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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땐 굴뚝에 연기는 ㅣ 아르테 미스터리 19
아시자와 요 지음, 김은모 옮김 / arte(아르테) / 2021년 2월
평점 :
품절
장르소설 『아니 땐 굴뚝에 연기는』은 아시자와 요의 소설로 2018년 제 7회 시즈오카 서점 대상 수상작이자 2019년 제 16회 일본 서점 대상 후보작이다. 무엇이 이 소설을 각종 공모전의 수상전까지 올랐을까. 표지 속의 안개 속의 여인의 정체 또한 심상치 않다.
일본의 특징은 각종 신을 섬기기에 다양한 신사가 있고 무속인들 또한 많이 볼 수 있다. 여러 신과 무속인들이 많은 환경은 그에 관한 괴담 또한 다양하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는』는 여섯 편의 괴담에 관한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는 장르소설이다.
먼저 이 소설은 시작부터 독특하다. 주인공 '나'는 미스터리 작가이다. 처음 시작 부분부터 작가가 실제 발표한 소설집 <용서받을 생각은 없습니다> 이야기를 하며 소설에 신빙성을 더한다. 재고 교정을 보고 있는 주인공에게 온 원고 청탁 메일은 '괴담 특집 기획서'로 가구라자카 지역을 배경으로 한 「가구라자카 괴담 특집」 제안이었다. 괴담 전문 작가가 아닌 자신에게 온 청탁에 의아해하면서 그간 마음에 묻어두고만 있었던 과거의 경험을 들추며 본격적인 이야기는 시작된다.
소설에 수록된 여섯 편의 단편 <얼룩>, <저주>, <망언>, <악몽>, <인연>, <금기> 등의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평범한 인물들이다. <얼룩>에서는 주인공의 친구 사키코와 쓰노다 씨를 만난다. 쓰노다씨는 무속인에게 애인과의 점을 보았는데 좋지 않다는 점을 듣고 난 이후 둘의 사이가 엇갈리는 반면 사키코는 오랫동안 사귀고만 있는 남자친구와 헤어지지 말라는 무속인의 말을 믿지만 끝내 헤어진다. 과연 그 여자 무속인의 말은 맞았던 걸까?
여섯 편의 이야기 중 가장 인상 깊은 이야기는 <악몽>이다. 몸에 불이 타는 악몽에 사로잡히는 꿈을 계속 꾸게 되며 도모요는 이야기를 털어놓고 이 집에 관한 괴담을 전해 듣게 된다. 시즈코 또한 그 악몽에 시달렸고 끝내 한 쪽이 마비되는 현상을 일으켰다는 이야기였다. 주인공에게 도움을 청하며 아는 무속인을 통하여 액막이를 하고 이사를 결정하지만 결국 도모요는 고열 끝에 죽음을 맞게 된다. 이 야기가 인상 깊었던 이유는 바로 인간의 무기력함을 보여주는 장면 같기 때문이다. 가즈오리는 빨리 이사 하지 않으면 해결하지 못한다는 무속인의 말을 분명 들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힘으로 일을 헤쳐가보기로 결심하고 일을 진행한다. 하지만 결국은 도모요의 허망한 죽음뿐이었다. 도모요를 사랑했건만 무속인의 말을 듣지 않은 가즈모리는 뒤늦게 후회하지만 때는 늦었다.
이 미지의 정체는 그렇게 인간의 노력을 비웃는다. 회의가 드는 순간, 또는 인간의 힘으로 하려는 순간 어김없이 저주를 행한다. 아무런 의심도 없이 무엇도 하지 못하게 만든다. 그저 믿고 따르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인 것처럼...
이 소설의 특징은 각 이야기마다 강한 반전이 있다는 점이다. 주인공 나와 함께 하는 오컬트 작가 '사사키'를 통해 이 괴담에 얽힌 비밀이 해결되는 듯하다. 주인공에게 액막이를 요청하는 당사자들마다 원인을 밝혀 줘서 고맙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모든 게 해결되었다고 믿는 순간 주인공은 당사자들이 모두 죽었다는 연락을 받으며 읽는 독자를 혼란스럽게 한다. 분명 그들은 해결되었다고 믿었는데 뭔가가 잘못된 거지?
별개의 이야기인 것처럼 보이는 이야기 속에 공통점이 밝혀지면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저자는 뒤늦게 깨닫게 된다. 그 공통점은 독자를 다시 한 번 소름돋게 만들며 독자들에게 경고한다. 절대 자신의 이야기를 의심하지 말라고. 그리고 절대로 믿으라고. 의심하는 순간 당신에게 어떤 일이 닥쳐올지 모른다고...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