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의 죽음과 자본주의의 미래
앤 케이스.앵거스 디턴 지음, 이진원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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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코로나19와는 다른 그러한 유행병, 즉 1990년대 초반부터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가기 시작해서 2018년이 되자 한 해에 15만 8000명의 미국인을 죽게 만든 유행병에 관한 책입니다.


최근 자영업자들이 시위에 나섰다는 기사를 읽었다. 정부의 잦은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으로 열악한 환경에 있는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위기에 처했다는 내용이었다. 코로나에 대처할 인프라가 갖춰진 규모 있는 업체들에 비해 영세업자들은 당장 폐업의 위기에 직면했다. 전염병 코로나는 없는 자들에게 더없이 가혹한 바이러스이다.

물론 이 책은 코로나에 대한 책은 아니다. 하지만 코로나와 같이 위협적인 유행병, 사회의 불평등과 빈곤, 경기 침체가 만들어낸 절망사라는 유행병에 대한 책이다.

앞서 말했듯, 코로나는 빈곤한 이들에게 치명적이다. 미국의 코로나 사망자를 조사해 본 결과 대학 이하의 학력 소유자들이 고학력 소지자들보다 훨씬 많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사회적 재앙은 언제나 소외된 자들에게 더욱 잔인하다. 『절망의 죽음과 자본주의의 미래』의 저자는 다른 사실에 또 주목한다. 바로 절망사로 인한 죽음이 예전에는 히스패닉 또는 빈곤층에 주로 두드러졌다면 이제는 주류 계층인 백인들에게도 절망사 죽음이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또한 80대보다 5-60대의 죽음과 건강 악화가 더 악화되었다는 사실이다. 노년보다 중년의 삶이 더 큰 위협을 받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저자들은 사회의 불평등과 경제 침체가 만들어 놓은 현상으로 나이를 막론하고 청년부터 노년까지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호소하며 술, 마약, 자살 등으로 급격하게 퍼져나가는 원인을 여러 그래프로 비추어 설명해준다.

『절망의 죽음과 자본주의의 미래』에서는 미국의 현실을 분석하면서 의료 서비스에 주목한다. 알다시피 미국의 의료 서비스는 한국에 비해 살인적으로 높은 금액으로 유명하다. 이 불합리한 처세와 함께 중독성이 강한 '오피오이드' 진통제를 강하게 비판한다. 중독성이 강함에도 로비에 의해 무분별하게 처방되어 수많은 사람들이 '오피오이드'에 노출된 이 현실이 초래할 위험에 강하게 비판한다. 한국과 미국의 의료 서비스는 비교할 수 없지만 정보가 취약하고 재정이 부족한 가난한 사람들이 위험약물에 노출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

자본주의는 국가가 산업을 장악하는 어떤 환상적인 사회주의적 유토피아로 대체될 것이 아니라, 더 잘 감시되고 규제될 필요가 있다.


이제까지 우리는 자본주의가 최상의 해결책이라고 여겨왔다. 최근들어 자본주의의 문제점이 노출되며 대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움직임이 많아졌지만 여전히 자본주의가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자본주의는 이제까지 있는 사람들에 의해 이용되어왔다. 이 현상이 계속된다면 절망사라는 유행병은 더욱 거세게 퍼질 것이다. 저자는 자본주의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더 잘 감시하고 규제하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의료서비스와 쇠퇴된 노조등이 노동자들의 질을 떨어뜨렸듯 이를 막고 감시할 수 있는 체제가 확립되어야 절망사를 막을 수 있다.

『절망의 죽음과 자본주의의 미래』는 미국의 현실에 주목하지만 결코 한국의 현실과 다르지 않다. 특히 의료 민영화 시도가 조금씩 일어나고 있는 지금, 이 책에서 들려주는 미국의 의료 정책은 우리 사회에 큰 경종을 울린다. 특히 코로나로 삶의 위협을 받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더 큰 위험으로 가기 전에 꼭 알아야만 하는 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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