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휴가 - 교황과 달라이라마의 5일간의 비밀 여행
롤런드 메룰로 지음, 이은선 옮김 / 오후의서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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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과 달라이라마가 함께 휴가를 떠납니다. 하나님을 모시는 교황님과 부처님을 섬기는 달라이라마의 조합이 뭔가 수상합니다. 이 조합마저 수상한데 아무도 모르게 비밀 여행을 떠난다니 심상치 않습니다.

교황과 달라이마의 5일간의 비밀 여행을 그린 제목 그대로 『수상한 휴가』입니다.

이 수상한 휴가에는 네 명의 인물이 동행합니다.

비밀 여행을 계획한 교황과 교황을 방문하고 있던 달라이라마.

교황의 사촌이자 수석 비서관인 파올로와 유명한 미용사이자 파올로의 전 아내인 로자

이 네 명은 로자의 유능한 분장사에 의해 남이 알아볼 수 없는 분장으로 변신을 하게 됩니다.

교황과 달라이라마는 북유럽에서 온 여행객으로

파올로는 '보트피플' 즉, 기근과 전쟁을 피해 시리아 등에서 지중해를 건너 이탈리아에 온 난민으로 변합니다.

똑똑하고 유쾌한 전 아내 로자에 의해 이 네 명은 비밀여행을 시작합니다.

『수상한 휴가』는 교황과 달라이라마의 동행이니만큼 우리가 살면서 품고 있는 많은 질문들을 마주하게 합니다.

꼭 교회 미사를 참석해야만 구원받을 수 있는가?

지진으로 폐허가 된 라퀼라의 사람들은 무슨 잘못이 있어 이런 불행을 겪는가?

피임이 왜 신을 섬기는 행위에 방해가 되는가?

사실 이 질문들은 기독교인인 저에게도 많은 질문들이기도 합니다.

쾌락, 즐거움을 억제하기도 하는 삶, 악을 행한 사람들이 오히려 더 잘 나가는 세상의 부조리에 대해 우리는 신의 존재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됩니다. 이 끊임없는 질문들은 파올로와 로자의 딸 안나 리자가 불교신도인 남자와 혼전 임신을 하고 여행을 계속하면서 조금씩 답을 찾아갑니다. 그리고 왜 교황과 달라이라마가 비밀 여행을 하고 싶어했는지 밝혀집니다.

『수상한 휴가』는 삶에서 가지는 의문점들을 설명해주는 점도 흥미롭지만 파올로와 로자의 관계 변화 또한 인상깊습니다.서로 열렬히 사랑했지만 삶에 치여 살면서 조금씩 벌어지는 관계, 그리고 그 관계들을 바로 보게 되면서 이 여행을 계기로 맞이하게 되는 변환점 등은 사람의 '관계'를 생각하게 합니다.


소설 속에 나오는 교황과 달라이라마의 대답이 저 또는 읽는 독자들에게 대답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책을 읽어나가면서 "그건 아닌 것 같은데요"라며 반문하기도 했으니까요.

결국 인생의 답은 각자가 찾아가야 하고 각자의 답이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여행의 끝에 마주한 파올로의 삶이 다른 것처럼이요.

『수상한 휴가』는 우리의 삶에 주어지는 질문을 찾아가는 소설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교황과 달라이라마와 함께 하는 여행 속에 우리 삶의 답을 찾아가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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