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글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 매일 쓰는 사람 정지우의 쓰는 법, 쓰는 생활
정지우 지음 / 문예출판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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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우 작가의 페이스북의 글을 읽는다. 꾸준히 글을 쓰는 정지우 작가의 글을 보면서 생각한다.

아... 나도 잘 쓰고 싶다... 그래서 정지우 작가님의 글쓰기 책을 보면서 글쓰기에 관한 모든 걸 배울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그런데 정지우 작가는 글쓰기를 말하지 않는다. 글쓰기가 아닌 삶을 말한다.

『우리는 글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에서 글쓰기 방법을 기대했던 독자들이라면 실망할 수 있다. 물론 글쓰는 방법에 대한 조언도 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저자는 글쓰기에 필요한 삶을 알려준다.


글 쓰는 자아는 나라는 인간의 하루를,

삶을 재료 삼아서 글을 빚어낸다.

나라는 투망을 삶이라는 바다에 던지고,

낚아 올린 몇 가지 물고기로 요리를 한다.

그렇게 한 편의 글을 만들어낸다.


글쓰기. 우리는 보통 글쓰기에 대해 남의 공감수나 좋아요에 민감하다. 더 좋은 미사어구를 붙이거나 과장한다.

하지만 저자는 글을 쓰기 위해 하루를 어떻게 살아낼 것인지에 집중한다. 하루를 충실히 살아내고 잊히기 쉬운 순간을 기억하고 불안한 순간을 이겨내자고 말한다. 그 수단이 저자에게는 글쓰기였고 저자는 독자들에게 함께 글을 쓰며 힘든 삶을 이겨내자고 권한다.


글쓰기는 삶에 대한 조금 더 근본적인 감각과 연결되어 있고,

그래서 도리어 삶에 충실했다는 느낌을 되돌려준다.

글을 써낸 만큼, 나는 삶에 최선을 다했고, 삶을 사랑했고,

삶다운 삶 속에 있었다는 느낌을 받는다.


SNS가 발달하며 출판의 문턱이 낮아지고 글쓰기에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모든 글쓰기 선생이 계속 쓰는 것만이 글을 쓰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계속 하는 힘이 중요한 것을 알고 있지만 계속 할 수 있도록 해 주는 힘은 무엇일까.

결국 사랑이다. 글쓰기 자체를 사랑하는 것. 하루를 사랑하고 그 순간을 쓰고 담아 내일 또 다른 삶의 언어를 퍼낼 것. 삶에 대한 사랑, 그리고 글쓰는 순간을 사랑하는 사람만이 계속 해 나갈 수 있다.

책을 읽으며 나는 소리친다.

이건 글쓰기 책이 아니다. 이건 글쓰기를 통한 저자의 에세이다.

읽으면 읽을수록 잘 살고 싶다는 욕망이 솟구친다. 저자처럼 잘 살아내고 싶다는 소망이 나를 압도한다.

어떤 글쓰기 책보다 글쓰는 세계로 안내하는 책은 본 적이 없다.

매 순간, 매 단락마다 밑줄과 포스트잇이 가득할 만큼 어떤 자기 계발서보다 삶에 최선을 다해 살아가자는 욕구를 준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진정 글을 잘 쓴다는 것은 삶으로 써 나가는 것이라는 걸.

그걸 단지 글자로 기록하는 것이라는 것을. 그리고 글쓰기가 삶을 위한 최고의 수단이 되어준다는 것을.

2022년. 새해에 이 책을 만나서 반갑다.

올해 나는 열심히 살고 열심히 쓰겠노라고 다짐하게 해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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