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01가지 흑역사로 읽는 세계사 : 현대 편 - 대공황의 판자촌에서IS의 출현까지 ㅣ 101가지 흑역사로 읽는 세계사
빌 포셋 외 지음, 김정혜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1월
평점 :

『101가지 흑역사로 읽는 세계사』는 인간의 흑역사를 통해 세계사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알아보며 그 흑역사를 통해 현재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는 세계사 시리즈이다. 1권이 「고대~근대편」이었다면 2권은 「현대 편」으로 대공황부터 IS의 출현까지를 다룬다.
대공황은 잘 알려졌듯 2차 세계대전의 촉발점이 된 계기 중 하나이다. 『101가지 흑역사로 읽는 세계사 : 현대 편』은 다른 흑역사보다 2차 세계대전의 흑역사를 자세히 볼 수 있게 해 준다. 1권에 이어 2권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이 있다. "왜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이건 과거에 실패한 전례가 있는데 어떻게 그때와 똑같은 일을 저지를 수 있지?"이다. 마치 신입사원이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처럼 인간의 흑역사도 시공을 초월하여 반복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고대~근대편」에서 소개된 아테네가 승리에 도취된 나머지 '승리병' (Victory disease) 에서 헤어나오지 못한다. 그뿐일까. 이순신 장군 시절 조선을 침략한 도요토미 히데요시 또한 이순신 장군에게 패하기 전까지 '승리병'환자였다. 이 고질적인 '승리병'은 고대부터 많은 전쟁을 패하게 했으며 「현대 편」에서 2차 세계 대전에서도 히틀러에게 패배의 원인을 안겨 준다. 과거 나폴레옹이 시베리아의 겨울을 이겨 내지 못한 전례가 있고 어느 나라도 러시아의 냉혹한 겨울을 이겨내지 못했건만 히틀러는 계속된 승리에 소련으로 거침없이 침공하며 한편으로는 잠자고 있는 사자의 콧털인 미국의 심기를 건드려 미국이 2차 세계대전 연합군에 합류하는 계기를 제공해준다.
인간의 '승리병'은 왜 자꾸 반복될까? 그건 '승리병'은 교만을 동반하고 교만은 잘못된 판단력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과거의 전례는 보지 않고 자신에게는 다르리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필름 카메라의 대명사였던 코닥 카메라와 비디오 영화 시장의 제왕 블록버스터 또한 똑같은 세계사를 반복한다. 필름 카메라로 대성공을 이루었지만 근시안적인 시각으로 디지털 카메라 시장의 가능성을 무시한다. 장차 필름 카메라 시대가 저물고 디지털 카메라 시대가 올 거라고 진지하게 보고한 사원이 있었지만 그 보고서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변화의 초점을 읽지 못한 대가는 가혹했으며 쓸쓸이 퇴장의 길을 걸을 수 밖에 없었다.
이는 블록버스터 역시 마찬가지였다. 당시 DVD 대여 업체였던 넷플릭스가 온라인 시장을 위한 합작을 제안했지만 "인터넷은 그냥 하나의 추세일 뿐이야"라며 매몰차게 거절한 블록버스터는 넷플릭스가 OTT 시장의 거인이 될 줄 짐작이나 할 수 있었을까? 경영진들 중 새로운 미래를 예측하는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결코 그 때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았으리라. '코닥 카메라'와 '블록버스터'는 준비하지 않고 안주하려는 사람에게는 기회가 온다 해도 놓치게 된다는 중요한 사실을 알려준다.
현재 미국 및 중동의 가장 큰 골칫거리는 ISIS이다. 무자비한 폭력, 납치, 살상을 마다하지 않는 ISIS의 악행은 치를 떨게 한다. 하지만 『101가지 흑역사로 읽는 세계사』에서는 ISIS를 만들어낸 장본인이 바로 미국임을 지적한다. 후세인을 제거하기 위한 무자비한 전쟁과 인종 청소는 분노를 일으켰고 ISIS에 흡수되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 시작부터 무모했던 후세인 제거 작전은 본래 목적에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후세인보다 더 강하고 악한 ISIS라는 적을 만들어낸 미국의 자충수였음을 알게 된다.
역사는 반복된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역사로부터 배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왜 우리는 똑같은 실수를 반복할까? 그건 실수를 쉽게 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101가지 흑역사로 읽는 세계사』에서는 그 실수가 형태를 달리 할 뿐 반드시 찾아옴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흑역사를 더 자주 읽고 알아야 한다. 역사의 흐름에 결정적인 계기가 된 흑역사를 통해 알아본 『101가지 흑역사로 읽는 세계사』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하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