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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남편이 얄미워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 가슴 시린 마흔, 아프면 나만 손해다
임보라 지음 / 대경북스 / 2021년 9월
평점 :

결혼은 연애의 무덤이라고 한다. 눈에 콩깍지가 낀 연애 시절, 결혼만 하면 콩깍지가 벗겨진다고 한다. 함께 있어도 감정이 둔감해지는 결혼시절, 특히 출산 후 달라진 몸의 변화는 예민해지며 단지 엄마 아빠로만 남는 관계.. 부끄럽지만 우리 부부의 이야기다. 그래서 「40, 남편이 얄미워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라는 제목이 꼭 내 이야기를 하는 것만 같았다.
많은 운동인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들이 있다. 바로 "운동이 나를 살렸다"라는 말이다. 운동유튜버 심으뜸씨도 운동으로 삶이 바뀌었음을 이야기하고 내가 아는 지인인 클쌤홈트 유튜버 또한 운동으로 달라진 삶을 이야기한다. 「40, 남편이 얄미워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의 저자 임보라씨 또한 마찬가지다. 마흔에 갑상선암 진단, 중성지방 수치 1,700, 몸무게 70kg에 육박하는 몸무게 등등 저질체력인 저자는 정말 살기 위해 운동을 시작했다.
사실 엄마들에게는 항상 좋은 핑계가 있다. 바로 바쁘다는 핑계이다. 육아 때문에 바빠서, 집안일이 바빠서, 집안행사가 있어서 등등.. 나 역시 그랬다. 특히 쌍둥이 워킹맘이라는 현실은 내 몸의 든든한 방어막이 되어주었다.
두 아들의 엄마인 저자는 엄마들의 핑계를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책 초반부에 운동을 할 때 '의지'가 중요함을 누차 강조한다.
누구는 시간이 넘치고 할 일이 없어서
영어 공부를 하고 운동을 하고 다이어트를 하는 게 아니다.
다이어트에 있어 최대 고민은 식이요법이다. 다이어트식의 일인자인 '닭가슴살'부터 곤약 등 다이어터들을 위한 음식들이 시중에 많다. 하지만 저자 역시 그랬듯, 엄마들에게 식이가 어려운 점은 가족 식사까지 챙기면서 다이어트 음식까지 챙길 여유가 없다는 점이다. 저자 역시 가족 끼니와 함께 본인의 다이어트 식단을 관리하지만 결국 시중에 유행하는 식단보다 하나씩 줄여나가는 마이너스 식단으로 자신의 식이를 바꿔나간다.
뭘 살까, 뭘 먹을까가 아니라 현재 먹고 있는 음식에서 '뭘 덜어낼까'를 고민해야 한다. 즉 - (마이너스) 방법을 써야 한다.
이 책에는 기대했던 운동법은 많이 수록되어 있지는 않다. 그 대신 운동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엄마들에게 동기 부여와 시작할 때 실수하지 않도록 여러가지 정보를 제공하는 데 주목한다. 저자가 운동을 하며 겪은 에피소드들도 수록되어 있는데 기억에 남는 부분은 저자의 바디 프로필 후기였다.
"40대 이상 여성분은 예약이 불가합니다."

40대 여성들이 중도 포기가 많고 당일 잠수를 타버리는 경우가 빈번해서 40대 여성들을 기피한다는 스튜디오 이야기를 들으며 내 이야기를 듣는 듯 화끈거렸다. 의욕만 앞설 뿐 실천이 없는 나 역시 다이어트에 실패했기에 결코 남의 이야기 같지 않았다.
「40, 남편이 얄미워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기대했던 자세한 운동 정보는 그다지 많지 않다. 앞서 말했듯, 이 책은 운동을 시작하는 사람 또는 초보자들에게 동기부여와 함께 습관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해 주는데 초점을 둔다. 유익이 있다면 엄마의 입장에서 엄마들이 할 수 있는 변명을 미리 막고 엄마의 위치에서 운동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준다.
무엇보다 미쳐야 미친다라고 말하며 운동에 미쳐 책으로 출간하며 자신의 꿈에 날개를 단 저자의 이야기가 매우 부러웠다. 자신의 이야기를 신나게 말하며 "이래도 운동 안 하시겠어요? "라고 말하는 저자의 안타까운 음성이 들리는 것처럼 운동사랑이 묻어난다. 그리고 나는 무엇에 이렇게까지 미친 때가 있었나라며 반문해본다.
하지만 저자의 말처럼 아직 늦지는 않았으니 먼저 체력을 키우는데서부터 시작하려고 한다. 저자에게 운동이 꿈을 향한 마중물이 되었던 것처럼 나 또한 더 늦기 전에 포기하지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