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는 꿈을 지킨다
무라야마 사키 지음, 한성례 옮김 / 씨큐브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세상에 과연 마녀가 있을까?

우리가 생각하는 마녀란 악하거나 심술 궃은 마녀를 떠올린다.

악한 존재로 인식되어 '마녀 전쟁'이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을 죽이곤 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사람들과 함께 하며 도와주는 마녀는 없는 것일까?

무라야마 사키의 소설 『마녀는 꿈을 지킨다』 는 니콜라 마녀와 170년 된 마녀 나나세의 9편의 이야기가 담긴 소설집이다. 항구 미카즈키를 수호하는 마녀 니콜라는 <마녀의 집> 카페를 운영하며 사람들을 돕고 나나세는 친구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시 미카즈키 거리로 돌아왔다.

이들이 돕는 사람들의 사연은 여러가지다.

책을 좋아해서 서점에 취직했으나 일은 고되고 힘들기만 한 가나에.

어린 시절 추락하는 다른 마녀의 도움을 받아 목숨을 구한 원로 여성 화가.

사라져가는 추억들을 그리워하는 사토 씨.

그리운 할머니를 방문하던 중 고양이를 살리기 위해 <마녀의 집> 카페에 가는 소라야 등등...

사람들의 다양한 사연 속에 마녀는 사람들과 친구과 되며 그들을 도와간다.

마녀에게 도움 받은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분명히 마녀가 또는 천사가 자신을 도왔다고 말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 말에 콧방귀만 뀔 뿐이다. 단지 운이 좋았다고. 혹은 착각일 뿐이라고.

책을 읽어 나가면서 느끼게 된 건 진짜 마녀를 만나지 못하게 된 건 바로 다름아닌 우리의 배척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옛 이야기 또는 전통을 고지식한 것으로 여기고 과학만을 최고로 여기며 증명할 수 없는 건 철저히 배척하는 우리의 믿음이 어쩜 마녀가 앞에 있는데도 보지 못하게 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일본의 추석이라 할 수 있는 '오본'의 날에 망자들의 영혼이 바다를 건너 그리운 가족들에게 찾아오고 '오본'이 끝나면 다시 돌아가야 하는 외로움 속에 망자들끼리 함께 길을 떠나는 모습은 마음을 뭉클하게 한다.

망자들의 사연들은 우리에게 말해 준다.

지금이 서로 사랑해야 할 때라는 걸,

지금이 바로 용기를 내야 할 때라는 걸.

지금 마음껏 사랑하고 고백하고 즐거워해야 한다는 걸.

조금만 미루면 우리에겐 다음이 없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만약 마녀가 있다는 사실을 믿는다면 우리도 니콜라와 나나세 같은 마녀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조금만 더 마음을 열면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우리 주변에서 나를 돕는 누군가가 마녀일지 모른다.

그렇다면 그들이 언젠가 훌쩍 떠날지 모르니 더욱 친절해야한다.

그리고 중요한 건 바로 지금 우리 열심히 행복해지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