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누이
싱고 지음 / 창비 / 2017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詩누이 


詩는 어렵다. 산문을 쓰는 것보다 더 어렵기도 하고 시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할 때도 빈번하다.

시에 좀 더 친숙해지기 위해서 시와 그림을 쓰는 싱고 작가는 시를 하나의 그림과 이야기로 풀어내 준다. 그림과 이야기를 읽고 시를 보면 멀게만 느껴졌던 시가 한결 더 가깝게 느껴지도록 해 주도록 작가는 우리에게 여러가지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책은 어느 소설책처럼 한번에 완독할 수 있는 책이 아니다. 

이야기 하나 하나 천천히 음미하며 읽어야 한다.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 하나 하나는 현실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여러가지 이야기들이다. 

엄마의 추억 이야기, 햇볕이 따스한 한가한 봄날 이야기, 우리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일상적으로 겪을 수 있는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 등등.. 그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어느 새 나를 토닥토닥 위로해 주고 몸이 편찮으신 시골에 계신 엄마가 더욱 그리워지게 된다. 


사회 생활을 한 지 오래 되었지만 여전히 익숙해지지 않는 회식자리... 어렵기만 하지만 억지로 웃어야 하고 자리를 지켜야 하는 상황 속에서 모두에게 잘 보이고 싶은 것도 욕심이라며 외롭고 힘들어도 자신의 마음을 지키고 살아가라고 위로해 주기도 하고 이제 30대 마지막에 서서 중년으로 넘어가는 기로에 서 있는 내 마음을 대변해 주기도 한다. 


가족 또는 엄마와의 추억에 젖어 마음이 아련해지게 하고 흙수저라고도 불리는 슬픈 청춘들의 이야기, 우리 어른들의 잘못으로 인하여 꽃다운 청춘 다 즐기지도 못하고 이 세상을 떠나야만 했던 세월호 희생자들의 아픔 등등... 모든 이야기들이 하나 하나 내게 말을 걸어 준다. 그림 이야기를 본 후 시를 읽으면 그림의 풍경이 하나 하나 펼쳐진다. (그럼에도 여전히 어려운 시가 있긴 하다.) 


힘든 일이 있을 때, 마음이 쉬고 싶을 때, 누군가가 그리울 때 이 책을 읽으라고 추천하고 싶다. 

거창한 위로가 아닌, 이대로 괜찮다고 토닥토닥 위로해 주는 작가의 위로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