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의 쓸모 - 우리에게 필요한 이야기들
박산호 지음 / ㅁ(미음)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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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소설이 쓸모없다고 말한다. 자기계발서, 실용서는 날개 돋친듯이 팔려도 소설은 영상화 되지 않는 한 사람들의 눈에 띄기 어렵다. 이유는 간단하다. 작가가 만든 허구의 세계의 이야기가 현실에서 쓸모 없어 보이니까. 한 마디로 필요없으니까이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소설은 정말 읽을 가치가 없는 것일까? 

여기 이 시대의 소설의 쓸모없음을 단정짓는 이 담론에 강하게 거부의사를 표하는 책이 있다.  스릴러 소설 전문 번역가이자 소설가, 에세이스트로 글쓰는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박산호 작가이다. 

 

『소설의 쓸모』에서는 17편의 소설에 대한 작가의 시선이 그려진다. 이 책에 소개된 열 일곱 편의 작품 중 아는 작품도 몇몇 보이지만 읽지 않은 작품들이 더 많다. (나 또한 나름대로 소설을 많이 읽는다고 자부하는데 모르는 소설이 더 많다는 사실이 놀랍다) 그렇지만 상관 없다. 작가가 작품을 소개할 때마다 대략적인 줄거리와 함께 우리가 생각할 부분을 짚어 주기 때문이다. 

 

나는 좋은 작가가 되는 것은

 얼마나 좋은 질문을 품고 있는지에 달려 있다고 믿는다.  

 

<시녀 이야기>를 소개하면서 저자는 마거릿 애트우드가 이 소설을 쓴 배경에 대해 설명한다. 

마거릿 애트우드가 동유럽에서 잠시 근무하면서 억압적인 여성들의 환경을 보며 받은 충격 속에 이 작품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현 상황을 그저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보다 고민하며 그 현상에 대해 질문하고 답을 찾아가기 위해 써내려갔다. 

 

나는 소설이 쓸모가 되기 위해서는 독자 또한 '좋은 질문'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령 이 <소설의 쓸모>에서 소개된 <베이비 팜>에서 출산마저도 외주화 하는 자본주의 사회를 그리는 이 모습에서 그냥 소설이니까라고 읽고 넘겨버릴 것인가? 아니면 모든 게 편의에 따라 외주화되는 이 시대에 "경험"마저 빼앗기는 이 시대에 대한 경고등으로 바라볼 것인가. 그것은 바로 좋은 질문을 할 수 있는 힘에 따라 달려있다. 우리가 소설 속 그려진 상황을 이해하고 질문하고 비판할 때 소설은 바로 힘이 생기고 독자에게는 문해력이라는 힘이 길려진다. 그래서 정여울 작가는 에세이 <가장 좋은 것을 너에게 줄게>에서 문학이야말로 문해력을 키울 수 있게 도와준다고 말한다. 

 

이 『소설의 쓸모』에서는 저자의 시선으로 묻고 답을 찾아가는 저자의 사유가  담긴 책이다. 알고 있던 내용이지만 미처 그 언저리까지 생각하지 못한 저자의 혜안에 놀라기도 하고 나는 앞으로 어떻게 읽어야 할 것인가를 길잡이 삼아 보기도 한다. 

 

소설은 쓸모있는가? 그건 바로 읽는 독자에 달려있다. 

질문하고 생각하는 독자만이 소설은 풍성한 선물로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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