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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원을 떠난 단테는 커다란 뿔 나팔 쇠를 듣고 멀리서 우뚝 솟은 거대한

거인들을 모습을 본다그들은 제우스에게 대항하여 싸웠던 거인들로 하반

신이 얼어붙은 코키토스 호수에 잠겨 있다그중세의 비교적 너그러운 안타

이오스에게 부탁하여 두 시인은 코키토스 호수로 내려간다.

 

 

똑 같은 혀가 처음에는 나를 깨물어

이 쪽 저 쪽의 뺨을 물들게 하더니

다음에는 나에게 다시 약을 주었는데

아킬레우스와 그 아버지의 창도

그렇게 처음에는 고통을 주지만

나중에는 좋은 약이 되었다고 들었다.

우리는 그 처참한 골짜기를 등지고

주위를 둘러싼 둔덕으로 올라가서

아무런 말도 없이 가로질러 갔다.

 

그곳은 밤도 아니고 낮도 아니었기에

내 시선은 거의 앞을 볼 수 없었지만

아주 커다란 뿔 나팔 소리를 들었는데

천둥소리조차 약하게 들릴 정도여서

나는 그 소리가 들려온 쪽을 향해

두 눈을 온통 한 곳으로 집중 시켰다.

 

 

고통스러운 패배 이후에 샤를마뉴가

성스러운 무사들을 잃었을 때 롤랑도

그토록 무섭게 울리지는 않았으리라.

 

그쪽으로 머리를 돌리고 나서 잠시 후

높다란 탑들이 많이 보이는 듯 하였기에

나는 스승님 여기에는 어떤 땅입니까?

그러자 그분은 네가 어둠 속에서

너무나도 멀리까지 시선을 돌리니까

상상 속에서 혼동을 일으킨 것이다.

 

 

네가 저기 이르면 감각이란 저 멀리서

얼마나 쉽게 속는가 알게 되리라.

그러니 좀 더 서둘러 가도록 하자.

그러고는 내 손을 따듯하게 잡으며

말하셨다우리가 더 나아가기 전에

사실이 이상하게 네 눈에 보이지 않도록

저것들은 탑이 아니라 거인들임을

알아 둬라기슭들로 쌓인 웅덩이

안에서 모두 배꼽 아래까지 잠겨 있다.

 

 

마치 안개가 흩어지면서 대기 속의

빽빽한 증기가 감추고 있던 것이

조금씩 눈앞에 모습을 드러내듯이,

그렇게 무겁고 어두운 대기를 뚫고

기슭을 향해 점점 가까이 다가가자

내 오류는 달아나고 두려움이 커졌다.

 

마치 몬테리조니의 둥그런 성벽

위로 탑들이 왕관처럼 늘어서 있듯이,

웅덩이를 둘러싸고 있는 기슭 위로

무시무시한 큰 거인들의 상반신이

탑들처럼 솟아 있었고하늘의 제우스는

아직도 천둥소리로 그들을 위협하였다.

 

나는 벌써 그들 중 하나의 얼굴과

어깨와가슴배의 대부분그리고

옆구리의 두 팔을 알아볼 수 있었다.

자연이 이런 동물들을 만드는 기술을

버리고 마르스에게서 그런 전사들을

빼앗은 것은 분명 잘한 일이었다.

 

 

또한 자연이 코끼리와 고래들에 대해

후회하지 않지만 자세히 관찰하는 사람은

자연의 신중함과 정당함을 깨달으리다.

왜냐하면 사악한 의지와 능력에다

정신의 사고력까지 덧붙여진다면

누구도 방어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거인의 얼굴은 로마의 베드로 성당의

솔방울처럼 크고 길게 보였으며

다른 골격들도 거기에 비례하였다.

 

그리하여 하반신의 치마를 이루는

기슭 위로도 엄청나게 높이

치솟아 있어 그 머리까지 닿으려면

세상의 프리슬란트 사람도 어림없을

정도였으니 사람의 외투 겉 쇠를 태우는

곳에서 아래까지 서른 뼘이 넘어 보였다.

 

라펠 마이 아메케 자비 알미

거친 입이 시작하게 되었는데 그보다

달콤한 성가는 어울리지 않았다.

 

안내자는 그에게 어리석은 영혼아

너에게 분노나 다른 감정이 치솟거든

네 불 나팔이나 잡고 화풀이하라.

이 얼빠진 영혼아네 목을 더듬어

매달려 있는 줄이나 찾아라그리고

큰 가슴에 매달린 불 나팔을 보아라.

그리고 나에게 저놈이 스스로 고백한다.

 

 

제게 니므릇인데 멍청한 생각 때문에

세상에는 하나의 언어만 쓰이지 않는단다.

 

그대로 놔두고 헛되이 이야기 하지 말자.

그의 말이 다른 사람에게 통하지 않듯이

그에겐 어떤 말도 통하지 않는단다.

그래서 우리는 왼쪽으로 돌아 좀 더

앞으로 갔고 화살이 닿을 지저에서

더욱 커다랗고 사나운 놈을 발견했다

.

그놈을 묶은 장본인이 누구였는지

알 수는 없지만그놈은 쇠사슬로

왼팔은 앞으로 오른팔은 뒤로 돌려

묶여 있었는데 쇠사슬은 목덜미에서

웅덩이 위로 더러 난 그 몸통을

무려 다섯 번이나 휘감고 있었다.

 

길잡이께서 말하셨다이 오만 한 놈은

지존하신 제우스에 대항하여 제 힘을

시험하려 했으니 저런 벌을 받고 있다.

 

이름은 에피알테스 신들에게 거인들이

두려움을 주었을 때 힘자랑을 했는데

휘두르던 팔이 이제 꼼짝 못하는 구나.

 

나는 그분에게 만약 가능하다면

엄청나게 거대한 브리아레오스를

저의 두 눈으로 직접 보고 싶습니다.

 

그분은 너는 근처에서 안티오스를

보리니그는 말도하고 묶이지도 않아

우리를 온갖 죄악의 바닥으로 내려놓을 것이다.

 

네가 보고 싶어 하는 놈은 아주 멀리

있는데이놈과 똑같이 묶여 있고

단지 얼굴이 더 흉악해보일 뿐이다.

그때 아무리 강한 지진이라 해도

그토록 탑을 뒤흔들지 못할 정도로

에피알테스가 강하게 몸부림쳤다.

 

나는 어느 때보다 죽을까 무서웠는데

동여맨 쇠사슬이 보이지 않았다면

아마 겁에 질려 죽었을 것이다.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 안티오스에게

이르렀는데 그는 머리를 제외하고도

다섯 알라나 구덩이에 나와 있었다.

 

 

한니발은 부하들과 함께 도망치고

스키피오가 영광의 상속자가

되었던 그 행운의 계곡에서

 

천 마리의 사자를 잡았던 그대여

또한 만약 그대 형제들의 큰 싸움에

가담했더라면 분명 땅의 아들들이

이겼을 것으로 생각 되는 그대여 부디

꺼려하지 말고 추위가 코키토스를

얼리는 곳으로 우리를 내려 다오.

 

우리를 티티오스나 티폰에게 보내지

마오이자는 여기서 원하는 걸 줄 수

있으니 몸을 숙이고 얼굴을 찌푸리지 마오.

 

그는 아직 살아 있고때 이르게 은총이

그를 부르지 않는 다면 오래 살 것이니

그대 이름을 세상에 알릴 수 있으리.

스승님이 그렇게 말하자 그는 서둘러

손을 뻗쳤고일찍이 헤라클레스를 세게

움켜잡았던 손으로 내 스승을 붙잡았다.

 

베르길리우스는 붙잡히는 것을 느끼자.

나에게 말했다이리 와라내가 너를 안으마.

그리하여 그분과 나는 한 덩어리가 되었다.

 

마치 구름이 위로 지나갈 때 기울어진

가리센다 탑을 아래쪽에서 올려다보면

탑이 마주쳐 기우는 것처럼 보이듯이

굽히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나에게

안타니오스는 그렇게 보였으니나는

차라리 다른 길을 원할 정도로 두려웠다.

 

하지만 그는 유다와 함께 루피페르를

삼키고 있는 밑바닥에 가볍게 우리를

내려놓았고구부린 채 머무르지도 않고

마치 배의 돛대처럼 몸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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