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다 보면 보이는 것들
진아.정아.선량 지음 / 마음연결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글이 겁나 마려워지는', 진아, 정아, 선량 세 작가의 콜라보 책 <쓰다 보면 보이는 것들>이다. 엊그제 밤 10시에 마침 세 분 작가의 라방이 있어 좀 늦게 잠시 참여했다. 세 작가의 얼굴을 보며 성장 이야기를 들으니 책 속의 글이 더 성큼 다가섰다.


왜 글을 쓰기 시작할까?

진아 작가는 '시인의 문장처럼 잃은 '나'를 찾기 위해서 (p. 18)', 정아 작가는 '그렇게 종이 위에 얌전히 누워있을 것만 같았던 글이 자꾸 종이 밖으로 뛰쳐나가려고 (p. 96)'해서, 선량 작가는 '제 이름을 다시 찾고 싶었어요.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나를 위한 이름으로요. (p. 174)'

책을 읽고 기억에 남는 것이 없어 우선 독후감을 써보려고 마음을 먹었다. 한편으로는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던, 글을 잘 쓰고 싶은 욕구가 시간이 생기니 드러났다. 그런 이유로 나는 글을 쓰기 시작했다.


쓰다 보니 무엇이 보였을까?

진아 작가의 글쓰기는 '나'의 욕구, 생각, 감정, 가치관... '나'를 쓰는 일이었고 결국 작가 자신이 보였다. 심지어 '나'가 흐려질 때조차 글쓰기를 통해 또렷한 모습의 자신을 만났다.

늘 쓰는 사람으로 살다 보니 위로를 주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정아 작가의 곁에 모여있음을 보았다. 그들을 보았기에 정아 작가는 곁에 있는 사람들을 위한 집 한 채를 짓는 진짜 작가(家)가 되는 꿈이 생겼다.
'언젠가 나의 어휘와 문장으로 개념과 사고의 집 한 채 지어낼 수 있는 진짜 작가(家)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p. 168)'

선량 작가의 글쓰기는 작가로서 살아갈 길을 보여줬다. 글을 쓰면 쓸수록 부담감을 떨쳐 버리게 됐고, 힘든 시간조차 글감으로 변했다.

'글의 귀천을 따지지 맙시다. 댓글도 글이고, 카톡 메시지도 글입니다. 그거 하나 생각하느라 얼마나 품이 많이 갔나요? '점만 찍어도 글이고 숨만 쉬어도 말이다.' 후하게 쳐줍시다. (p. 104)'

글로 치기엔 부족하지만 (글에 귀천이 없다고 하니) 책에 대한 감상을 쓰고, 밑줄 친 글에 내 생각을 이으니, 많은 생각들을 분류하고 차곡차곡 정리하여 넣어두는 여러 개의 서랍들이 보인다. 무장적 달려오며 흐트러 놓은 나 자신을 하나하나 보는 느낌이랄까?


세 명의 작가 모두 서로 다른 이유로 글을 쓰기 시작했고, 글을 쓰다 보니 삶에 의미를 더해주는 소중한 가치를 발견했다는 고백의 글, 그 글을 나는 나를 응원하고 위로하는 글로 읽는다. 세분의 작가들이 글쓰기를 시작했을 때처럼, 몇 줄 안되는 지금 내 글이 부족해 보이고, 드러내기 창피하고, 누군가를 의식하며, 위선 같기도 하고... 완벽한 문장과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그리고 <쓰다 보면 보이는 것들>은 '글쓰기 마렵도록' 하는 묘한 마법을 부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딱 1년만 쉬겠습니다 - 격무에 시달린 저승사자의 안식년 일기
브라이언 리아 지음, 전지운 옮김 / 책밥상 / 2019년 4월
평점 :
절판


어느 날 병가나 휴가 한 번 쓰지 않고 일한 저승사자 '죽음'에게 인사부에서 1년의 휴가를 명령한다. 한 번도 쉬어본 적이 없는 '죽음'은 난감하다. 어디 가지? 뭘 하지?... 잠이 오질 않는다. 많은 시간이 생기자 감당이 되질 않아, 일기를 써 보기로 하고 할 일의 목록을 만들어본다.

<딱 1년만 쉬겠습니다>는 저승사자 '죽음'의 1년 동안의 안식년을 기록한 그림책이다. 쉼이 낯선 자의 쉼의 기록이다. '삶'을 살아본 적이 없는, 죽어가는 것에만 집중하며 살아온 '죽음'의 삶에 관한 책이다.


저승사자 '죽음'이 앞으로 1년 동안 무얼 할까? 책 읽기를 잠시 멈추고 상상해 보았다. 많은 할 일이 떠올랐다. 퇴직 후 1년 동안 쉬어봤기 때문이다. 백수 생활 일주일이 지나면 스케줄이 꽉 차 과로사한다는 말이 있다. 지난 1년 동안 실감했던 말이다.

하지만 직장이 내 인생의 전부인 양 한창 일하던 삼사 십 대의 나에게 1년의 안식년이 주어졌다면? 저승사자 '죽음'처럼 안절부절못하며 불안해하지 않았을까?

'죽음'도 쉰 지 한 달 반 만에 습관적으로 사무실 일을 확인해 본다. '죽음' 없이도 회사는 잘 돌아갔다. '나' 없이도 회사는 잘 돌아간다. 그러지 않길 바라는 건 내 욕심이요 쓸데없는 희망 사항이다. 실제로 퇴직한 후 내가 다니던 회사는 잘 돌아갔다. 그들은 나를 잊어도 벌써 잊었음이 분명하다. (이번에 부친상을 당하면서 확인했다.)


뭘 하며 휴가를 보낼지 난감해하던 저승사자 '죽음'은 1년 동안 과연 무얼 했을까?
우선 생각들을 모으기 위해 일기를 썼다. 사람들을 사귀어보고, 동물 다큐멘터리를 밤새워 보고, 놀이동산에 놀러 가 게임을 잘해 금붕어를 상으로 받았다. 네 컷 사진도 찍고, 데이트도 하고, 가만히 누워 나뭇잎이 바삭거리는 소리도 듣고, 스노볼을 모으기도 하고, 해변에서 시간도 보내고, 여행도 하고... 1년의 휴가를 마칠 때쯤에는 삶의 의미를 깨닫기까지 한다.

부지런히 일하는 '근로勤勞'가 세상의 최고 선善이라고 말하는 자들을 멀리하고 시간을 자신에게 써야 한다.

형제들에 의해 애굽으로 팔려간 요셉은 애굽의 총리로 정착해 안정된 삶을 살아가던 어느 날, 식량을 구하기 위해 자신 앞에 무릎 꿇은 형제들을 보고 하나님이 준비한 요셉 자신의 미션을 깨닫는다.

내 삶의 미션이 회사 일에 파묻혀 일하는 것은 분명 아닐 터이다. 퇴직 후에야 알았다. 알지 못한 채 생을 마감하는 것보다 나으니 다행이다. '지금 삶이 제대로 된 삶인가'하는 의심이 든다면 죽어가는 삶이다. 제대로 된 삶이 아니니 말이다. 삶의 의미, 내 삶의 미션을 일보다 우선순위로 두어야 한다.


당신의 (혹시 모를) 안식년 계획은?
생각나지 않는다면 일상에서 과감히 탈출해, 저승사자 '죽음'처럼 적어보자.
그리고 잊지 말자. 지금 내가 겪는 나의 시간을 먼저 살아간 사람들이 하는 충고를...
"적게 일해라."

'"아버지, 만약 과거로 간다면 서른 살의 아 버지에게 어떤 충고를 하시겠어요?" 아버지는 주저 없이 단 두 마디를 하셨다. "적게 일해라." - 저자의 서문 '쉬는 걸 불안해하는 이들에게' 중에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북샵
피넬로피 피츠제럴드 지음, 정회성 옮김 / 북포레스트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959년, 플로렌스 그린은 잠을 자는 둥 마는 둥 밤을 지새우는 날이 많았다. 굴 창고가 딸린 바닷가의 낡은 건물 올드하우스를 사들여 하드버러 최초로 서점을 열어야 할지 말지 고민한 탓이었다. (p. 7, 첫 문장)'

전장에서 남편을 잃은 중년의 플로렌스는 자식도 없고 재산도 없다. 정착하려 하는 작은 바닷가 마을 하드버러는 남편과 플로렌스의 추억이 깃든 곳이다. 플로렌스는 이곳에서 서점을 열려고 한다. 대출을 받아 오랫동안 방치된 올드하우스 꾸미고 책들을 들여놓는다.

이 계획이 알려지자 마을의 최고 권력자 가맛 부인은 올드하우스에 문화센터를 세운다는 핑계로 다른 마을에 서점을 열라고 압박하며 갖가지 방법을 동원해 방해하기 시작한다. 마을 사람들도 가맛 부인의 편에 선다.

큰 저택에 틀어박혀 사는 명문가의 브런디시는 플로렌스와 서점을 지지한다. 죽음 앞두고 가맛 부인을 찾아가 플로렌스를 내버려 두라고 부탁하기도 한다. 가맛 부인의 그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지만...


피넬로피 피츠제럴드는 예순한 살인 1977년에 늦깎이 소설가로 데뷔했다. 첫 작품 <황금 아이 Gold Child>는 주목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그럼에도 실망하지 않고 이듬해인 1978년 <북샵>을 내놓았고, 다음 해 1979년 <오프쇼어 Offshore>로 멘부커상을 수상하면서 마침내 소설가로 인정받았다.

'옮긴이의 말'에 의하면 피츠제럴드는 소외된 존재들을 자신의 소설에 등장시켰다.
'피츠제럴드의 소설에 나오는 인물 대부분은 기존의 사회 질서에 녹아들지 못한 채 방황하는 사람이거나 꿈만 좇다가 현실의 벽에 부딪혀 신음하는 예술가이거나 부모가 없는 가난한 아이 등 소외된 존재들이다. (p. 252)'


<북샵>의 플로렌스 역시 사회적 약자다. 남편도, 자식도, 재산도, 인맥도 없다. 하지만 용기가 있다. 플로렌스의 유일한 지지자 브런디시도 이 점을 칭찬한다.

'"제가 인간이 가지고 있는 것 중에 무얼 존경하는지 말씀드리지요. 신이나 동물도 가지고 있겠지만, 저는 무엇보다 인간이 지닌 미덕, 굳이 미덕이라고 부를 필요도 없겠으나 아무튼 지고의 가치를 높게 평가합니다. 그것은 바로 용기이지요. 그린 부인, 댁은 용기가 아주 대단한 사람입니다." (p. 165)'

플로렌스는 책을 통해 삶의 희망을 찾고자 하지만, 먹고살기 힘든 어촌 마을 사람들은 '책이 무슨 필요가 있을까'라고 여긴다. 마을 사람들의 모습에서 얼핏 우리들이 보인다. 플로렌스가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고 자신을 훼방하는 이들과 가맛 부인에 맞서 꿋꿋하게 서점을 운영하자 점점 마을 사람들이 하나 둘 서점을 찾게 되고 책에서 위로와 공감을 얻는다.


'플로렌스는 인간 세상은 절멸시키는 자와 절멸당하는 자로 나뉘어 있고, 언제나 절멸시키는 자가 우세하다고 생각하면서도 그 사실을 부인함으로써 자신을 위로하려고 애썼다. 하지만 아무리 의지가 강해도 안 되는 사람은 있기 마련이었다. (p. 63)'

우리도 부침을 겪으며 삶을 살아간다. 훼방꾼을 만나기도 하고 내 편을 만나기도 한다. 그런데 우리가 사는 세상도 소설 속처럼 '절멸시키는 자'가 우세한듯하다. 플로렌스처럼 용기를 내보지만 플로렌스가 결국 서점을 닫듯이 우리도 힘이 부친다.

하지만 플로렌스가 힘이 들 때 바닷가를 찾아가고 책에서 위로를 받듯, 우리도 위로받을 무언가가 필요하다.

'그러던 어느 날인가 플로렌스는 포구에서 상공을 나는 왜가리 한 마리를 보았다. 왜가리는 힘차게 날갯짓하면서 부리에 문 장어를 삼키려고 애썼다. 하지만 장어는 장어대로 왜가리 부리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쳤다. (p. 7)'
그리고 '절멸시키려는 자'의 부리에서 벗어나려 몸부림쳐야 한다. 희망을 놓지 말고. 그렇게 사는 게 인생이다.
잔잔한 울림이 담긴 <북샵>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의 첫 미술사 수업 - 평등한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한 관점을 배우다
강은주 지음 / 이봄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왜 여성 누드 그림이 많을까?
'누드는 단지 옷을 입지 않은 상태를 의미하는 나체 naked와 달리 인간의 벗은 몸을 그린 이미지를 말합니다. 따라서 누군가에게 보이는 대상화된 신체 이미지입니다. (p. 96)'

누드화는 남성에게 소비되는 작품으로 남성들의 성적이고 탐미적인 대상으로 제작됐다. 누드 미술에도 성의 권력관계가 다양한 방식으로 작동했다. 여성 신체의 아름다움은 남성들의 시선에 맞춰졌고 우리 모두는 이에 동조해왔다.

미술가들은 오랫동안 미술에서 섹슈얼리티를 주제로 다뤄왔고, 그 주체는 남성이었다. 여성의 눈으로 바라보는 섹슈얼리티는 그림에 없었다. '그 이유가 뭘까?' <우리의 첫 미술사 수업>은 미술의 역사에서 여성 미술가의 위치가 어떠했는지, 미술에서 여성 이미지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이 두 가지 흐름을 살펴보며 답을 찾아나간다.


<우리의 첫 미술사 수업>은 이화여대에서 '인생수업'이라 불리는 강은주의 '여성과 예술' 강의를 풀어쓴 글로, 미술사를 젠더 이데올로기의 관점으로 설명한다.

'정리하면, 남녀를 분리하고(성차별), 남녀를 상하 관계로 설정하여(성 위계), 불평등한 구조(성 불평등)를 합리화하는 모든 사고 체계를 젠더 이데올로기라고 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젠더 이데올로기는 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강화함으로써 여성들의 사회적 역할을 축소하고 위치를 낮추는 데 일조해왔습니다. (p. 49)'

앞서 누드화에서 이야기했듯 미술은 여성의 신체를 남성들의 탐미적 대상으로 삼았고, 부드러운 특성으로 여성성을 규정하여 저항하는 여성은 야만적인 존재로 그림에 담았다.

그림 속 성모 마리아는 어머니라는 역할을 강조하며 성스럽다 못해 신적으로 묘사하면서 여성의 성 역할을 가정으로, 수동적인 모성애를 가진 양육자로 여성 존재를 제한해 공적, 사회적 활동에 참여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

여성의 사회 진출에 대한 남성의 불안과 거부감은 상당했다. 당시 여성의 성 역할과 여성에게 허용된 교사, 가정부와 같은 직업의 범위를 벗어나 사회에 진출한 여성을 타락한 여성으로 이미지화했다. 이브를 원죄의 기원으로 삼았고, 적장인 아시리아 장군의 목을 잘라 유대 민족을 구한 민족 영웅 유딧마저도 전형적인 팜므파탈로 그림에 묘사하는 등 여성의 부정적 이미지를 강화했다.


그림을 감상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이 책에서 말하는 페미니즘 방법론으로 미술 보기는 낯설기만 하다. 익숙하지 않아서이다. 강은주의 <우리의 첫 미술사 수업>은 새로운 미술사 보기 방법을 알려줌으로써 우리에게 세상을 바라보는 틀 하나를 추가해 준다.

미술에서조차 여성은 소외되어 왔고 주체가 되지 못했다. 미술사 수업으로 평등한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한 관점을 하나 더 얻었다. 남녀라는 구분이 아닌 인간이란 인식을 갖고 공존하는 관점을 배웠던 수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멘토 셰익스피어 - 인간관계가 어려울 때 꺼내 읽는 삶의 지혜 한 학기 한 권 읽기 1
한기정 지음 / 그린비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셰익스피어의 서른일곱 개 희곡에 1,222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제임스 조이스는 하느님 다음으로 많은 인물을 창조한 사람은 셰익스피어라는 말을 남겼다.

지성을 갖췄지만 우유부단의 대명사가 돼버린 햄릿, 불안과 공포에 스스로 무너져버린 맥베스, 열네 살의 어린 나이에 맹목적이고 불꽃같은 사랑을 한 스윗 소로우의 상징 줄리엣, 피도 눈물도 없는 악당이라 하기엔 좀 억울한 샤일록과 천하에 불효 자식인 샤일록의 딸 제시카,

권위에 가려 단순한 진실조차 보지 못한 리어 왕 그리고 버림받았음에도 끝까지 아버지를 사랑한 리어 왕의 셋째 딸 코델리아, 젊은 왕자 핼의 허물없는 친구인 자유로움과 뻔뻔함을 갖춘 놈팡이 노인 폴스타프, 성공적인 리더의 자질을 발휘한 핼 왕자 헨리 5세, 의심 많고 마음이 약해 사랑하는 데스데모나를 죽인 오셀로, 악의 화신 이아고...


또한 셰익스피어는 자신의 창조한 수많은 캐릭터에 인간의 모든 문제를 투영했다.

'인생의 중요한 문제들을 셰익스피어처럼 광범위하면서도 깊이 있게 다룬 작가는 많지 않습니다. 선과 악, 사랑, 복수, 야망, 질투, 우정, 명예, 권력, 위선, 배신, 기만, 양심, 고통, 정의, 성공 그리고 실패 등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인간의 문제를 다루며, 개성이 넘치면서도 동시에 보편적인 캐릭터를 통해 절묘한 언어의 배합으로 얘기합니다. (p. 6)'

이런 이유로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통해 인간과 세상을 바라보기와 인간관계에서 문제에 직면했을 때 셰익스피어를 멘토로 삼아 문제 해결의 지혜를 구하는 일이 가능하다.


셰익스피어 경력의 시작은 배우였다는 설이 있다. 배우로써 평가는 좋지 않아 대사가 적은 역할을 했다는 증거도 있는 모양이다. 유네스코가 정한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은 셰익스피어가 죽은 날에서 유래했다. 셰익스피어는 아내에게 두 번째로 좋은 침대를 물려주었고 대부분의 유산은 딸에게 주었다. 가장 좋은 침대도 아니고... 왜 그랬을까?

옥스퍼드 영어사전의 단어 중 1,700개 정도는 셰익스피어가 만들어 낸 단어라고 한다. 당시 지식인들이 20,000개 정도의 단어를 사용했다고 하니 영어와 영문학에 미친 영향은 엄청나다.

뭐니 뭐니 해도 가장 흥미로운 셰익스피어의 에피소드는 그이 작품이 영화에 사용된 외계어로도 번역된 사실이다. ㅎㅎㅎ
' BBC에 의하면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800편 이상의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그중에도 <햄릿>은 50편 이상의 영화로 발표되었습니다. 그의 작품은 10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었고 특이하게도 영화 <스타트렉>에서 사용되는 외계어 클링온으로도 <햄릿>과 <헛소동>이 번역되었다고 합니다. (p. 127)'


셰익스피어를 모조리 탐독한 한기정의 <멘토 셰익스피어>에 담긴 모든 흥미로운 이야기는 셰익스피어와 셰익스피어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고 재미있게 여행하는데 안내서 역할을 톡톡히 한다. 셰익스피어를 들어 알기만 할 뿐 제대로 읽어보지 못한 나 같은 사람에게는 그의 작품에 도전하는 용기를 주는 책이다.


아 참, 책의 앞부분에 실제 셰익스피어의 모습과 가장 가깝다는 찬도스 공작이 소유했던 찬도스 초상화가 있다. 자세히 보면 한 쪽 귀에 귀걸이를 하고 있다. 그의 작품처럼 독창적이고 자유로운 스타일을 추구했던 것일까?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가혹한 운명의 돌팔매와 화살을
참고 견디는 것이 고귀한 일인가..." (...)
"사느냐 죽느냐"의 원문은 "To be or not to be"인데 우리 말로 딱 들어맞게 번역하기가 어렵습니다. 사는 것과 죽는 것을 얘기하고자 했다면 왜 "To live or to die"라고 표현하지 않았을까요? 햄릿은 개인의 차원에서 자살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지만, 작가는 인간 존재에 대한 고뇌를 철학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p. 41, 4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