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아 수업 - 철학은 어떻게 삶의 기술이 되는가
라이언 홀리데이.스티븐 핸슬먼 지음, 조율리 옮김 / 다산초당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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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철학을 하나의 학문으로만 보는 경향이 강했다. 철학은 어렵게 느껴졌고 실생활과 관련이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인문학의 강세와 함께 최근 철학을 일상과 어떻게 접목하는가를 설명하는 책들이 많이 출간되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철학은 우리의 일상에서 쉽게 잡히지 않는 학문이다.

『스토아 수업』은 나와 같이 철학이 단지 학문으로만 잡히는 사람에게 철학이 어떻게 실생활과 연관되는지 말해주는 책이다. 저자 라이온 홀리데이와 스티븐 핸슬먼은 스토아 철학이 바로 우리의 생활 속에 쓰일 수 있는 철학임을 강조하며 철학이 어떻게 우리의 삶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설명해준다.

『스토아 수업』은 스토아 철학에 대한 이론서가 아니다. 스토아 철학에 대한 설명보다 스토아 철학으로 살아가던 26인의 철학자들의 삶을 말한다. 이 책에 소개된 철학자들이 스토아 철학을 어떻게 삶에 대입해 왔는지를 알려줌으로서 철학이 삶에 쓰일 수 있는 학문임을 말해준다.

먼저 스토아 철학의 창시자인 제논에 대한 설명을 빠뜨릴 수 없다. 부유한 무역상이었던 제논이 배가 난파되어 재산을 잃고 아테네에 머물면서 스토아학파를 창시할 수 있었다. 모든 것을 잃은 상황에서 시작한 제논은 '원만한 삶의 흐름'을 갖는 것을 목적으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삶의 목표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덕을 추구하며 사는 것이다.

자연은 우리를 덕으로 이끌기 때문이다.


제논의 가르침은 용기, 절제, 정의, 지혜라는 네 가지 덕목을 중요시한다. 그리고 이 『스토아 수업』은 이 네 가지 덕목을 실천한 여러 사상가들의 삶으로 이어져간다. 26명의 사상가들 중 가장 대비되는 사람은 키케로와 카토이다.

로마의 정치가이자 법률가였고 스토아 철학에 대해 여러 책을 저술하며 전파하기도 했지만 그의 삶은 스토아 학파의 가르침과 위배되었다. 죽음 앞에서 비겁했으며 때로는 유약한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리고 그의 최후는 비참했다. 저자는 이 키케로의 삶을 통해 그가 말하는 철학이 알맹이가 없는 속 빈 강정과 같다고 말한다.

반면 카토는 스토아 철학의 원칙만으로 명성을 얻은 사상가다. 스토아 철학의 하나인 '덕을 제외한 모든 걸 무심하게 대하라'는 가르침을 자신의 영역에서 실행하며 실천하는데 집중한다. 그래서 그는 로마인을 대표할 수 있는 상징적인 인물이 될 수 있었다.

"가능한 한 잘 죽는 법을 택하게. 곧 죽어야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잘 죽지 못할 수도 있다네."라고 말하며 비겁함보다 당당한 죽음을 택한 플라우투스, 공격을 받을 것을 앎에도 황제를 인정하지 않아 처형된 헬비디우스 등 이들은 끝까지 자신이 배워온 스토아 철학을 삶에서 살아갔고 지켜냈다.

이 책의 백미는 바로 에픽테토스의 마지막 말로 설명할 수 있다.


철학을 설명하려 들지 말고 나의 일부가 되게 하라.


그래서일까. 『스토아 수업』은 스토아 철학이 무엇인지 자세히 설명하지 않는다. 그저 스토아 철학이 그들의 삶에 어떻게 녹여내며 살았는지 설명할 뿐이다. 그들의 삶이 바로 스토아 철학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삶만으로 스토아 철학이 무엇인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26인의 사상가들 중 말로가 좋지 않은 철학가들도 있었지만 그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혼란 속에서 자신의 일을 하며 덕을 쌓으며 소신 있게 살아가는 삶을 택했던 스토아 철학이 아니였다면 과연 그들은 그런 삶을 살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 스토아 철학의 지혜를 배워보고 싶게 독자들을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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