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 없는 세상이 가능할까? 『쓰레기의 정치학』

쓰레기의 정치학
케이트 오닐 지음, 명선혜 옮김, 정철 감수 / 북스힐 / 2021년 10월

혜택은 사회적 또는 경제적으로 힘을 가진 사람들이 누리고

그 대가는 상대적으로 힘없고 돈없는

먼 곳에 떨어져 있는 사람들이 치른다는 점이다.

우리는 폐기물 문제를 단지 쓰레기가 많이 발생하여 문제라는 단순한 방식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폐기물은 단지 환경의 문제만이 아니다. 정치이자 국제 경제를 뒤흔드는 중요한 이슈이다.

최근 세계에서 폐기물을 가장 많이 수입했던 중국에서 수입 중단을 발표했다. 자국내의 많은 쓰레기를 마음놓고 중국에 수출했던 나라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서양과 같은 선진국에서 누리며 배출한 쓰레기들은 정화시설이 부족한 개발도상국으로 보내지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가난한 국민들이 받아야 했던 폐기물로 국제 이슈가 되었다. 이는 결코 피할 수 없는 빈부격차이자 불공평의 문제이다.

『쓰레기의 정치학』에서는 이 책의 저자인 UC 버클리 환경과학정책경영학과 교수가 이 폐기물에 대한 위험과 '폐기물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라는 궁극적인 질문에 대한 연구를 한 저서이다.

폐기물의 종류는 다양하다. 전자 폐기물, 음식물쓰레기, 플라스틱 스크랩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이 책에서는 단지 폐기물 문제를 환경 문제만으로 다루지 않는다. 폐기물 발생에 따라 부가적으로 발생하는 문제점에 대해서도 논하는데 특히 이 폐기물을 다루는 노동 이야기는 결코 남의 이야기라고 할 수 없다.

폐기물을 다루는 노동은 필수이다. 하지만 그 노동을 어떤 형태에서 이루어지느냐에 따라서 같은 일이라도 하늘과 땅 차이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정부와 민간 기업이 협력한 민관 협력 관계에서 이루어지는 노동은 평균 이상의 대우를 받을 수 있지만 매립지 사유화나 폐쇄의 경우 폐기물 노동자는 아무런 보상 대책도 없이 실직자가 되고 만다. 또한 신자유주의의 영향으로 유럽과 미국에서 폐기물 노동자가 긱 경제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현상 또한 폐기물 노동자들이 저평가될 수 있음을 우려한다.

우리는 보통 플라스틱을 가장 큰 문제로 삼고 있다. 이 책에서는 플라스틱도 비중 있게 다루면서 음식물 쓰레기 또한 간과하지 않는다. 앞서 말했듯 음식물 쓰레기 또한 불공평이 존재한다. 미국과 유럽등은 음식물 쓰레기를 위한 캠페인 '러브 유어 푸드'를 시작학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위한 퇴비화와 인센티브 제공 등 여러 대책이 실시된다. 하지만 이는 모두 그만한 인프라가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하지만 개발도상국에서는 거의 한정된 사람들만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이다.

개발도상국, 특히 최빈국에서는

이러한 이니셔티브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비록 ReFED가 말레이시아와 나이지리아에서

식품 은행 이니셔티브를 이끌어가고 있지만,

음식물쓰레기 이니셔티브는

대부분 성장하는 중산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도시화가 이미 막바지에 다다르고 지속 가능성을 고민하는 선진국과 빠른 도시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개발 도상국.

아무리 선진국에서 빨대 사용과 폐기물을 줄인다해도 개발 도상국의 폐기물 생산량의 증가를 멈추기는 역부족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저자는 자원, 원자재, 생계수단 등 여러 가치적인 측면을 다루는 연구가 필수적임을 강조한다.

폐기물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다. 하지만 굳이 대답을 찾는다면 저자는 세계 순환경제로 가야 한다고 말한다. 폐기된 모든 것이 재활용, 재처리되거나 생산적 사회 단계로 되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경제. 이 경제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지역 당국, 폐기물, 에너지, 자재 사용등 여러 연구가 필요하고 결코 쉽지 않은 문제이지만 우리가 꼭 가야만 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