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미친X이 나오는 책을 연달아 두 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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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주 작가의 신작 소설 《재이》 와 가수 이랑의 《엄마와 딸들의 미친년의 역사》이다.



두 작품은 아무런 연관성이 없지만 '미친X에 대한 이야기는 놀랍도록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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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여자이고 가부장적 시대의 희생양이라는 점이다.

​먼저 조남주 소설을 들어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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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제목이자 주인공 재이는 여자쌍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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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이의 어머니는 딸이라는 이유로 아들들만 교육시키고 딸들은 집안일이나 하게하고 해치우기 위해 아무 남자에게 결혼시켰다.

가부장적 제도의 희생으로 태어난 재이와 쌍둥이. 재이의 어머니는 서울로 올라오고 고향에서 터전을 잡아 살고 있는 오빠들의 아이들, 즉 남자조카들이 서울의 대학교로 오면 하숙비를 받는 아르바이트를 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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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 '상보' 오빠 이야기가 나온다. 순진한 재이와 쌍둥이 자매를 성추행을 일삼던 오빠.

그속에서 어머니는 딸들의 성추행을 짐작하지만 조카가 돈벌이가 되기에 눈을 감는다. 그 사이에서 고통받는 건 재이와 쌍둥이들이었다. 재이는 잊어버리는 걸 택하고 쌍둥이는 울분에 차서 세상을 버리는 선택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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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가 사춘기일때 엄마에게 딱 한 번 대들었던 말.


​"엄마는 딸들을 팔아먹었어. 푼돈에 팔아먹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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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쌍둥이더러 미친X이라고 했다. 소리를 지르며 머리채를 붙잡아 기어코 한 움큼을 뽑더니 손자국이 남도록 따귀를 때렸다.


어른의 욕심에 의해 사촌 오빠들에게 농락당하는대도 희생양이 되어야 했다.

그런데 그걸 표시했다는 이유만으로 괴상한 존재가 되어야 했고 엄마의 폭력도 감당해야만 했다.


놀랍게도 가수 이랑의 《엄마와 딸들의 미친년의 역사》 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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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나오는 '괴상한' 존재는 이랑의 엄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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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엄마는 조남주 소설 <재이>에 비해 대학까지 진학했지만 소외되긴 마찬가지였다.

집에 배달되는 병우유도 오빠에게만 먹이던 남아선호사상 수호자인 할아버지. 그 속에서 우울증이 없을 수 없었다.

우울증을 치료받으러 정신과에 갔지만 부모님을 데려오라는 의사 선생님의 권고에 엄마를 데려갔다.

하지만 치료는 커녕 오히려 더 이상한 존재로 취급받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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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오빠마저도 자신의 친구에게 한 번 구제해보라며 팔듯이 넘겨져 행해졌던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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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이랑의 엄마는 미친 존재가 되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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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가치관에 맞지 않으면, 또는 주체적인 삶을 살려고 하면 어김없이 가해지는 괴상하고 이상한 존재로 명명해버린다.

두 작품 똑같이 이상한 존재는 스스로 태어나는 게 아닌 주변에 의해 강제로 만들어짐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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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는 변했다. 남아선호사상은 보기 힘들어졌고 아들보다 딸을 선호하는 부모들이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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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게 과연 남자와 여자만의 차이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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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기성세대들 또는 기존 질서에 반박하는 새로운 주장들에 언제나 괴상하고 위험한 존재로 취급해왔다.

지동설을 강조했던 갈릴레이도 이상한 사람으로 낙인찍혔으며

흑인 인권을 강조했던 해방론자들도 백인 사회에서는 용납받지 못하는 존재였다.

그리고 지금 수많은 비주류 세력들이 미친 존재로 명명되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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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변한다. 하지만 새로운 이상한 존재들은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

우리는 앞선 존재들을 올바르게 대하지 않는다면 새로운 존재들 또한 예전 어른들이 대하던 방식대로 억압하려고만 할 것이다. 그리고 지금 그렇게 되고 있다. 단지 우리 눈에 보이지 않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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