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을 하다보니 단톡방이 여러 곳이 있다. 백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오픈채팅방. 대부분의 사람들의 목적은 경제적 자유이다. 그리고 소수의 사람들이 책과 글쓰기로 제2의 삶을 살 수 있기를 꿈꾼다. 나 또한 그 소수의 사람 중에 한 명이다. 


소수의 사람들이다보니 서로가 서로를 알아본다. 결이 같다는 것. 그것은 얼마나 소중한가. 


로빈 던바의 책 <프렌즈> 에서 우정의 일곱 기둥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1. 같은 언어(또는 방언)를 사용한다.

2. 같은 지역에서 자랐다.

3. 같은 학교에 다녔거나 비슷한 직장 생활을 경험했다.

4. 취미와 관심사가 같다.

5. 세계관(도덕적 견해, 종교적 성향, 정치적 견해)이 일치한다.

6. 유머 감각이 비슷하다.

7. 같은 음악 취향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같은 취향이 있음을 알아챌 수 있다. 


문학의 쓸모가 없어지는 이 때. 문학을 사랑하는 우리의 취향은 서로를 가깝게 한다.  그리고 우리는 서로의 행보를 지켜본다. 책을 읽지 않는 이 시대에 책으로 먹고 살려고 하는 서로의 존재가 중요하니까. 


그런데 요즘 한 분의 행보는 거침이 없다. 

잘 미루는 나보다는 마음만 먹으면 척척 해치우는 분. 한 권의 책을 읽는 속도가 거북이 속도인 나에 비해 일주일에도 몇 권의 책을 완독해 나가는 그 분을 보며 나는 한 때 자괴감이 들었다. 뒤쳐지는 느낌에서 쉽사리 일어서지 못했다. 그 분이 단톡방에 읽은 책이나 독서모임 후기를 올리면 왜 나는 저 분처럼 잘 해내지 못할까 괴로웠다. 그 괴로움 속에 나는 더욱 작아졌다. 


이슬아 작가의 신작 <갈등하는 눈동자>를 읽는다. 













이슬아 작가는 종합격투기 선수 홍예린 선수와 오마 사오리 선수의 경기에 대해 이야기한다. 





날쌘 홍예린 선수, 그래플링이 특기인 노련한 오마 사오리 선수. 

홍예린 선수가 잘 버텨주었지만 오랜 유도 경력의 사오리 선수를 끝내 이기지는 못했다.  경기 후 인터뷰 때 사오리 선수는 패자 홍예린 선수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이번에는 당신이 졌지만 준비가 되면 리벤지해주세요. 저는 그 신청을 받을 것입니다. 그떄까지 같이 힘내봅시다." 


하지만 가족 신장 기증을 해야 하기 때문에 그 리벤지(복수)에 화답하지 못했다. 대신 이 경기의 주최자 블랙컴뱃 대표 검정이 다른 선수라도 꼭 복수하러 갈 테니 기다려주라고 했다고 응답했다. 


이슬아 작가는 격투기 선수들이 말하는 '복수'라는 의미를 새롭게 발견해간다. 


그러자 내 안에서 '복수'라는 단어가 새로워진다. 

여기서의 복수는 당신을 잊지 않겠다는, 

당신에게 견줄 만큼 내가 훌륭해지겠다는, 

그때까지 당신이 그 자리에서 건재하기를 바란다는 의미다. 


-갈등하는 눈동자 24p- 



그 복수 앞에 나는 나 또한 그 벗에 대한 나의 태도를 다시 다잡는다. 

안타깝게도 나는 이 <갈등하는 눈동자>만은 먼저 읽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아껴 읽느라 어영부영하다  그 벗이 먼저 읽고 쓴 리뷰를 발견한다. 


아... 내가 또 늦었구나.. 


하지만 괴로워하기보다 그저 인정하기로 한다. 


당신이 나보다 더 독서 경험도 풍부하고 모임 또한 활발하게 이끌고 있는 사람임을 압니다. 

아직 나는 당신에 비해 한참 부족합니다. 


하지만 기다려 주세요. 

제가 당신에게 견줄 만큼 내 자신이 더 훌륭해지도록 저 또한 열심히 읽고 쓰겠습니다. 

그때까지 당신이 그 자리에서 건재해 주세요. 

나 역시 사라지지 않고 있을테니 당신 또한 사라지지 말고 건재해서 다시 겨뤄요. 


물론 읽고 쓴느 삶에서 경쟁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경쟁이라 한다면 서로가 가진 꿈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꿈을 이루어가는 게 아니겠는가. 


그러니 우리 영원히 사라지지 말고 우리의 꿈을 이뤄갈 수 있도록 서로 복수합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