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분의 1은 비밀로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금성준 지음 / &(앤드)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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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생긴다면 무엇을 할까. 하늘에서 돈뭉치가 뚝딱 떨어진다는 상상만 해도 가슴이 뛴다. 집을 살까. 아니며 엄두도 내지 못했던 백을 살까. 1000만원이라도 감지덕지인데 1억도 아니고 9억이 생긴다면!! 이 상상이 현실이 된다면 과연 감당할 수 있을까? 장편소설 『N분의 1은 비밀로』에서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들어가보자.

『N분의 1은 비밀로』 는 제1회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우수상 수상작이다. 소설의 배경은 교도소이다. 교도소에서 교도관 기봉규와 허태구 수용자 영치품 관리를 하고 있다. 모든 소시민이 그렇듯, 경제적인 압박은 있는 법. 기봉규는 골칫덩어리 아버지 빚잔치로 어렵게 지금의 아내와 결혼하며 아이 없이 살고 있지만 여전히 빠듯하다. 허태구는 미혼이지만 그의 형편 별다를 게 없다. 대학 시절, 여자 친구 미선이 먹을 상추를 따러 학교 농대 텃밭에 들어가 상추를 조금만 뜯으려고 했는데 아뿔싸... 그 상추는 보통 상추가 아니었다. 국비 8532만 580원이 투입된 신품종 연구용 상추일 줄 누가 짐작이나 할 수 있으랴. 단지 여자 친구 먹을 상추만 땄을 뿐인데 허태구는 한 번의 실수로 8532만 580원의 빚을 지게 되었고 현재까지 월급이 차압당해 여전히 3943만 4598원 남아있다.

하늘이 도우신 걸까. 가족도 없고 지인도 없는 한 노인이 감옥에서 갑자기 죽는 사고가 일어난다. 그 노인의 영치품을 찾아갈 사람이 없다. 그런데 문제는 노인의 영치품이 바로 9억이 들어 있는 캐리어라는 사실이다. 눈치빠른 기봉규는 허태구와 함께 9억을 n분의 1로 나누기로 합의한다.

이 둘이 주인 없는 돈을 꿀꺽 하기로 끝날리는 없다. 기봉규와 허태구의 성격이 어울려 이들의 비밀을 알고 있는 지인들이 자꾸만 늘어난다. 기봉규의 아내 지미라, 처남 지범수, 처남의 여자친구 그리고 무당까지 n분의 1로 나눠야 할 사람들이 점점 많아져간다. 이들은 과연 9억을 n분의 1로 나눌 수 있을까?

소설은 코믹한 상황이 전개되며 사건이 확장되어간다. 권선징악같은 동화적 교훈을 기대했다면 접으시길. 하늘에서 떨어진 돈을 누가 마다할 수 있으랴. 돈 앞에 욕망을 드러낸 인간의 민낯이 드러난다. 하지만 누가 탓할 수 있겠는가. 특히 기봉규의 아내 지미라가 한 대사는 돈에 대한 우리의 마음을 그대로 대변해준다.




돈에 시달리는 우리들의 마음을 유머러스하게 보여주는 이 소설에 낄낄대며 웃다보니 이야기가 끝난만큼 가독성도 좋고 유쾌한 소설이다. 소설 속의 인물들이 현실에서 우리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기에 돈에 체면도 잃고 덤벼드는 인물들의 모습에 공감하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교도소라는 낯선 배경에서 어떻게 이런 이야기를 구상해 낼 수 있었는지 놀라웠다. 유쾌한 소설을 원한다면 이 『N분의 1은 비밀로』를 강력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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