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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어리스 Fearless - 한국 최초를 써 내려가는 세계적인 디자이너 유나양의 정공법
유나양 지음 / 수오서재 / 2021년 5월
평점 :

자신의 브랜드를 알리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브랜드를 만들고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많은 사람들은 홍보에 전념한다. 단시간에 자신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면 막상 인지도가 올라갔더라도 브랜드 정체성이 사라지기 쉽다. 정체성이 사라진 브랜드는 곧 사람들의 관심을 벗어난다.
『피어리스 Fearless 』 는 미국 뉴욕에서 "YUNA YANG"이라는 패션 브랜드로 자신만의 스타일로 옷을 만들어 할리우드 스타들과 상류층 인사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세계적인 디자이너 유나양의 에세이다. 대학시절 밀라노로 어학 연수를 와서 우연한 기회에 접어든 패션 디자이너의 세계, 그리고 이탈리아에서 패션 회사에 취직하고 자신만의 브랜드를 성공해나가기까지의 그녀의 이야기가 찬란하게 펼쳐진다.
이 책은 저자의 직업 에세이지만 유나양의 브랜드 철학이기도 하다. 이탈리아의 밀라노, 미국 뉴욕 등 경쟁이 치열한 패션 세계에서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고 사람들에게 선 보이는 과정 속에 저자의 브랜드에 담긴 철학이 매순간 강조된다.

신규 브랜드가 출시되면 당연히 사람들은 인지도를 높이기에 집중한다. 브랜드의 정체성보다 먼저 시장 진입이 목표이다보니 정체성과 안 맞은 시장 진입에 집중하게 된다. 브랜드는 그 시장과 지향하는 바가 다른데 론칭에 대한 욕심만으로 강행한다면 결국 그 브랜드는 오래 가지 못한다.
<YUNA YANG> 이라는 브랜드 또한 신규 브랜드로 소개되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저자에게 조언했다. 느리더라도 저자가 지향하는 패션 철학인 '오트 쿠튀르 haute coutrue' 수준의 쿠튀르 생산 방식을 지켜 나갈 것인가 아니면 진입 장벽이 쉬운 컨템포레러 디자이너 브랜드로 대중적인 디자인을 선호할 것인가. 저자의 대답은 항상 '원칙'을 지키자였다. 남들이 가는 똑같은 길이 아닌 자신이 생각한 길을 가는 것. 그것이 느리더라도 브랜드 정체성을 지키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그 철학을 고수해서 디자인을 수정해 백화점 입점 제안하자는 유혹을 비롯하여 좋은 기회들에 No라고 말하며 자신의 길을 개척해나갔다.
나 자신을 믿고 스스로 가장 자신 있는
나만의 개성으로 승부성을 던지는 것,
그렇게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걷는 것이야말로
내가 생각한, 브랜드를 키워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저자 유나양씨는 자신의 '일'에 대한 철학 역시 'YUNA YANG'이라는 브랜드와 일치시켜 나간다.
자신의 직업인 패션 디자이너이자 크리에이터로서의 삶이 단지 옷을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자신의 옷으로 사회에 메세지를 던지며 동시대의 고민을 함께 해결해나가는데 집중했다. 옷에 메세지를 주며 시대와 소통하고자 하는 크리에이터. 그래서 그녀는 '유니클로'와 같이 한 시즌 입고 쉽게 버려 많은 쓰레기를 배출하는 문제점인 패스트패션에 대해 문제점을 제기하며 환경 보호를 강조하고 21세기 여성상에 대해 고민한다. 시대와 동떨어지고 소통하지 않는 패션은 결국 사람들의 호응을 받지 못함을 저자는 알고 있었다.
패션사에 이름을 남긴 디자이너들은
모두 동시대의 고민을
패션으로 소통한 디자이너들이었다.
크리에이터로 사는 삶. 화려함 뒤에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야 하는 심리적 압박. 그리고 쇼에서 날카로운 비평가들의 평가를 감내해야 하는 삶은 결코 쉽지 않다. 저자 역시 색다른 도전을 했다가 비평가들로부터 '유나양의 색을 잃었다'라는 뼈아픈 비판을 듣기도 했다. 하지만 저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의 정체성을 지켜나간다. 3대가 물러줄 수 있는 옷, 시대와 소통할 수 있는 옷. 그래서 그녀는 오늘도 멈추지 않는다. 저자의 표현대로 매번 자신을 벼랑끝으로 내모는 삶이지만 자신의 길이기에 후회하지 않고 즐기면서 자신의 길을 간다.
크리에이터로 살아가는 인생은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벼랑 끝으로 내몰아
매 순간 절박한 심정으로
새로운 도전을 지속해야만 하는 삶이다.
자신의 이름을 내건 "YUNA YANG"이라는 브랜드른 내건 만큼 저자 역시 자신을 브랜드와 일치시켜나갔다.
지향하는 바를 실천하며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유나양이 만약 자신과 브랜드가 지향하는 바가 달랐다면 과연 이렇게까지 성공할 수 있었을까? 나는 저자를 보며 퍼스널 브랜딩의 의미를 알아간다.
어느 분이 '퍼스널 브랜딩'이 자신을 '브랜딩화 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는데 저자 유나양이야말로 끊임없이 자기 자신의 브랜드를 가꾸어가고 일치시켜가는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책을 읽으며 내 자신이 한없이 부끄러웠다. 과연 나는 나만의 브랜드가 무엇이며 나라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곰곰히 되새기게 된다. 패션 디자이너에 관심 있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브랜드에 관심있는 모든 이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