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안의 파시즘 2.0 - 내 편만 옳은 사회에서 민주주의는 가능한가?
임지현.우찬제.이욱연 엮음 / 휴머니스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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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우리 일상 속에 내면화된 구조가 어떻게 파시즘으로 작동하는지를 알려주었던 <우리 안의 파시즘>이 출간되었다. 그 후 . 강산이 두 번 변할 시기인 22년이 흐른 2022년. 우리 사회는 이 책 출간 이후 나아졌을까? 어떤 모습으로 변화했을까? 그 후 우리 안의 파시즘을 고찰하는 《우리 안의 파시즘 2.0》이 출간되었다.

파시즘. "파시즘"은 이탈리아어의 '파쇼 (fascio)'에서 유래한 말이다. 1919년 무솔리니가 주창한 국수주의적, 권위주의적 정치 운동을 말하는 것으로 지배자에 대한 절대적인 복종을 강요한다.

이 책에서는 10여 명의 전문가들이 일상속에서 너무 고착화되어 파시즘처럼 작동하고 있는 일상속에서의 파시즘을 설명해낸다.

《우리 안의 파시즘 2.0》에서는 10여명의 저자가 있는 만큼 여러 방면에서 다양한 파시즘을 소개한다. 능력주의, 식민지-남성성, 인종주의, 관종, 교가와 같은 소리의 식민성 등등 책을 읽다보면 이런 부분에서조차 파시즘적인 요소가 있다는 점을 알게 해 주어 놀라게 하는 부분도 많이 있다.

여러 글 중, 가장 인상깊은 부분은 앞 부분에 소개된 이진우 교수의 능력주의이다. 교육을 중시하며 SKY 집단이 엘리트집단을 구축하며 계급화되었다는 점. 법관을 SKY 출신의 인사들이 장악하고 있으며 기회가 줄어들게 되는 현실을 최근에 있던 조국 전장관의 사례와 숙명여대 쌍둥이 사건등 거론하며 왜 청년들이 분노하는지에 대해 설명해준다. 엘리트가 능력주의로 인정되며 신분상승의 수단으로 자리잡는 현실. 그 현실에 대해 이진우 교수는 여러 예를 들며 자세히 설명해준다. 다만 저자는 좋은 일자리가 줄어드는 현실에서 이 능력주의가 더 파시즘처럼 작동한다고 하는 글에는 해결방안으로는 많은 아쉬움을 자아내게 한다.

우리가 흔히 즐겨 말하는 '다문화가정' 이라는 언어 속에 차별이 깃들어 있는 인종주의 표현이라는 것도, '교가'가 일제 시대의 제국주의의 잔해이건만 시대가 바뀌어도 이 식민지 유물이 계속되고 있는 현상 또한 우리 시대를 다시 바라보게 해 준다. 정희진 저자가 말하는 정치가 가부장적 언어로 재편되어 있으며 모든 이념을 새롭게 쓰여져야 한다는 글에는 매우 깊은 공감을 준다.

《우리 안의 파시즘 2.0》 에는 너무 자연스러워서 알지 못했던 것들이 우리 일상 속에 파시즘처럼 작동하고 있음을 알게 해 준다. 누군가는 반문할 수 있다. 너무 확대해석하는 것 아니냐고 물을 수 있다. 하지만 일상 속에 스며든 계기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이면에 파시즘처럼 작동하고 있는 체계를 알 수 있게 된다. 이 책은 바로 그 이면을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책이다.

코로나 이후, 전세계에 아시아혐오가 퍼지고 진보와 보수라는 이름으로 분열하며 여성혐오 및 온갖 혐오가 거세게 일고 있는 이 때, 우리는 더 자세히 들여다보아야 한다. 이 현상 속에 우리가 알지 못한 파시즘이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그것을 알아가는 데부터 우리 일상을 바꿀 수 있고 사회를 바꾸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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