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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가지 흑역사로 읽는 세계사 : 고대~근대 편 - 마라톤전투에서 마피아의 전성시대까지 ㅣ 101가지 흑역사로 읽는 세계사
빌 포셋 외 지음, 김정혜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1월
평점 :


실수가 용서받기 쉬운 때는 언제일까? 아마 신입사원 때가 아닐까. 이제 갓 입사한 사원이 실수를 해도 "그럴 수 있어." 또는 "처음엔 다 그래."라고 말하며 실수를 눈감아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같은 실수가 반복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아직도 그러면 어떻게 해?" 라고 싫은 소리를 하며 분발하도록 경고한다. 신입은 실수하면서 배워가지만 성장이 없이 실수만 반복된다면 조직의 신임을 받지 못하게 된다. 그렇다면 역사는 어떨까? 역사 또한 과거의 수많은 사람들의 업적과 실수로 이루어져 현재까지 이르렀다. 그렇다면 역사 속의 인간들이 해 놓은 치명적인 실수, 흑역사들을 통해서 우리의 현재는 과연 성장했을까? 아니면 똑같은 실수의 반복일까? 『101가지 흑역사로 읽는 세계사』는 그 점에 착안한다. 과연 흑역사를 통해 우리는 과연 성장했는가를 진지하게 묻는 세계사이다.
『101가지 흑역사로 읽는 세계사』는 마라톤전투에서 마파이의 전성 시대까지 다루는 「고대~근대편」과 대공황과 IS의 출현까지 다루는 「현대편」 2권으로 출간되었다. 아테네부터 IS의 출현까지 세계사의 범위가 넓어서일까. 이 두 권의 책에는 빌 포셋 외에 10명의 소설가, 군사 대학교의 전임 강사, 컴퓨터 공학 석사, 소설가 등 다양한 필진이 참여했다. 아마 단지 역사 뿐만이 아닌 과학, 전쟁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자신의 분야에 흑역사를 말하며 현재에 가지는 의미를 설명하기 위해 많은 필진이 참여한 게 아닐까 생각된다.
101가지 흑역사 중 내게 가장 황당했던 흑역사는 <아테네의 니키아스의 우유부단함>이 초래한 역사였다. 아테네의 장군 니키아스 장군은 시라쿠사를 침략했지만 2년의 전투 끝에 패전을 하고 본국으로 돌아갈 준비를 한다. 한시라도 빨리 전쟁터를 떠나야 할 니키아스 장군은 '신관'이 '9일씩 세차례가 지나는 동안' 두문불출하라는 말에 돌아가기는 커녕 27일동안 칩거를 한다. 그 사이 식량도 바닥나고 적의 기습작전으로 생포되어 처형된 이 흑역사는 약 2만명의 병사를 이끄는 최고 책임자가 겨우 신관의 말 한 마디에 칩거하다 생명을 잃고 만다. 전략이 부족해서도 아닌, 배와 식량이 없어서도 아닌, 신관의 말 한 마디만으로 이 중대사를 결정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을 하자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 최순실의 말만 믿고 허수아비 노릇을 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다. 국가의 대소사를 최순실의 말 한 마디에 집중한 이 어처구니 없는 역사가 과거부터 현재까지 반복되고 있었다.

『101가지 흑역사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도 필진들이 도요토이 히데요시의 침략을 흑역사로 소개한다. 서양인인 저자들이 왜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흑역사라고 말했을까? 바로 이순신 장군이 있기 때문이다. 저자 윌리엄 터도슬라비치는 이순신의 거북선과 한산도 전투등을 소개하며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침략은 무모한 도박이었음을 말한다.
흥미로운 건, 이침략과 전술 형태가 이후 1950년에 있던 6.25 전쟁 또한 비슷한 형태로 진행되었다는 점이다. 역사가 반복되는 듯한 이 사실로 볼 때 우리는 역사를 결코 무시할 수 없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
『101가지 흑역사로 읽는 세계사』에 소개된 50가지 「고대~근대편」에서 저자들은 끊임없이 묻는다. 과연 이 실수가 일어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들이 올바른 선택을 했다면 오늘날 세상은 어떨까? 등을 질문하며 상상해보도록 한다. 그 질문들과 답변 속에 우리는 과연 실수를 통해 성장하였는가 아니면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였는가를 알 수 있다. 때로는 잠재적 동맹자 고트 족을 적으로 돌려 멸망을 자초한 로마처럼 어리석은 반복을 할 때도 있고 작은 실수 하나로 모든 업적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분명한 건 역사는 시차를 넘어 형태를 달리할 뿐 반복되며 그 답을 우리의 흑역사를 통해 배우고 고쳐나갈 때 이러한 흑역사들이 반복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101가지 흑역사로 읽는 세계사』 또한 우리의 부끄러운 면을 들춰냄으로서 더 이상 똑같은 역사가 계속되는 걸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리라.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