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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품격 - 착하게 살아도 성공할 수 있다
양원근 지음 / 성안당 / 2021년 7월
평점 :

국민학교 운동회에서 눈을 감은 상태에서 엄마를 찾는 게임이 있었다. 경기 시작을 알리는 호루라기 소리가 울린 후 나는 열심히 엄마를 찾았다. 하지만 막상 경기가 시작하고 난 후 내가 간과한 사실이 있었다. 넓은 운동장에서 안 보이는 상태로 상대방을 찾기란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그 사실을 눈치 챈 대부분의 아이들은 은근슬쩍 안대를 제치고 짝을 찾아 자리로 돌아간 상태였고 나와 엄마만 끝까지 서로를 찾아 헤매고 있었다. 엄마는 눈치없는 나를 책망하셨고 나는 단지 경기 규칙을 따랐을 뿐인데 책망받아야 한다는 사실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기기 위해서라면 어떤 편법을 써도 상관없다는 마음. 성공을 위해서라면 규칙 따윈 무시하고 이기적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팽팽하게 늘어서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 착하면 바보라는 시대에서 온갖 성공 법칙들이 난무하고 '이기적이 될 것'을 주문하는 책들 또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런 시대에 '선'을 강조하며 착하게 살 것을 말하는 시대 역발상적인 책이 출간되었다. 바로 '선의'와 '실행력'으로 성공할 수 있음을 알려주는 책 『부의 품격』이다.
먼저 저자 양원근씨는 출판기획 전문가이다. 번역 에이전트 대표이자 책을 발굴, 기획하여 출판사에 중재하는 일을 하는 기업인이기도 하다. 출판업을 다루다 보니 주로 이 책은 많은 저자들 그리고 출판업계에서 일어난 많은 일들이 주로 소개된다. 책을 발굴하고 출판사와 저자를 연계해 주며 그 안에 일어나는 여러 갈등 또한 중재해 주기도 한다.
책을 읽는 누군가는 책에 대한 일을 전문적으로 해 온 저자가 이 분야만으로 '선의지'로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 과연 가능할 수 있을까 의아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부의 품격』을 읽다 보면 책에서야말로 삶의 태도와 관계가 응축되어 있는 결집물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의 분야에서 열심인 사람만이 쓸 수 있는 전공에 관한 책과 자신의 강점을 알아야 강점에 집중해 책의 방향을 잡고 글을 쓸 수 있다. 또한 책이 출간된 후 주변을 잘 도와주며 선한 영향력을 베푼 사람들이 지인의 영향으로 입소문과 자발적인 홍보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기획부터 출간 후 까지 많은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는 이 '책'이라는 소재를 통해 저자는 퍼스널 브랜딩부터 시작하여 성공의 법칙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출판 전문인답게 책에 관한 사례와 작가로서 성공한 저자들의 태도와 책의 성공 비결을 저자의 경험 속에 나오는 여러 에피소드들과 함께 실감나게 들려준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한 지인의 말을 떠올렸다. 인터넷 블로그의 댓글조차도 반응하는 정성이 중요하다면서 그 작은 부분들이 모여서 성공할 수 있다고 했다. 『부의 품격』은 바로 우리가 놓칠 수 있던 기본기를 가르쳐준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삶의 태도 기초를 먼저 충실히 다져야 후에 튼튼한 성공을 만들어낼 수 있게 말한다.
책에 관한 이야기가 많기에 책을 좋아하는 애독가 자체로서도 읽기 흥미로운 책이다. 또한 책을 출간하고 싶다는 예비 저자들에게는 출판계에서 원하는 방향을 알 수 있게 해 주고 창업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에게는 관계, 책임 등 경영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는 태도를 가르쳐주는 책이다. 착하면 손해라고 믿고 있는 이 시대에 저자가 만난 많은 작가들과 성공 사례, 책 속의 인물을 통해 착해도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해주며 선의지를 갖을 것을 독려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