 진심을 꺼내주고, 실수로 상처 준 친구를 안아주다가 비밀이 들통 났지만 괜찮습니다. 가까운 친구가 가장 먼저 알아차렸으니까요. 덕분에 천군만마를 얻었으니 이제 주인공은 죽지 않게 될까요?


아이들이 겪은 사건들을 보면서 아이들의 세상도 어른들의 세상의 축소판일 뿐 다르지 않다는 걸 보게 되어 씁쓸했고, 따뜻하고 의젓했던 아이의 과거에 큰 상처가 있어서 위로해주고 싶었고 이 모든 걸 하나의 이야기로 완성한 작가님에 필력에 감탄하며 책을 덮었습니다. 마지막 엔딩까지 보고나서 나의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것 같다고 적어둡니다.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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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월한 농담 - 죽음을 껴안은 사랑과 돌봄과 애도의 시간
송강원 지음 / 유유히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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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히 애도하지 못한 슬픔을 위한 책수월한 농담유유희에서 보내주셨습니다.

 

나는 알고 있다. 집에 도착하면 엄마는 집에 없을 것이다. 나는 엄마 없는 집으로 가는 중이다.”

 

실소와 동시에 울음이 터졌다. 고작 이까짓 걸로 엄마를 떠올리는 내가 참을 수 없이 우습고, 이렇게라도 엄마를 떠올리며 그리워하는 내가 대책 없이 슬퍼서. 통증인지 슬픔인지 구분되지 않는 감각이 큰 파도가 되어 온몸을 덮쳤다.”

 

처음 책을 펼치고 울기시작해서 책을 끝까지 읽기 위해서는 여러 번 책을 덮어야 했습니다. 저에게 추석이란 아버지가 떠나고, 어머니가 떠나고, 내 인생에 가장 착한 고양이가 떠난 기간입니다. 고통인지 슬픔인지 허전함인지 그저 상실인지 무엇으로도 표현되지 않는 그 기간에는 제 생일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가을은 저에게 남들은 알아차리지 못하길 바라며 담아두는 계절이고 이별 그자체입니다. 그리고 이제 그 가을에 이 책도 넣어두려고 합니다.

 

죽음을 결정하고 연명치료를 중단하고, 단호하게 더 살기를 거부한 엄마를 보며 이미 주인을 잃은 빈방에서 울었다는 작가님의 문장에서 다음을 견디지 못할 것 같아서 다시 덮었고, “우울은 최선을 다한 삶의 이면일지도 모르겠다.”는 문장에 다시 멈췄습니다. “악취는 몸이 없어지자 영영 사라졌다. 몸이 없는 존재는 냄새를 풍길 수 없다는 사실을 또 하나 배웠다.”는 문장에서 보름도 안 되어 냄새가 사라져버린 내 고양이의 담요를 끌어안고 울었던 제가 생각났습니다.

 

절대 외울 수 없던 감각을 기억으로나마 더듬는 지금, 나는 여전히 엄마 곁을 감각하려 애쓰고 있다. 글을 쓰는 일도 그 애씀의 연장이다. 다시 눈을 감는다. 수도 없이 반복한 장면을 떠올린다. 나는 오늘도 엄마 손을 꼭 붙잡고 곁을 떠나지 못한다.”

 

책장을 넘기다 눈물에 걸려 멈추고, 다시 넘기고를 반복한 시간동안 슬픔이 지나간다는 건 얼마나 어리석은 생각인가 느꼈습니다. 슬픔은 충분히 울어야 줄어드는지 내내 울고 나니 속이 시원해진 건 덤입니다. 올해 가장 많은 눈물을 꺼내준 책이라고 선정합니다 땅땅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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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20 법칙 행동편 - 적게 일하고 크게 성취하는 365가지 방법 80/20 법칙
리처드 코치 지음, 박영준 옮김 / 21세기북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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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게 사는 법의 실천편 “80/20법칙 행동편”/도서제공 21세기북스에서 보내주셨습니다.

 

유능한 사람은 똑똑하면서 게으르다. 고도의 효율성을 발휘할 수 있는 핵심 비결은 똑똑하면서 게으른 사람이 되는 것이다. 너무 힘들여 일하지 않고도 즐겁고 온전한 삶을 누리면서 가치 있는 목표를 이루고 싶은 사람은 일단 똑똑해야 한다. 그런데 왜 게을러야 할까?”

 

행동편의 핵심은 20%의 중요한 일을 골라내서 삶을 단순화 시키고, 필요 없는 감정소모와 노력을 제거하는 훈련입니다. DAY356로 구성되어있어서 다이어리에 적어보기 좋은 책인데요. 저는 일기대신 그 날 읽은 책을 한 줄씩 적는 습관을 만드는 중입니다. 3-4권을 일력스타일의 책을 번갈아 보면서 사용하는데요. 2026년 적어보기 책은 80/20법칙 행동편으로 해도 좋을 것 같아요.

 

“80/20 법칙에 따르면 우리가 친구들에게서 얻는 감정적 가치의 대부분은 소수의 인간관계에서 나온다.”

 

놀라웠고 슬펐던 부분 중 하나입니다. 인간에 대한 신뢰와 믿음, 그리고 기대가 삶에서 최초로 경험하는 몇몇 중요한 인간관계를 통해 구성된다면... 불행한 어린 시절은 어떻게 극복해야 하죠? 남자를 통해 불행해진 여성들을 정산적인 중산층 자원봉사자들이 더 나은 삶의 방식으로 이끄는 것조차 성공할 수 없다면 우리는 아이들의 어린 시절이 불행하지 않도록 그들을 보호할 수 있도록 사회안전망을 바꿔야 겠구나 생각하게 된 부분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변화를 환영해야 한다는 부분이 좋았다고 적어둡니다. 새로운 세계에 진입해서, 세상이 우리를 환영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모험을 받아들이고 즐기는 법을 배운다면 우리의 인생은 얼마나 많이 달라질까요.

 

내일부터 새로운 모험을 한다면 우리의 삶은 달라질 겁니다. 저는 내일 또 새로운 걸 배우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책이 말해주길 낯선 곳으로 간다면 그만큼 저는 더 발전하고 행복해질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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