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

 

단테는 피사 출신 우골리노 백작의 최후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쟁에 패한 그는 두 아들, 두 손자와 함께 탑 속에 갇혀서 굶어 죽었다. 뒤이

어 단테는 셋째 구역 톨로메아로 내려가고, 그곳에서 친구를 배신한 알베리고

수사와 이야기를 나눈다.

 

 

그 죄인은 잔혹한 식사에서 입을

떼더니, 자신이 망가뜨린 뒤통수의

머리카락으로 자신의 입을 닦았다.

그러고는 말했다. 이야기하기도 전에

생각만 해도 마음을 짓누르는 절망적인

고통의 이야기를 다시 만드는구료

하지만 내말이 씨앗이 되어 내가

물어뜯는 이 반역자에게 치욕을 줄 수

있다면, 그대는 울며 말하는 나를 보리다.

 

그대가 누구인지, 또 어떻게 이 아래에

왔는지 모르겠지만 그대 말을 들으니

그대는 분명 피렌체 사람 같구려.

나는 우골리노 백작이었고 이놈은

루제리 대주교였음을 알아야 하오.

왜 내가 이놈 곁에 있는지 말해주리다.

 

이놈의 사악한 계략으로 인해, 이놈을

믿었던 내가 붙잡혀 죽임을 당했다는

사실은 다시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오.

 

하지만 그대가 아마 모르는 것, 그러니까

내 죽음이 얼마나 잔인했는가를 들어보면,

이놈이 얼마나 모욕했는지 알리다.

 

나로 인해 굶주림이라는 이름을 갖고

또 여전히 다른 사람들을 가도고 있는

그 탑의 좁은 틈 사이 구멍을 통해

이미 낳은 달이 모습을 보였을 무렵

나는 내 앞날의 베일을 벗겨주는

아주 흉측한 악몽을 꾸게 되었지요.

 

꿈에 이놈은 피사와 루카를 가로막고

있는 산에서 늑대와 그 새끼들을

사냥하는 우두머리 두목으로 보이더군요.

 

날쎄고 야위고 길들여진 암캐들과 함께

구알란디, 시스몬디, 란프랑키, 등을

이놈은 맨 앞에 내세우고 있더군요.

조금 달린 후 앞니와 자신들은 지친

것처럼 보였고 이놈은 날카로운

이빨로 옆구리를 찢는 것 같더군요.

 

 

꼭두새벽에 나는 잠에서 깨어났는데

나와 함께 있든 아들들이 잠결에

울면서 빵을 달라는 것을 느꼈지요.

꿈이 내 가슴에 예고하는 것을 생각해도

슬프지 않다면 정말 매정하군요. 그대가

울지 않는다면 대체 무엇 때문에 울지요.

 

꿈이 내 가슴에 예고하는 것을 생각해도

슬프지 않다면 정말 매정 하군요 그대가

울지 않는다면 대체 무엇 때문에 울지요?

 

자식들은 깨어 있고 대게 음식을

갖다 주던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는데

각자 자신의 꿈을 의아하게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나는 그 무서운 탑 아래에서

입구를 못질하는 소리를 들었고, 그래서

자식들의 얼굴을 말없이 바라보았지요.

 

나는 울지 않았고 가슴에는 돌이 되었지요.

자식들은 울었고 안셀무초가 말하더군요.

 

할아버지, 도대체 무슨 일인데 그렇게 쳐다봐요?

그렇지만 나는 그날 하루 종일 또한

밤이 되고 또 다른 태양이 세상에 나올

때까지 울지도 않고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 고통스러운 감옥에 약간의 햇살이

스며들었을 때, 나는 내 아들의 얼굴을

통하여 자 자신의 모습을 보았답니다.

 

괴로운 마음에 나는 손을 물어뜯었는데

그들은 내가 먹고 싶어서 그런 것으로

생각하고 곧바로 일어서서 말하던군요.

아버지 저희를 잡수시는게 우리에게

덜 고통스럽겠습니다. 이 비참한 육신을

입혀 주셨으니 이제 벗겨주십시오.

 

그들을 슬프게 하지 않으려고 나는 진정했고

그날도 다음 날도 우리는 말이 없었지요.

, 매정한 땅이여 왜 열리지 않았던가?

그리고 넷째 날이 되었을 때 가도가

내 발치에 길게 쓰러지면서 말하더군요.

아버지, 왜 나를 도와주지 않습니까?

그는 그 자리에서 죽었지요. 그리고 그대가

나를 보듯, 닷샛날과 엿샛날 사이에

세 자식들이 스러지는 것을 보았소.

이미 눈이 멀어버린 나는 그들을 더듬으며

그들이 죽은 후 이틀 동안 그들을 불렀는데

고통 못지않게 배고픔도 괴로웠답니다.

 

그렇게 말하던 그는 눈을 부릅뜨며

마치 개의 이빨처럼 뼈로 된 듯 억센

이빨로 그 처참한 머리통을 물어뜯었다.

 

, 피사여 시 소리가 울려 퍼지는

아름다운 나라 사람들의 수치여,

이웃들이 너를 처벌하는 데 더디다면

카프라이아 섬과 고르고나 섬이

움직여 아르노 강어귀를 가로막아

그 안에 모든 사람이 빠져 죽었으면!

비록 우골리노 백작이 너의 성들을

배신했다는 소문이 있더라도, 나는

자식들까지 십자가에 매달지 않았어야지!

 

새로운 테바이여, 우구이초네와

블기타, 이 노래가 위에서 부른 두

아이는 나이가 어려 아무 죄가 없었다.

우리는 그곳을 지나 다른 무리가 처참하게

얼어붙은 곳에 이르렀는데, 그들의 얼굴은

아래를 향하지 않고 모두 쳐들려 있었다.



그곳에는 울음자체가 울음을 허용하지

않았으나 눈에서 가로막힌 코토이

안으로 향해 더욱 큰 고통이 되었다.

먼저 흘린 눈물이 응어리를 이루어

수정으로 된 눈 가리게 처럼 눈썹 아래

움 푹 팬 곳을 가득 채웠기 때문이다.

 

그런데 추위 때문에 내 얼굴에

마치 못이 박힌 것처럼 온갖 감각이

완전히 사라져 버린 듯하지만

한 가닥 바람을 느꼈기에 내가 말했다.

스승님 누가 이 바람을 일으킵니까?

여기는 온갖 공기가 꺼진 곳이 아닙니까?

그분은 나에게 잠시 후에 너는 너의

눈이 대답을 해줄 곳에 이를 것이고

이 입김이 부는 이유를 보게 되리라.

 

그때 차가운 얼음 속 한 비참한 얼굴이

우리에게 외쳤다. , 잔인한 영혼들이요

그대들에게 마지막 장소가 주어졌구료.

내 얼굴에서 이 단단히 너울을 벗겨 주어

눈물이 얼어붙기 전에 잠시라도 이

가슴 적시는 고통을 토로하게 해주오.

 

그래서 나는 그에게 내 도움을 원한다면

그대가 누군지 말해다오. 그래도 풀어 주지

않으면 나는 얼음 바닥으로 가리다.

 

그는 말했다. 나는 알레리고 수사인데

사악한 동산의 열매 같았으니 여기서

무화과 대신 대추야자를 따고 있소.

나는 오호! 그대가 벌써 죽었단 말인가?

그는 나에게 내 육신이 저 위 세상에서

어떻게 되어 있는지 나는 전혀 모르오.

 

이 톨로메아는 그런 특권이 있는데

아트로포스가 움직이기도 전에 종종

영혼이 이곳에 떨어지는 경우가 있지요.

그대가 좀 더 가까이 나의 얼굴에서

얼어붙은 눈물을 떼도록 말해 주리다.

 

내가 그랬듯이 영혼이 배신하게 되면

곧바로 그 육신을 악마가 빼앗아서

그 이후로 남아 있는 시간이 모두

흐르는 동안 줄 곧 지배하게 되지요.

 

영혼은 이곳 웅덩이로 떨어지지만

내 뒤 얼음 속에서 겨울을 나는 영혼들의

육신은 아마 저 위에서 볼 수 있을 거요.

그대가 방금 여기 왔다면 알겠지만

저놈은 브랑카도리아인데 저렇게

갇혀 있는지 벌써 몇 해가 지났지요.

 

나는 그대가 나를 속이는 모양이군요.

 

브랑카 도리아 절다 안 죽었고, 지금

잘 먹고 마시고 자고 옷을 입고 있소?

그는 저 위 말레브라케 구덩이

끈적끈적한 역청이 끓어오르는 곳에

미켈레 창케가 채 도착하기도 전에

저놈은 자신의 대신하여 악마에게

제 유신을 건네주었고, 그와 함께

배신한 친척 하나도 그랬지요.

 

여하간 이제 손길을 뻗어 내 눈을 좀

열어 주오. 나는 열어 주지 않았다.

그런 악당에겐 오히려 그게 예의였으니까

, 제노바인들이여, 온갖 미풍양속을

버리고 온갖 악덕으로 가득한 사람들이여,

어찌하여 세상에서 사라지지 않았는가?

로마냐의 사악한 영혼과 함께 나는

그대들 중의 하나를 보았는데, 자신의

죄로 그 영혼은 코키토스에 잠겨 있지만

육신은 아직도 위에 살아 있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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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단테는 지옥의 마지막 원으로 내려가는데, 그곳에는 온갖 다양한 배신자들이

코키토스 호수 속에 꽁꽁 얼어붙어있다. 첫째 구역 카이나에는 가족과

친척을 배신한 영혼들이 있고, 둘째 구역 안테노라에는 조국과 동료들을 배

신한 동료들이 벌 받고 있다.

둘째 구역 안테노라에는 조국과 동료들을 배신한 영혼들이 벌 받고 있다.

단테는 그들 중 몇 명과 이야기를 나누고 대표적인 죄인들을 열거한다.

 

 


다른 모든 바위들이 짓누르고 있는

그 사악한 웅덩이에 걸맞을 만큼

거칠고 거슬리는 시구들을 가졌다면

내 상념의 핵심을 좀 더 충분히

짜낼 테지만, 그것을 갖지 못했으니

두려움 없이 이야기를 이끌기 어렵구나!

모든 우주의 밑바닥을 묘사하기는

농담조로 가볍게 다룰 일이 아니고

엄마 아빠를 부르는 일도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암피온을 도와 테바이의 성벽을

쌓았던 여인들이여. 내 시구들을 도와

나의 말이 사실과 다름없도록 해주오.

, 그 무엇보다 사악하게 창조되어

말하기 힘든 장소에 있는 천민들이여

차라리 세상에서 양이나 염소였더라면

우리가 거인의 발치보다 더 아래의

어두운 웅덩이 안으로 내려왔을 때

 

나는 높은 절벽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이런 말이 들렸다. 네 걸음을 조심해라.

불쌍하고 지친 내 머리를

발바닥으로 밟지 않고 가도록 해라.

 

그래서 나는 몸을 돌렸고 내 앞의

발밑에서 호수를 보았는데 추이로

얼어붙어 물이 아니라 유리처럼 보였다.

 

겨울철 오스트리아 다뉴브 강이나

추운 하늘 아래 돈 당의 물줄기도

이처럼 두터운 너울을 덮지 않았으리.

탐베르니키 산이나 피에트라파냐

산이 그 위에 떨어진다 하더라도

가장 자리에 금도 가지 않으리라.

 

그리고 시골 아낙네가 이삭줍기를

꿈꿀 무렵에 마치 개구리가

물 위로 코만 내밀고 개굴 거리듯이,

얼음 속의 슬픈 영혼들은 부끄러움이

나타나는 곳까지 납빛이 되어

황새 소리를 내며 이빨을 부딪쳤다.

 

모두 얼굴을 아래로 숙이고 있었는데

그들의 입에서는 추위가, 눈에서는

슬픔의 감정이 솟아나고 있었다.

잠시 주위를 둘러본 다음 발치를

바라보니, 머리칼이 서로 뒤섞일 정도로

가깝게 붙어 잇는 두 영혼이 보였다.

말했다. 그렇게 가슴을 맞대고 있는

그대들은 구구요? 그들은 고개를 들어

나를 향해 얼굴을 똑바로 쳐들었다.

 

그놈의 눈은 처음에는 안에만 젖더니

눈물방울이 입술을 적셨고, 추위가

눈물을 흘려 서로 뒤엉키게 했다.

 

어떤 거멀장도 나무와 나무를 그리 강하게

붙이지 못했으리. 두 마리 염소처럼 그들은

서로 맞붙었으니, 분노가 그들을 쓰러뜨렸다.

추위 때문에 양쪽 귀가 모두 떨어진

다른 한 영혼이 얼굴을 숙인 채 말했다.

 

왜 그렇게 우리를 거울처럼 바라보는가?

저 두 사람이 누구인지 알고 싶다면

비센초 냇물이 흘러내리는 계곡이

아버지 알베르토와 저들의 것이었지요.

저들은 한 몸에서 나왔지만 카이나를

온통 찾아보아도, 저들보다 얼음 속에

처박히기에 적합한 영혼은 찾지 못하리다.

아서가 손으로 내려친 타격에 의해

가슴과 그림자 까지 뚫렸던 자도

포카차도 내가 멀리 보지 못하게

머리로 내 앞을 가로 막는 이놈, 그대가

토스카나 사람이면 이미 알고 있을

이 사솔 마케로니도 그렇지 못하리.

 

이제 더 이상 나에게 말 시키지 마오.

 

나는 카미치 데파치였고, 그 죄를

경감해 줄 카롤리노를 기다리고 잇지요.

 

나는 추위에 강아지 꼴이 된 수천의

영혼을 보았으니, 얼어붙은 강물을 보아도

소름이 끼치고 앞으로 또 그럴 것이다.

모든 중력이 집중 되는 그 중심을

향해 우리가 가는 동안, 또한 내가

영원한 응달 속에서 덜덜 떠는 동안

운명인지 행운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수많은 머리들 사이로 지나면서

어느 한 명의 얼굴을 발로 걷어찼다.

 

 

그는 울부짖었다. 왜 나를 짖밟아?

 

네가 몬타페르티의 복수를 하러

온 것이 아니라며 왜 나를 괴롭히는가?

이에 나는 스승님 내가 저놈에 대한

의혹에서 벗어나게 여기서 기다려 주세요.

 

그런 다음 원하는 대로 재촉하십시오.

스승님을 걸음을 멈추었고, 나는 아직도

사납게 욕을 하는 놈에게 말했다.

 

다른 사람을 그렇게 욕하는 너는 누구냐?

그는 대답하여 너는 누구인데 안테노라를

지나가며서 살아 있다 하더라도 너무 세게

다른 사람의 얼굴을 발로 차며 가느냐?

나는 대답했다. 나는 살아 있고 만약

네가 이름을 남기기 원한다면 너의

이름을 내 기억 속에 적어 둘 수 있다.

그는 나에게 나는 정반대를 원하니

나를 귀찮게 하지 말고 여기서 꺼져라.

 

그런 유혹은 이 구덩이 속에서 소용없으니까!

 

그래서 나는 그의 머리채를 잡고 말했다.

네 이름을 밝히는 게 좋을 거야. 아니면

이 머리카락이 하나도 남지 않을 테니.

그는 내 머리털을 모두 뽑아낸다 해도,

내 머리를 천 번이나 걷어찬다 해도

내가 누구인지 너에게 밝히지 않겠다.

 

나는 이미 손에 잡힌 머리카락을

잡아채 한 움큼도 뽑아냈기 때문에

그는 눈을 아래로 깔고 울부짖었다.

그때 다른 자가 외쳤다. 무슨 일이냐,

보카야? 아가리로 소리를 내는 게 부족해

울부짖느냐? 어떤 악마가 너를 건드리느냐?

나는 이제 너의 말을 듣기도 싫다.

이 사악한 반역자야. 너의 수치에다 너에

대한 다른 이야기를 세상에게 전하겠다.

 

그가 대답하여 꺼져라. 원하는 대로 해라.

하지만 이곳에서 나서거든 재빨리 혓바닥을

놀리던 저놈에 대해서도 침묵하지 말라.

저놈은 프랑스인들의 은화 때문에 여기서

울고 있다. 이렇게 말해라 나는 죄인들이

얼어붙은 곳에서 두에라 놈을 보았다고

누군가 또 누가 거기 있던가? 하고

질문하거든, 피렌체에서 목이 잘려 버린

베케리아의 그놈이 네 저쪽에 있노라.

 

저쪽에 잔니 데 솔다니에르가 있을 텐데,

게능룽과, 또 잠든 사이에 파엔차를

열어 주었던 테발델로도 함께 있을 거야.

 

우리는 이미 그에게서 떠났으며, 나는

한 구멍에 둘이 얼어붙은 것을 보았는데

하나의 머리가 다른 자의 모자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배고픔에 마치 빵을 씹어 대듯이

위에 있는 자는 다른 자의 머리와 목덜미가

맞붙은 곳을 이빨로 물어뜯고 있었다.

티테우스가 과오하게 멜라니포스의

관자놀이를 물어뜯는 것과 다름없이

그는 머리와 다른 곳을 깨물고 있었다.

 

나는 말했다. , 짐승 같은 모습으로

씹어 먹히는 자에게 증오를 드러내는

그대여, 이유를 말해주오 그 대신

만약 그대가 정당하게 분노하고 있다면

또 내가 그의 죄를 알고 그대가 누구인지

안다면, 말하는 내 혀가 마르지 않는 한

저 위 세상에서 그대에게 보상하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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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8원을 떠난 단테는 커다란 뿔 나팔 쇠를 듣고 멀리서 우뚝 솟은 거대한

거인들을 모습을 본다그들은 제우스에게 대항하여 싸웠던 거인들로 하반

신이 얼어붙은 코키토스 호수에 잠겨 있다그중세의 비교적 너그러운 안타

이오스에게 부탁하여 두 시인은 코키토스 호수로 내려간다.

 

 

똑 같은 혀가 처음에는 나를 깨물어

이 쪽 저 쪽의 뺨을 물들게 하더니

다음에는 나에게 다시 약을 주었는데

아킬레우스와 그 아버지의 창도

그렇게 처음에는 고통을 주지만

나중에는 좋은 약이 되었다고 들었다.

우리는 그 처참한 골짜기를 등지고

주위를 둘러싼 둔덕으로 올라가서

아무런 말도 없이 가로질러 갔다.

 

그곳은 밤도 아니고 낮도 아니었기에

내 시선은 거의 앞을 볼 수 없었지만

아주 커다란 뿔 나팔 소리를 들었는데

천둥소리조차 약하게 들릴 정도여서

나는 그 소리가 들려온 쪽을 향해

두 눈을 온통 한 곳으로 집중 시켰다.

 

 

고통스러운 패배 이후에 샤를마뉴가

성스러운 무사들을 잃었을 때 롤랑도

그토록 무섭게 울리지는 않았으리라.

 

그쪽으로 머리를 돌리고 나서 잠시 후

높다란 탑들이 많이 보이는 듯 하였기에

나는 스승님 여기에는 어떤 땅입니까?

그러자 그분은 네가 어둠 속에서

너무나도 멀리까지 시선을 돌리니까

상상 속에서 혼동을 일으킨 것이다.

 

 

네가 저기 이르면 감각이란 저 멀리서

얼마나 쉽게 속는가 알게 되리라.

그러니 좀 더 서둘러 가도록 하자.

그러고는 내 손을 따듯하게 잡으며

말하셨다우리가 더 나아가기 전에

사실이 이상하게 네 눈에 보이지 않도록

저것들은 탑이 아니라 거인들임을

알아 둬라기슭들로 쌓인 웅덩이

안에서 모두 배꼽 아래까지 잠겨 있다.

 

 

마치 안개가 흩어지면서 대기 속의

빽빽한 증기가 감추고 있던 것이

조금씩 눈앞에 모습을 드러내듯이,

그렇게 무겁고 어두운 대기를 뚫고

기슭을 향해 점점 가까이 다가가자

내 오류는 달아나고 두려움이 커졌다.

 

마치 몬테리조니의 둥그런 성벽

위로 탑들이 왕관처럼 늘어서 있듯이,

웅덩이를 둘러싸고 있는 기슭 위로

무시무시한 큰 거인들의 상반신이

탑들처럼 솟아 있었고하늘의 제우스는

아직도 천둥소리로 그들을 위협하였다.

 

나는 벌써 그들 중 하나의 얼굴과

어깨와가슴배의 대부분그리고

옆구리의 두 팔을 알아볼 수 있었다.

자연이 이런 동물들을 만드는 기술을

버리고 마르스에게서 그런 전사들을

빼앗은 것은 분명 잘한 일이었다.

 

 

또한 자연이 코끼리와 고래들에 대해

후회하지 않지만 자세히 관찰하는 사람은

자연의 신중함과 정당함을 깨달으리다.

왜냐하면 사악한 의지와 능력에다

정신의 사고력까지 덧붙여진다면

누구도 방어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거인의 얼굴은 로마의 베드로 성당의

솔방울처럼 크고 길게 보였으며

다른 골격들도 거기에 비례하였다.

 

그리하여 하반신의 치마를 이루는

기슭 위로도 엄청나게 높이

치솟아 있어 그 머리까지 닿으려면

세상의 프리슬란트 사람도 어림없을

정도였으니 사람의 외투 겉 쇠를 태우는

곳에서 아래까지 서른 뼘이 넘어 보였다.

 

라펠 마이 아메케 자비 알미

거친 입이 시작하게 되었는데 그보다

달콤한 성가는 어울리지 않았다.

 

안내자는 그에게 어리석은 영혼아

너에게 분노나 다른 감정이 치솟거든

네 불 나팔이나 잡고 화풀이하라.

이 얼빠진 영혼아네 목을 더듬어

매달려 있는 줄이나 찾아라그리고

큰 가슴에 매달린 불 나팔을 보아라.

그리고 나에게 저놈이 스스로 고백한다.

 

 

제게 니므릇인데 멍청한 생각 때문에

세상에는 하나의 언어만 쓰이지 않는단다.

 

그대로 놔두고 헛되이 이야기 하지 말자.

그의 말이 다른 사람에게 통하지 않듯이

그에겐 어떤 말도 통하지 않는단다.

그래서 우리는 왼쪽으로 돌아 좀 더

앞으로 갔고 화살이 닿을 지저에서

더욱 커다랗고 사나운 놈을 발견했다

.

그놈을 묶은 장본인이 누구였는지

알 수는 없지만그놈은 쇠사슬로

왼팔은 앞으로 오른팔은 뒤로 돌려

묶여 있었는데 쇠사슬은 목덜미에서

웅덩이 위로 더러 난 그 몸통을

무려 다섯 번이나 휘감고 있었다.

 

길잡이께서 말하셨다이 오만 한 놈은

지존하신 제우스에 대항하여 제 힘을

시험하려 했으니 저런 벌을 받고 있다.

 

이름은 에피알테스 신들에게 거인들이

두려움을 주었을 때 힘자랑을 했는데

휘두르던 팔이 이제 꼼짝 못하는 구나.

 

나는 그분에게 만약 가능하다면

엄청나게 거대한 브리아레오스를

저의 두 눈으로 직접 보고 싶습니다.

 

그분은 너는 근처에서 안티오스를

보리니그는 말도하고 묶이지도 않아

우리를 온갖 죄악의 바닥으로 내려놓을 것이다.

 

네가 보고 싶어 하는 놈은 아주 멀리

있는데이놈과 똑같이 묶여 있고

단지 얼굴이 더 흉악해보일 뿐이다.

그때 아무리 강한 지진이라 해도

그토록 탑을 뒤흔들지 못할 정도로

에피알테스가 강하게 몸부림쳤다.

 

나는 어느 때보다 죽을까 무서웠는데

동여맨 쇠사슬이 보이지 않았다면

아마 겁에 질려 죽었을 것이다.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 안티오스에게

이르렀는데 그는 머리를 제외하고도

다섯 알라나 구덩이에 나와 있었다.

 

 

한니발은 부하들과 함께 도망치고

스키피오가 영광의 상속자가

되었던 그 행운의 계곡에서

 

천 마리의 사자를 잡았던 그대여

또한 만약 그대 형제들의 큰 싸움에

가담했더라면 분명 땅의 아들들이

이겼을 것으로 생각 되는 그대여 부디

꺼려하지 말고 추위가 코키토스를

얼리는 곳으로 우리를 내려 다오.

 

우리를 티티오스나 티폰에게 보내지

마오이자는 여기서 원하는 걸 줄 수

있으니 몸을 숙이고 얼굴을 찌푸리지 마오.

 

그는 아직 살아 있고때 이르게 은총이

그를 부르지 않는 다면 오래 살 것이니

그대 이름을 세상에 알릴 수 있으리.

스승님이 그렇게 말하자 그는 서둘러

손을 뻗쳤고일찍이 헤라클레스를 세게

움켜잡았던 손으로 내 스승을 붙잡았다.

 

베르길리우스는 붙잡히는 것을 느끼자.

나에게 말했다이리 와라내가 너를 안으마.

그리하여 그분과 나는 한 덩어리가 되었다.

 

마치 구름이 위로 지나갈 때 기울어진

가리센다 탑을 아래쪽에서 올려다보면

탑이 마주쳐 기우는 것처럼 보이듯이

굽히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나에게

안타니오스는 그렇게 보였으니나는

차라리 다른 길을 원할 정도로 두려웠다.

 

하지만 그는 유다와 함께 루피페르를

삼키고 있는 밑바닥에 가볍게 우리를

내려놓았고구부린 채 머무르지도 않고

마치 배의 돛대처럼 몸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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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단테는 아직 열째 구렁에 있는데 미쳐 버린 두 영혼이 다른 병든 영혼들을

괴롭히는 것을 본다. 그들은 변장하여 남을 속였던 영혼들이다. 또하 화페

를 위조한 아다모의 단테와 이야기을 나누다가 곁에 있던 그리스인 시논과

싸운다. 싸움 구경을 하던 단테는 베르길리우스의 꾸중을 듣는다.


 

 

헤라가 세멜레 때문에 테바이의

혈족에 대하여 여러 번에 걸쳐

분노을 터뜨린곤 하던 시절에

아타마스는 완전히 미치광이가 되어

자기 아내가 양팔에 각각 두 아들을

 

안고 가는 것을 보고 소리 쳤다.

그물을 치자꾸나, 내가 길목에서

암사자와 새끼 사자들을 잡아야겠다.

그러고는 무자비한 손아귀를 뻗쳐

레아르코스라는 이름의 한 아들을 잡아

휘두르다 바위에 내동댕이쳤고, 아내는

다른 아들과 함께 물에 빠져 죽었다.

 

또 모든 것에 대담한 트로이안 사람들의

오만함을 운명이 아래로 거꾸러뜨려

그 왕국과 함께 왕이 몰락했을 때

포로가 된 불쌍하고 슬픈 헤카베는

폴릭세네가 죽은 것은 보고, 또 해변에

폴리도로스가 죽어 있는 것을 보고는

찢어질 듯 괴로운 심정이 되어

개처럼 울부짖었고, 고통 때문에

완전히 정신이 나가 버렸다.

 

그라나 테바니나 트로이아의 광기가

아무리 잔인하게 짐승들을 찌르고

사람들의 사지를 찢었다고 하더라도

내가 본 벌거벗고 창백한 두 영혼이

우리에서 풀려난 돼지처럼 내달리면서

물어뜯는 것보다 심하지 않았으리라.

 

그중 하나는 카포키오에게 덤벼들어

목덜미를 이빨로 물더니 그의 배가

바위 바닥에 끌리도록 질질 끌려갔다.

 

남아 있던 아레초의 사람들이 떨며 말했다.

저 낮 도깨비는 난니 스키키인데

저리 미쳐서 남들을 해치며 다니지요.

나는 오! 다른 놈이 그대의 등을

물어뜯지, 않는댜면 여기에서

사라지기 전에 누구인지 말해주시오.

그러자 그는 저것은 파렴치한 미르라의

오래된 영혼인데, 올바른 사랑에서

벗어나 자기 아버지의 연인이 되었지요.

 

그녀는 다른 사람의 모습으로 변장하여

대담하게도 제 아비와 죄를 지었는데

그것은 저기 가는 놈과 마찬가지였지요.

그는 가축들 중 최고의 암컷을 얻기

위해 자신이 부오소 도나티로 위장하여

유언했고 정식 유언장처럼 조작 했지요.

 

내가 주목하고 있던 그 두 명의

미치광이들이 가버린 다음 나는

눈길을 돌려 다른 죄인들을 보았고

사타구니 아래가 나머지 몸체로부터

완전히 날려 나가 완전히 비파 같은

형상으로 된 다른 영혼을 보았다.

 

심한 수종으로 인한 악성 체액이

그의 사지를 얼마나 망가뜨렸는지

얼굴은 부어오른 배와 어울리지 않았고

두 입술은 벌어졌는데, 갈증에 시달리는

결핵 환자가 입술 하나는 턱 쪽으로

다른 하나는 위로 쳐든 것 같았다.

 

그는 우리에게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 고통의 세계에 아무런 벌도 없이

방문한 그대들이여, 장인 아다모의

비참함을 보고 잘 새겨 두시오 나는

살았을 때 원하는 것을 모두 가졌는데

지금은 처량하다. 물 한방울을 갈망하다니!

카센티노의 푸른 언덕에서 신선하고

부드러운 물줄기를 이루어 아르노

강으로 흘러가는 개울들이 언제나

내 눈앞에 어리니, 쓸데없이 그러는 것은

아니라오. 그 물줄기 모습은 내 얼굴을

야위는 한 질병보다 더 목타게 하지요.

나를 매질하고 있는 엄격한 정의는

내가 죄지었던 장소를 이용해

더욱더 한숨을 내 쉬게 만듭니다.

 

그곳은 로메나 세레자로 봉인된

합금을 위조했던 곳인데 그 때문에

나는 저 위에 불탄 육신을 남겨두었지요.

 

하지만 여기서 구이도나 알렉산드로

그 형제의 사악한 영혼을 본다면 나는

브란다 샘물도 거들떠보지 않으리다.

이 주변을 돌아다니는 미친 영혼들의

말이 맞다면, 안 놈은 벌써 여기 잇지만

사지가 묶인 나에게 무슨 소용이 있겠소.

만약 내가 백 년에 한 치씩이라도

갈 수 있도록 조금이나 더 가볍다면

망가진 사람들 사이로 그 놈을 찾아

나는 벌써 이 오솔길을 떠났을 거요.

비록 둘레는 11마일 넓이는

채 만 마일이 되지 않더라도 말이오.

 

그들 때문에 나는 이런 무리 사이에

있으니, 그들은 나를 꾀어 쇠 찌꺼기

3캐럿의 피오리노를 만들게 했지요.

 

나는 그대 오른쪽에 바싹 달라붙어

누워서 겨울날 젖은 손처럼 김을

내뿜는 저 불쌍한 두 사람은 누구요?

 

그가 대답했다. 내가 이 낭떨어지 안에

떨어졌을 때부터 꼼짝 않고

있는데 아마 영원히 꼼짝 못할 것이오.

 

한 년은 요셉은 모함한 거짓말쟁이

다른 놈은 트로이아의 거짓말쟁이 그리스인

시논인데 열병으로 독한 김을 내 뿜지요.

그러자 그 중 하나가 아마도 그렇게

경멸스럽게 지명되어 분통이 터졌는지

주먹으로 자신의 팽팽한 배를 쳤다.

그러자 배는 마치 북처럼 울렸고

장닌 아다모는 그에 못지않게

단단한 팔로 그의 얼굴을 갈기면서

말했다. 이 무거운 사지 때문에

비록 움직일 수는 없지만 이런

일에는 자유로운 팔이 있단 말이야.

그러자 그는 내가 불속에 들어갔을

때는 그렇게 날랜 팔이 아니었는데

위조할 때는 훨씬 빨랐지.

수종 환자가 그 점은 진실을 말했다.

 

하지만 트로이아에서 진실을 요구할 때

네놈은 그렇게 진실한 증인이 아니었지.

 시논은 나는 거짓말을 했지만, 너는 돈을

위조했어, 나는 한마디 거짓말로 여기

있지만 너는 어떤 악마보다 더 악한 놈이야.

헛맹세를 한 놈아. 목마를 기억해라.

베기 통통 부어 오른 자가 대답했다.

온 세상이 아는 것을 부끄러워 해라!

그리스인이 말했다. 내 혓바닥을 쪼개는

갈증이나 부끄러워해라. 내 눈앞을 가리는

부어 오른 배속에 썩어 있는 더러운 물도!

그러자 위조범은 언제나 나쁜 짓만

일삼는데 네 입이나 그렇게 찢어져라

나는 목마르고 체액이 나를 썩히지만

너는 불에 타서 머리를 들쑤시고

나르소스의 거울을 핥기 위해

많은 말을 할 필요도 없겠구나.

 

나는 그들의 말을 듣는데 완전히 빠져

있었는데 스승님이 말하셨다. 계속 보렴.

그러다 잘못하며 내가 너와 싸우겠구나.

 

화가 난 그분의 말을 들었을 때 나는

얼마나 부끄러운 마음으로 그분에게

갔는지 지금 생각해도 어지러울 지경이다.

자신에게 불길한 꿈을 꾸는 사람이

그것이 꿈이기를 갈망하고 그래서

실제의 일이 아니기를 바라듯이

내가 그러하였으니 말도 하지 못하고

어쨌든 사죄하고 싶은 마음에 사죄를

했지만 사죄가 되었는지 알 수 없었다.

 

스승님이 말하셨다. 작은 부끄러움이 내가

저지른 것보다 큰 잘못을 씽어 주느니

이제 모든 후회감을 벗어 버리라.

만약 운명에 의해 네가 또 다시 렇게

말다뭄 하는 사람들 사이에 있게 되면

언제난 네가 곁에 있다고 생갛 하여라.

그걸 듣고 싶은 것은 천박한 욕망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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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단테는 아홉째 구렁을 떠나 마지막 열 번째 구렁으로 간다. 그곳에는 온갖

수단으로 다른 사람들을 속이거나 화폐를 위조한 자들이 역겹고 악취 나는

질병에 시달리는 벌을 받고 있다. 그중에서 연금술로 사람들을 속인 두 영혼

이 단테에게 이야기 한다.

 

 

그 수많은 영혼들과 갖가지 상처들이

내 눈 빛을 취하게 만들었기에 나는

멈추어 울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였다.

하지만 베르길리우스께서 나에 게 말하셨다.

무엇을 보느냐? 무엇 때문에 네 눈은

저 아래 잘린 영혼들을 동정하느냐?

너는 다른 구렁에서는 그러지 않았다.

 

저들을 일일이 살펴보려면, 이 골짜기

둘레가 22마일임을 생각 하여라.

달은 벌써 우리 발아래 있는데

허용된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고

너는 아직 못 본 것들도 보아야 한다.

나는 곧바로 제가 왜 그렇게 바라보고

있었는지 스승님께서 이유를 아신다면

아마 더 머무르게 허락하셨을 것 입니다.

 

 

길잡이께서 가는 동안 나는 그 뒤를

따라가면서 그렇게 대답하였으며

 

덧 붙여서 말했다. 저 구렁 속에,

제가 그렇게 눈을 응시하던 그곳에는

제 혈육이 그 아래에서

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 같더군요.

 

그러자 스승님이 말하셨다. 이제 부터는

그에 대한 생각으로 어려워하지 마라.

그냥 내버려 두고 다른 자를 보아라.

나는 돌다리 아래에서 그자를 보았고

제리 델 벨로라고 부르는 것을 들었는데

너를 손가락질하며 강하게 위협하더구나

 

.

그때 너는 예전에 오트포르를 장악했던

 자에게 완전히 정신이 팔려서

그쪽을 보지 않았고 그자는 가버렸지.

나는 말했다. , 나의 안내자시여,

치욕을 함께 나눈 어떤 친척도 아직

자신의 참혹한 죽음을 복수하지 않았기에

경멸감으로 저에게 말도 않고

그냥 가버렸던 것으로 생각되니

그래서 제 마음이 더욱 아픕니다.

 

그렇게 이야기하며 우리는 다음 구렁이

보이는 돌다리의 어기에 도착했는데

빛이 있었더라면 더 잘 보였을 것이다.

우리는 말레볼제의 마지막 수도원

위에 도착했고 그곳의 수도자들이

우리 눈앞에 모습을 드러냈는데

그들은 수많은 통곡의 화살들을 나에게

쏘아 그 상처가 연민으로 물들었고

나는 손으로 양쪽 귀를 틀어 막았다.

 

 

7월과9월 사이 발디키아나와 마램마,

샤르데냐의 병원들에 있는 온갖

전염병들과 모든 고통을 한꺼번에

모아 한 구덩이에 몰아넣은 것처럼

그곳이 그랬으니 거기서 나오는 악취는

썩고 있는 육체에서 나오는 듯하였다.

 

우리는 긴 돌다리의 마지막 기슭에서

내리셨고 또 다른 왼쪽으로 돌았다.

 

그러자 내 시선은 저 아래 바닥까지

생생하게 닿았는데, 그곳에는 높으신

주님의 사자, 오류 없는 정의가 여기

기록된 위정자들을 처벌하고 있었다.

 

아이기나의 모든 백성이 병에 걸려

대가는 사악한 독기들로 가득 차고

모든 동물들과 벌레들까지

모두 쓰러졌으며, 시인들이 분명하게

말하듯이, 나중에 개미들의 씨앗에서

옛날 사람들이 소생하였다고 하지만

저 어두운 골짜기에서 여러 무리로

나뉘어 괴로워하는 영혼들을 보는

것보다 더 큰 슬픔은 아니었으리라.

더러는 배에 더러는 등에 서로 겹쳐

 누워 있었고 또 다른 자는 애달픈

오솔길을 엉금엉금 기어가고 있었다.

 

우리는 말없이 걸음을 천천히 옮기며

자기 자신도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환자들을 보았고 고통의 소리를 들었다.

 

냄비와 냄비를 서로 기대어 끓이듯이

서로 기대앉은 두 사람을 보았는데

머리에서 발끝까지 딱지들로 뒤덮여 있었다.

억지로 깨어 있는 마부나 주인을

기다리는 말꾼 소년도 그렇게 호되게

말벗으로 긁어내리지 못할 정도로

그들은 각자 어떤 치료도 소용없는

가려움증 환자처럼 아주 난폭하게

제 몸을 손톱으로 쥐어뜯고 있었다.

 

그렇게 손톱은 딱지들을 뜯어내는데

잉어나 비늘이 큰 다른 물고기에서

칼로 비늘을 벗겨내는 것 같았다.

길잡이께서 그들 중 하나에게 말씀 하셨다.



, 손가락으로 딱지 갑옷을 벗기고

손가락을 집게처럼 사용하는 그대여,

이 안에 있는 영혼들 중 혹시 라틴

사람이 있는지, 또 그대 손톱은 영원히

그런 일을 해야 하는지 말해다오.

 

하나가 울며 대답했다. 그대 보다시피

이렇게 망가진 사람이 라틴 사람이오.

그런데 그렇게 묻는 그대는 누구요?

 

길잡이께서 이 산 사람과 함께 나는

벼랑에서 벼랑으로 내려가는 중인데

그에게 이 지옥을 보여 주기 위해서요.

 

그러자 그들은 받침대가 무너졌고

예상치 않은 말을 들은 다른 자들과

함께 모두들 떨면서 나에게 몸을 돌렷다.

 

어진 스승님은 나에게 바짝 다가서며

말했다. 하고 싶은 말을 저들에게 해라.

나는 그분이 원하는 대로 말을 꺼냈다.

첫 세상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그대들에 대한 기억이 사라지지 않고

오랜 세월동안 남아 있길 원한다면,

그대들이 누구이며 어디 출신인지

말해 주오. 그대들의 추하고 역겨운

형벌을 나에게 밝히는 걸 두려워마오

그중 하나는 아래초 사람인데

시에나의 알베로가 나를 불속에 넣었지만

내가 죽은 이유로 여기 있는 것은 아니오.

 

사실 나는 장난삼아 그에게 말했지요.

나는 공중을 날수 있어. 그러자

허영심 많고 멍청한 작자는 그런

개술을 보여 달라고 했는데, 내가 자신을

다이달로스를 만들지 못하는 자기를

아들로 삼은 자를 시켜 나를 불태웠지요.

 

하지만 속임수를 허용치 않는 미노스가

나를 마지막 열째 구렁에 넣은 것은

세상에서 내가 부리던 연금술 때문이오.

나는 시인에게 말했다. 시에나

사람처럼 허황한 자들이 세상에 있을까요?

프랑스 사람도 그렇지 않을 겁니다!

 

 

그러자 그 말을 들은 다른 문둥이가

내 말을 되받아 말했다. 절제 있게

소비했던 스트리카느 제외하고

카네이션 씨앗이 뿌리박은 꽃밭에서

카네이션을 곁들인 풍요로운 요리법을

처음 개발했던 니콜로도 제외하고

포도밭가 숲을 낭비했던 카차 다쉬안

현명한 지혜를 자랑한 아발라아토가

속한 방당족의 모리도 제외하시오

 

하지만 시에나 사람이 싫은 그대 마음에

드는 자를 찾는다면, 나를 잘 보시오.

내 얼굴이 잘 대답해 줄 테니까.

나는 연금술로 금속들을 위조하였던

카포키오의 망령임을 알 것이오.

내가 정확히 보았다면 기억하시오.

나는 타고난 멋진 원숭이였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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