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업의 발견 - 당신의 명함을 대신할 일곱 가지 인생 솔루션
성은숙 지음 / 화담,하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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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이면 우리나라도 초고령 사회가 된다. 전체 인구 가운데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20%를 넘어선다. 그만큼 노후 준비가 필요한 사람이 많아졌다. 노후 준비를 어디서 해야 할까? 돌봄 서비스도 좋고 또래의 노인들이 모여있는 실버타운이 좋을까?

그런 계획보다는 생각보다 오래 살 수 있으니 더 멀리 보며 노후를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이광수 애널리스트는 말한다. 즉 소비만 하는 삶으로 죽음을 기다린다면 버티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현재 콘텐츠 기반 퇴직 플랫홈 화담,하다 서비스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대표이자 이 책 저자인 성은숙 대표는 '나를 새롭게 발견하고 다듬어 퇴직 이후를 이끌어갈 역할을 스스로 창조해야 한다. (p. 137)'고 조언한다. 이것이 바로 '일과 여가의 균형을 스스로 결정하는 퇴직 이후의 새로운 역할'을 의미하는 '뉴업'이다. <뉴업의 발견>에서 뉴업으로 실현 가능한 솔루션 일곱 가지를 다양한 사례와 함께 소개한다.


나는 한 곳에서 34년 동안 직장 생활을 한 다음 정년퇴직했다. 입사할 때 직장에서 성공하겠다는 부푼 꿈을 갖고 있었다. 그러니 30대에 퇴직이란 상황은 언감생심 내 머릿속에 전혀 없었다. 기회가 있어 직장을 옮길까 고민했지만 그러기엔 현재 직장에 너무 익숙했다.

40대 후반에 불안한 마음이 들어 다른 일도 생각해 봤지만 그때는 월급이란 소득에 너무 길들여져있었다. 그렇게 그렇게 버티다가 다행인지 불행인지 희망퇴직이 아닌 정년퇴직을 했다. 관성에 젖은 것들이 많아 나 혼자 힘으로는 다른 일을 할 용기를 내지 못했지만 희망퇴직 당했다면 어땠을까, 그런 생각이 요즘에 들곤 한다.


'이 책은 이미 퇴직했거나, 당장 퇴직이 눈앞에 있거나, 언제 퇴직당할지 모르는 위기에 빠진 직장인 모두를 위한 것이다. (p. 9)'

그 외에 나처럼 퇴직을 실감하지 않는 30대, 현재 직장에서 스스로 잘나가고 있다고 여기는 40대도 읽어보면 좋겠다. 이제까지 생각해 보지 못했던 것들이 떠오를 수 있으니 말이다. 짧고 길고 그 차이는 있겠지만 어차피 직장 생활은 죽을 때까지 할 수 없는 시한부다. 그래서 나이에 상관없이 지금이 퇴직을 준비할 시간이다.

퇴직 후 삶의 균형을 찾기 위해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저자는 세 가지를 제시한다. 내게 어울리는 일거리, 취미와 취향을 발견하고 그것을 확장할 수 있는 놀거리, 그리고 직장에 대한 생각으로만 가득 차서 그동안 놓쳤던 이를테면 가족, 주변 사람 등 새로운 것들에 대한 생각거리다. 퇴직으로 이 세 가지를 마음껏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찾아오는 셈이다.

저자가 제시하는 뉴업의 일곱 가지 솔루션 가운데 재취업은 빠져있다. 상대방에 의해 결정되는 일자리이기 때문이다. 뉴업의 발견은 '나'로부터 '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역할을 스스로 창조하고 원하는 일을 찾는 과정이다.


사람들을 만나 인사를 나눌 때 나는 건넬 명함이 없다. 그럴 때면 직장에 있을 때 주변 사람들이 나에게 보여줬던 존경이 내가 아니었음을 이제는 안다. 무슨 일을 하냐고 물으면 그냥 그동안 못 읽은 책을 읽고 있다는 말로 대답을 대신한다.

'퇴직 후 시간이 남으니 책을 읽어보겠다고 결심하는 사람들이 많다. 분명 독서는 여러모로 인생에 도움이 되지만, 퇴직 후 독서는 소일과 소명, 두 가지의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어야 한다. 즉, 나의 콘텐츠를 어떻게 꾸준히 만들어갈지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콘텐츠 소비와 생산을 균형 있게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p. 30)'

책을 읽는 것이 나의 취향을 확장하는 놀거리이니 좋긴 하지만, 일과 삶의 균형을 생각한다면 뉴업을 찾아야 한다.

퇴직 후가 돼서야 자기 객관화를 한다면 나처럼 늦은 것이다. 허겁지겁 뉴업을 찾아야 하니 말이다. 늦기 전에 현재 자기 이름을 지우면서 퇴직 준비를 해야 한다. 그렇다고 불안해하며 자신에게 강요할 필요는 없다. 그냥 이 책을 가이드 삼아 뉴업을 발견하는 여정에 들어서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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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의 프레임 - 우리는 왜 가짜에 더 끌리는가
샌더 밴 데어 린덴 지음, 문희경 옮김 / 세계사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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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퍼센트 미국인은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는다. 2퍼센트, 적은듯하지만 미국 인구가 3억 2700만 명이니 650만 명에 달하는 숫자다. 우리나라 부산 인구의 2배와 맞먹는다. 요즘 세상에 지구가 평평하다니, 너무 터무니없다.

5.18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북한이 특수부대를 투입했다는 북한 개입설 역시 내가 보기엔 지구가 평평하다는 주장만큼이나 터무니없다. 그런데 2019년 한 정당의 공청회에서 국회의원씩이나 된 분들이 북한 개입설이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2022년 10월 29일 핼러윈 축제에서 압사 사고로 159명이 죽었다. 그때 일부 극우 유튜버는 각시탈을 쓴 사람들이 아보카도 기름을 뿌려 뇌진탕으로 죽었다는 기상천외한 주장을 했다.

'음모론을 믿으면 이처럼 통제력과 편집증적 관념, 정치, 마술적 사고, 미신을 비롯해 갖가지 심리적 동기가 따라오기 때문에 음모론적 세계관은 매혹적인 괴물이 된다. (p. 87)'


내가 보기엔 진실이 아니거나 음모론이 분명한데 어떤 사람에겐 이 얼토당토아니한 주장이 매혹적이다. 이 책 <거짓의 프레임> 1부에서 왜 잘못된 정보에 우리가 혹하는지 그 이유를 알아본다. 2부에서는 고대 로마에서부터 있었던 이런 잘못된 정보가 어떻게 퍼져나가는지를, 3부에서는 어떻게 하면 잘못된 정보에 맞설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설명한다.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우리 뇌는 자주 보거나 들으면 친숙하게 느껴 진실로 잘못 판단한다. 믿고 싶은 것을 진실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내 뇌에 남아있는 잘못된 정보는 거짓임이 밝혀져도 계속 남아 영향을 미친다.

거짓 소문은 고대 로마시대부터 사람들을 죽여왔다. 다만 그때와 지금 달라진 것은 소셜미디어가 거짓 정보를 전달하는 매체로 역할하면서 더 빠르고 더 깊이 더 멀리 퍼진다는 점이다.

저자는 이 책을 타인을 설득하는 방법이 아니라 설득에 저항하는 방법을 다룬 책이라고 소개한다. 가짜 뉴스와 잘못된 정보로 우리를 속이려는 사람들에 맞서 우리의 정신을 방어하고 저항력을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잘못된 정보를 바이러스에 빗대어 백신을 맞아 면역력을 키우는 과정을 들어 그 방법을 안내한다.

'맥과이어는 사람들에게 올바른 태도를 지지해야 하는 이유를 더 많이 제시하기보다 약한 공격에 노출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그에게는 이 과정을 우리 몸이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키우는 과정에 비유하는 것이 당연해 보였다. (p. 275)'

바이러스를 예방하듯 약화된 버전의 가짜 뉴스라는 백신을 맞아 마음의 항체를 만들면 도움이 된다. 변종 바이러스처럼 다양한 거짓 정보에 대한 면역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여러 번의 추가 접종이 필요하다. 개인에게 일일이 백신을 접종하는 데 시간도 걸리고, 백신 접종을 원하지 않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집단 면역을 이뤄 아직 백신 접종하지 않은 사람을 보호해야 한다.

거짓 정보도 바이러스처럼 손쓰기 어려울 정도로 널리 퍼져나가면 사라질 때까지 기다리는 방법 이외에 어떤 해결책도 없다. 그래서 예방이 항상 치료보다 나은 법이다. 잘못된 정보가 퍼져나는 것은 어느 한 사람으로부터 시작된다. 마찬가지로 한 사람에게서 잘못된 정보가 멈춘다. 이는 사회의 집단 면역력도 개인의 저항력에 비롯된다는 것을 뜻한다.

'이 책을 어둠의 조작술을 물리치기 위한 지침서로 삼기를 바란다. 이제 당신의 유능한 손에 달렸다. 현명하게 써주기를 바란다. (p. 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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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고 진지한 자존갑입니다만
박윤미 지음 / 참새책방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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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타그램의 인싸 요정, 벌써 세 번째 책을 출간한 박윤미 작가하면 난 이 에피소드를 떠올릴 수밖에 없다. 2021년 11월 동네 마트 사장님 아내분이 말기 암 판정을 받아 마트를 폐업한다는 걸 박윤미 작가가 알게 된다. 맘 카페에 '마감 세일 10% 거절하고 반품 안 되는 것들을 사주세요~'라고 짧은 글을 올렸고 그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그때 기사에 따르면 이틀 사이에 마트 방문 인증 글이 70여 개나 올라왔고 마트에서 구입한 물품을 보육원에 기부한 카페 회원들도 있었다.

박윤미 작가의 해당 피드 글을 읽어 내려가면서 눈물이 핑 돌았다. 마음이 뭉클하고 따뜻해져 '세상에 확실히 기적이 있네요'라는 댓글을 남겼다. 세상에~ 윤미 작가는 '기적은 받아주는 사람이 중요하더라고요'라는 고운 답글을 남겼다.


<웃기고 진지한 자존갑입니다>는 사랑 이야기, 자라난 이야기, 결혼 이야기, 여행이야기, 일 이야기, 삶을 어떻게 바라보는지까지... 웃음을 잃으신 아빠에게 도파민을 드리려고 딸이 쓴 세상에서 가장 예쁘고 사랑스러운 글이다.

뿜어버릴지 모르니 커피 마시며 이 책을 읽지 말라는 작가의 경고답게 큭큭거리며 웃음을 참을 수 없게 하는 이야기, 이야기 곳곳에서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신이 작가에게 내려주신 유머, 여운을 남기는 감동까지 종합선물세트 같은 스토리가 담겨있다.

글과 작가의 삶 전반에 자존감이 넘쳐난다. 그 자존감의 배경은 아빠라고 작가는 고백한다. 매일 듣는 소리가 '예쁘다'였다고 한다. 살짝 의심이 들었지만 아빠의 진정성에 쓸데없는 의심을 거둬들였다. 결국 중학생이 돼서 아빠가 연기했다는 걸 알게 됐지만, 그 연기가 확실한 내 편이라고 믿었고 '자신감, 용기, 긍정, 희망, 하여간 좋은 거로 다 삼단 변신 (p. 48)' 했다.

내게도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딸이 있다. 다 컸는데도 예쁘다. 오빠와 14개월 차이가 나는 연년생이다. 그러니까 뜻하지 않게 느닷없이 태어난 아이인데 그래서인지 더 큰 기쁨을 준 아이다. 가끔 아내에게 '재가 없었으면 난 어떻게 살았을까'라고 말하면 그런 생각들 때마다 자기에게 고맙다고 말하라고 한다. 그런 딸을 부를 때 작가의 아빠처럼 나도 '예쁜'이란 말을 붙여 "예쁜 딸"이라고 부른지 오래다.

'특히 딸 가진 아빠들에게 전하고 싶어요. 자존감은 아빠다! 자존감 하나면 인생 버텨내는 모든 능력을 쥐여준거나 다름없다! 보시다시피 제 자존감의 9할은 아빠니까요. 남은 1할은 뭐냐? 알에서 태어났다고... 자존'갑'답게 마무리. (p. 50)'


앞서 이야기한 에피소드를 계기로 박윤미 작가의 인스타 피드도 다시 한번 자세히 읽어보고 또 이 책도 읽어보면서 내 딸아이도 박윤미 작가처럼 삶을 살아갔으면 하는 간절한 생각이 들었다. 특히 작가가 가지고 있는 갑오브갑인 "자존감!" 우선 자존감을 갖게 된 것의 9할이 아빠라니 내 역할도 중요하겠지?

계속 노력해 보려 한다. 그래서 내 딸아이도 박윤미 작가처럼 일상에서 기적을 일으키는 자존감을 앞세워 당당하게 살아가는 존재가 됐으면 좋겠다. 이왕이면 그 자존감이 작가를 닮은 '웃기고 진지한' 자존감이면 더 좋겠고...

'"모두 괜찮아질 거다. 희망은 어디에나 있다."
나의 글이 당신께 가득한 웃음, 진지한 생각, 오랜 희망이 되었다면 좋겠습니다. (p. 308 Epilo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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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제대로 못 읽을까 - 문해력을 키우기 위한 단편 읽기
길정현 지음 / 미디어샘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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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과 단편소설로 문해력의 세계를 탐구하는 우아한 모험가' 이 책 저자인 나예 작가 소개 글이다. 나예 작가의 문해력 '정의'도 소개만큼 매력 넘친다.

'문해력이란 글 자체의 표면적인 의미를 일차적으로 파악하고 나아가 그 이면에 숨겨진 의도를 포착하는 것이다. 다양한 맥락을 고려하고 이를 정확한 추론으로까지 연결시키는 능력 또한 포함된다. (p. 10)'

이런 문해력은 우리에게 왜 필요할까? 나예 작가의 인용 글에서 그 필요성을 엿볼 수 있다.
'OECD는 문해력을 아래와 같이 정의했다. '문장을 이해하고, 평가하며, 사용함으로써 사회생활에 참여하고, 자신의 목표를 이루며, 자신의 지식과 잠재력을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 (p. 60)'

'사회생활',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갖춰야 할 능력이란 의미다. 살다 보면 선택 또는 해결해야 할 문제를 만난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보를 이해하고 판별하고 선택하는 활용 능력이 필요한데 이것이 바로 문해력이다.


문해력은 오랜 시간 다양한 글을 읽으면서 키울 수 있다. 그 방법으로 나예 작가는 짧게 집중해서 결론까지 볼 수 있는 단편 읽기를 권한다. 왜 단편일까? 재미 때문이다. 오래도록 책을 읽으려면 재미있어야 하고 스토리 자체의 재미로 단편 소설만 한 것이 없다는 주장이다.

우선 단편은 문해력에 필요한 상상력과 공감력을 키우는 데 제격이다. 또한 단편은 물음표나 말줄임표로 끝나는 열린 결말이라 사고 확장에도 도움을 준다. 단편은 하나의 인상이나 장면을 담은 것이어서 자칫 피폐해져야만 알 수 있는 일도 단편 읽기라는 가면으로 어떤 위험 없이 여러 삶의 한 부분을 경험할 수 있다.


'책 읽기의 최종 목표는 '언제나 책을 읽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 평생 읽는다는 것은 (...) 내가 필요할 때 읽고, 읽은 것을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이 된다는 것이다. (p. 125)'

평생 책을 읽기 위한 방법으로 작가가 제시한 '인터벌 독서법'도 흥미롭다. 어려운 책을 읽었으니 좀 쉬운 책을, 몇 권 편하게 읽었으니 한 권은 난도 높은 책을 선택해 읽는 방법이다. 그림책을 권하는 데 그 이유는 '시각적 문해력'을 키우기 위함이다.

누구나 궁금해는 것, 나예 작가는 언제 책을 읽을까? 스마트폰 볼 시간에 책을 읽는다. 아~ 하는 탄성과 함께 무릎을 쳤다. 잠자기 전에, 화장실에서 그리고 가방에 책을 넣고 다니다가 자투리 시간에 스마트폰을 보는 대신 책을 읽는다. 가방 넣고 다니기 좋은 책으로 카렐 차페크의 단편이 좋다는 친절함까지...


북인플루언서 혜진도 '추천의 글'에서 말했듯이 실질 문맹률이 75퍼센트에 달하는 현실이다. 본격적으로 책을 읽고 독후감을 남긴 지 3년 반이 지난 지금 이 책을 읽고, 나도 실질 문맹률 75퍼센트라는 숫자에 기여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예 작가는 읽는 일을 계속하면 문해력은 뒤따라오는 것이라며 용기를 주지만, 잘못된 방법으로 읽는 일은 계속한다면 작은 장애물도 버거울 수 있다. '평생 책을 읽기'위해서 실천해 볼만한 방법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특히 작품에 따라서는 이런 식의 요약이 별 의미가 없을 때도 있는데, 이런 경우는 줄거리 요약보다도 본문 중에서 대표 문장을 꼽거나, 더 나아가 대표 문장을 내가 스스로 만드는 활동이 더 어울릴 수 있다. (p. 176)'

작가는 자신의 주장에 맞는 단편을 가져와 그 주장을 뒷받침한다. 심지어 계절에 어울리는 단편을 소개하기까지 한다. 이 정도 독서량이니 단편으로 문해력을 키울 수 있다고 자신 있게 주장할 수 있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관계 속에서 사회생활을 해야 한다. 적어도 눈치 없는 사람은 되지 말자. 그러려면 문해력을 키워야 한다. 문해력 키우는 제일 좋은 방법은 뭐다? 단편 읽기!!! '
대표 문장 한번 만들어봤다. 부족하지만 첫술에 배부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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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처음 세계사 수업 - 메소포타미아 문명부터 브렉시트까지, 하룻밤에 읽는 교양 세계사 인생 처음 시리즈 2
톰 헤드 지음, 이선주 옮김 / 현대지성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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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트 짐바브웨는 12세기부터 15세기 사이 전성기에 주민이 1만 8,000명에 달하는 대도시였습니다. 금 채굴과 무역이 주요 산업이었고, 4,000곳 이상의 금광에서 54만 킬로그램 이상의 금을 캐낸 것으로 추정됩니다. 전 세계에서 수 세기에 걸쳐 채굴한 금 공급량의 40퍼센트 정도를 차지하는 어마어마한 양입니다. (p. 173)'

1871년 서양 고고학자들이 그레이트 짐바브웨를 발견했지만 외지인들이 만든 유적일거라 믿었다. 60년이 지난 1929년에야 비로소 아프리카 원주민이 만든 유적임을 인정한다. 그래도 참 이상한 일은 대도시 그레이트 짐바브웨가 금이 풍부했다는 사실 외에 알려진 것이 없다.

아프리카 원주민들은 미개하다는 생각으로 머릿속을 꽉 채운 유럽인들이 원주민의 유적이라고 인정하고 싶지 않은 오만함도 그 이유 가운데 하나이지만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오랜 시간 침략자들도 없었고 독자적으로 문명을 유지한 이들은 역사를 글로 기록한 필요가 없었다. 입으로 전해지는 이야기만으로 충분했다.

반면 바빌론의 포로였던 유대인들은 성경을 기록으로 남겨 이들의 역사는 누구나 다 안다. 글로 기록된 역사와 그렇지 않은 역사의 차이다.

기록이 너무 많아 수수께끼로 남은 아이러니한 역사도 있다. .
'고대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글을 잘 읽고 쓸 줄 아는 사회였습니다. 압도적으로 폭넓고 복잡한 문헌들을 남겼습니다. (p. 131)'

인도 역사 서사시 '마하바라타'는 무려 180만 단어에 달한다고 한다. 성경이 77만 5,000단어 임을 감안하면 어마어마하다. 하지만 이 '마하바라타'조차 인도 역사의 극히 일부분일 뿐이다. 폭넓고 복잡하다 못해 문헌이 넘쳐서 인도의 역사를 쉽게 설명하기 어렵다.


미국의 역사 스토리텔러 톰 헤드의 <인생 처음 세계사 수업>는 인류의 등장부터 현재까지 6,000년에 걸친 역사를 고대, 중세, 근대, 현대로 나누어 그 시기와 장소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과 인물을 중심으로 다룬다.

"역사를 이야기 형태로 배운다면 결코 잊어버리지 않을 것이다." - 러디어드 키플링(<정글북> 저자)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인더스 등 고대 문명이 어떻게 발전했는지, 인도 굽타 왕국, 마야 문명, 이슬람교, 개신교와 같은 다채로운 문화와 종교의 탄생 이야기, 프랑스 혁명,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냉전시대까지 저자는 역사를 '이야기'로 들려준다. 세계사의 얼개를 잡을 수 있는 책이다.


세계 어느 나라와도 부쩍 가까워진 시대다. 또 요즘은 어느 나라 사람이든 우리 곁에 있어 쉽게 만날 수 있다. 그들의 역사를 아는 건 동네 이웃집 사정을 아는 것과 마찬가지인 세상이 됐다. 국제 이슈가 우리의 이슈이기도 하다. 세계사를 알아야 하는 이유다.

세계사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고민을 해결해 주기도 한다. 경종을 울려주기도 하고.

'빌헬름 1세를 황제로 추대하고 독일을 통일했던 비스마르크는 지도자가 어떻게 힘을 얻을 수 있는지 잘 보여줍니다. 반면 빌헬름 2세는 전쟁으로 어떻게 권력을 빼앗길 수 있는지를 보여주지요. 바이마르 공화국의 몰락과 연이어 권력을 잡은 나치는 나라의 전망이 뚜렷하지 않을 때 기존 체제를 약화시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p. 236, 237)'

지금 우리에게 때마침 울려주는 경종이란 생각이 들었던 독일 역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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