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맛 모모푸쿠 - 뉴욕을 사로잡은 스타 셰프 데이비드 장이 들려주는 성공하는 문화와 놀랍도록 솔직한 행운의 뒷이야기
데이비드 장 지음, 이용재 옮김 / 푸른숲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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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맨해튼의 작은 '모모푸쿠 누들 바'로 시작해 현재 20개가 넘는 레스토랑을 거느린 셰프.

아시아계 미국인으로 인종차별을 겪고 성공의 자리에 우뚝 선 데이비드 장(David Chang)이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 『인생의 맛 모모푸쿠』 가 출간되었다.

왜 데이비드는 책 제목을 "인생의 맛"이라고 했을까?

이 책은 작은 식당에서 시작해 대성공을 거둔 그의 성공 이야기라기보다 자신의 약점을 모두 껴안은 한 인간의 인생 이야기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주된 줄거리는 자신이 지금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여러 이야기들이 있지만 그보다는 유명 셰프 데이비드 장이 있기까지의 어두운 그림자를 솔직히 고백이 더욱 매력 있는 책이다.

다시 한 번 말하자면 이 책의 가장 큰 강점은 솔직함이다. 화려하기보다 어두운 그의 과거를 그는 숨기지 않는다.

아시아계 미국인으로 태어나 어머니의 김치찌개를 부끄러워 하며 정체성의 혼란을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그의 이야기를 읽노라면 미드 <김씨네 편의점>의 아버지 역을 맡은 배우가 한국계 미국인임에도 일부러 한국어를 배우지 않았다는 배우의 인터뷰가 떠오른다. 어린 시절에는 밝히고 싶지 않은 정체성이지만 식당을 운영하고부터 그는 색다른 요리, 자신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동양 음식으로부터 여러 아이디어를 얻으며 음식을 개발시켜 지금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레스토랑 그룹 대표, 최우수 요리사 수상, 넷플릭스 <셰프의 정신>, <데이비드 장의 맛있는 하루> 출연.. 화려함으로 장식된 그의 이력에 비해 『인생의 맛 모모푸쿠』 에서 그는 자신의 명암을 드러내기를 서슴지 않는다. 함께 모모푸쿠를 개업하여 성공 궤도에 올라왔지만 항상 데이비드 장으로 알려지는 가게 모모푸쿠의 현실에 실망하여 결국 결별한 동업자이자 친구인 퀴노, 술, 대마초, 정서 조절 장애, 항우울제로 버텨나가야 했던 과거.. 어느 것 하나 순탄치 못했다.

이 책에서 그의 솔직함이 가장 빛을 발한 부분은 주방에서의 미투운동이였다.

다른 레스토랑에서 성희롱 사건이 일어났을 때 남성들처럼 안일하게 생각한 그는 자신조차 별다를 게 없었다고 고백한다. 왜 남성에 비해 여성 셰프가 적은지, 주방 환경이 여성에게 어떤 차별을 낳는지 무관심했음을 깨닫고 공감하지 못한 자신 역시 미투운동의 가해자와 다를 바 없음을 이야기한다. 이 글을 쓰는 중간에도 미투운동을 뺄 것을 요구하는 주변의 목소리가 있었다는 이야기는 미국에서도 여성들에게 장애물이 얼마나 큰 지 짐작할 수 있다.

손님의 시식을 유심히 관찰하며 메뉴를 바꿔나가는 요리사, 요리사란 손님과 끝나지 않을 춤을 추며 장단을 맞춰야 한다는 그의 말을 듣노라면 데이비드 장의 춤은 결코 멈추지 않을 것 같다. 앞으로도 그의 음식을 먹는 사람들은 꾸준하고 그는 열심히 장단을 맞출 테니까. 해보고 망하고자 했던 그의 이야기는 늘 새로운 기회로 다가왔고 다행히 망하지 않고 꾸준히 성장해 지금의 자리에 올라왔다. 『인생의 맛 모모푸쿠』 는 그의 성공담이라기보다 한 어른이 들려주는 옛날 이야기처럼 들리는 건 결국 솔직함 때문이 아닐까.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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