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3월이다.

내내 한파 속에서 두꺼운 옷을 입으며 추운 겨울을 견뎌냈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봄이 성큼 다가왔다.

그리고 내 앞에 봄에 맞춰 도착한 책들이 있다.



첫 번째 책은 한강 작가 독서모임 멤버들과 함꼐 읽고 있는 단편소설 《노랑무늬영원》이다.









봄을 담았다고 했지만 사실 한강 작가의 책은 봄과 어울린다고 말 할 수 있을까?

다소 무거운 한강 작가의 《노랑무늬영원》 은 봄이라고 하기엔 무거운 책이다. 그럼에도 봄을 닮았다고 말하고 싶은 건, 그럼에도 살고 싶다는 몸부림이 있기 때문이다.

살고 싶은 희망. 그래도 회복되고자 하는 몸부림.

그 몸부림 속에 파란 돌을 줍고자 하는 그 몸부림이 희망을 말하는 것 같기에 나는 봄을 닮았다고 말하고 싶다.


두 번째 책은 백수린 작가의 소설집 《봄밤의 모든 것》이다.










아름다운 문장의 소유자 백수린 작가님의 소설집은 하나씩 천천히 읽고 싶은 책이다. 책 제목처럼 봄밤에 홀로 남은 시간 한 편씩 조용조용 꺼내고 싶은 책이다.

책 속에 나오는 작가의 말을 먼저 나누고 싶다.



탄핵으로 혼란한 정국, 온갖 사고가 끊이지 않고 경제 상황은 갈수록 좋지 않다.

예전과 같이 봄의 정취를 느껴볼 여유가 없는 지금 우리는 추위에 너무 익숙해져 봄이 온다는 사실도 잊고 있다.

상황이 갈수록 안 좋아지다보니 우리가 이 어려움을 통과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은 꿈도 꾸지 못한다.

이런 시국에 백수린 작가는 용기내어 말한다.


겨울의 한복판이라도

봄을 기다리기로 선택할 수 있다고.

봄이 온다고 믿기로 선택할 수 있다고.


그래서 소설의 배경이 겨울인데도 일부러 '봄밤의 모든 것'이라고 정했다는 작가의 말을 들으며 다시 용기를 내 본다.

우리에게 봄은 오고 있다고..

포기하지 않는 한 우리의 봄은 온다고 믿기로 한다.


마지막 책은 <친밀한 이방인>으로 유명한 정한아 작가의 소설 《3월의 마치》










3월인 지금 한없이 잘 어울리는 책이다.

노년 여배우 이마치의 삶을 통해 보여주는 '자기 치유로 나아가는 사이코드라마'라는 부제가 내 마음을 강하게 잡아당긴다.


시인 이상화의 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라는 제목처럼 우리는 이미 봄이 왔다는 것도 의식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들을 나열하다보니 어느 누구보다 우리는 봄이 오기를 갈망하고 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

퇴근 후 집에 도착하니 이 모든 희망을 담은 책 한 권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일홍 에세이 《행복할 거야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제목 그대로 이대로 되나 싶을 정도로 행복하고 싶다.

나도 그리고 모두 행복만 하길 바라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백수린 작가의 말대로 우리는 끝까지 봄이 온다고 믿어야만 할 것이다.

지금 우리의 현실이 추운 겨울 한복판이다 하더라도 봄은 찾아온다고 믿어야 한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절규했지만 끝내 봄이 찾아왔듯

우리의 힘든 삶에도 끝내 봄은 올 것이라고 믿어본다.

그 믿음이 우리를 구원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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