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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복 보상 - 제8회 엘릭시르 미스터리 대상 장편 부문 수상작
민려 지음 / 엘릭시르 / 2025년 12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금융 사기 중 가장 빈번한 사기는 무엇일까? 바로 보험이다.
누군가는 보험금을 타기 위해 일부러 사고를 일으키거나 사람을 죽여 사망보험금을 청구하다 발각되기도 한다. 보험을 타기 위한 갖가지 사기극이 펼쳐진다.
보험사 또한 마찬가지다. 이런 보험 사기가 갈수록 늘자 자체 조사기구를 만들며 사건을 조사한다. 조사하는 이유는 한 가지다. 보험금을 주지 않기 위해서다. 혜택을 약속하며 매달 돈을 받지만 막상 보험금을 청구하면 차일피일 미루며 핑계를 댄다. 소비자도 보험사도 '돈'을 더 받기 위해 또는 '돈'을 덜 주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민려 작가의 장편소설 『중복 보상』은 보험사기극을 주제로 한 엘릭시르 미스터리 대상 수상작이다. 미스터리 소설을 전문으로 펴내는 엘릭시르 출판사이므로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 대상 수상작은 믿고 봐도 된다.
소설은 KS생명보험에서 청구된 사망보험금에 관한 회의에서 시작된다.
사망자는 강선자. 나이 68세. 만약 강선자씨가 보험금을 정당 청구했다면 7억 정도를 받게 된다. 타 보험사와의 청구 합계는 17억.
보험사로서는 적은 금액이 아니다. 수상한 냄새가 난다. 강선자씨의 죽음이 자살이지, 아니면 살인인지 밝혀야 한다. 강선자씨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히기 위해 베테랑 조사관 채광과 새내기 사원 오기준이 짝을 이뤄 진실을 추적한다.
강선자씨의 행적을 쫓다 보면 지독한 가난의 냄새가 풍긴다. 영등포 쪽방, 유방암 말기지만 치료조차 받지 못하는 신세. 베체트병이라는 불치병을 앓고 있는 남편, 가정 폭력, 행방불명인 아들.. 무엇하나 온전한 게 없는 가련한 삶이다. 하지만 자본주의는 동정이 없다. 아니 그런 사람들에게 돈은 더욱 냉정한 얼굴을 한다.
돈이 가난한 이들에게 냉정한 것은 사회적 구조 때문일까? 하지만 『중복 보상』은 전혀 다른 관점을 제시한다.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

우리는 보통 혼자인 인생이 더 힘들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반대다.
특히 가난은 함께 하기 때문에 더욱 버겁다.
나를 힘을 나게도 하지만 가장 밑바닥까지 갈 수 있는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 소설에서는 강선자의 아들과 남편을 빗대어 말하지만 결국 이 사건을 조사하는 안채광 조사실장마저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에 발목 잡히는 현실은 그래서 더욱 웃프다.
소설은 보험이라는 자본주의의 대표적인 상품이 본인을 위한 상품이 아니라는 걸 정확히 알고 있다.
보험은 나를 위한 상품이 아니다. 특히 생명보험은 죽고 나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을 위한 상품이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 존재하다보니 보험 사기극은 더욱 정교해진다.
『중복보상』 은 결국 묻는다. 중복으로 보상 받을 수 있다 하더라도 과연 그로 인해 잃어버린 인간의 삶은 보상받을 수 있는가?
극한으로 치달은 인간의 욕망이 과연 돈으로 해결되는가?
'돈이면 다 되는' 이 자본주의 사회에 돈의 밑바닥을 보여주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