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 철학자 강신주 생각과 말들 EBS 인생문답
강신주.지승호 지음 / EBS BOOKS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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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주의 감정수업>으로 유명한 철학자 강신주가 돌아왔다.

이번에는 강신주 혼자가 아닌 인터뷰계의 대가 지승호 작가와 함께이다. 좋은 질문을 하는 인터뷰어와 좋은 대답을 하는 인터뷰이 강신주와의 여덟 시간에 걸친 여덟 번의 만남, 예순 네 번의 만남 속에 강신주 철학자의 더 깊어진 세계를 알게 한다. 바로 그 결실이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이다.

 

사랑과 연대는 자발적 자기 희생을 요구해요.

사랑하는 사람이 배가 고프면, 우리는 자신의 배고픔을 견디며 자기 밥을 내주니까요.

분명 고통을 선택한 셈인데, 오히려 뿌듯한 마음이 들죠.

나의 배고픔보다는 사랑하는 사람의 배고픔이 사라졌으니까요.

 

사랑과 자유의 철학자로 불리는 저자답게 그는 이번에도 사랑을 이야기한다.

특히 자본주의가 양산한 이기주의에 물들어간 사람들이 많은 이 사회가 회복해야 할 사랑과 연대를 이야기한다.

채워지지 않는 자본주의와 소비 문화 대신 자기를 비움으로 채워지는 사랑의 역설을 강조한다.

시대를 거슬러가는 듯한 강신주 작가는 스마트폰으로 뿌리 내린 이 시대를 냉정하게 분석한다. 아나바다와 나눔 같은 문화 대신 당근마켓과 같은 중고거래등으로 기브 앤 테이크 문화만 남은 자본주의가 개개인의 삶 속에 얼마나 깊이 침투해 있는지 현재의 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게 한다.

스마트폰으로 내용과 내용 사이의 문맥이 사라지고 온갖 새롭고 자극적인 것의 보도에만 집중하는 현 시대에 우리가 놓치고 있는 건 바로 지난 사건들의 맥락을 알게 해 주는 역할이 빠져있는 현상 역시 자본주의의에 빠진 우리의 현실의 결과임을 알게 한다.

 


 

정인이 사망 사건으로 바라본 이기주의, '노원 세 모녀 살인사건', 변희수 하사의 사망 사건 등등. 강신주 저자는 현재까지 해결되지 않는 사회의 모순등을 이야기해간다. 정치적 소수자, 성적 소수자, 경제적 소수자 등이 억압받고 해결되지 않는 이 때, 대한민국의 진보가 제대로 나아가고 있는지, 그리고 정말 이 사회에서 필요한 건지 이야기한다.

내 옆의 가족보다 플랫폼 기업이 나를 더 잘 아는 세상, 스마트폰만 켜면 나를 공격해 오는 자본주의의 물결, 자발적 노예가 되는 사람들. 이런 세상에서 우리는 자유를 꿈꿀 수 있을까. 사랑을 이야기 할 수 있을까. 이미 목까지 차오른 자본주의의 물결 속에 우리는 이대로 잠겨야만 하는가. 강신주 작가는 구경꾼이 아닌 주체로, 이기주의에서 타인에 대한 관심으로, 연대의 힘을 회복해야 함을 강조한다. 더 부자가 되는 것이 아닌 조금씩 가난해짐으로 서로 모자라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살아가자고 이야기한다.

타자와 소통하고 연대할 수 있는 사람들,

소수 지배자가 되거나 그들 편에 서지 않고

지금 함께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아픔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이 됐으면 좋겠어요.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죽고 싶다는 말이 습관처럼 나오는 이 때, 서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해 주자는 저자의 간절한 바람이 담긴 제목이다.

나만 아니면 돼 라는 모 예능 프로그램의 대사가 아닌 함께 살아가자고 외치는 한 철학자의 절박한 호소가 담긴다.

이 책을 읽는 모든 이에게,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살아가자며 외치는 강신주의 말. 그는 더 뜨거워졌고 깊어졌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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